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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345화 (1,345/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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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가 차원의 오리진과 이대 회색의 절대자와의 충돌로 인하여 만신창이가 된 신령의 상태로 현세계에 떨어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체 부활로 인한 정기고갈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덕분에 초반은 겨우 초능력자로서 아주 지긋지긋한 나날이었지.’

프롬 여왕이 기계 인간이 되면서 기계의 나라로 변한 제국은 초능력자들에게 엄청난 탄압을 했다.

‘기계제국은 초능력자를 죽여서 초능력 병기로 만들려고 했지.

거기에 연합과 전면전까지 벌어졌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나날이었어.’

숨어든 곳은 연합지역이었는데 부활한 아기의 시체가 제국 고위귀족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문제였다.

‘그래서, 신분을 속이고 난민으로 떠돌았지.

조금씩 되돌아온 창조력이 아니었다면 정말 굶주렸을지도 모를 기간이었어.’

창조력을 발휘하려면 막대한 정기가 필요한데 시체 부활을 했더니 텅 비어있어서 잘 발휘를 할 수가 없었다.

‘유모인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엄청나게 비협조를 했으니 더욱 심했었다.

아아! 이건 이제 잊자.’

창조력을 발휘할 수 없으니 어린 아기의 몸이지만 초능력으로 이런저런 험한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고위귀족의 아내였던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신분을 숨겨야 했고, 아무런 초능력도 없기에 생활능력이 없었다.

내가 다 해야 했지.

대부분 기계제국의 침략을 막는 용병 일을 하면서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크롬 공주를 만났다.

그녀는 나의 유모의 적성자였으니 바로 찾아왔지.’

기계인간의 나라로 변하여 폭주하기 시작한 제국을 걱정하면서 행성을 위문하던 그녀의 방문은 그 당시의 아이언에게 생명수와 같았다.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가끔 주는 모유로는 도저히 정기 소모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초월자조차 아슬아슬한 영양실조 상태였는데 또 다른 유모 후보자가 나타났으니 앞뒤 가릴 여력이 없었지.’

적합자임을 확인한 그 날 바로 크롬 공주가 묶고 있는 호텔을 습격하고 만났다.

아무리 초능력자라고 해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신격까지 올라섰던 그의 앞에서 제국의 호위병력은 없는 것과 같았으니 손쉬운 일이었다.

‘나는 그때 그녀를 처음 보았다.

그런데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따라 도주할 줄은 몰랐어.

제국의 감시망을 피해서 도주하는 과정에 크롬 공주는 모유를 달라는 말에 잠시 고민을 하더니 바로 허락했다.

그리고, 머뭇거리면서 애액도 필요하다고 말하니 한참을 망설이더니 허락했다.

그녀는 나의 은인이었다.’

크롬 공주 덕분에 초월자조차 되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던 영양실조를 벗어난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설득해서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은거해서 초월자가 되려던 그 시절의 아이언은 뜻밖의 전환을 맞게 되었다.

아무리 철저하게 도주하려 했어도 끊지 못하는 혈연을 초능력으로 추적해온 해적함대였다.

‘해적여왕 에메랄드 공주.

그녀도 적합자였다.

그러니 은거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그녀가 우주 해적 두목인지 건달인 모르는 남자를 사랑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모유와 애액을 얻을 수 있으면 상관이 없었다.

‘비협조적이지만 강력한 창조력을 가진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헌신적인 크롬 공주가 있으니 유지에는 문제가 없었다.’

여기에 유모 한 명을 추가하면 더욱 빠르게 초월자가 될 수 있으니 그녀에게 협력을 약속한다.

‘그렇게 반 제국 세력이 되자 에메랄드 공주는 호감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어떻게 찾아내는지 끈질기게 추적해오는 제국의 함대와 같이 싸우면서 활약하자 점점 빠르게 신뢰를 얻는다.

‘유모의 이야기를 꺼낼 날만 기다릴 뿐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다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상황이 벌어진다.

‘완전한 기계 인간이 된 줄 알았던 프롬 여왕의 육체가 무사하다는 극비정보를 크롬 공주가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가지고 있던 머리카락과 혈액을 통해서 파악을 해보니 프롬 여제도 나의 적합자였다.’

프롬 여왕이 은하계 최고수준의 초능력자에 가진 권능이 기계 지배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굉장할 정도로 적합성이 높았다.

‘모든 유모 중에 그녀가 가장 적합성이 강했다.

창조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마도신인 나와 상성이 좋았지.’

반 제국 세력의 선봉장이 된 에메랄드 공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기계제국과 적당히 대립할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목표를 현재의 기계 인간이 된 프롬 여제를 무찌르고, 육체를 되돌려서 유모로 삼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크롬 공주 덕에 거의 초월자가 되기 직전의 나를 막을 전력이 제국에 없었지.

광활한 영역을 나 혼자 감당할 수 없기에 제국의 박해를 피해서 흩어져있던 초능력자들을 직접 행성을 돌면서 규합했다.

