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십중심과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을 능가한다는 말에 마신황제는 이를 부득 갈았다.
‘으득! 얼마든지 비웃어라.
이번 직렬신력연결은 영겁의 세월 동안 살아오면서 처음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강력하다.
반드시 이 승부만은 이겨주지.’
주변에 봉인된 마신들도 여기 사정을 알고, 전력으로 지원해준다.
덕분에 마치 창조주에게 처음 마신족의 종족권능으로 받았던 감격과 환희를 느끼게 해줄 정도로 강대한 파동이었다.
최대한 마력의 출력을 올려서 자신 있게 동전에 집중시킨다.
파르르르! 파우우우우우우웅-!
앞면으로 넘어가던 동전은 마구 떨리면서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뒷면을 보지는 못했다.
자신이 있던 마신황제에게는 날벼락이었다.
‘출력이 부족하다!
모든 마신족의 마력을 모아서 증폭시킨 위력조차 통하지 않는다면 뭘 어쩌란 말이냐?’
당장 앞면이 나오려는 동전을 보면서 극한대로 출력을 올린다.
‘이제 내기가 문제가 아니라 마신족의 존재 자체의 의미가 걸려있다!’
이런 권능의 높이가 아닌 힘을 겨루는 대결에서 밀린다면 창조주의 신용을 완전히 잃는 것이다.
‘최강의 힘은 마신족이다.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돼!’
우뚝!
마침내 옆면으로 서는 순간 마신황제는 피를 토하면서 절망했다.
아무리 증폭을 해도 완벽하게 뒷면으로 바꿀 방법이 없었다.
‘커어어어억! 이게 도대체 뭐냐?
세계 최강의 마신족의 마도와 마력을 모두 긁어모아도 결과를 바꿀 수가 없다!’
아무리 마력 증폭을 해도 완벽하게 뒷면으로 바꿀 방법이 없었다.
‘마신족의 저력을 모두 모은 나의 직렬신력연결로도 새우는 정도가 한계다.
완패다.’
완전히 직각으로 섰을 때 마신황제는 더는 견디다 못했다.
그는 정신을 읽고 쓰러지면서 엄청난 피를 토하면서 외친다.
“푸후후후후! 다른 세계의 위대한 마신황제여! 이건 옆…옆면이오!
무승부외다!”
차원창세신 코아를 상위의 마신황제로 인정한 절대계 마신황제의 말대로 동전은 옆면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런데 반투명한 동전이 서서히 흐려진다.
번쩍! 후우우웅!
반투명한 동전이 완전히 투명하게 변해서 보이지 않게 되는 과정을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커다랗게 웃었다.
“크하하하하하! 역시 생각대로다.
창조주의 신격과 권능을 나누어 가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 신족과 마신족이 힘을 합치면 영원체의 권능이 나타난다.
투명하여 거의 존재감이 사라졌으나 동전에 담긴 무시무시한 위력을 확인하고 크게 웃는다.
“푸하하하하하하하!
이것이 바로 절대를 초월한 진정한 영원의 동전이다!.”
참으로 보이기 부끄러운 짓을 반복하면서 여기까지 겨우 도달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겨우 안심할 수 있었다.
‘마신황제는 난적이다.
불리하면 도망간다.
막다른 길로 몰아넣으면 광폭화를 해서 적과 같이 자폭해 버린다.
절대로 제압이 안 된다.’
이미 현세계 마신황제와의 전투를 하다가 광폭화에 공멸할 뻔했던 차원창세신 코아였기에 이렇게 함정을 파야만 했다.
‘마신황제는 항복이나 굴복을 용납조차 않는다.
덕분에 현세계에서 끝장나기 직전이었다.’
마신황제의 도주와 광폭화를 막기 위해서 이런저런 수단을 쓰다가 다시 색신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원하는 수준의 동전을 얻었다.
나는 이것으로 절대 중의 절대라는 십중심에게 도전할 것이다.’
기분은 찝찝하고 괘씸했지만, 어차피 떠날 세계였으니 좋게 넘어가기로 했다.
“이렇게 하고도 영원동전을 겨우 한 개만 얻었지만 이게 한계이겠지.
대가로 될 수 있는 대로 살려주마!
신족과 마신족을 말이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소중하게 집어 드는 투명한 영원동전은 이제 다가올 황금과 소마(笑魔)와의 승부를 기대하듯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입안으로 들어가서 사라진다.
꿀꺽!
주변의 여마신왕들이 놀라기도 전에 그대로 동전을 삼켜버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시 열세 쌍의 빛의 날개와 암흑의 날개를 가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차원문을 다시 열기 시작한다.
“그럼 승부를 보아야 하니 가자꾸나.”
우우우우웅!
이번에 열린 차원문 너머에서 결재서류의 탑에 파묻힌 십중심이 여덟 명이나 놀란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신족 출신의 십중심들까지 집결한 상태다.’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검편(劍蝙)과 소마(笑魔)가 살기를 피어 올렸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는 겁보다 환희의 미소를 지었다.
‘십 중 팔! 앞으로 두 명만 집결시키면 창조주에 대한 반란은 끝이다.
