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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443화 (1,444/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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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自由)와 통제(統制)

지금 말다툼이 반란 성공 이후에 영역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알기에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다.

특히 신족을 대표하는 대신(大神)과 마신족을 이끄는 소마(笑魔)의 대립은 극심했다.

“거기에는 신족들이 많이 살고 있으니 당연히 우리가 맡아야 하네.”

“하? 신족이 없는 지역이 얼마나 있나?

마신족으로 전부 쫓아내 줄까?”

“말이 심하군.”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의문의 소멸을 당하고 나서 후대는 아무런 힘이 없었다.

그래서, 두 진영을 대표하게 되어 중요지역을 선점하려는 두 명의 충돌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흑염의 절대자의 선봉 요구로 험악하게 변한 분위기가 갈수록 심해지자 암담한 시선을 보내던 일원(一圓)이 말렸다.

“그만하시지요.

대신(大神).

차원창세신 코아가 왔습니다.

관리자들이 호출을 완료한 모양입니다.”

그 말에 움찔하는 반응을 보인 두 명은 헛기침과 코웃음을 치면서 고개를 돌렸다.

“흠!”

“하!”

외부에서 온 창조신에게 추한 모습을 보일 수 없기에 나름 진정되는 분위기였다.

원래 보고하던 자리로 돌아온 차원창세신 코아는 비어있는 흑염의 절대자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흑염 사장님은 흑염 군단을 만드시느라 잠시 오시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잠시 제가 대리를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가장 관심사가 있기에 회색의 절대자가 바로 묻는다.

“영웅신의 숫자는 얼마나 되었지?”

숨길 이유가 없기에 바로 알려준다.

“일천 명 이상입니다.

봉인은 모두 해제시켜드리고 왔습니다.”

“!!!”

“!!!”

강력한 영웅신이 일천 명이나 흑염의 절대자에게 가세한다는 소리에 모두 깜짝 놀란다.

그리고, 자신의 세력과 비교하는 복잡한 계산 속에서 회색의 절대자의 웃음이 울린다.

“후후후후! 교활한 곰이 너무 과식했어.

곧 파산하겠군.”

그 말에 영웅신 일천 명에게 필요한 막대한 정기 예산을 계산하고, 흑염의 절대자의 재산상태를 떠올린 모두의 얼굴에 어이없는 표정이 떠올랐다.

‘흑염의 절대자는 어떤 재산이나 행성도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유지를 해?’

‘도적질이라도 할 생각인가?’

‘아니면 또 검편(劍蝙)에게 손을 벌리려나?’

‘그럴 리가요?

어마어마한 예산이 필요해요.’

‘일족을 장악한 지 얼마 안 되니 무리이지.’

흑염의 절대자가 친구인 검편(劍蝙)에게 경제적이나 사회적으로 많이 기대고 있다는 사실은 비밀도 아니었다.

그래서, 슬쩍 검편(劍蝙)의 표정을 보니 망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살래살래 내젓고 있었다.

혼잣말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생각은 바로 파악이 된다.

“또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일을 크게 벌였어.

이러면 빌려준 돈은 영원히 못 받겠군.

나도 더 빌려줄 돈이 없다.

이건 친구가 아니라 원수야.”

옆에 다른 십중심이 있어도 거리낌이 없는 말이었다.

회색의 절대자의 흑염 군단이 생겨도 운영할 예산이 없다는 지적에 모두가 안도하면서 다시 선봉의 문제로 생각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피식 웃으면서 말한다.

“훗! 가지신 것이 동전 몇 개가 전부이니 이미 파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 지원을 해드리기로 했습니다.”

“!!!”

“!!!”

일천 명의 영웅신 군단을 운영할 막대한 예산을 부담하겠다는 말에 놀란 십중심들이 질문을 쏟아내기 전에 가볍게 결론부터 말한다.

“흑염 사장님께서 선봉에 서서 혼자 다 먹겠다는 말씀이 아니십니다.

