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차원창세신 코아가 마신황제가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절대계 마신황제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던 십중심도 깜짝 놀랄만한 발언이다.
‘말도 안 돼!’
‘신격이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그들의 뇌리에 이제까지 십중심을 위해서 벌여왔던 일이 생각이 난다.
특히 흑염의 절대자는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다.
“쯧! 되고도 남겠군.”
“!”
흑염의 절대 직감이 마신황제의 신격을 드러낸 차원창세신 코아가 마신족을 모두 제압하고, 강제로 직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인다.
흑염의 절대자의 직감만큼 신뢰성이 강한 권능도 드물기에 모든 십중심의 안색이 딱딱해진다.
다시 절대계 창조신장을 바라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진중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조금만 더하면 되오.
소멸을 각오하고, 출력을 올려주시오.
이 승부에 지면 당신만이 아니라 신족에게 미래는 없소.
멸족은 아니겠지만, 황금의 절대자는 절대로 창조신장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니 소수부족이 되고 말 것이오.”
“알…알고 있습니다.
하…하지만!”
이미 입가에 피를 흘리는 절대계 창조신장은 이미 전력이라도 말하고 싶었다.
황금의 불변에 이기려고 더 권능을 강화했다가는 신체의 죽음만이 아니라 신령까지 위험했다.
“약속하겠소.
더욱 권능을 높여준다면 당신이 소멸이 되더라도 신족은 부흥할 것이오.
이 내기에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면 내가 창조신장이 되어서 신족을 지키겠소.”
“커억! 컥!”
그 말에 창조신장의 눈빛에서 섬광이 일어난다.
‘창조주님에게 반란을 획책하는 십중심을 아무런 제재도 하지 못하고, 겁에 질려서 지켜보기만 하는 무력한 창조신장이다.
이렇게 정면승부를 할 수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신장이라면 다를지도 모른다.’
절대계의 누구도 너무나 강대한 힘을 가진 십중심에게 대항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맞상대할 수 있는 강자가 신족을 맡아준다면 반란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약…속하셨습니다.”
“계약으로 하겠소.
내가 창조신장으로 존재하는 한 신족에게 후퇴와 수치는 없을 것이오.”
그 말을 들은 절대계 창조신장은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해서 신력을 짜낸다.
화우우우우웅! 드드드드!
신력이 강화되자 동전이 굉음을 내면서 다시 앞면으로 고정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요.
만약 진다면 전혀 도움도 안 되는 마신족을 신족의 하위종족으로 삼아주겠소이다.”
“!!!”
이번에는 마신황제의 얼굴이 완전히 창백해졌다.
지금 발언이 진심임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저 상위세계의 마신황제가 마신족을 정말 신족의 노예로 만들려고 들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파악을 한다.
‘이런 시바! 정말 나를 소멸시킨 이후에 마신황제가 되어서 그렇게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오리진은 모든 권능의 중심이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마신황제가 되어서 마신족을 지원하지 않으면 그걸로 끝이었다.
‘도망갈까?
아니야.
반드시 쫓아와서 빼앗아갈 것이다.
광폭화를 쓰면?
제길! 차원창세신 코아도 마신황제다.
같이 광폭화를 발동하면 내가 진다.’
광폭화와 도주를 해도 같은 마신황제이라면 어디까지 피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기에 선택을 한다.
“나도 하면 될 것 아니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자신의 모든 마력을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보내는 선택이었다.
마도신인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신력보다 마력이 더 출력을 올릴 수 있기에 더욱 효과적이었다.
“후우우우우! 좋아! 너도 살려주마!
더 높은 세계로 올려주리라.
모든 신족과 마신족의 힘을 하나로 한다.
이것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진정한 힘이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등에서 빛의 날개와 암흑의 날개가 펼쳐진다.
휘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가진 스물일곱 쌍을 넘어서 두 배인 오십 네 쌍의 날개를 전개한 것이다.
바로 밀리기 시작한 황금의 절대자는 경악의 표정을 지었다.
“내 불변이 변할 수도 있는가?”
설마 했는데 영원체도 아닌 정신체에게 밀릴 줄은 상상도 못 했던 황금의 절대자였다.
이대로는 진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에반젤리의 깃발을 펼치려고 하려고 했지만, 다른 십중심의 시선에 멈칫거렸다.
특히 신족 출신의 십중심은 무엇인가 기대를 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내가 내기에 이기면 창조신장을 차원창세신 코아가 하게 된다.
갑자기 튀어나온 정체불명의 창조신에게 창조신장의 자리가 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십중심의 위협이 가능하게 만들겠지.’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끄는 신족이 어떻게 나올지 생각을 하자 머리가 어지러워진 황금이었다.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절대계가 무너질 각오를 해야 한다.’
