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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400화 (1,400/1,533)

<--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연산력의 보조만 했지만, 아이언의 움직임을 더는 감당할 여력이 없던 그녀는 애원하기 시작한다.

“흐윽! 흑! 아아! 제발 그만! 흐윽!”

이제 커다란 신음도 낼 힘이 없어서 거침 숨만 겨우 몰아쉬는 크롬 공주였다.

그러자 아이언은 아쉬움의 한숨을 쉬면서 크롬 공주의 엉덩이를 쥐고 있던 양손에 더욱 힘을 가해서 최대한 파고든다.

“!!!”

자궁의 가장 안쪽에서 맥동하는 아이언의 성기를 느낀 그녀의 눈동자가 한없이 커졌다.

꾸우우욱!

크롬 공주의 감각에 아이언의 성기의 끝에서 힘찬 분출이 시작되려 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넣어줄게요.”

“안…안 돼요!”

다급하게 거부하면서 몸을 빼려고 했지만, 책의 탑과 아이언의 신체 사이에 낀 그녀는 피할 방법이 없었다.

“흐읍! 가요.”

“아아! 안에 하시면 안 돼요!

흐으으윽!”

그녀의 만류는 너무나 늦었다.

푸푸푹! 푸슉! 푸슉!

마침내 정기의 힘찬 분출이 그녀의 몸속을 가득 채워간다.

“아아아! 아아아!”

신령 상태이지만, 질내사정을 당한 절망인지 아니면 끝없이 이어지던 쾌락이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인지 모를 비음이 계속 흘러나온다.

자궁 속에 부어진 아이언의 대량의 정기 탓인지 약하게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고, 알몸이 바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부르르르륵!

그것은 화려한 절정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등 뒤에서 백금빛으로 빛나는 빛의 날개가 여섯 쌍이 전개된다.

상급신의 증거였다.

화아아아아아! 다당! 다다다다앙!

활짝 펼쳐진 크롬 공주의 백금빛의 날개가 황금 책 탑의 이 층을 비추자 영역 내의 자물쇠와 쇠사슬이 일제히 해제되기 시작한다.

“오! 역시 하실 수 있잖아요.”

아이언은 기뻐하면서 성기에 힘을 더 주어서 그녀의 안에 방출한 정기가 새어나지 않게 조치해주었다.

질벽과 자궁의 입구를 더욱 확장하는 아이언의 성기의 팽창에 크롬 공주는 절정 중에서도 외친다.

“아아아아앙! 더 커지면 못 견뎌요.”

“할 수 있어요!”

신령 전체가 터져나갈 것 같은 충만감이 무서울 정도였으나, 승급이 준 열락의 감각은 너무나 컸다.

“아아아아아아! 흐으으윽!”

그래서, 아이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양다리로 허리를 꼭 감고서 매달렸다.

자신의 자궁 속에 들어온 정기는 아이언이 성기로 꼭 막았기에 유출의 걱정은 없었다.

“흐으으응! 흐으응!”

신령을 휘감는 강대한 정기에 기분 좋은 비음이 흘러나왔다.

그녀의 엉덩이와 둥글게 열려있는 항문을 쓰다듬은 아이언은 정보행성 코아로부터 이탈한다.

‘아무리 강해진 신체라고 해도 사용을 하지 않아서 굳어버린 연산력으로는 이 이상의 암호해석은 무리다.’

더구나, 연산을 보조하던 크롬 공주가 상급신으로 승급했으니 신체와 신령을 조정할 시간도 필요했다.

‘조력자가 더 필요해.’

그렇게 아쉬움은 남기면서 떠나는 아이언의 뒤로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열 개의 책의 탑이 존재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장엄한 탑이 있었다.

어떤 탑보다 높지는 않으나 가장 광대하면서도 넓은 면적을 차지한 백색의 탑이었다.

그것은 절대계의 역사에서 최강의 초월자이자 ‘파워 오브 엠블렘’의 바람의 절대자와 바람가의 기록이자 분석결과이다.

창조주에게 직접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자격을 얻었던 강자가 가부좌를 한 사당의 마당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나간다.

드드드드드득! 구구구구구궁!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구멍의 안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화산처럼 검은 불길이 치솟는다.

얼마나 깊숙이 땅속에 박혀 들어갔는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를 무형의 투기로 박아넣은 바람의 절대자는 약간 망설이고 있었다.

“내버려 두자니 위험하고, 처단하자니 그 재주가 아깝구나.”

아마도 다시는 얻지 못할 명품 향의 산과 차원창세신 코아가 흑염 권능으로 엎드리면서 버티던 모습을 번갈아 생각한 바람의 절대자는 긴 한숨을 쉬었다.

“후우우우. 끈질기구나.

직접 나서지 않는 다른 십중심의 심정을 알 것 같군.”

구멍 속에서 악착같이 기어오르려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기색이 아직도 느껴진다.

흑염의 권능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지쳤으면서 이 정도의 투기 압력을 견디고 있다니 놀랄 정도였다.