영웅신으로 이루어진 흑염 군단으로 아무런 희생 없이 창조주에게만 충성하겠다는 어리석은 종족의 지배층들을 전부 도려내겠습니다.

그 이후 혼란에 빠진 종족을 각 십중심 사장님께서 계열의 정점이라는 위치를 내세워 조각내서 흡수하시면 됩니다.”

“….”

“…”

나름대로 명안이었기에 모두 침묵한다.

그리고, 회색의 절대자가 나직한 목소리로 묻는다.

“십중심의 세력까지 위협하는 군단의 예산을 혼자서 부담하겠다고?

네가 무슨 정기가 있어서?”

“전 창조신입니다.

원래 세계를 번영시키면서 정기를 버는 일이 장기이지요.

일단은 그동안 복제하여 모아놓은 신기들을 외부에 팔 생각입니다.

전투준비 비용은 나오겠군요.”

“….”

차원창세신 코아가 십중심 세력에서 대가를 받지 않지만, 일하면서 적대세력의 신기를 무차별적으로 복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복사한 신기를 판다?

복제하는데도 막대한 정기와 신력이 필요하다.’

‘결국에는 수입보다 수익이 적은 수치가 나오지.’

‘무엇보다 대량의 신기 복제가 대수(大手)도 아닌데 가능한가?’

초월자 출신의 십중심들이 그렇게 사실 여부를 고민하는데 신족 십중심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하고 있었다.

바로 대수(大手)가 보증했기 때문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창조신으로서도 믿기지 않을 창조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차원권능이라면 충분히 단기간에 대량 복제가 가능하니 충분히 가능해요.’

‘허어? 그렇게나 창조력이 높은가?’

‘왜 현자계열을 고집하는지 의문이 갈 정도로요.’

장막으로도 숨길 수 없는 풍염한 신체를 가린 대수(大手)는 눈을 반짝이면서 말한다.

‘단순한 신기 복제가 가지고 있는 창조력의 전부가 아닌 것 같군요.

그보다 더 거대한 무엇인가를 만드는 창조력 체계가 신령에 갖추어져 있다고 느껴져요.’

‘흐음! 신기하기 짝이 없는 창조신이로군.

분명 우주신이 아닌데 이렇게 강력하고 다용도라니 믿기지 않을 정도야.’

‘다음 세대의 창조신들이 정기가 적게 들어간다는 저렴한 운영비를 제외하면 장점이 없다는 평가를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신세대 창조신들을 제대로 가르쳐볼까요?’

‘그렇게 해보지.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면 아주 큰 도움이 되겠어.’

그렇게 신세대 창조신들의 운명이 확 변하는 계기를 가져온 차원창세신 코아는 회색의 절대자와 눈싸움을 하는 중이었다.

“왜 흑염의 절대자를 그렇게 열심히 돕지?”

“임무입니다.

저는 언제나 십중심을 전력으로 도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진실이기는 한데 지극히 불쾌하구나.”

“제가 현자계열이라서 그러신 것입니다.

동족 혐오라고도 하시지요.”

그 말에 가소롭다는 웃음으로 받아치는 회색의 절대자였다.

“하-! 나와 동족이라고?

무모한 짓만 골라 하는 도둑놈 주제에 웃기는구나.

너 같은 어릿광대와 같은 현자는 키울 생각도 인정할 생각도 없다.

너의 미래는 아무리 보아도 미쳐 날뛰는 파괴신 밖에 안 보여.

흑염에게 가라.”

“그래서 한발을 걸치려고 합니다.

흑염 사장님이 부재할 경우 명령권을 획득하는 흑염 군단의 군단장 대리 정도면 예산을 지원하는 대가로 충분하겠지요.”

“….”

“….”

일천 명의 영웅신 군단을 지배할 수 있는 명령권이면 얼마큼의 예산을 지원해도 남는 장사이기는 했다.