진리님의 탄생이 가까워진다.’
십중심의 기세에 바짝 얼어버린 여마신왕들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서, 목마에서 내려서 걸어 들어간 십중심의 앞에 서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대상은 황금의 절대자였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황금 사장님에게 인사드립니다.
보고드린 임무는 잘 마치고 복귀하였습니다.”
그 말에 신족 출신의 십중심들의 따가운 시선이 황금의 절대자에게 모인다.
그들은 창조신장에게 차원창세신 코아가 들려서 동전권능을 강화해 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래야할 상황을 파악하고 놀라서 바로 달려왔다.
그리고, 격렬하게 항의를 시작했다.
‘동전 내기에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목을 걸었다고 들었소이다.’
‘아무리 십중심이라고 해도 이럴 수는 없소.’
‘그들이 아무리 우리보다 약해도 창조주님의 대리자란 말이오.’
‘더구나 신족과 마신족의 운명까지 걸렸다는 소문에 대해서 명확히 설명을 원해요.’
차원창세신 코아와 십중심의 동전 내기가 어디서 정보가 새어나갔는지 모르지만, 이미 절대계에 떠들썩하게 퍼진 모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사고를 친 본인이 모두 자신이 지시한 어조로 이렇게 보고를 하니 난감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황금의 절대자였다.
‘이건 갈수록 감당이 안 되는구나.
당장 처단을 해야 하나?’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유일하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자신이라는 소문이 나서 해명하느라 곤혹스러웠던 점을 생각하면 당장 소멸시켜버리고 싶었다.
‘과정은 엉망인데 결과는 최상이다.
합류를 거절하던 흑염과 검편(劍蝙)만이 아니라 나와 대립하던 소마(笑魔)까지 차원창세신 코아를 반드시 잡겠다고 황금세력에 상주하기 시작했다.
속사정이 어떻든 외부에서는 합류로 보고 있다.
내가 시작(始作)님과 나섰어도 몇 년이 걸릴 일을 며칠도 안 되어서 해결한 셈이지.
그런데 아직 두 명의 십중심이 남아있다.
바람과 회색은 후손을 보는 것과 자료를 지킨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로 절박하기에 시작(始作)이 있어도 성공을 장담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창조주를 위한 흐름이 아닌 개인의 사정으로 멀어져 있다.
너무나 강한 초월자라서 반려를 구할 수 없는 바람과 이제 행성이 아니면 보관할 수 없는 막대한 지식에 집착하는 회색을 어떻게 설득해야 합류할지 감도 안 잡힌다.
역시 아직 차원창세신 코아가 필요해.’
정말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으로 인사를 받는 황금의 절대자였다.
“수고하셨습니다.
하신 일은 모두 보고를 받았습니다.
본인들이 정황을 잘 알려주더군요.”
당장 목을 치려는 듯이 검의 손잡이를 잡은 검편(劍蝙)과 가면을 만지작거리는 소마(笑魔)를 슬쩍 쳐다보면서 하는 말이었다.
무슨 뜻인지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숙였던 고개를 들면서 말한다.
“후후! 절대계에 흥미를 잃은 창조주로부터 세계를 구원하려는 십중심을 위하여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러기 위해서 여기에 있습니다.”
“누가 보냈는지부터 말하는 것이 어떨까?
못하겠다면 여기서 사라질 것이다.
이번에는 너의 차원권능까지 존재를 부정해주지.”
소마(笑魔)가 가면의 턱을 붙잡고, 살짝 들어 올리려고 하는 순간 황금의 절대자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한다.
“존재부정(存在否定)의 처벌은 안 된다고 했습니다.”
퓻! 파아아아아-!
저지는 말뿐이 아니었다.
황금의 절대기 에반젤리가 차원창세신 코아와 소마(笑魔)의 사이에 떨어진다.
언제든지 깃발을 펼쳐서 소마(笑魔)의 존재부정(存在否定)을 막아낼 준비를 한 것이다.
“황금….”
당장 차원창세신 코아를 처분하려는 의도가 막힌 소마(笑魔)에게 끔찍한 살기가 품어져 나온다.
우우우웅-!
그러나, 전투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존재부정(存在否定)의 가면 마력포가 절대계 최고의 불변(不變)을 가진 황금의 절대자에게는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황금의 불변에는 적어도 삼 초는 묶어놓고, 전력으로 비추어야만 통한다.
불가능한 일이지.’
여마신왕의 봉인권능이라는 비장의 수단을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이미 사용했기에 충돌은 무리였다.
그래서, 잠시 대치를 하다가 간드러진 여성의 음성으로 크게 웃기 시작한다.
“호호호호호호! 우리는 그대로인데 겨우 며칠 사이에 저렇게 강해져서 돌아왔다.
방법도 창조신장의 도움을 받아서라니 누가 이럴 수 있나?
차원창세신 코아를 지금 지우지 못한 일을 너는 분명 후회할 거다.”
그렇게 말하면서 가면에서 손을 떼면서 그대로 의자에 몸을 깊숙이 실었다.
