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그럴 수는 없기에 더욱 힘을 내어서 잡는다.
그 모습은 일반 여성의 세배나 큰 장엄한 젖가슴과 엉덩이를 가진 금발의 미녀가 절세의 미소년의 하체를 가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미소년의 손은 그녀의 엉덩이의 계곡에 들어가 있었다.
성기에 느껴지는 기분 좋은 손의 압박에 아이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양해를 구한다.
“그럼 정체를 숨겨야 하니 실례해요.
은신권능을 바로 부여할게요.”
“아!? 아흑!”
아이언은 장대한 성기와 똑같은 모습으로 항문에 들어있던 여왕의 열쇠의 손잡이를 손으로 잡아서 비튼다.
꼼짝없이 양손과 항문을 제압당한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얼굴은 더없이 붉어졌다.
엉덩이의 계곡 사이로 열쇠를 잡은 아이언의 손의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진 탓이다.
‘이…이걸 어떻게 하지?’
거기에 손가락이 슬금슬금 음부의 계곡을 더듬는데 거부할 수가 없었다.
애무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자신의 신체변화가 가속되고, 몸 주위에 투명한 막이 쳐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게 차원의 은신권능이구나.’
음부의 계곡을 헤치면서 질의 입구를 어루만지는 손가락 끝에서 강대한 신력이 그녀의 몸 안으로 뿜어진다.
“하으으으윽!”
부르르 떠는 그녀와 함께 세계로부터 완벽하게 모습을 감춘 아이언은 재촉하듯이 말했다.
“이제 지금의 시즈지를 보러 가요.”
“이…이렇게요? 흐으으흑!”
양손으로는 아이언의 성기를 붙잡고, 항문에 박힌 대형 자위 도구처럼 커진 여왕의 열쇠는 아이언의 손에 잡혀있는 상태였다.
여기에 음부의 계곡을 파고든 아이언의 손이 질 입구를 간질이면서 은신권능을 부여하니 도저히 견딜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아이언은 전혀 그런 사정을 모르는듯한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예! 어서 가요.”
“이…이렇게는 곤란해요.
제대로 복장을 갖추고 가지요.”
그만 자신의 음부에서 손을 떼고, 옷을 달라는 말이었는데 아이언은 고개를 흔들면서 허공을 쳐다본다.
“그럴 여유가 없어요.
저기 보세요.
제가 곧 도착해요.”
음부에서 올라오는 쾌감에 애써 저항하던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멈칫하면서 아이언이 바라보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파지지지!
거대한 시공의 구멍의 그림자가 출현하고 있었다.
그 크기는 몇 년을 거슬러온 자신들이 빠져나온 구멍과는 비교할 수 없이 거대했다.
“아-!”
일반적인 지성체는 볼 수 없지만, 하늘 전부를 가릴듯한 시공간의 구멍이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부에서 느껴지는 무시무시한 신력과 투기를 느낀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바짝 긴장한다.
‘아이언님과 신력 파장은 같지만, 기세가 너무나 달라.
이 흉포한 살기와 투기는 도대체 뭐지?’
지금의 아이언의 존재감이 완벽한 철벽과 같다면 이건 모든 것을 태울듯한 화산의 불길이었다.
상급여신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투기와 살기에 그녀가 떨자 아이언은 보호하듯이 차원방어막을 치면서 말한다.
“원하는 것은 진실이라고 했지요?
여기 도착하기 전까지 저의 신령은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어요.
계약조차 할 수 없지요.
그러니 이 시간대의 시즈지가 있는 곳에 가서 지켜보고 있으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지요.”
그 말대로였다.
아직도 기억이 뚜렷한 아기를 낳은 병원을 확인한 그녀는 그 자세 그대로 공간이동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다.
그런데 그것도 쉽지 않았다.
항문을 완전히 점령한 여왕의 열쇠를 쥔 아이언이 함부로 행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아윽! 아…아이언님. 손…손을 놓아주세요.”
여왕의 열쇠 손잡이를 쥔 오른손으로 그녀의 공간이동을 통제한 아이언은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과거에서는 현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어떤 권능도 함부로 발휘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이걸 놓을 수는 없어요.
