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생존전략-1344화 (1,344/1,533)

<--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차원창세신 코아는 정식으로 절대계의 창조신장에게 신족의 본성에서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보냈다.

그것은 아주 정중하면서도 간략한 편지였다.

‘앞으로 세계의 흐름을 논의하고 싶습니다.’

절대계 창조신장은 창조주의 반란세력인 십중심들의 편에 서서 활약하고 있는 십중심급의 정체 모를 강대한 창조신을 파악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고 있었기에 이 만남은 바로 이루어졌다.

물론 검편(劍蝙)의 본성이 당한 일을 알기에 모든 고위 창조신과 투신이 본성에 집결해서 싸울 대비를 하고 나서였다.

그런 철옹성을 스스럼없이 들어온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격과 권능, 창조력을 어렴풋이 파악한 절대계의 창조신장은 진심으로 감탄한다.

“역시 일반적인 창조신이 아닌 다른 세계의 창조신장이셨군요.

정말 대단하신 권능과 창조력입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창조신계도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창조력이 모든 신족을 압도한다.

그리고, 지금의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계의 창조신장으로서 지극히 겸손했다.

“잔재주로 단지 최대 출력만 높을 뿐입니다.

신력에 대한 권능의 깊이와 이해는 저보다 더 높으시면서 과찬이십니다.”

“최대 출력의 증폭이 가장 힘든 부분인데 그것이 잔재주라니요?

이리로 오십시오.

약소하나마 연회를 준비했습니다.”

주신전을 향해가면서 두 창조신장은 서로를 높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아주 화기애애했다.

신족과 창조신장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이야기하면서 걸어가는 창조신장들을 바라보는 신족의 눈빛은 몽롱해지고, 신력이 증가한다.

창조주의 자비와 사랑을 현실에 구현하는 창조신장이 창조신계에 두 명으로 늘어났으니 그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일상의 대화를 나누면서도 의지로는 민감한 사안을 토의하고 있었다.

‘왜 현재 절대계의 창조주에게 반역하는 황금세력을 도우시는지요?’

‘명령을 받았습니다.’

절대계 창조주의 방조는 신족에게도 커다란 문제였다.

오랜 칩거로 새로 임명된 창조신장조차 직접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니 이건 세계의 존폐가 달린 것이다.

그래서, 황금의 절대자가 십중심을 규합해서 절대계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키려고 하는데도 속수무책이었다.

‘창조주님께서 더 쉬시면 절대계는 회복 불가의 상태로 빠진다.

저들이 나서지 않으면 우리가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창조주님에 대한 반역종족이라는 오명을 쓰기 싫으면 지금은 막지 마라.’

‘너희는 창조주님의 지시를 기다려라.

십중심의 반란이 일어난다면 분명 신족에게 명령이 떨어질 것이니 그때 따르라.’

‘이렇게라도 다시 절대계에 관심을 두시고, 세계가 되살아난다면 기꺼이 반역자가 되겠노라.’

창조주의 명령으로 세계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종족이 신족이니 그대로 하라는 말이다.

‘이런 정론에 가까운 우주신 출신의 십중심들의 경고는 엄청난 부담이다.’

절대계 창조신장은 만나본 적도 없고, 세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창조주 대신에 이렇게 자신의 창조신장을 파견을 보낼 정도로 적극적인 영원체가 있다면 교체를 반대할 생각이 없었다.

창조주의 평화적인 교체가 엄청난 피해가 일어날 십중심의 반란 수습보다는 몇 배나 쉬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어떤 영원체께서 그렇게 명령하셨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한번 만나 뵙고 싶군요.”

주신전의 알현실에 도착한 두 명은 옆으로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일상의 대화만 나온다.

그러나, 의지로는 창조주의 교체를 지지할 의사가 있음을 드러내는 절대계 창조신장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는 부드러운 의지를 보낸다.

‘제가 모시는 분은 이 절대계를 아주 아끼십니다.

그러나, 강제적인 창조주의 교체는 관심이 없으십니다.

그분에게는 영원이 있으니까요.’

이 강력한 창조신장을 데리고 있는 영원체가 당장은 아니지만, 절대계의 창조주에게 관심이 있다는 말이었다.

절대계가 창조주의 방임으로 망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십중심의 반란 외에 다른 선택지를 확인한 창조신장은 기쁨을 억누르면서 의사를 묻는다.

‘호오? 그렇습니까?

그럼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아시다시피 창조주의 반란을 노리는 황금세력은 신족의 적입니다.

