<--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아이언이 시체가 아닌 아기의 영혼을 강제로 쫓아내고 육체를 뺏어서 부활한 줄 착각하고 있던 삭월(朔月)의 시즈지였다.
‘그녀는 나중에 그렇게 될 수 없다는 진실을 알고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최악으로 유아신의 시절을 보내서 약해진 아이언의 힘과 마음은 되돌릴 수가 없었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동맹으로 인식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가장 중요한 유아신의 성장 시기에 영양실조가 걸려서 제대로 성장을 못 했어.
거기에 죽은 아기의 몸으로 사체부활(死體復活)을 해서 초능력자부터 시작해야 했던 탓도 커.
아주 몸 상태가 최악이었단 말이다.’
여기에 가장 약한 초능력자 시절에 하필이면 제국과 연합의 최종결전이 벌어져 버린다.
‘그래도 지성체로 이루어진 제국과 연합을 위협할 정도로 강력한 초능력자였지.
숨기만 했다면 누구도 찾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저히 말이 안 통하고 비협조적인 삭월(朔月)의 시즈지 대신에 발견한 유모의 적합자들이 하필 제국의 여왕과 공주들이었으니 그럴 수도 없었다.
‘결국, 삭월(朔月)의 시즈지를 변방 행성에 수련을 빌미로 숨겨놓고 일을 벌였다.’
전선을 순회하던 크롬 공주를 몰래 납치한 것이다.
‘어떻게든 빈틈을 찾아서 성공했다.
제국의 기계화와 폭주에 방황하던 크롬 공주는 자포자기 상태로 나를 따라왔지.
그렇게 빼돌렸더니 바로 전면적인 추격전이었다.’
프롬 여제는 기계 인간이 되었으면서도 제국의 인간 후계자인 크롬 공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연합과 전면전을 치르면서도 총력을 다해서 크롬 공주를 데리고 도주하는 아이언을 뒤쫓는다.
‘은하에서 최고 수준의 초능력자들인 모녀(母女)의 인연은 강력했다.
어디에도 오래 숨지 못하게 했어.’
익숙하지 않은 초능력으로는 프롬 여제가 크롬 공주와의 감응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어떤 행성에 숨어들어도 얼마 후에 제국의 함대가 쫓아왔다.’
강력한 제국의 초능력자들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든다.
‘여왕이 기계인간이 되면서 제국이 완벽한 기계화가 되어가는 상황이라서 아직 인간인 크롬 공주는 그들의 희망이었지.’
아이언이 아무리 강력한 초능력자라고 해도 수십 명이 목숨을 버릴 각오로 덤비면 도망을 쳐야 했다.
‘지독한 것들이었어.
덕분에 초월자가 되기 전까지 제국과 충돌하면서 했던 고생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릴 지경이다.’
지금 생각하면 할수록 그 당시에 아쉬운 점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그렇게 겨우 구한 적합자인 다른 여왕들과의 관계도 상황상 아주 안 좋았지.’
기계만을 위한 제국에 반대하는 크롬 공주와 그녀를 납치해서 제국의 가장 큰 대적이 된 아이언의 관계는 아주 미묘했다.
‘크롬 공주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처럼 모유와 애액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고, 벗어나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적인 유모가 되려고 노력을 했지.
그 당시의 그녀는 나를 뭐라고 생각했을까?
타락한 제국을 무너트리는 도구였을까?
아니면 기르는 아이일까?
아직도 그녀의 속마음을 모르겠군.’
크롬 공주는 제국에 쫓겨서 도망을 다니는 와중에도 아이언의 유모 역할을 충실히 했다.
‘어떻게 생각을 했든 상관은 없다.
그녀 덕분에 말라 비틀어질 위기를 겨우 벗어나서 초월자가 될 수 있었다.’
은혜는 모르면 이성이 없는 미물보다 못한 존재다.
몇 번이나 아이언이 원하는 것이 있냐고 직접 물어도 그녀는 고개만 흔들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초월자가 되는 순간에 제국의 최후가 다가왔다.
‘그때 그녀가 했던 유일한 부탁은 모친인 프롬 여제의 구명이었다.
프롬 여제를 억지로 구하면 연합과 저항세력이 집결한 세력에서 입지가 완전히 사라진다.
그 이후에 무진장 고생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안 들어줄 수가 없었지.’
그 이후로도 아이언이 수유를 원하면 거부하지 않고 들어주지만,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제국의 멸망과 함께 모든 의욕을 잃어버린 것 같았지.’
크롬 공주와의 관계는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유지되었다.
‘크롬 공주와 비교하면 제국이 필요가 없는 인간을 말살하는 대량 학살을 일으키자 완전히 돌아서서 저항세력의 핵심이 된 에메랄드 공주와의 관계는 처음에는 좋았다.’