시즈지 유모의 자체적인 차원권능으로는 바로 현재로 튕겨 나가서 배제되거나 세계에 흡수될 수 있어요.
과거를 바꾸려다가 실패한 시간의 패배자의 운명이지요.
아까 보았던 허신(虛神)들이 그런 존재들이에요.
그렇게 되고 싶으세요?”
“!!!”
그녀의 머리에 세계의 흐름에 역류하면서 보았던 망령처럼 보이던 허신들의 비참한 모습이 떠오른다.
원래는 그녀가 쳐다보기도 힘든 고위 정신체들이 그런 몰골이 되었으니 무서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언님이 아니었으면 신체를 이미 빼앗겼어.
그러니 이 정도는 허락하자.’
자신의 항문과 음부를 어루만지는 아이언의 손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생각을 바꾼 삭월(朔月)의 시즈지였다.
보조인격들도 최대한 아이언에게 유리하게 배려하니 아이언의 성기를 잡은 손에만 힘이 들어갔다.
과거로 돌아온 상황이 아니라면 지극히 이상한 모습인데도 그녀가 받아들이자 아이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는 제게 맞추어서 움직이세요.”
“아-! 흑! 예!”
몸속에 깊숙이 들어온 여왕의 열쇠를 마치 조종간처럼 움직이자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따라서 병원으로 날아간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곧 과거의 자신과 마주친다.
그것은 수면 분만기에서 깊이 잠든 채로 아이를 낳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초월자가 되어서 젖가슴과 엉덩이가 커지기 전의 그 모습은 기품이 넘치는 귀부인처럼 보였다.
다만 하얀 환자복과 임신해서 부푼 배로 수면 분만기에 들어간 모습이 특이해 보일 뿐이었다.
‘이게 아기를 낳기 직전의 나?’
차원의 은신권능으로 기계장치와 정신체의 인지에서 벗어난 그녀는 아주 가까이에서 객관적으로 과거의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실망하게 된다.
‘나는 너무나 미약한 존재였구나.’
수면 분만장치에 누워있는 과거의 자신은 상급여신이 된 지금에 비해서 나약하고 격도 낮았다.
더구나, 신혼 후 바로 전장으로 떠난 남편과 임신한 아기에 대한 부담으로 지쳐있어서 더욱 그러했다.
세에에! 세에에에!
기계 의사와 일반의사들이 분주히 시즈지와 아기의 상태를 확인한다.
그리고, 곧 경고와 주의가 난무한다.
“자궁 내부의 아기의 심장박동이 너무 약하다.”
“또 죽어서 태어나는 것인가?”
“왜 개척 행성에는 이렇게 신생아의 사망률이 높은 것이지?”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다.”
“일단 불안한 아기 보다 모체의 유지에 전력을 기울인다.”
“고유귀족의 아기 같은데 난리가 나겠군.”
주변 의사들이 비상조치를 계속하는 가운데 환자복을 입은 그녀는 평안한 얼굴로 잠들어있었다.
그리고, 부풀어 오른 배는 수면 분만장치에 의해서 요동치기 시작한다.
탄생 직전의 모습이었다.
“….”
“….”
아기가 태어나기 직전인데도 아무런 영혼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자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다급한 심정으로 임신한 배를 투시하여보니 아기는 영혼이 없었다.
덕분에 잘 육성되지 못한 육체라서 생명력도 극히 미약한 상태였다.
‘아이언님과 보조인격들의 말대로 아기에게 영혼이 없어.
개척 행성에는 영혼을 순환시키는 신계가 작동중지가 된 탓이야.
그리고, 이렇게 육체가 약하다니?
미숙아로 태어나서 바로 죽었다는 말이 바로 사실이었어.’
진실을 파악한 그녀는 점점 후회되기 시작했다.
‘괜히 왔어.’
허신들에게 신체를 빼앗길 뻔한 위험과 이런 대가를 지급했는데 결과가 보지 않아도 될 아기의 죽음을 지켜보아야 하는 처지였다.
‘과거의 나는 푹 잠들어서 의식이 없다.
여기에 도착할 아이언의 신령과 계약을 할 가능성조차 없어.’
