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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387화 (1,387/1,533)

<--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서로 잡아먹을 듯한 살기가 넘치는 시선을 교환한 회색의 절대자와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력과 마력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투하하하하하하하-!

차원창세신 코아의 흑마력이 상극인 무색의 신력과 만나 회색으로 변해가면서 주변 영역을 급격하게 잠식해간다.

공간 자체가 변질하여가는 사실을 확인한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다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닿으면 우리도 위험하다.”

“물러난다.”

이렇게 될 것 같아서 만나는 장소를 거의 아무것도 없는 폐기된 구역으로 하기를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충돌도 확인했으니 이제 물러나려고 했는데 긴급 연락이 들어온다.

수신 거부도 안 되는 강제통신이라서 받으면서 신경질을 내면서 외쳤다.

“이런 위급할 때에 누구냐!

무례한 일이다.”

“…나일세.”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중후한 음성에 재빨리 고개를 숙이는 창조신장이었다.

“헉! 대신(大神)님! 죄송합니다.

여기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파악을 못 했습니다.”

창조신장이 신족의 대표라고 하지만, 십중심 중 네 명을 통솔하는 대신(大神)에게 비할 바가 아니다.

그리고, 워낙 입은 은혜가 컸기에 지극히 공손한 대답이었다.

“괜찮네.

이해하고 있지.

거기 상황은 어떤가?”

그 말에 절대계 창조신장은 회색의 절대자와 차원창세신 코아가 본격적으로 붙기 위해서 서로의 마력과 신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다시 보았다.

우우우우우우우웅! 화아아아아아아! 사사사사사사!

마력은 세계를 부정하며 신력은 긍정한다.

그리고, 중앙에 모든 것이 섞인 혼돈의 회색은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저기에 말려드는 순간 하위 존재는 단숨에 무엇이 될지 알 수가 없었다.

“안…안 좋습니다.

여기는 위험하니 떨어져서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너무나 강대한 힘의 여파에 질려서 힘겹게 대답한 절대계 창조신장이었다.

그 말에 대신(大神)의 음성이 울린다.

“몹시 어렵겠지만, 중계를 해주게.”

“옛!?”

갑자기 연락이 왔을 때부터 이럴 거라 예상은 했던 일이다.

그러나, 저 둘이 전투를 중계하면 과연 자신이 무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에 대답을 망설인다.

“그…그것이 저로서는 힘듭니다.”

“부탁하겠네.

나와 우리는 여기서 움직여서는 안 되지만, 상황파악은 반드시 해야 하네.”

십중심이 발호하는 지금은 누구나 피하려고 하지만, 창조신장까지 이끌어준 대신(大神)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대신(大神)의 부탁을 거절하고 난 이후에 멀쩡했던 신족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도 문제였다.

‘거부하면 후환이 두렵다.

신족과 일족을 생각하면 여기서 내가 소멸하는 일이 있어도 중계해야 해.’

절대계 창조신장의 암울한 시선은 꽁지가 빠지게 도주하는 절대계 마신황제를 쳐다보았다.

마신족 특유의 위기 감각이 여기가 죽을 장소라는 것을 감지하듯이 지독하게 빠른 후퇴였다.

‘저……저런! 마신황제는 놓칠 수 없다.’

둘이 동시 소멸하면 절대계도 사라진다.

그렇기에 서로는 경쟁자이면서 목숨을 보증하는 지표이기도 했다.

‘둘 중 하나가 소멸하면 남은 하나는 절대적인 지원을 받는다.’

자신이 소멸하면 존재를 보장받은 마신황제가 설치기 시작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저절로 이가 갈린 창조신장은 바로 통신에 외쳤다.

“너무 여파가 강해서 저 혼자로는 중계는 무리입니다!

마신황제가 있어야지 영상까지 보낼 수 있습니다.”

“중계만 하는데 마신황제까지 필요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절대계 창조신장의 써클이 거의 십사 써클에 도달했음을 아는 대신(大神)을 설득하는 대신 전투 장면을 비춘다.

잠시 말이 없어진 대신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후우우! 그렇군.

차원창세신 코아가 역시 숨겨둔 힘이 십사 써클이었어.

허어! 이걸 어쩐다.

앞으로의 절대계를 생각하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전투인데 말이야.”

상위 써클의 전투를 하위 써클이 중계할 수 없다.

주신 이상만 되어도 왜곡된 현실로 인하여 기록이 불가능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의 힘을 파악하면서 회색의 절대자의 정체까지 확인할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십중심의 조치는 신속했다.

“곧 보내주지.

계열이 다르지만, 여기서 움직일 방법이 있지.

소마(笑魔)가 나서주겠나?”

“궁금하기는 나도 마찬가지이니 그렇게 하겠다.”

마도의 정점인 소마(笑魔)의 말은 마신황제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겨우 동전 내기로 목숨이 왔다 갔다 했기에 기가 확 죽은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삼엄한 경고가 보내진다.