같이 일해 본 경험으로는 힘이 부족하다고 얌전히 고개를 숙일 성향이 아니었다.
‘지금 신족처럼 압도적인 세력으로 압박하면 같이 죽자고 달려드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아직은 강력한 신족이 측정할 수 없는 전력과 예측불허의 성향인 차원창세신 핵심과 합세하면 어떻게 나올지 두렵기까지 했다.
‘으윽!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신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절대계의 멸망을 바라는 것이 아니야.’
황금은 반란 이후를 생각하면서 불변 권능의 강화를 망설이는 순간 승부가 결정이 나려 한다.
동전이 회전을 마치고, 앞면으로 넘어지고 있었다.
‘이겨서는 안 된다.
복수보다 앞으로 다가올 위협이 더 크다.
절대계를 통치하기 위해 만든 황금세력을 잃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져서도 안 돼!
내가 복수를 포기한다면 내 일족의 치욕스러운 최후는 누가 바꿀 수 있나?’
황금족의 멸망보다 파멸시킨 이유가 너무나 마음이 아픈 황금의 절대자의 불변이 다시 동전의 앞면을 뒤로 바꾸려 한다.
그 순간 흑염의 절대자가 의지를 보내왔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신장이나 마신황제가 되면 절대계가 초토화되는 끔찍한 전쟁이 일어난다.
우리가 결국 이기겠지만, 따르는 세력은 전멸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도 모든 신족과 마신족을 잃었는데도 포기를 하지 않아!
그와 우리의 영원한 전쟁이 시작된다.’
‘!’
십중심이 신족과 마신족을 전멸시켰어도 차원창세신 코아는 결국 못 잡았으며 계속 싸우게 된다는 뜻이었다.
황금의 절대자가 그 참상을 떠올린 순간 불변 권능이 동전에서 물러났다.
‘아아! 나의 황금족이여. 이 못난 수장을 용서하라.
과거의 복수와 복권을 위해서 현재와 미래를 희생할 수는 없었노라.’
황금의 절대자의 눈에서 한 방울의 눈물이 떨어진다.
빙글! 탁!
황금의 절대자가 고뇌하며 망설이면서 자신의 패배를 결정하는 순간에 영원동전은 드디어 앞면을 보이고 멈추어 버린다.
“….”
“….”
“….”
아무리 동전을 통한 권능대결이지만, 황금의 패배를 지켜보게 된 모두가 침묵한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등에 솟아난 날개가 피를 품어낸다.
푸하하하하하-!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신력과 마력을 지원받아서 만들어낸 날개들이 분해되면서 피 분수를 품어냈다.
승리를 만끽하기도 전에 즉사할 정도로 타격을 받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비틀거리면서 투덜거렸다.
“크으으으으! 모두 근성이 없구나.
마지막에 손을 놓으면 어떻게 하나?
나 혼자 감당하느라 모두 같이 끝장날 뻔했다.”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대답은 없었다.
한계를 뛰어넘은 출력을 발휘한 창조신장은 죽지는 않았으나, 엄청난 타격을 받아서 영광의 자리 아래에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었다.
“으으으으으으윽!”
주변의 고위 창조신들이 달려들어서 창조력을 쏟아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신황제도 죽을 듯이 바르르 떨면서 검은 피를 입에서 바닥으로 쏟아낸다.
“커어어어어억!”
이들의 힘을 받아서 전력을 초과하여 한계를 넘은 권능을 발휘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상세가 더 심했다.
퍼퍼퍼퍼엉! 지지지지지지지직-!
억지로 늘렸던 날개들이 폭발하면서 붕괴한다.
그리고, 신체 여기저기에서 균열이 일어나면서 지금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과다출력으로 인한 신체 붕괴라는 일반 창조신이면 즉사할 타격을 입고도 미친 듯이 웃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쿡쿡쿡쿡! 이 신체로는 무척 무리했지만, 이 정도로 내가 죽을 것 같으냐?
십 중 팔이 완성되었다.
이제 눈 앞이다.”
신체가 붕괴하는 속도보다 더욱 빠르게 회복하면서 버티는 모습을 지켜보는 십중심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십중심 중 최강이 분명한 황금의 절대자의 패배를 알리는 동전의 앞면을 지켜볼 뿐이었다.
‘소마와의 승부가 남아있지만, 황금의 절대자가 어떤 이유로든 졌으니 승부는 보나마나다.’
그런데 영원동전에 이변이 생긴 것은 그때였다.
퍼석!
동전이 두 동강이 나더니 산산조각으로 붕괴하여 소멸한다.
잠시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은 십중심들은 한마디씩 했다.
“결국에는 부서졌군.”