‘이미 탈진상태다.

이대로 행성 중앙 핵에 처박아서 덮어버리면 아무리 고위 창조신이라고 해도 자력으로 탈출은 무리다.

죽지 않았으니 신계를 통한 부활도 불가능하지.’

신족은 순수한 정신체라서 행성 표면에서 십 분의 일로 약해진다.

또한 죽으면 부활하니 신체에 치명상을 입혀서 신령을 행성의 중앙 핵에 직접 쑤셔 넣는 방법이 봉인방법의 정석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 명품 향을 만들 수 있는 존재가 또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 어느 정도 사정을 봐주고 있었다.

바람의 절대자의 눈빛이 명품 향을 향하고 빛나자 수백 개의 향이 일제히 풀려나오면서 사당의 향로에 박힌다.

핏! 파파파파파파!

각 위패 앞에 놓인 작은 향로에 꽂힌 향에서 일제히 불꽃이 튀면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사당 전체를 감도는 향 연기에 위패들이 진동하기 시작한다.

후르르르르르르-! 파파파파파파-!

등에 메고 있는 파멸유혼검(破滅有魂劍)마저 만족하듯이 경련하자 바람의 절대자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이런 격렬한 반응이 오다니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사태였다.

“….”

더없이 향기로운 연기를 맡으면서 잠시 말이 없던 바람의 절대자는 더욱 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휴우우우우우! 그렇게 만족스러우십니까?

그러나, 저희가 포기한 흑염 권능까지 엉성하게라도 익혀낸 굉장히 위험한 존재입니다.

그러고도 이렇게 이성을 유지하고 있으니 이대로 봉인을 해야 합니다.”

위패와 목검에서 더욱 거센 진동이 일어난다.

파파파파파파파!

진정되지 않는 모습을 보더니 땅이 꺼질 기세로 연신 길게 숨을 내쉬던 바람의 절대자는 영상통화를 연결한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면서 나온 인영에게 인사를 한다.

몸 전체와 얼굴을 반투명한 장막으로 가려서 희미하게 윤곽만 보였으나 도저히 숨길 수가 없는 폭발적인 몸매는 매혹적인 여신임을 짐작하게 했다.

“대수(大手)님. 갑자기 연락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공손하게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하는 바람의 절대자에게 대수(大手)도 똑같이 인사를 하면서 대답한다.

“‘파워 오브 엠블렘’께서는 여전히 겸손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무슨 일이신가요?”

“도움을 요청할 일이 있습니다.”

그 말에 장막 안의 고개가 조우로 흔들렸다.

“절대계에서 홀로 존재하실 수 있는 바람의 절대자께서 대수(大手)인 저에게 도움이라니요?

저는 창조력 외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을 아실 텐데요?”

“바로 창조력에 대한 부탁입니다.

이 향의 복사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타고 있던 차원창세신 코아가 바친 명품 향을 그대로 화면 너머의 대수(大手)에게 보낸다.

그리고, 향을 넘겨받은 그녀는 장막 안에서 잠시 살펴보다가 말한다.

“이 향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만든 물건이군요.”

“그렇습니다.

복제를 해주시면 그만큼의 도움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장막 안에서 대수(大手)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호호호호! 겨우 향을 만드는 일로 ‘파워 오브 엠블렘’에게 빚을 지울 수 있다니?

어떻게든 만들어드리고 싶은데 똑같이는 무리예요.”

“예?”

절대계에서 최강의 창조력을 가진 존재가 바로 대수(大手)다.

‘대수(大手)의 창조력은 창조주조차 넘어서 있다!

그런데 불가능하다니?’

겨우 향의 복사가 안 된다는 말에 놀란 바람의 절대자에게 그녀는 향을 들어 올리면서 분해를 시작한다.

파아아! 화아아아! 우우웅!

향에서 신력과 마력, 투기가 동시에 튀어나오면서 흩어진다.

손에서 소용돌이치는 세 가지 힘을 보여주면서 아쉬운 기색이 역력한 말투로 설명해주었다.

“역시 차원창세신 코아답군요.

목이 잘려도 살아있는 상태로 만든 것과 같아요.

신력으로 재료를 만들고, 마력으로 정련했으며, 투기로 조합해서 만든 기적과 같은 신물입니다.

창조력만 있는 저로서는 완벽한 복제는 무리예요.

그대로 복사해도 나오는 물건은 원하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신력과 마력, 투기를 동시에 조합해서 만든 향이였군요.”

그제야 왜 위패와 파멸유혼검이 그렇게나 기뻐했는지 깨달은 바람의 절대자는 난감해졌다.

‘대수(大手)님이 불가능하다면 누구도 이 향을 만들 수 없다.

사이안님도 아마 힘들겠지.

가급적 차원창세신 코아를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들어드려야 하는데 안 되겠군.’

위패에 좋은 향을 모시는 일은 십중심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보다 더욱 중요했다.