“마도를 익힌 존재가 무조건 도망만 치면 용서하지 않는다.

모든 마력을 빼앗기고, 영구봉인을 당하기 싫으면 와서 중계를 도우라.”

“!!!”

소마(笑魔)가 상위의 마력으로 강제로 통화를 연결하면서 쏘아붙인 말은 마신황제에게 분명히 전해진다.

“….”

과연 통했다.

아득하게 멀리 도망쳤던 마신황제가 벌레를 문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창조신장을 한번 노려보면서 욕을 했다.

“아오 시바. 분명히 너지?

같이 죽자 이거지.”“같이 살자는 거다!

나를 도와!

어차피 내게 문제가 발생하면 다음은 분명히 너다.

선대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잊지 마라.”

“이거 분명히 협박이지.

신족이면서 마신족보다 더하네.”

투덜거리면서도 마력을 집중해서 중계를 시작한다.

혼자라면 전투 여파를 못 견딜 것 같지만, 둘이라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얼굴이 창백해졌다.

“으헉! 저게 무슨 마력이야!”

“으윽!”

절대계 마신황제조차 경악할 정도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흑마력의 위력이 높아진다.

과과과과과과과과과!

단순한 마력의 방출인데도 거대한 폭포가 하늘에서 땅끝으로 떨어지는 굉음이 울린다.

좌자자자자자-!

검은 로브가 펄럭이다가 견디지 못해서 갈기갈기 찢겨나간다.

그리고, 지독할 정도로 완벽하게 단련된 근육질의 상체가 드러난다.

휘이이이이잉-!

전신을 휘감은 마력이 마치 투기처럼 근육을 강화하기 시작한다.

“후아아아! 마도 오라.”

우지지지지직! 우두두두두두!

마력에 반응한 근육이 약동하면서 뼈와 관절이 신축되는 소리가 울린다.

“나는 흑마법 근원학파의 종주!

모든 투기와 살기는 마력이 되어서 나의 힘이 된다!”

회색의 절대자가 방출했던 기세조차 마력으로 바꾸어 집어삼킨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가 전진을 시작한다.

“흑마도사는 모든 현자계열 중 최강이다!”

슈가가가가가가가-! 투가가강!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에 회색의 영역으로 변질이 되었던 모든 영역이 두 동강이 나면서 파편이 튕긴다.

파괴된 세계의 파편이 자신들을 덮쳐오자 기겁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비명을 지르면서 방어막을 친다.

“우아아악! 막아!”

“제길! 내가 이럴 것 같았어.

구경조차 목숨을 걸어야 할 것 같았다고!”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이런 종류의 파편은 절대계의 구성요소조차 뒤흔들 수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수습한다.

꽈아아아아아앙-!

두 명이 전력으로 부서진 세계의 파편을 수습하기 시작한다.

두둥! 두둥! 두둥!

시꺼먼 마도 오라를 신체에 두르고, 천천히 걸어오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지켜본 회색의 절대자는 혀를 찼다.

“쯧! 진짜 흑마도사로서 십사 써클에 도달했군.

이러면 상황이 안 좋군.

안 좋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회색빛의 눈동자가 허공을 응시한다.

“손대중할 수가 없겠어.”

구구구구구궁! 구구구구궁! 휘이이이이잉-!

흑마도사의 위력을 무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모든 우주 공간에 어마어마한 숫자의 권능과 마도를 나타내는 빛의 진형과 문양이 생겨나면서 회색의 절대자를 노린다.

더 접근하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물씬 풍기는 준비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반색을 하면서 반긴다.

“이게 회색의 무영창(無詠唱)과 동시영창(同時詠唱)의 진짜 위력인가?

크큭! 이래야지!

이제야 겨우 보인다.

좋아! 그럼 서로 맨 밑바닥까지 바라볼까?”

차원권능이 집중된 눈동자가 이제 황금으로 만든 것처럼 빛난다.

회색의 절대자의 무영창을 습득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고 있던 것이다.

“그쪽이 먼저겠지.”

더는 얕보는 말투를 쓰지 않는 회색의 절대자의 눈동자의 황금빛이 어린다.

우우우우우웅!

상대를 전력으로 분석하는 시도는 회색의 절대자도 같았다.

의외로 엄청난 분석력을 보이는 차원권능이라서 인스톨을 취소하지 않고서 적을 관찰하는 중이었다.

현자의 전투는 상대의 권능을 분석하여 약점을 파악하는 순간 끝나기에 서로 전력을 다하는 중이었다.

“간다!”

“오라!”

이제 탐색전과 서로의 권능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

남은 것은 자신의 분석결과를 믿고서 하는 격돌이었다.

권능과 마도의 집중포화가 준비된 앞으로 마도 오라를 두른 차원창세신 코아가 돌진한다.

