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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403화 (1,403/1,533)

<--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모든 자료 공개는 절대계의 원칙이다.

하지만, 이번만은 예외를 두어야 할 것 같았다.

‘십중심의 개인 자료 유출은 확실히 위험하다.’

여기에 권능을 분석한 내용의 상세함이 굉장한 수준이어서 왜 보안체계와 암호가 걸려는지 깨달은 아이언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제약이었다.

그러나, 굳어버린 연산력 덕분에 책 탑을 오르려면 유모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유모들이 확실히 은하 최고의 과학자 출신의 초월자들답게 연산력이 뛰어나.

그러나, 지구력이 부족해.

지금처럼 쉬게 해주지 않으면 파탄이 난다.’

황금 책 탑에서 크롬 공주의 상황을 보면 한꺼번에 이 층 돌파가 한계로 보였는데 올라가야 할 층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책 탑이 열 개나 되었다.

‘같이 책 탑을 오른 유모가 휴식하는 동안 암호해석은 중지가 된다.

이러면 크롬 공주 외에 다른 유모의 도움도 얻어야 한다.’

십중심의 분석자료는 한계에 슬슬 부딪히기 시작한 은하유성 아이언에게는 돌파구였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기에는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유모들과의 관계를 급진전할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여신들에게 정기교류를 통한 신력과 권능향상은 언제나 잘 통하지.

더구나, 절대 권능에 대한 자료는 아직 권능이 제대로 확립이 안 된 하위신에 불과한 그녀들은 절대로 외면할 수 없는 미끼다.

크롬 공주의 발전을 보면 삭월(朔月)의 시즈지조차 거부할 수 없겠지.’

그녀가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폐관을 끝내고 나온다 해도 일 단계 승급인 중급신이 한계였다.

그런데 상급신이 되기 시작한 크롬 공주를 보면서 엄청나게 갈등할 모습이 보였다.

‘이걸 잘 이용하면 시즈지가 스스로 쓸데없는 지성체 시절의 기억을 제약하고, 삽입금지 계약을 스스로 파기하게 할 수 있다.

권력욕과 지배욕이 강한 프롬 여제는 비약적으로 강해지는 방법을 알면 오히려 반기겠지.

변해가는 애인 때문에 망설이는 에메랄드 여황도 크롬 공주가 알아서 설득할 거야.’

가족을 끔찍이 사랑하는 크롬 공주라면 그녀들의 포섭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주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아직 태도와 입장이 불확실한 그녀들을 쉽게 완전한 유모로 만들어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은하유성 아이언은 기뻐했다.

“후후!”

“으으으으읍!”

그는 기쁨을 숨기지 않고서 크롬 공주의 음부를 깊이 빨아서 애액을 마셨고, 크롬 공주는 화답하듯이 성기의 애무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뜨거운 열풍과 호조가 멈추지 않는 은하유성 아이언과 비교하면 차원창세신 코아는 영 상황이 좋지 않았다.

바람의 절대자가 반려를 구하러 가겠다고 하는 목적지가 문제였다.

옆에 동행하게 되면서 차원권능을 이용한 길잡이가 되었으니 확인하기위해서 다시 묻는다.

“용신족의 영역으로 가신다고요?

입구인 위성 요새가 첫 번째 목적지가 맞으십니까?”

조상 영령의 존재감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 수 있는 명품 향과 제기(祭器)를 받아서 한결 기분이 좋아진 일대 바람의 절대자는 쉽게 대답해 주었다.

“이번에 태어난 황녀가 영웅신의 자질을 가진 천재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용신족의 여성 영웅신이면 내 아이를 낳아줄 수 있을지 모른다.”

방금 언급된 용신족의 영웅신이자 황녀는 차원창세신 코아도 아주 잘 알았다.

‘용신족의 여성 영웅신은 절대계 역사상 단 한 명이다.

제 이대 바람의 절대자이자 바람가의 대가주, 유일용신제님의 모친이다.

그리고, 진리님의 반려이시지.’

그러니 지극히 곤란했다.

바람가의 혈연문제에 끼어들게 되는 아주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런 젠장! 이걸 어쩌지?’

바람의 절대자는 무사답게 고민은 짧고, 행동은 빨랐다.

이미 사당을 챙겨서 출발준비는 완료였다.

‘망설이면 기껏 쌓은 신뢰를 잃는다.

가면서 생각해야겠어.’

신계의 초장거리 공간 도약소를 이용해서 가는 방법보다 차원권능으로 이동하는 쪽이 훨씬 빨랐기에 차원 문을 연다.

우우웅!

절대계의 구조도를 가졌기에 차원 문은 정확한 장소를 연결했다.

“준비 다 되었습니다.

가시죠. 어르신.”

“그래.”

바람의 절대자는 감탄하는 시선으로 차원 문을 통과하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본다.

‘이 녀석은 정말 편리한 재주가 많구나.

설마 한 번에 용신족의 영역까지 가는 차원 문을 열 줄은 몰랐다.’