“곤란한 상담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이 빚은 갚겠습니다.”

“부담을 가지지 마시고,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서로 미소를 지으면서 통신을 끊는다.

다음에 마당에 뻥 뚫린 구멍을 쳐다본 바람의 절대자는 무형의 기세를 중지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고서 사색에 들어간다.

한참 후에 구멍 가장자리에 양손이 올라왔다.

필사적으로 기어오른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탁! 탁!

그는 흑염 권능으로 저항하다가 한없이 쏟아지는 무형의 기세를 못이기고, 행성의 중앙 핵까지 눌러졌다.

그러다가 무형의 압력이 사라지자 겨우 신체를 구멍 밖에 끄집어내고서 거친 숨을 몰아쉰다.

“헥! 헥! 또 묻힐 뻔했네.”

“….”

그런 그의 모습을 바람의 절대자는 쳐다보지 않고서 사색에 들어간다.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숨을 고르고, 다시 엎드렸다.

별의 마도를 다루면서 몇 번이나 본 행성의 중앙 핵에 봉인될 뻔했으니 어이가 없었다.

‘원래 초월자였으니 망정이지 중앙 핵의 인력에 꼼짝없이 봉인될 위기였다.

그런데 이런 봉인방법도 있었나?

정신체인 신족에게는 그야말로 극약이군.

역시 바람가에게는 도저히 안 돼.’

황금의 불변(不變)이 현실을 부정하는 마도에게 천적이라고 하지만, 신력과 투기로 어떻게든 대항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마도신 이상의 다양한 오의와 전투경험이 있는 바람가의 가주는 넘을 수 없는 산맥이었다.

‘일단 큰 고비는 넘었다.’

구멍 옆에 엎드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향로에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는 향을 느꼈다.

그리고, 왜 봉인 직전에 풀어주었는지 깨닫는다.

‘역시 저 물건이 통했다.

바람가에게 인간들의 제사에 쓰이는 향이나 제기(祭器)가 중요하다는 일대 회색의 절대자의 자료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대처였어.’

저 향은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특제품이었다.

다른 십중심들이 만들 수 없으니 최소한 봉인을 당하거나 말소의 위험이 사라진 것이다.

물론 의문은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제사에 집착하지?’

하나의 향이 다 타서 재만 남자 눈을 뜬 바람의 절대자는 새로운 향을 다시 피웠다.

그리고, 똑바로 바라보면서 묻는다.

“이 정도 수준으로 제기(祭器)도 만들 수 있느냐?

이 향처럼 신력과 마력, 투기가 혼합되어야 한다.”

“물론입니다! 어르신!”

고개를 들고서 힘차게 대답한 차원창세신 코아를 언짢은 표정으로 쳐다보는 바람의 절대자였다.

오른손을 쥐었다가 피고, 다시 향을 집어 들면서 말한다.

“너는 정말 아슬아슬했다.

특이한 창조력이 살려준 줄 알아라.

그러나, 시험은 하겠다.”

“!?”

바람의 절대자에게 불어온 바람이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느껴졌다.

사아아아아아-!

여름이었으면 시원하다고 느낀 산들바람인데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지독한 오한을 불러왔다.

그리고, 뼈와 근육, 관절이 동시에 비틀려 나간다.

우두두두두두둑! 우지지지지지직!

엎드린 신체의 관절이 마구 휘어지면서 근육에 찢겨 나가려 했다.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무영창으로 무한대로 퍼부어대던 권능조차 견디던 신체 내부의 청색 보호막이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건 외부에서 전해진 공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크아아아아! 무엇인가에 당했어!

신력과 마력, 투기가 전부 제멋대로 날뛴다.

이대로는 신체가 터져나간다.

뭐야!

이게 뭐야?’

오만 년 동안 바람가 마도신과의 대련에서 가장 비슷한 오의를 찾아낸다.

‘전신파도격(全身波濤擊)이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제압기(制壓技)인데?’

모든 대련이 가볍게 휘두르는 목검으로 한 대만 맞으면 끝이었다.

그럼 관절이 역방향으로 꺾이고, 근육이 멋대로 수축하면서 땅바닥을 수없이 뒹굴게 된다.

그걸 보면서 피하는 재능조차 없다고 더 두들겨 패던 마도신의 오리진을 생각하던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소리가 떨어진다.

“바람가 오의 전신파도격(全身波濤擊).

나의 권은 바람을 부르고, 모든 흐름을 가르고 해체 시킨다.

여기에 적중된 존재에게 남는 것은 산산조각이 난 시체뿐이다.”

“!!!”

전신파도격(全身波濤擊)이 원래 살인기(殺人技)였는데 제압기(制壓技)로 바뀌었다는 뜻이었다.

끼이이이이! 으지지지지지지!

이제 정말 부러질 기세로 휘어지는 뼈와 근육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러나, 바람의 절대자는 엄숙한 얼굴로 선언한다.

“이것에 살아남는다면 너는 존재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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