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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426화 (1,427/1,533)

<--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투척 된 태극천검이 몇 겹이나 되는 결계를 부수고 들어갔는지 모르지만, 어마어마한 폭발과 굉음이 영원체 거주구를 뒤흔들었다.

투가가가가가가가가강!

영원체 거주구가 마치 거대한 망치에 두들겨 맞은 것처럼 뒤로 날려지기 시작한다.

손에 들 수 있는 대검에 맞아서 거대 혹성의 크기였던 영원체 거주구가 구슬처럼 튕겨 나갔다.

구구구구구궁!

도저히 검 한 자루로 보일 수 없는 위력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입이 딱 벌어졌다.

‘허억-! 겨우 검을 하나 던졌다고, 어떻게 행성 규모의 거주구가 튕겨 나가는 거야?

그보다 방금 삼 분의 일?

일천 장 이상의 방어막이 일격에 부서졌다.’

삼천 겹의 방어막이 가진 방어력과 질량의 차이를 생각하면 아무리 권능을 동원했다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영원체 거주구를 뒤로 밀어버리는 폭발 속에서 바람의 절대자는 다시 태극천검을 회수하면서 말한다.

“모든 오의의 사용법은 무한하다.

네 말대로 전신파도격(全身波濤擊)도 무형의 투기로 적을 폭사시키는 것이 끝이 아니다.

완전히 익혀서 활용하면 신체만이 아니라 신기에 죽음의 투기를 입혀서 이렇게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것이 네가 원하는 전신파도격(全身波濤擊)의 완벽한 위력이다.

그러니 잘 보고 익혀봐라.”

“….”

겨우 던져진 대검 한 자루에 찔렸으면서 넝마가 된 영원체 거주구의 방어막을 쳐다보니 저절로 한탄이 나온다.

‘이런 걸 어떻게 보고 익혀?’

다시 완벽하게 전수해 달라고 했다가 하나만 남은 목숨을 날릴까 두려운 차원창세신 코아는 한숨만 쉬었다.

“예휴-! 어떻게든 익혀 보겠습니다.”

과거라면 아예 익힐 꿈도 못 꾸는데 어떻게든 될 것 같은 감각이 소용돌이쳤다.

그래서 대화에 섞인 극히 작은 자신감을 읽은 바람의 절대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라.

바람가의 혈족이 아니더라도 혼자서 오의를 완벽하게 익힐 수 있다면 기쁘겠다.”

그 순간 영원체 거주구가 재생을 시작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온다.

슈르르르르르-!

예상한 대로 순간 회복을 하는 방어막의 모습을 지켜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할 말을 잃었다.

‘예상 이상의 회복속도다.’

잠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어르신이 방금 일격이 세 배만 더 강하게 하시면 끝까지 관통될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혼자 그냥 힘으로 밀고 들어갔다가 나오는 방식이 가장 낫겠습니다.

거기까지 위력을 높이시는 것이 가능하시겠습니까?

숨겨놓으신 폭주나 강화형 오의는 없으십니까?”

전력에서 세배의 위력 증폭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가지고 있는 안주하지 않는 폭주에 의하면 약간의 희생을 각오하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질문에는 어이가 없다는 식으로 웃은 바람의 절대자는 되돌아온 태극천검에 다시 칼날을 추가하면서 말한다.

“후후훗! 오의에 폭주라니?

그래 보았자 가지고 있는 전력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

나는 항상 그런 상태다.”

“….”

항상 전력개방이 가능하니 폭주가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오의라는 것은 한번 사용할 때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전력을 담아야 한다.

나중을 위해서 여력을 남겨 놓는다면 유사시에 전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몹시 나쁜 버릇이지.”

귀한 충고를 들었지만, 폭주는 못 한다는 말을 참 고상하게 말한다고 생각한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리고, 바람의 절대자는 원상복귀가 된 정문에서 영원체들이 쏟아지듯이 나오자 투명한 투기를 두르면서 말한다.

“예고는 끝났다.

이제 네 차례다.

가자!”

바람의 절대자의 모습이 그대로 투명한 바람이 되어서 사라진다.

그 모습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도 투명한 투기를 두르면서 차원권능을 발동시킨다.

“영원체님들이 내부가 텅 빌 정도로 몰려나오시는군요.

노크 한 번 정말 거창하게 하셨습니다.

이러면 도망을 갔다고 믿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도 불만과 말이 참으로 많구나.”

“원래 제가 그렇습니다.”

투덜거리지만 영원체들의 돌진에 조금의 공포도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바람의 절대자는 느긋하게 차원권능의 도약을 지켜본다.

영원체들이 가까이 와서 정체를 파악하려는 순간 둘의 모습이 사라졌다.

픽!

아무런 흔적도 없는 차원도약이 이루어진다.

멀리서는 공간도약에 남게 되는 좌표의 혼란이나 방향을 확인할 수 없자 영원체들이 다가와서 주변을 정밀 수색을 해서 추적을 하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당사자들은 이미 활짝 열려 진 출입구를 통해서 거주구 내부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픽-!