용신족은 중립이면서 지극히 폐쇄적인 종족이다.

그래서 신족의 신계를 이용하지 않아서 초장거리 공간도약이 불가능했다.

주변에 다른 종족의 거주도 허락하지 않았기에 직접 이동하거나 단거리 공간이동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일 년 정도의 꽤 오랜 여정을 각오했는데 아주 짧겠군.’

실제 역사에서도 시작(始作)과 다른 십중심들이 동시에 용신족의 영역으로 장기간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많은 일을 겪으면서 동료의식을 키웠지만, 지금은 열린 차원 문으로 걸어가면 끝이었다.

‘원래는 힘들게 찾아가는 고난의 길이다.

그런데 이건 너무나 편한 여행이군.’

이런 차이가 어떤 결과를 만들지 모르는 바람의 절대자는 차원 문으로 이동하면서 묻는다.

“그런데 너는 어떻게 좌표를 모르는 용신족의 영역에 차원 문을 열 수 있지?

가본 적이 있느냐?”

“절대계의 완전한 구조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용신족의 황궁에 바로 갈 수도 있는데 방문절차를 밟으시겠다니 외곽에 열었습니다.”

앞에 서서 차원 통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너무나 태평하게 대답한다.

그런데 듣는 바람의 절대자로서는 섬뜩하기까지 했다.

‘순수한 신체 능력으로는 절대계 최강의 일족이라는 용신족의 최중심부에 바로 갈 수 있다고?

그럼 차원창세신 코아의 차원 권능 앞에서는 절대계의 결계나 방어막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뜻이 아닌가?’

점점 다른 십중심들이 경계하는 심정을 이해하게 된 바람의 절대자는 의심이 가는 점을 또 하나 물었다.

“절대계의 구조도는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나누어 가지고 있다.

그걸 네가 어떻게 가지고 있느냐?”

“회색 사장님을 정보행성 이데아로부터 끌어내려 하다가 그쪽으로 파편이 튀었습니다.

안 내놓으면 둘 다 끝장날 상황이라고 잘 설명해주었더니 순순히 내어주더군요.”

“….”

절대계의 모든 지리정보를 가진 구조도의 가치를 보아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에게 어떤 협박을 받아도 넘겨줄 지도가 아니다.’

이유는 알 것 같았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상위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라서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군.

갑자기 교체되어서 너무 약하니 문제로구나.’

옆에서 볼수록 놀라운 점투성이였다.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절대로 눈을 떼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점점 정식으로 시험을 해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바람의 절대자였다.

“도착했습니다.”

“벌써!?”

대화와 이동을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절대계 지름의 일할 가량의 초장거리를 이동을 완료했다는 뜻이었다.

차원 문을 걸어 나오니 용신족 영역의 위성 요새가 확실히 보였다.

일 년의 거리가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이게 차원권능인가?

놀라운 기동력이다.

이 녀석이 도망치기 시작하면 정말 잡을 수 없겠구나.’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말한 도망을 잘 쳐서 위험하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었다.

자신까지 같이 이동해왔는데도 평안한 기색의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는 눈빛은 점점 삼엄해진다.

‘지친 기색이 전혀 없다.

엄청난 초장거리를 신계도 없이 단독 이동과 전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결계의 돌파능력, 십중심급의 전투력이 합치면 무서운 결과가 나온다.’

복잡한 계산을 할 필요도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날뛰기 시작하면 길어야 몇 년 안에 절대계는 멸망한다.

우리가 나서도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난동 뒤에는 십중심이 직접 지킬 수 있는 몇몇 본성뿐일 것이다.’

십중심은 필요가 없어서 키우지 않은 기동력을 이렇게 특화한 존재를 잡을 방법이 없기에 적대하면 큰일이었다.

‘지금 처단해야 하나?

나중에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차원권능의 영역은 다른 권능에 비해서 엄청나니 접근해오면 바로 감지할 것이다.

나조차 오의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 안으로 가지 못한다면 처리할 방법이 없다.’

이런 생각으로 손아귀에 힘이 저절로 들어가는 바람의 절대자였는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문을 열어라!

나는 차원창세신 코아!

위대한 십중심 바람의 절대자 한진호님을 모시고 왔다!

길을 열어라!”

위성 요새가 작아 보일 정도로 커다란 바람의 절대자의 환영까지 비추니 이건 마치 원님 앞에서 나팔 부는 것처럼 의기양양한 외침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를 처단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바람의 절대자에게는 김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조금 두고 보자.

의외로 악한 존재는 아닌 것 같다.’

잠시 후 고풍스러운 관문 형태의 위성 요새에서 소란스러움이 일어나면서 길이가 일 킬로미터가 신룡들이 현신하기 시작한다.

파파파파파!

용신족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서 늘어섰으나, 존재감은 감히 둘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

겨우 주신급의 신룡으로는 위성 요새를 굽어보는 차원창세신 코아와 바람의 절대자 앞에서는 도마뱀보다 못한 것이다.