그와 동시에 회색의 절대자가 가볍게 손짓을 하자 수많은 빛줄기와 암흑이 마주쳐간다.

그렇게 충돌하는 순간 엄청난 굉음이 울렸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앙-! 파지지지직! 꽈가가가강-!

십사 써클의 마력과 신력이 격돌하는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폭풍 앞의 가랑잎처럼 날려졌다.

“우아아아! 밀린다.”

“아아! 제길! 이런 꼴을 당하려고 내가 마신황제가 되었나?”

십중심만 없으면 자신들은 절대계에서 최강의 존재들이었는데 지금은 중계하는 것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판국이었다.

“진짜 자괴감이 드는구나.”

“마력이나 올려!”

그렇게 한탄을 하면서 악착같이 버티느라 통신에 할양할 권능이 부족해지자 화면이 일그러지면서 중계가 끊긴다.

갑자기 영상이 안 보이자 성질이 바짝 오른 흑염의 절대자가 원탁을 주먹으로 두들겨서 부숴버린다.

꽈아아앙! 꽈아아!

흑염의 직감이 십중심이 저기로 가는 순간 차원창세신 코아가 준비한 회색 등용계획이 깨진다고 하니 꼼짝할 수 없지만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십중심의 전투는 보기만 해도 엄청난 득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항상 적대하던 회색의 절대자의 전투라면 놓쳐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왜 이렇게 약해!

창조주를 대리한다는 놈들이 겨우 전투 중계조차 제대로 못 해!

저것들부터 모두 갈아버려야 해!”

분노한 흑염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지만, 누구도 옹호하지 않는다.

말은 하지 않지만, 신족 출신의 십중심까지 똑같은 심정이다.

‘직접 전투도 아니고, 원거리에서 중계까지 못 할 줄이야.’

‘심각한 수준 차이다.’

‘둘이 힘을 합치면 동등한 십사 써클인데도 너무 무력하군요.’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약해서 제대로 전투를 지켜볼 수 없게 되자 내심 마음이 편치 않은 황금의 절대자와 소마였다.

저들이 저렇게 약해진 이유가 자신들에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음. 괜히 선대를 처단했군요.

저렇게 약하면 적으로도 쓸모가 없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내버려 둘 걸 그랬다.’

서로 협상을 맺어서 복수와 징계로 전대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번갈아가면서 소멸시켰다.

그런데 새로 임명된 존재들이 미숙하여 영 시원치 않은 것이다.

그들의 귀로 흑염의 절대자가 아우성치는 소리가 울린다.

“으아아아아! 제길! 이런 걸 볼 기회를 놓치다니!

왜 내가 가면 안 된다는 거야!

정말 미치겠네.”

잡음과 일그러진 영상만 가득했던 화면을 죽일 듯이 쳐다보던 흑염의 절대자가 환호한다.

“돌아왔다!”

치이이이!

격돌의 여파가 사라지면서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안정을 되찾았는지 영상이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십중심들도 체면을 무시하고, 모두 화면 앞으로 모인다.

그런데 그들의 눈에는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진다.

“뭐야? 이거!

끝났잖아!”

“이…이럴 수가?”

“회색의 절대자가 패배할 리가 없는데?”

결판은 분명히 나 있었다.

주변의 별의 빛조차 사라진 마력의 암흑 속에서 파란빛만이 번득인다.

구구구구구-!

상체가 완전히 날아간 회색의 절대자의 하체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분해된다.

그리고, 온통 파란색의 막을 드러낸 차원창세신 코아가 그 뒤에서 상체를 앞으로 숙인 채 뒤돌아서 있었다.

어떤 공격을 받았는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피부가 벗겨지고, 내부 방어막이 전부 드러난 끔찍한 상태였다.

내부도 굉장한 타격을 받았는지 휘청거리지만, 입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크크크큭! 무영창이고 나발이고 쓰는 존재가 시원찮으면 끝장이다.

태어나서 이제까지 은거만 했다면 결국 학자 나부랭이다.

절대로 전사가 될 수 없지.”

파란 방어막 위로 급속하게 피부가 덮여가고, 머리카락이 자라난다.

슈하아아아아아-!

금속처럼 보이는 파란 방어막 위로 생체조직이 덮여가면서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얼굴형상이 뚜렷해지자 숨길 수 없는 기쁨이 어려 있었다.

“방구석 폐인이다.

그 주제에 어딜 감히 용병신으로 잔뼈가 굵다 못해 하늘을 뚫을 기둥을 세운 내게 정면으로 덤벼!”

검은 로브까지 다시 만들어 입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뒤에서 먼지로 변해서 사라지는 회색의 절대자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오직 정면을 주시하면서 양손을 활짝 펴고, 크게 웃을 뿐이었다.

“킬킬킬킬킬! 이게 현자의 정점인 회색의 절대자라니?

겨우 이걸로는 무리지 무리야.

크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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