그 당시의 그녀는 해적 두목에게 빠져서 정신이 없었다.
‘일단 내 유모가 되어달라는 말 자체를 할 수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일단 크롬 공주가 있으니 물러나서 초월자로 만들 기회만을 노릴 뿐이었다.
인간의 수명을 짧으니 스쳐 가는 인연 정도는 눈감아줄 생각이었는데 사고가 터진다.
‘해적 두목이 전쟁이 끝나고 이상하게 죽어버렸다.
에메랄드 공주가 절망해서 어딘가로 가서 애도하다 같이 죽겠다는데 어떻게 그냥 보내나?’
본성을 떠나려는 그녀의 함선에 방문하여 강제로 그녀를 초월자로 만들었다.
그래서, 좋게 시작한 관계는 완전히 끝장이 났다.
‘자신을 유모로 얻기 위해서 해적 두목을 내가 죽인 줄 알았던가?
그 이후로는 원수나 다름이 없었지.
정말 억울하지만, 상황이 그러니 이해시킬 도리가 없었다.’
마지막 한 명은 기계 인간이 되었으나 살아있는 육체를 따로 보존하고 있던 프롬 여제였다.
‘무리해서 겨우 인간의 몸으로 다시 되살렸다.
그런데, 그녀는 제국을 무너트린 원흉에 소중한 딸들을 억지로 유모로 삼고 성적으로 희롱하는 용서할 수 없는 원수로 생각했다.’
초월자가 된 이상 대량의 정기가 필요했기에 그녀의 감정이 가라앉기를 기다릴 수가 없었다.
‘더구나 그녀는 나이가 많으니 빨리 초월자로 만들어야 했지.’
그래서, 억지로 그녀를 초월자로 만들고 유모로 만들었으니 최악의 관계가 된다.
이렇게 겨우 얻은 유모 네 명이 모두 엉망이 되었으니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휴우! 한마디로 더럽게 꼬인 삶이었지.
초능력자의 육체로는 대량의 정기를 소모하는 권능과 마도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나의 경우에 모유와 애액이라는 대가를 필요로 했다.
대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초능력으로 혼자서 제국과 싸우려니 지독한 고생길이었어.
초월자가 될 때까지 은하계 전역을 도망치고 다니느라 성장은 고사하고 유지조차 힘겨웠지.
초월자가 된 이후로는 유모들과 거의 전쟁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아무리 노력을 하고 수련을 해도 본래보다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현세계 마신황제도 함정을 파서 겨우 이겼을 정도였다.
‘축적해놓은 동전과 기계 분신들을 전부 소모하면서 겨우 이겼다.
그런데 마지막 발악으로 발동한 신멸(神滅)을 감당할 신체 능력이 없어서 소멸 직전이 되어버렸다.’
다시 생각해도 무슨 꼴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수치스러운 상황이었다.
창조주의 대리인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동시 소멸로 발생하는 현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진리가 왔을 때는 아무런 변명 없이 목을 내밀을 정도였다.
‘그런 나를 진리님이 직접 완전히 재생시켜주시고, 임무를 맡겨주셨다.’
부여한 임무는 더없이 막중했다.
‘진리님의 탄생을 앞당겨서 유아신 시절의 수련시간을 많이 확보하게 한다.’
창조주의 권한을 나누어 가진 후 미쳐가는 일대 십중심을 조기에 제압하는데 도우라는 명령이었다.
‘이미 성공하신 진리님의 유상전생(有償轉生)의 흐름을 더욱 완벽하게 조정한다.
이렇게 중대한 임무가 또 있을까?
드디어 제대로 된 임무를 받았다.
이번에는 미끼나 누가 해도 되는 귀찮은 일을 대신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의 항상성을 무마시킬 현실부정의 마도와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여 조정하는 차원권능을 가진 자신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기도 했다.
‘십중심(十中心)의 집결에 걸렸던 많은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진리님의 탄생을 빠르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전력을 다해야 해.’
이런 상황이니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에게 십중심(十中心)도 아닌 반려나 부하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진리님의 탄생을 최대한 빠르게 해야 나도 본래의 주우주로 되돌아간다.
이제 이렇게 허약해진 상태로 과거의 다른 세계를 떠돌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일은 지긋지긋해.’
여기 도착해서 다시 만든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신체는 영양실조에 걸렸던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때와는 격이 달랐다.
그러나, 역시 지금 절대계의 정기는 주우주보다 약해서 본체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했다.