그렇게 잠시 침묵에 빠진 십중심들을 바라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확실한 전략을 끌어내려 했다.

“흑염 군단을 선봉으로 하여 지휘부를 먼저 타도하고, 본대로 모든 병력과 세력을 제압한다.

그런 이후에 지배영역은 현재 세력의 본성이 있는 지점을 기준으로 하여 공평하게 나누면 됩니다.”

구형의 절대계 구조를 허공에 비추고, 거기에 각 십중심 세력의 본성을 표시한다.

그리고, 마치 수박을 자르듯이 열 개로 동강을 냈다.

좌아아아아아! 좍!

순식간에 잘린 절대계는 열 개의 반원 조각으로 변해서 십중심들 앞에 보내진다.

교묘하게 각자의 본성을 포함해서 잘린 절대계 조각을 보는 모두의 눈빛이 변했다.

그리고, 모두가 조각에 포함된 지역을 확인하는데 자신의 앞에 온 절대계 조각을 들어 올린 회색의 절대자는 감탄했다.

“호오? 절대계를 이렇게 나눌 생각인가?

무모하지만 과감하다.

아무런 이익관계가 없으니 할 수 있는 선택이로군.

확실하기는 하다.”

“칭찬 감사합니다.”

회색 영역조각에 자신의 거주지인 진짜 이데아의 위치까지 포함되어 있기에 내심 서늘한 심정을 숨기면서 말한다.

“훔쳐간 내 자료만 돌려주면 살려서 돌려보내 주마.”

“읽은 존재의 머리나 기억까지 넘겨드려야 하겠지요?

그건 힘들겠습니다.

할 일이 많아져서 저에게도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쏘아본 회색의 절대자는 허공으로 다시 던져넣으면서 말한다.

“나는 이 분할을 찬성하겠다.

아직 손에 들어오지도 못한 절대계의 지배권을 놓고 더는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지.”

그 말과 동시에 원래의 위치로 돌아온 절대계의 조각이 회색으로 물들면서 남아있던 검붉은 조각과 달라붙는다.

찰칵!

그 소리는 시작이었다.

더는 논쟁을 했다가는 결투를 벌일 상황이라는 판단이 서고, 나름대로 조각이 품은 지역에 만족한 다른 십중심들도 허공으로 던진다.

찰칵! 찰칵! 찰칵!

각자의 권능의 색으로 물들어서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절대계를 보는 십중심들은 아직 자리에 없는 황금과 바람의 자리를 보면서 말한다.

“이들은 이 토론에 참석을 거부한다.

결과가 공정하기만 하면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니 끝난 것이지.”

절계계 조각에 황금색과 백색이 추가된 모습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챙겼다.

“이제 실무자들에게 세부사항을 파악하라고 넘기겠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절대계를 좌우할 토론에서 빠지면서 결정을 받아들이시겠다니 참으로 대담하신 배포들이십니다.”

그 말에 쓰디쓴 미소를 지은 십중심들이었다.

자신들에게 영역결정권을 양보한 두 명이 만족할만한 지역을 주는 일이 가장 걸리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우리에게 결론을 맡겼어도 절대계에서 최대최고의 세력을 가지고, 자신도 최강인 황금의 절대자를 무시할 방법은 없다.’

‘혼자서 종족전쟁을 종식을 시킨 바람의 절대자도 만만치 않지요.’

최강의 초월자라는 명예를 흑염의 절대자 대신에 가져간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힘은 십중심이라고해도 상식 밖의 힘이었다.

그런데 바람의 절대자의 웃음이 들리면서 회의실의 문을 열린다.

“후후후! 그렇지도 않다.

있는 것이라고는 목검과 대검만 있는 내가 절대계에 영역을 가져서는 뭐하겠는가?

관리할 수 없어서 방치될 뿐이겠지.”