팔짱까지 하고서 더는 노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소마(笑魔)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뒤에 서 있는 네 명의 여마신왕들을 보면서 노인의 목소리로 말했다.
“너의 목숨을 노린 내 아이들인데도 해를 끼치지 않았구나.
오히려 더욱 존재감이 올라간 것을 보니 도와준 모양이다.
이걸로 너의 위험은 넘어가 주마.”
살려 주어야 하는 명분을 찾는 소마(笑魔)의 말을 이해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깊숙이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오히려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허락하신다면 감사의 표시로 그녀들의 권능을 소마(笑魔)님의 친위 마신왕으로서 어울리게 조율해줄까 합니다.”
“….”
의외의 말에 여마신왕들을 흩어본 소마(笑魔)는 가늘게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휴우우. 마신황제의 신격을 가진 너라면 여마신왕의 권능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겠지.
그렇게 하라.”
십중심의 동작을 일시적으로 봉인할 정도로 강력하지만, 접촉해야만 발동하는 봉인권능은 들통이 난 이상 비밀병기로서는 가치가 없었다.
‘그렇다고 버릴수는 없지.’
십중심에게 영향을 줄 정도의 고위 여마신왕으로 만들기 위해 들어간 정기와 노력이 너무나 아까웠기에 승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내가 부탁하마.”
소마(笑魔)의 이 말은 완전히 적대를 포기한다는 뜻이었다.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고 혹시 버림을 받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던 여마신왕들은 기쁨에 차는데 갑자기 굉음이 울린다.
꽈아아아아!
그것은 흑염의 절대자의 주먹이 원탁을 강타하는 소리였다.
“동작 그만!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죽이면 절대 안 된다고 했지.”
“루카!”
커다란 주먹 밑에는 검편(劍蝙)의 박쥐의 검날이 눌려서 파닥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의 끝은 늘어나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이마를 꿰뚫을 기세로 뻗어있었다.
파르르르르르-!
차원창세신 코아가 깊이 숙였던 고개는 어느새 뒤로 젖혀있었다.
한껏 뒤로 젖혀진 얼굴 앞에는 박쥐의 검의 끝이 차디찬 빛을 발산한다.
“!!!”
“!!!”
“!!!”
언제 검편(劍蝙)이 검을 뽑아서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휘둘렀는지 아무로 몰랐기에 경악의 표정이 떠오른다.
의식조차 못 하고 머리가 두 토막이 날 뻔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뒤로 젖혀서 회피하지 않았다면 신령연옥과 함께 머리가 갈라졌다.
그런데 나만이 아니라 황금의 절대자까지 몰랐다.
반응한 것은 오직 흑염뿐이다.
그것도 직감 덕분이겠지.
도대체 이 미치도록 빠른 쾌검은 도대체 뭐냐?’
차원권능의 분석권능이 방금 일격을 분석해낸다.
엄청난 시간을 압축하여 검편(劍蝙)의 동작을 파악해낸 결과는 놀라웠다.
그는 단지 검집에서 검을 빼서 휘둘렀기 때문이다.
‘권능이나 오의가 아닌 단순한 발검술인데도 이런 위력이라니?
정점에 오른 존재일수록 권능이나 오의보다 기본기가 무섭다더니 이래서 그런 것이구나.’
이마에 붙어있는 신령봉인의 보석을 당장 관통될 기세로 떠는 박쥐의 검을 보면서 굳어버린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흑염의 절대자가 외쳤다.
“내가 너는 검편(劍蝙)의 열 걸음에 들어오면 소멸이 된다고 했다!
방금 아홉 걸음이었다.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라.”
“알겠습니다! 흑염 사장님!”
잽싸게 뒤로 물러나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보고, 검편(劍蝙)이 외쳤다.
“루카! 나를 상대로 겨우 열 걸음이다!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가?
그리고, 방금 고개를 숙여서 여덟 걸음 반의 간격이었으니 분명 내 검에 죽었어야 했어.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혀서 상처 없이 피해냈다!
신족이나 마신족에게 저런 회피는 있을 수 없다.”
절대 직감을 가진 흑염 외에는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전력을 다하는 쾌검을 창조신이 피해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설마 회피할 줄은 몰랐기에 이제 확실히 죽이기로 작정한 검편(劍蝙)이 외쳤다.
“이런 정체불명의 강력한 창조신은 절대로 살려두면 안 돼!
창조주의 편에 서서 신족을 이끌면 우리까지 위험하단 말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를 죽이려는 모든 십중심의 심정을 정확하게 대변하는 말이었다.
검편(劍蝙)이 박쥐의 검을 빼서 당장 휘두르려고 했지만, 흑염의 절대자의 주먹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내가 말한 대로 한 걸음만 뒤로 가잖아.
지금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우리를 상급자로 인정하고 있다.
그럼 되었지 그 이상을 어떻게 바래?”
그 말에 검편(劍蝙)의 눈이 차원창세신 코아를 다시 쳐다본다.
그리고,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진짜로군.
한 걸음만 뒤로 갔다.”
“너의 반려나 제자, 부하, 일족 중에 저렇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 것 같으냐?
한걸음이 아니라 모두 저 멀리 도망가겠지.”
“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