그 안에서 실질적인 이인자로 떠오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을 이 기회에 처단하자는 의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완전무장한 고위 창조신들과 투신들을 흩어본다.

아무리 보아도 전투태세였는데, 창조신장들이 내뿜는 강렬한 신력과 창조력에 분위기가 아주 부드러워져 있었다.

나중에 같은 창조주를 모시는 동료가 될지도 모르기에 절대계 창조신장은 아주 조심스럽게 의지를 보낸다.

‘물론 고위 창조신이 될수록 모시고 있는 영원체님의 지시와 의향대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직 미숙하고 어리석은 존재들의 망언입니다.

그런 존재들은 신경을 쓰지 마시고, 무슨 일이든 말씀하십시오.

최대한 돕겠습니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품속에서 계속 신력을 집중하여 강화하고 있던 무지갯빛의 동전을 꺼내 들었다.

화아아아아아!

차원창세신 코아가 갑자기 신기를 꺼내자 긴장을 하면서 쳐다보고 있던 모든 고위 창조신의 눈동자가 한순간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가 다시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일순간이지만 자신들의 권능이 저 동전이 발휘하는 권능에 관통되었음을 깨달은 모든 고위 창조신들과 투신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창조신장이라지만, 여기는 우리의 본성이고 주신전이다.’

‘여기서는 이 써클 이상의 권능이라도 막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의 권능방어막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럼 저 동전에 담긴 권능이 도대체 어느 수준이라는 것이다?’

절대계 창조신장도 창조신계의 영광의 자리에 앉아있는 자신의 권능 방어를 순간적으로 넘어선 동전의 위력에 잠시 얼이 빠졌다.

‘이건 분명히 십삼 써클의 절대권능!

아니 그 이상이다.

십중심들이 보였던 영원체조차 위협하는 절대적인 권능과 유사하다.’

전력으로 주입되고 있는 차원권능에 의해서 찬란한 무지갯빛을 내 품는 동전을 그대로 절대계 창조신장에게 넘기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말한다.

“절대계 신족의 모든 권능으로 이 동전의 권능을 강화해주기를 바랍니다.”

만지기조차 황송할 정도로 강력한 권능과 창조력에 감동하면서 절대계 창조신장은 묻는다.

“같은 창조신장으로서 당연히 해드리지요.

그런데 어디에 쓰실지 알아도 되겠습니까?”

이 동전이 이미 가지고 있는 권능의 강함과 깊이는 이미 십중심에 비견될 정도였다.

여기에 절대계 창조주의 권능을 구현하는 자신과 창조신계의 모든 권능을 담는다면 어떤 위력이 나올지 두려울 정도였기에 하는 질문이었다.

‘아마도 세계의 흐름조차 가로막을 정도겠지. ’

차원창세신 코아는 망설임 없이 즉시 답변했다.

“흐름에 영향이 가니 지금은 정확히 설명해 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당연히 세계와 신족을 위해서 사용될 것입니다.

저는 창조신장이니까요.”

신족의 창조신장으로서 확고한 신념을 담은 말이었다.

어디에도 약간의 흔들림이 없는 의지를 느낀 창조신장은 동전을 받아들고 사과했다.

“창조신장은 오로지 세계와 신족을 위해서 움직인다.

이 당연한 일을 물은 제가 부끄럽군요.

바로 해드리겠습니다.”

십중심급의 강자라는 차원창세신 코아와 벌어질지 모르는 전투를 위해 모든 고위 창조신과 투신들이 모였으니 지금 창조신계의 지원권능은 최고조였다.

창조신계에 모인 모든 신의 권능이 동전에 집중되는 모습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미안하군요.

사실 분노한 십중심들로부터 제가 살아남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입니다.

도저히 혼자의 힘만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당신과 신족의 안위와도 직결되어 있으니 완전히 속인 것은 아닙니다.’

창조신장은 세계를 정의와 선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런 후회와 죄책감은 절대계 신족의 신뢰와 협조를 얻기 위해서 완벽한 이계의 창조신장이 된 부작용이었다.

‘저는 마신황제이기도 합니다.

지극히 높고도 넓으신 분의 자비와 사랑만이 아니라 위엄과 분노를 대변하기도 하지요.

그러니 이번 일의 대가로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켜드리지요.’

화아아아아아아! 훙! 훙!

절대계 창조신장과 창조신계의 전력을 받은 무지갯빛의 동전이 변하기 시작한다.

일곱개의 빛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반투명한 동전으로 변한 것이다.