마치 산들바람이 불듯이 정문과 의자 사이를 순간에 가로지른 바람의 절대자가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허공에 떠 있는 절대계의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게 나의 영역인가?

네 솜씨인가?

깔끔하구나.”

“과찬이십니다. 어르신.”

바람의 절대자는 열 개의 색으로 균등하게 나누어진 절대계에서 백색으로 빛나는 영역을 빼내어 들면서 말한다.

“그럼 이 영역을 다른 십중심님에게 나누어 드리는 대가로 부탁을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

아직 점령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기정사실이다.

막대한 재산 가치가 있는 광대한 영역을 가지지 않고, 다른 십중심에게 나누는 대가로 청탁이 있다는 말에 놀란 모두였다.

바람의 절대자는 절대계의 십 분의 일을 내놓은 자신의 요구조건을 천천히 말한다.

“제 아들에게 십중심 여러분의 모든 권능과 마도, 오의를 전수해주십시오.”

“!!!”

“!!!”

각자의 고유권능을 한꺼번에 익힐 수 있을 리도 없으며 약점을 전부 알려달라는 말과 같았다.

당연히 말도 안 된다는 반박이 나오려 하는데 바람의 절대자는 자신의 탁자에 백색으로 빛나는 절대계의 영역과 파멸유혼검을 올려놓으면서 말한다.

“제가 익히겠다는 뜻이 아니라 제 아들에게 전수만 해주시면 됩니다.

저는 절대로 배우지 않겠으며 아들이 재능이 없어서 못 익힌다면 그걸로 감수하겠습니다.

또한, 어떤 일이 있어도 십중심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고 조상님들을 걸고서 맹세하겠습니다.

이런 조건으로 황금의 절대자님과는 이미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이 계약이 받아들이면 저는 이제 창조주의 지시를 받아서 힘의 질서를 유지하는 파워 오브 엠블렘이 아닙니다.

완전히 십중심의 편에 서기로 했습니다.”

황금까지 허락했고, 바람의 절대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조상까지 거는 모습을 본 십중심들의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갔다.

‘우리의 모든 권능을 아들에게 알려달라?

진짜로 죽음의 기운을 이기고서 혈족을 보게 된 모양이군.’

‘어떤 정신체라도 혼자서 모든 십중심의 권능을 익힐 수는 없어요.’

‘대를 이어서 오의처럼 익힐 모양이지만 불가능하다.

용량 자체가 부족해.’

‘약점을 파악한다고 해도 십중심이 아니라면 아무 소용이 없지.’

‘본인이 익히지 않겠다고 맹세했으니 그것도 문제가 없어요.’

무엇보다 절대계의 힘의 상징이자 중립으로서 창조주의 편에 서 있던 파워 오브 엠블렘이 완전히 십중심의 편으로 만들 기회이기도 했다.

같은 중립이며 지식의 상징인 회색의 절대자가 영 마땅치 않은 눈빛으로 바람의 절대자를 쳐다보다가 차원창세신 코아를 노려본다.

‘후손을 가장 우선시하는 바람의 절대자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제안이다.

반란이 진행되면 원래 이렇게 될 것이지만 이렇게 급하게는 아니었다.

아마도 마무리 과정에서 나올 이야기인데 시작하기도 전에 이렇게 되는구나.

이게 다 네놈 탓이지?

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러냐?’

‘죽기밖에 더하겠습니까?’

‘목숨 예비를 믿고 너무 설치는구나.

몇 번이나 죽어야 제정신을 차릴까?

이렇게 흐름을 바꾸어놓고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세계의 흐름은 이제 나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격류로 바뀌었다.

이 흐름에 몸을 맡기면 너 정도는 어디로 날아갈지 아무도 몰라.’

‘….’

이제 예비 목숨이 없고, 돌아갈 자신도 사라졌다는 말은 차마 못 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다만 대꾸는 한다.

‘전 최선을 다했고, 상응하는 결과를 내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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