“황금의 불변을 거슬리고서 무사할 수는 없지.”
“아무리 하위 권능이 합세한다고 해도 상위의 권능을 초월할 수는 없다.”
“원래 무리였어요.”
“이렇게 되면 결과가 어떻게 되지?”
“앞면을 보이고서 소멸했다.
그럼 차원창세신 코아의 승리가 아닌가?”
“미묘하군.
차원창세신 코아가 준비해온 동전이 견디지 못했으니 승리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그 말에 붕괴하려는 몸을 겨우 수습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급하게 동전의 파편을 회복하려 했지만, 깔끔하게 사라진다.
부스스스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무리 창조력을 동원해도 반응하지 않는 손바닥에 남은 영원동전 찌꺼기를 꼭 쥐고서 외치기 시작했다.
“이이이이! 언제나 마지막 마무리가 문제야!
또 이렇게 되다니?
왜 난 항상 이 꼴이야!”
과거에 어떤 일을 회상하는지 모르지만, 한(恨)이 흘러넘치는 목소리였다.
그렇게 가루가 되다가 완전히 존재가 사라진 영원동전을 쳐다본 소마(笑魔)는 웃으면서 묻는다.
“후후후! 승부를 결정지은 동전이 없어졌다.
이러면 무승부가 아닌가?
황금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무효로 하고, 다시 승부하겠는가?”
처음부터 내기 동전의 선택권을 가진 차원창세신 코아가 유리한 승부였다.
그러니, 다른 동전으로 하면서 황금의 절대자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반드시 이기겠지만, 소마(笑魔)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르지만, 절대계 마신황제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벌벌 떠는 모습을 보니 흥미가 사라졌다.’
모두가 황금의 대답을 기다렸다.
“….”
그런데 무엇인가 허탈하면서 속이 시원한 표정을 지은 황금의 절대자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
패배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였다.
“후후후! 정말 많이 변했기는 했군.
차원창세신 코아여! 너의 승리다.
권능의 정점인 황금과 내기해서 이겼으니 자랑해도 좋다.
이제 나와의 승부로구나.”
영원동전은 사라졌다.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모습을 쓱 흩어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판단한다.
‘약해빠진 저 녀석들이 회복하려면 한세월이 걸린다.
다시 만들기는 글렀다.
그리고, 너무 설쳤어.’
당연히 자신을 죽이겠다고 달려들 줄 알았던 황금의 절대자가 허공을 공허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으니 오싹하기까지 했다.
비상사태였다.
‘아오 시바! 위험해!
이러다 내 목부터 날아가겠다.’
잠시 생각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제가 어찌 사장님들에게 계속 도전하겠습니까?
동전내기는 소마(笑魔) 사장님이 이기신 것으로 하시지요.
다만 절대계 마신황제의 목은 제가 준비할테니 합류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양손은 어느새 가슴 앞에서 맞잡고, 비비려는 아부의 자세였다.
“필요하시면 소마(笑魔) 세력에 합류하지 않는 마신족도 싹 쓸어서 바치겠습니다.
이 기회에 전력강화도 하시지요.”
“….”
언제든지 도주할 차원권능의 준비를 마친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본 소마(笑魔)는 피식 웃으면서 가면 속에서 검은 동전을 꺼냈다.
“훗-! 모처럼 힘들여 준비했는데 안 할 수가 없지.”
우우우우우우웅-!
무시무시한 마력이 동전에서 품어져 나온다.
검은 동전을 손가락에 끼운 소마(笑魔)는 여성의 목소리로 크게 웃으면서 말한다.
“오호호호호호호! 참으로 재미있구나.
황금과 직접 싸울 수 없으니 내기로 이기겠다는 생각은 너와 같았다.
이 동전도 그 준비물 중 하나란다.
그런데 결과가 달랐어.
어떤 내기를 해도 나의 패배는 예정되어 있었지.”
소마(笑魔)의 목소리가 패기가 넘치는 젊은이의 목소리로 변한다.
“참으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절대계에서 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던 황금의 절대자가 상대이니 말이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설마 간사한 말과 막 나가는 성향으로 협박하여 복수를 포기하게 해서 이길 줄이야?
도전하지 않은 나보다 네가 분명 낫다.
그러니 오너라.
이번에는 나를 이겨보아라.”
“졌습니다!
제가 어찌 소마(笑魔) 사장님에게 덤비겠습니까?”
재빨리 차원창세신 코아가 고개를 숙이자 소마(笑魔)는 살기를 품어내면서 말한다.
“내게는 그런 가식이나 위장이 안 통한다.
내기의 내용을 바꾼다.
이제 마신황제의 목은 필요가 없다.
지면 너의 목을 내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