‘절대를 넘어선 영원!

강화 성공이다!’

영원급의 직감을 가진 권능의 동전.

절대계가 시작된 이래 불변의 최강자였던 황금의 절대자와의 내기를 이길 수 있는 수단이 겨우 마련된 것이다.

그 동전은 절대계 창조신장의 손을 스스로 벗어나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신력의 원으로 이동하여 회전을 시작한다.

탱! 파라라라라라라라라-!

동전이 단순하게 도는데도 어마어마한 위엄과 존재감이 풍겨 나온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의 머릿속으로 의문의 단어와 화면이 떠오른다.

‘바빌로니아의 동전탑?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라고?

이건 뭐지?’

환상처럼 일렁이는 몇 개의 반투명한 동전이 옆으로 서 있는데 서로 반대쪽으로 회전하면서 탑을 이루고 있었다.

‘영원급의 권능이 다수가 동시 발현되어서 이루어진다.

그런 영원권능!’

반투명한 동전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내면서 마구 회전하면서 주변의 흐름을 빨아들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흑염의 절대자로 보이는 근육질의 거인이 휘두르는 거대한 도끼를 너무나 부드럽게 세계 저편으로 흘려보낸다.

‘맙소사! 영원급의 동전이 서로 도와가면서 어떤 대가와 희생도 없이 공격을 무효로 했다.’

근육질의 거인이 발동하는 어떤 공격권능도 탑을 이루고 회전하는 동전들이 대응하고 반격한다.

그 결과로 저 멀리 튕겨 날려지는 거인을 보면서 더욱 자세하게 보려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곧 긴 한숨을 쉬었다.

‘휴우우우! 아직 무리로군.’

파지지지직!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접근이 허락이 안 되는지 회전하는 영원의 동전탑의 영상은 사라졌다.

그러나, 권능의 구조와 위력은 확실히 깨달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력의 원 안에서 돌고 있는 동전을 올려다보았다.

‘아공간에 수용조차 거부하고 있으니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명확하다.

자신의 권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권능이 필요하다는 뜻이지.’

절대계 신족의 모든 권능을 지원받아서 강화했는데 부족하다면 갈 곳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영원급의 동전만으로는 황금과 소마(笑魔)와의 내기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었다.

‘영원체를 능가한다는 십중심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영원권능의 동전이 필요하다.

그럼 거기에 가야 하겠군.’

거듭 감사를 표시하면서 창조신계를 떠난 차원창세신 코아의 빛의 날개의 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공간을 열어서 제압해 놓았던 여마신왕들을 끄집어내었다.

쿠쿵! 쿠웅!

누가 마신왕이 아니랄까 봐서 상대가 도저히 안 되는 것을 알면서 덤벼들었던 그녀들은 팔목과 발목에 은빛 팔찌 모양의 봉인 구를 차고 있었다.

네 개의 봉인구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작용을 했기에 팔과 다리는 배 앞에 모여서 눕혀진 상태였다.

팔과 다리가 완전히 제압되었지만,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서 앉은 자세가 된 여마신왕들은 살기와 독기를 줄기줄기 내뿜었다.

그녀들은 강적과 같이 사라지려고 했는데 이렇게 포로가 되어버렸으니 극심한 수치심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날개의 수를 다시 조정하면서 가볍게 말했다.

“나는 너희의 적이 아니다.

소마(笑魔) 사장님이 나를 존재부정(存在否定)하려고 했어도 같은 편임은 변함이 없다.

약간의 협조만 받으면 바로 돌려보낼 줄 생각이니 얌전히 있도록 해라.

봉인구는 그 이후에 완벽하게 풀어주겠다.”

열세 쌍의 암흑의 날개와 같은 수의 빛의 날개를 가진 마도신으로 변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을 도우면 봉인구를 풀어서 그녀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로 약속한다.

당연히 못 믿고, 봉인구에 팔다리를 모은 채로 결박당해 쭈그려 앉은 채로 노려보기만 하는 그녀들은 본 순간 어떤 기억이 떠오른다.

은밀한 부위만 살짝 가린 마이크로 비키니 같은 마족 여신의 복장에 은빛 팔찌를 낀 모습들이 과거를 회상하게 한 것이다.

‘이거 익숙한 광경인데?

이걸 누구에게 썼더라?’

여마신왕조차 꼼짝 못 하는 봉인구로 제압했는데도 표독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던 파란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제국의 여왕이 생각이 났다.

‘자살을 막기 위해서 프롬 여왕에게 사용했었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