두 명을 감싼 투명한 공 형태로 만들어진 차원권능의 방어벽 너머로 빠르게 주변 광경이 흐른다.

투명한 투기의 흐름까지 겹쳐지자 마치 투명한 수조가 바다를 가르는듯했다.

그리고, 누구도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스!

분명 십사 써클에 영원불멸의 권능을 가져서 창조주의 자격이 있는 강대한 영원체들의 바로 옆을 지나쳐 방어막의 통로로 들어간다.

차원권능의 방어구 앞에서 선장처럼 차원권능으로 길을 여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빛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통로 안에 여기저기 박혀있는 감지장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크! 역시 경계장치가 있군요.”

차원권능이 방어벽과 경계장치를 분석하여 같은 성향이 된다.

슉!

방어벽과 한 몸이 되어서 잠시 스며들어 전진하다가 빠져나오면서 경계장치를 피해낸다.

들키면 그대로 갇히는 아슬아슬한 곡예비행인데도 즐거움을 참을 수 없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웃었다.

“킬킬킬킬! 권능이 너무 완벽한 것도 문제입니다.

복사하기가 너무 좋군요.”

그 이후에도 경계장치를 피해서 차원권능으로 성질이 변환된 방어구가 영원체들이 만들어낸 방어벽과 똑같이 변해서 스며들고 관통한다.

그것이 거의 찰나에 이루어져서 경보장치가 반응하지 못하자 바람의 절대자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의 은밀 침투는 자신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준이 낮기에 변환이 자유롭다.

그것으로 방어벽을 속이고 있다.’

십중심의 분석자료를 빼앗겨 분노한 회색의 절대자가 십중심조차 통제할 수 없으니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말했으면서도 신령만은 가져오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잃기에는 아까운 수준이었다.

‘이것이 미래 절대계의 창조신인가?

정점을 택하지 않는 대신 만능을 택한 존재의 힘인가?

열 명 이상이 있으면 아무리 십중심이라고 해도 창조주에 대한 반란을 공개적으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협적인 수준이다.’

그런데 과거를 수정하려고 시도했던 모든 존재가 겪었던 공통된 결말을 고려하면 생각이 복잡해지는 바람의 절대자였다.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데도 미래에서 과거로 버리는 돌로서 보내버리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그렇게 아낌없이 자신의 차원권능과 마력을 보이면서 방어막의 통로를 지나친 차원창세신 코아가 외친다.

“도착합니다!

바로 회복구역으로 가겠습니다.”

피-!

차원권능의 방어구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마침내 방어막 구역으로 들어섰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회복구역에서 느껴지는 복수의 영원체 반응을 확인하면서 묻는다.

“똑같은 영원체 반응이 둘입니다.

어느 쪽입니까?

어르신.”

그때 바람의 절대자는 처음에는 불가능하게 여겼던 침투를 너무나 쉽게 성공한 탓에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잠시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말 들어왔구나.

할 수 있겠어.’

무참하게 쓰러뜨렸던 영원체에게 영원체 거주구로 찾아와야지 후계를 낳아주는 계약을 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함정이라고 직감은 하고 있었다.

‘그래도 후손을 포기할 수 없기에 죽을 각오를 했는데 이렇게 성공하다니?’

아주 기뻐하면서 회복구역의 영원체 두 명의 반응을 확인한다.

그리고, 역시 확실히 구별할 수가 없자 잠시 인상을 쓰다가 대답한다.

“완벽한 권능을 가진 영원체들의 반응은 거의 똑같아서 나도 구분이 힘들다.

그러나, 작은 쪽이다.

그녀는 목만이 아니라 팔다리까지 잘려나갔다.

목만 잘린 절대계의 창조주님에 비해서 부상이 더욱 심했으니 약해져 있을 것이다.”

이미 바람의 절대자에게 절대계 창조주가 왜 파업 중인지 언급을 받았지만, 확실히 증상을 알게 된 차원창세신 코아는 인상이 팍 일그러졌다.

“진짜 창조주님의 목을 자르셨습니까?”

“파워 오브 엠블렘인 내 목을 노렸으니 당연하다.

힘의 기준인 나에게 덤비는 존재는 누구라도 처단한다.”“창조주님에게도 그러면 안 되지요.”

“아주 공평하게 처리했을 뿐이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보기에 이제는 아무리 보아도 절대계 창조주의 파업이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다스리는 차원신계에도 골칫덩어리들이 넘치는데 그들이 이렇게 목을 날리면서 덤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할 판국이기 때문이었다.

“아아! 이렇게 무식하게 대응하셨으니 관계가 끝장이 나지요.

거기에 목만이 아니라 팔다리까지 잘라버린 분에게 후손을 낳아달라고 부탁하러 가야 합니까?

솔직히 그 정도면 철천지원수이지 않습니까?