더구나 아기의 생명 반응은 지금 이동해오는 아이언의 신령이 도착할 때까지 살아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너무나 약했다.
아이언이 갓 죽은 아기의 시체를 신체의 재료로 사용하여 부활했다는 주장을 반박할 거리가 어디에도 없었다.
‘아이언님이 나의 아기와 연관이 거의 없다는 모든 진실은 밝혀진 셈이었다.’
그렇게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풀이 죽자 아이언은 여왕의 열쇠를 부드럽게 돌리면서 묻는다.
“이제 돌아갈까요?”
“으음! 학! 흑!”
뭔가 아쉬움에 대답을 망설이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였다.
그런데 항문에 박힌 여왕의 열쇠를 살짝 비틀면서 음부를 애무하며 귓가에 속삭이는 아이언의 행동이 전혀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아아! 그렇구나.
신족의 유모는 원래 이런 관계였어.
기르는 유아신과 권능을 공유하면서 승급하다가 후궁이나 반려가 되는 존재.’
이제 아이언을 거부할 명분이나 이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그녀의 욕망을 더욱 타오르게 하였다.
‘이제 신족의 유모로서 아이언의 총애를 받아서 후궁이 되는 길이 가장 좋은 선택이야.
창조신이 되면 반려까지 될 수 있으니 그 이상의 방법은 없어.’
문제는 유모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은하계의 절반을 지배한 제국의 여제와 황족들은 벅찬 상대라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그녀들과 유모이자 여자로서 경쟁해야 하는구나.’
그런데 갑자기 엉뚱한 가정이 들었다.
‘만약 내 아기가 아이언님의 신령이 도착한 이후에도 계속 살아있으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
파아아아아!
그녀의 물음에 하복부 신력의 원에 부여된 차원권능이 답을 찾는다.
그리고, 이 병원만이 아니라 개척 행성 전부에 어떤 아기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빛의 신으로서 함부로 생명체를 죽일 수 없으니 높은 확률로 그대로 빙의한다고 알려주었다.
‘이 개척 행성에 내 아기 외에 신령이 빙의할 수 있는 존재가 전혀 없어?
그…그럼 아이언님은 내 살아있는 아기의 몸으로 태어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죽은 아기의 시체가 재료라면 어떤 권리도 없다.
그러나, 비록 영혼이 없는 육체지만 아이언의 신령이 영혼 대신에 머문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아기였다.
‘그럼 완전한 내 아기가 돌아와.
나는 최고위 창조신이신 아이언님의 모친이 되는 거야.’
그렇게 비참한 과거를 보면서 사라지던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모성애와 의지가 되살아난다.
이제 서서히 태어나는 아기를 주시했다.
‘창조신을 능가하는 창조력을 가진 나의 힘이라면 영혼이 없는 약한 육체라고 해도 얼마든지 생명을 유지해줄 수 있어.’
그녀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축복을 걸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녀의 그런 생각을 아이언은 여왕의 열쇠를 통해서 전부 읽고 있었다.
‘오해를 감수하고, 일부러 잡고 있던 보람이 있어.
이러고 있으면 아주 미세한 생각의 흐름까지 읽어낼 수 있지.
아주 잘 되고 있구나.
지성체의 감성을 가졌다면 바꾸고 싶은 과거 앞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차원권능이 부여된 상급여신이 과거를 변경시키는 일은 아주 위험하지만 말릴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아주 기대하고 있었다.
‘정보행성 코아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과거를 함부로 바꾸면 안 된다고 했다.
세계의 항상성과는 격이 다른 조정이 시작된다고 말이야.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제대로 볼 수 있겠군.’
과거의 자신이 개입하기 직전의 세계에 거의 존재감이 없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아기에 대한 생명 연장 정도라면 얼마든지 감수해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에 다가올 단계를 생각하니 저절로 성기에 힘이 더해졌다.
‘이걸로 끝낸다.’
‘이제 바꿀 수 있어.’
그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둘의 감각에 드디어 시공의 구멍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령이 떨어지는 감각이 전해진다.
그리고, 뇌리에 강대한 신격과 신력이 담긴 의지가 메아리친다.
“아오 시바-! 열 받아!
그나저나 여기가 도대체 어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