그리고, 초능력을 자각한 삭월(朔月)의 시즈지를 대표로 하는 초능력자 군단을 만들어서 반 제국 세력을 강화했었지.

밀리고 있던 연합과 연합하여 기계제국의 숨통을 끊어갔다.’

고위 초능력자가 거의 없는 기계제국은 삭월(朔月)의 시지즈가 이끄는 초능력자 군단을 막을 방법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해적여왕이 된 에메랄드가 우주해적단과 연합의 함대를 지휘하여 공격을 시작하자 기계제국은 연전연패하게 된다.

‘끝없이 밀리던 기계제국은 마침내 본성 외에 모든 영역을 잃었다.

초능력자 군단과 연합의 대함대에 맞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던 프롬 여왕의 본성의 중앙 컴퓨터를 내가 침투해서 파괴했지.

기계 지배의 초능력으로 본성을 통째로 요새로 만들고 최후의 반격을 놀리던 그녀에게는 날벼락이었다.’

행성 중앙에서 황급히 되돌아온 프롬여왕의 기계 몸을 산산조각내버리고, 크롬 공주가 가져온 육체로 되살린다.

‘거의 죽어있는 상태였기에 부활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정기소모가 들어갔다.’

아직 초월자도 아닌데 지성체를 부활시키고 무사할 리가 없어서 몸져눕게 되었다.

‘헌신적인 크롬 공주의 봉사와 간호로 겨우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보니 나는 역적이 되어있었지.

은하계 모든 지성체들의 공적인 기계제국의 여왕을 살린 죄로 말이지.’

기계제국이라는 공공의 적이 사라진 연합과 우주해적, 초능력자 군단이 권력투쟁에 들어가면서 서로 약점을 찾고 있는데 거기에 걸려든 셈이었다.

‘내가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더니 당장 프롬 여왕을 처형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지.

크롬 공주가 제발 목숨만은 살려 달다고 부탁했어.’

프롬 여왕이 초능력자 군단을 만들기 위해서 은하계를 떠돌았어도 찾지 못한 적합자이기도 했지만, 이제까지 자신을 헌신적으로 도와준 크롬 공주의 애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여론은 공개처형을 하는 쪽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그들과 거래를 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것과 프롬 여왕을 맞바꾸자는 제안이었다.’

자신의 지분과 공적을 모두 포기하는 대신에 프롬 여왕을 개인 노예로서 받는다.

저항세력의 대표로서 은하계에서 가장 큰 영역을 가질 수 있었는데 프롬 여왕과 교환하자는 제안이었다.

‘기계제국을 무너트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고, 최강의 초능력자로서 다음의 지도자가 될 것이 확실하던 내가 그렇게 나오자 모두 주춤하였다.’

그 당시의 아이언이 프롬 여왕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된 그 당시의 지배층들은 실리를 택했다.

이 기회에 은하계 최강의 초능력자인 그 당시의 아이언에게 제약을 걸어서 부려먹는 쪽으로 활용한 것이다.

‘프롬 여제를 어떻게든 살려서 유모로 만들어야 했기에 모두 합의해 주었다.

덕분에 여기저기 골치 아픈 일에 불려 다니는 청소부 신세가 되었다.

물론 그때 수작을 부린 놈들은 나중에 모두 몰래 사고로 위장해서 죽여버렸지.

지금 생각해도 아주 괘씸한 놈들이라서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는데 그게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공포감을 자극할 줄은 몰랐어.’

그때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상당히 강해져서 초능력군단을 완전히 장악하고, 은하계를 주도적으로 다스릴 정도였다.

‘중요인사가 원인 모를 이유로 급사하거나 사고를 당해서 죽어 나가니 모를 수가 없었다.’

당연히 그녀는 그 당시의 아이언을 호출해서 사실을 추궁했다.

그러나, 이미 그때의 아이언은 그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크롬 공주가 있고, 유모 두 명을 더 두게 될 예정이니 그녀의 필요성은 급감한 했다.

그녀는 그걸 몰랐어.’

정신체로서 최고의 위치인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동시에 역임했다.

비록 허접한 이계(異界)였지만, 진리의 대리까지 했던 그의 인내가 한계가 도달할 것이다.

‘적이 아닌 아군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경고에 그때 나는 벌컥 화를 냈다.

가장 먼저 죽여 할 것은 내부의 적이라고 외쳤지.

그리고, 당신은 나보다 그들이 더 소중하다고 따졌다.

그걸로 끝이었다.

거기서 완전히 관계가 멀어졌지.’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처음으로 본 그 당시의 아이언의 존재감과 분노에 공포에 완전히 질렸다.

이제는 언제나 모유를 얻기 위해서 고분고분하던 아이가 아님을 깨달은 그녀는 다시는 스스로 찾아오지 못했다.

‘그렇게 삭월(朔月)의 시즈지와의 관계가 파탄이 나자 크롬 공주가 나서서 중계자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막 새로운 나라가 시작되었는데 최고 지배층이 싸우면 안 된다고 말이야.’