‘어떻게든 주우주로 되돌아가서 나의 진짜 신체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얻은 수련성과가 합쳐져서 폭발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
주우주의 신계주신으로 부지런히 강해지다가 절대계로 진출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약간은 기분이 풀린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였다.
‘과거를 후회한다고 해도 바뀌는 것은 없지.
추억의 회상은 여기까지 할까.’
원한도 은혜도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
비록 사이가 나쁜 여왕들이었지만, 그래도 신세를 진 유모들이었기에 충분히 자력으로 살 수 있는 기반까지 만들어 주었다.
‘거기에 그녀들을 강제로 노리는 놈들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이런저런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았지.
강제로 흡수를 시도하면 반드시 소멸하게 말이야.
그녀들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강자로 성장하는 시간은 충분히 벌 수 있다.
그러니 초월자로서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마음을 정리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아공간에서 꺼내든 긴 담뱃대를 물고서 황금 연기를 뿜어낸다.
“휴우우우! 바쁘다!
강해지고 출세하느라 바빠!
그럼 바로 가볼까?”
검편(劍蝙) 아스나스가 태어난 일족의 본성으로 도약하는 초장거리 공간의 문을 열었다.
단숨에 끝낼 생각이었다.
“후훗! 지금의 나를 막으면 모두 끝장을 내주지.
십중심(十中心)이라도 방해하면 용서하지 않는다.
진리님께 이런 막중한 임무를 받은 이상 더는 추태도 방심도 없다.”
영업용 미소를 잃지 않은 얼굴이지만, 섬뜩한 살기가 풍겨 나오기 시작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였다.
거기까지 정신을 잃은 아이언의 신체기억이 흐르고 있을 때 크롬 공주도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설마 저걸 잡아야 한다니?’
아이언의 하늘을 향해서 발기된 성기에서 몸을 돌려서 가까스로 눈은 떼었다.
그런데, 자신의 신체를 가리고 있던 무지갯빛 속옷이 어느새 동전으로 되돌아와서 위태롭게 극히 일부의 치부만 가린 상태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금빛의 실 같은 선으로 연결된 동전 세 개가 아슬아슬하게 젖꼭지와 음핵만 가린 상태였다.
‘헉! 이럴 수는 없어.’
다급하게 몸을 돌리면서 상체와 하체를 손으로 최대한 가리고 무릎을 굽히고 앉는다.
‘이런 몰골로 아무리 정신을 잃었다지만, 남성의 위에서 내가 몸부림을 치면서 성기를 애무했다니 믿을 수가 없어.’
당연히 풍만한 젖가슴과 활짝 드러난 음부가 손바닥으로 전부 가려질 리는 없지만, 일단은 아이언 쪽에서 보기에는 등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그녀의 풀린 긴 금발 머리가 그대로 등과 엉덩이를 가려준다.
나름대로 최대한 알몸을 숨긴 그녀는 그 상태에서 머리만 돌려서 아이언의 눈치를 보았다.
‘설마 깨어나지는 않았겠지?’
아이언은 역시 바르게 누운 자세로 정신을 잃은 채였다.
처음 보았을 때의 엄중한 부상으로 보아서는 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듯했다.
위이이잉-!
그런데 갑자기 동전으로 돌아간 무지갯빛 속옷들이 진동한다.
“학-!”
긴장하다가 정통으로 젖꼭지와 음핵을 자극당한 크롬 공주는 그대로 엉덩이로 주저앉아 버렸다.
동전의 진동이 심상치 않았다.
“흐흑! 왜?”
은밀한 부위를 마구 자극하는 강렬한 진동을 발산하는 동전이었지만 떼어내지는 않는다.
영웅황제를 타고 수련을 하면서 이 동전의 바른길을 알려주는 기능이 엄청난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으로 동전이 보여주는 광경이 지금 가장 바른 길이 떠오른다.
“흑!”
그건 저절로 깊은숨을 들이마시게 하는 광경이었다.
아이언의 옆에 알몸으로 앉아서 잔뜩 커진 성기를 다시 양손으로 소중하게 잡고 애무하면서 접속을 시도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말…말도 안 돼!’
자신은 제국의 공주였고 아직 처녀였다.
그런데 저런 부끄러운 행위를 할 수 없었다.
우우우웅-!
그런데 동전이 알려준 바른길의 크롬 공주는 조합의 권능으로 다시 아이언의 신체기억을 확실히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이언의 성기가 용솟음을 칠 기세로 커질수록 보다 확실하게 볼 수 있는지 그녀의 손이 아래위로 정성스럽게 움직인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몸이 뜨거워지는 광경이었다.
‘아아아!’
그런데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달싹이는 입의 모양을 읽은 크롬 공주는 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어서 해야 해.
더 늦으면 안 돼.’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