정말 머리가 아파지려고 합니다.”

“흠흠!”

본인도 쑥스러움을 느끼는지 헛기침을 하는 바람의 절대자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는 계속 추궁하듯이 투덜거린다.

“적당히 하셨으면 서로 좋을 일을 왜 그렇게까지 심하게 하셨습니까?

그 정도 원한이면 함정이 아닌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나도 이번 일로 많이 느꼈다.

내 후손을 위해서라도 살업(殺業)을 자제할 생각이니 그만해라.”

그만 닥치라고 은근히 살기를 풍기는 바람의 절대자에게 무방비한 등을 보인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은 코아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옙-!”

그러고서 반응이 큰 쪽으로 이동한다.

당연히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반응이 작은 쪽이 맞는다고 했다.

그녀의 부상이 더 심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큰 쪽으로 갑니다.

모두 그렇게 생각할 것이니 이게 함정이면 거기에 멀쩡한 절대계 창조주님이 기다리고 계실 것입니다.

차원권능에 숨겨져 있지만, 절대계 그 자체이신 그분과 대면하면 절대계에 속한 어르신은 들키실 확률이 지극히 높습니다.

경보가 울려서 방어막의 회전이 멈추면 끝입니다.”

“….”

절대계에서 태어난 존재는 강하든 약하든 절대계 창조주에게 파악이 된다.

그리고, 들어보니 지극히 맞는 소리였기에 입을 다물고 이동만 지켜보았다.

피!

회복구역의 건물들은 일반적인 신계의 개인신전과 비슷했다.

수많은 신전 안에서 거구주의 신력과 정기가 집중되어서 회복되는 영원체의 반응을 느낀 차원창세신 코아는 바람의 절대자를 뒤돌아보면서 말한다.

“그럼 혹시 모르니 절대계의 창조주님이 파악할 수 없는 제가 내부 상황을 보고 오겠습니다.”

설사 틀려서 여기에 절대계 창조주가 있더라도 주우주 출신은 들킬 확률이 낮았기에 나온 행동이었다.

당연히 승낙이 나온다.

“그렇게 해라.”

차원창세신 코아는 개인신전의 방어막과 동화되어서 내부로 스며들었다가 잠시 후 튀어나왔다.

무엇을 보았는지 창백해진 얼굴로 조심스럽게 거리를 벌리면서 말한다.

“여기 안에는 절대계 창조주님이 목을 치료 중이셨습니다.

반응이 작은 쪽이 맞더군요.”

“….”

속임수가 필요 없는 강자의 생각을 알 수가 없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실수였다.

계면쩍은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지그시 쳐다본 바람의 절대자는 한마디만 한다.

“모두 너 같지는 않다.”

“….”

자신 있게 추진했다가 틀렸으니 할 말이 없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반응이 작은 쪽으로 이동한다.

그러면서 추가로 말했다.

“그래도 함정은 맞았습니다.

목에 붕대를 감으셨으니 아직 덜 치료되신 것 같은데 전투준비를 철저히 하고 계셨습니다.

완전 중무장이셨습니다.”

“그러시겠지.”

바람의 절대자도 예상했던 일이었다.

‘창조주의 체면에 목이 잘리는 수치를 당했으니 가만히 있을 리가 없겠지.’

그런데 다음에 이어지는 말에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르신 사진만이 아니라 십중심 사장님들의 사진을 전부 벽에 붙여놓고, 투척용 신기를 던지고 계시던데요.

이빨을 바드득 갈면서요.

감정이 거의 없으신 영원체가 그럴 정도면 보통 원한이 아닙니다.

혹시 다른 십중심 사장님들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십니까?”

“….”

다른 십중심들과 교류가 거의 없으니 알 리가 없지만, 짐작은 갔다.

그러나, 대답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혹시 바람의 절대자님이 이겼으니 자신들도 싸워볼 만하다고 결투를 신청하신 것은 아니겠지요?”

이렇게 꼭 집어서 핵심을 찔러오면 피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렇게 하셨겠지.”

“….”

이번에는 반대로 머리가 멍해진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러다가 농담인 줄 알고서 말한다.

“에이! 유머가 아주 풍부하십니다.

십중심보다 힘이 약해도 창조주님인데 설마 그렇게까지 하셨겠습니까?

그러면 완전히 족보도 없는 동네 양아치 깡패죠.”

“….”

다른 십중심들의 성향을 너무나 잘 아는 바람의 절대자는 대답을 아꼈다.

그리고, 자신 외에 사고를 쳤을 만한 십중심을 골라내고 있었다.

‘분명 황금이나 흑염, 검편, 소마는 결투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했을 것이다.

창조주 반대파인 그들이 힘을 증명하고 권력을 쟁취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지.

창조주님은 십중심의 결투신청을 피해서 파업을 하셨구나.

그런데 신족 계열의 십중심들의 사진은 왜 붙여놓으신 거야?

그들은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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