크롬 공주가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초능력자 군단에 합류하여 운영을 돕는 중에 그 당시의 아이언도 바빴다.

겨우 완벽하게 부활을 시켜놓았더니 바로 틈만 보면 자살하려는 프롬 여왕 때문이었다.

‘그녀는 치료실에 홀로 있는 자신의 처지를 알고, 제국의 멸망을 확신하면서 절망했다.’

기계 지배의 초능력은 확실한 자살수단이었다.

‘그녀를 치료하고 있던 인공지능 의사가 그녀를 안락사시키려 했다.

자동 투약하던 약이 치사량을 몇 배나 넘게 투약하게 만든다.

내가 옆에 없었다면 수십 번이나 죽을 뻔했지.’

심지어 환자복에 붙어 있는 금속단추가 기계로 변하여 그녀를 죽이려고 한다.

‘모든 기계와 금속을 치우고 묶어놓자 나중에는 입고 있는 옷과 이불을 지배해서 자신의 목을 졸랐어.

결국에는 모든 의복을 벗기고, 알몸으로 급조해서 만들어낸 이 구속구를 채우고 독방에 가두었다.

그래도 죽으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으니 지독한 여자였지.’

아무리 영양실조에 걸렸어도 지성체를 부활시킬 수 있는 창조력을 가진 그 당시의 아이언이 옆에 있는 한 프롬 여왕이 죽을 방법은 없었다.

‘아무리 해도 자살할 수 없자, 그녀는 나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알몸으로 팔다리에 채워진 구속구의 인력으로 꼼짝하지 못하고 묶인 자신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삐쩍 마른 소년에게 그녀는 외쳤다.

“너는 정체 모를 존재로구나!

신족이냐!

이번에는 제국을 무너트리고, 우리를 모두 가축으로 만들려고 하는구나.”

그녀가 먼 과거에 신족에 의해 멸망한 고대문명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신족은 확실했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으아아아아아아! 제국이 무너트렸으면 되었지 나에게 뭘 바라는 거냐?

날 죽여! 어서!”

지배할 기계는 고사하고 천 조각도 없다.

벽에 머리를 박고 죽으려고 팔목과 발목에 채워진 은빛의 구속구는 서로 끌어당겨서 완벽히 밀착하여 그녀의 행동을 막는다.

‘숨을 멈춰 질식사하려고 해도 바로 살릴 존재가 옆에 있으니 포기했지.’

완벽하게 절망에 빠져서 미쳐 날뛰다가 지쳐서 늘어진 그녀에게 한마디를 해주었다.

“제국을 다시 찾고 싶은가?

그럼 나의 유모가 되어라.”

그래도 동료라고 생각했던 연합과 우주 해적, 초능력자 군단의 지배층들에 배신당한 충격과 자꾸 죽으려는 프롬 여왕을 치료하면서 상당히 피곤했기에 바로 본론이었다.

갑자기 나온 제안에 멍해진 그녀는 구속당한 팔다리를 비틀면서 앉았다.

알몸이라서 풍염한 젖가슴이 환하게 드러났지만 당당하게 가슴을 펴면서 외쳤다.

“나보고 내 제국을 무너트린 신족의 유모가 되라고 말했는가?

어떻게 제정신으로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지?”

지금 상황을 벗어날 돌파구를 찾은 그녀는 이제 자살희망자가 아니었다.

역시 제국을 다스리던 여왕답게 위엄과 이성을 되찾은 것이다.

“그게 나에게도 이익이니까.

그리고, 지성체들에게 자유를 주었다가 한번 데여서 혼을 내줄 생각이야.”

프롬 여왕을 보호하겠다고 하자 벌떼처럼 달려들어서 쏘아대던 지배층들이 원하는 나라를 만들어줄 생각은 없었다.

과거보다 더한 통제력을 가진 독재국가를 만들어서 단단히 쓴맛을 보여줄 생각을 하는 그 당시의 아이언은 거침이 없었다.

바짝 마른 왜소한 소년이지만 신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프롬 여왕은 커다랗게 웃었다.

유모가 되면 제국을 되돌려주겠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오호호호호호호홋-! 나보고 제국을 멸망시킨 주적의 유모가 되라니?

그럼 제국을 돌려줘?

역시 신족은 인간의 삶과 감정 따위는 관심도 없구나.

호호호호호!”

한참을 웃던 그녀는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그 당시의 아이언을 쏘아보면서 외쳤다.

“신족답게 강제로 하면 되지 않는가?

뭘 망설이지?”

“내가 유모에게 원하는 것은 정기가 담긴 모유와 애액이다.

너를 바보로 만들면 효과가 떨어져.

그럼 아무런 의미가 없지.”

“!?”

유모에게 모유만이 아니라 애액까지 달라는 소리에 흠칫 놀란 프롬 여왕이었지만 이를 악물면서 외쳤다.

“으득! 다시 제국을 되찾아 여왕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유모라도 얼마든지 되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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