그 사실은 용신족들이 너무나 잘 알았다.

‘진짜다!’

‘차원창세신 코아와 바람의 절대자다.’

‘저들이 왜 용신족의 영역에 왔나?’

쫓아내기에는 상대가 너무나 강력했다.

특히 십중심의 결집을 위해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소문이 파다한 차원창세신 코아를 자극할 수는 없었다.

‘바람의 절대자는 공명정대하다.’

‘하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는 무슨 짓을 할지를 모른다.’

‘용건을 확인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들어주어서 보냅시다.’

낭패한 기색이 역력한 신룡 중에서 특히 거대한 용신족의 주신이 앞으로 나서서 말한다.

“차원창세신 코아여! 우리는 처음부터 중립이오.

창조주님의 세력에 설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십중심의 세력에 가세할 수도 없소이다.

그러니 물러나 주시오.

십중심의 도끼여.”

“응? 도끼?”

위성 요새의 대표로 보이는 신룡이 갑자기 자신에게 십중심의 도끼라고 말하자 의아해진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십중심의 편에 서서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해서 악명과 명성이 많이 올라갔지만, 처음 듣는 호칭이었기 때문이었다.

‘각 세력의 최정예들은 대부분 검이나 방패로 불린다.

그런데 나는 왜 도끼야?’

잠시 생각에 빠진 차원창세신 코아를 본 바람의 절대자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후우! 너는 자기 평판이 어떤지 전혀 관심이 없구나.

아직도 다른 존재들이 어떻게 부르는지도 모르다니 말이야.”

“업무를 하느라 주변과 대화를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흐름을 빠르게 하려고 황금세력을 강화를 시켰다.

여기에 십중심을 합류시키느라 한시도 쉬지 않으면서 절대계를 휘젓고 다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바람의 절대자는 자신에 대한 두려움보다 차원창세신 코아를 더욱 무서워하는 용신족을 흩어보면서 말했다.

“십중심 세력의 차원창세신 코아.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갑자기 나타나서 나무를 도끼로 패듯이 빠르게 해결하고 떠난다.

그래서 십중심의 도끼.

그게 너의 새로운 별명이다.”

그제야 그런 호칭이 붙은 줄 깨달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런가 보다 생각하다가 갑자기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왜 검이나 방패가 아닌 도끼라고 불리는지 파악한 것이다.

‘이것들이 설마?

요즘 사장님들이 나를 보는 눈이 심상치 않다 생각했는데 이런 사정이 있었구나.’

바람의 절대자가 확인을 해주었다.

“너의 생각대로다.

십중심은 차원창세신 코아라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힐 거라는 조롱과 경고도 섞여 있지.”

화아아아아아-!

바람의 절대자의 확인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에서 무시무시한 흑염의 투기가 회오리처럼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아낌없이 마신황제의 위용을 드러내면서 전진하기 시작한다.

“힘도 없는 주제에 중립 좋아하네.

중간에서 간을 보다가 유리한 편에 붙겠다고?

그런 약졸들은 필요 없으니 길이나 열어라.

방해하면 모두 목을 잘라주지.”

“!”

지극히 과격한 언행이지만, 맞는 말이기에 바람의 절대자는 막지 않았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요즘 활발하게 활동한 탓이지만, 무시를 당한 느낌에 은근히 기분이 상한 점도 한몫했다.

‘공주를 나의 반려가 될 수 있는지 시험하겠다고 하면 반드시 거부를 당하겠지.

용신족의 자존심은 높기로 유명하니 말이야.

절대로 다른 종족에게 황족을 넘길 리는 없다.’

어차피 대립하게 된다면 이렇게 힘으로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도 좋았다.

무엇보다 무력을 사용하면 반드시 따라오는 반발을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렇게 앞으로 나서서 뒤집어 써주니 가장 빠른 해결방법이었다.

‘왜 갑자기 황금세력이 커졌는지 알겠다.

이렇게 자신의 명분이나 명예에 관심이 없는 창조신은 처음이군.

마신 황제이기도 해서 그런가?’

살기와 투기를 풀풀 풍기면서 스물여섯 쌍의 검은 보석 뿔과 암흑 날개를 휘날리는 모습은 분명 마신황제였다.

그것도 절대계 마신황제와 비교할 수 없이 강력했다.

스가가가가가가가강-!

손가락에서 마력의 손톱까지 뽑아낸 차원창세신 코아가 의기양양하게 외친다.

“공주와 보물을 전부 내놔라!

거부하면 오늘로 용신족은 멸족이다!”

거기까지 말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머리 위로 목검의 모습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머리를 강타한다.

휘이이이이! 따아아아아아악!

요란한 굉음과 비명이 같이 울리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 자리에서 뻗었다.

“헉-! 꽥-!”

그 옆을 파멸유혼검을 손에 쥐고 걸어나가는 바람의 절대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한다.

“그건 아니지.

막 나가지 마라.”

“아고고고고!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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