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의 위력을 알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협박처럼 바로 되돌아오는 대답에 순간 멈칫하는 바람의 절대자였다.
‘설마 대책이 있는 것인가?’
이미 다섯 명의 십중심이 연속으로 발동되는 초월권능에서 세력을 지키기 위해서 발목이 묶인 상황이었다.
거기에 자신이 추가될 수도 있기에 태극천검(太極天劍)에 투기를 더욱 집어넣고 있는데 창조마신황 코아의 신언이 황금 본성을 뒤흔든다.
“너무 한쪽에 기우니 옆에서 바라보는 견해로는 아주 엉망진창이더군요.
어디에도 위대한 창조주를 인계받는 영광이나 품위라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치 힘만 강한 깡패들이 강제로 빼앗는 모양새입니다.
제가 황금 본성에 모인 정예 전력을 먹어치워서 창조주 전력과 균형을 맞추며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
“!!!”
진짜로 황금 본성에 모인 전력을 전부 말살시킬 계획이라는 통보에 모두가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행성을 사탕처럼 씹으려는 이빨과 혀, 무엇이든지 녹이려 드는 독액의 바다를 올려다보았다.
슈가가가가가가가가-!
거기에 행성 전체에 폭우처럼 내리는 차원신멸포를 본 순간 깨닫는다.
‘이건 현실이다.’
‘잘못하면 몰살이다.’
‘우리가 너무 빨랐다.’
십중심급의 존재들이 벌이는 전투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은 지지세력들은 경솔하게 한편을 지지하면서 황금 본성까지 온 것을 후회한다.
‘십중심들이라고 절대 무적이 아니었다.’
‘봐라! 창조신 혼자서도 상대하고 있잖아.’
‘창조주님에게는 절대계를 멸망시킬 힘이 아직 있었다.’
‘완벽하게 결말이 나기 전까지 나서지 말았어야 했어.’
조금 더 일찍 지지하면 떨어지는 떡고물이 많을까 해서 설친 것이 문제라는 사실을 파악한 지지세력들이었다.
그렇게 바뀌어 가는 분위기를 확인한 십중심들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떠오르고, 창조마신황은 나직하게 권유한다.
“절대계를 인수하는 결과는 황금 본성을 잃는다고 해도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 전에 창조주 쪽과 서로 이득이 되는 선에서 대화하시면서 조정하시지요.
일방적인 거래는 악감정과 파멸밖에 안 부르니 이 방법이 서로에게 좋은 길이죠.
창조주가 되시려면 길게 보십시오.
바람 어르신의 후손을 위해서도 말입니다.”
“….”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후손을 언급하고 십중심의 정예 전력을 모두 삼키겠다는 확실한 선언은 엄청난 모독이었다.
더구나, 충고까지 들은 바람의 절대자는 입술을 깨물고서 검을 들어 올렸다.
“이제 그럴 수는 없다!”
사사사사사사사사(死死死死死死死死)!
죽음의 투기가 적색과 파란색으로 빛나면서 주신전의 지붕을 가른다.
단숨에 행성을 가를 정도로 크기를 키운 투기의 검날이 폭발적으로 길어지면서 눈앞의 혀를 향해서 내리쳐졌다.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
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세계를 자르는 바람가의 오의가 작렬하자 박쥐의 검의 검막(劍膜)과 소마의 가면이 만든 환영, 황금의 불변(不變)과 파이가 동시에 두 조각이 난다.
“음!”
“윽!”
“헉!”
“컥!”
자신의 권능이 심각한 타격을 받자 피해를 받은 십중심들의 입에서 신음이 흘렀으나 누구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단지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이 저 터무니없이 거대한 거신을 두 조각 내서 이 위기를 피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으으윽!?”
“허어?”
그런데 황당한 광경을 보았다.
스르르르르!
황금 본성을 둘러싸고 있던 혀가 잘라오는 투기의 칼날을 기묘하게 피해버린다.
“위력은 좋은데 너무 느리지 않습니까?
거기다 읽기 쉬운 궤적까지 가지고 있으니 준비만 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혀가 치워지고, 드러난 이빨들이 투기의 칼날을 물어버렸다.
파아아앙! 투하하! 카칵!
행성보다 거대한 어금니들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물리면서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을 막아내었다.
“칼날 이빨 물기!”
“!!!”
“!!!”
기기기기기기기-!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의 한없이 길어진 투기의 칼날이 이빨 사이에 물려서 나아가지 못한다.
여기서 가장 놀란 것은 바람의 절대자였다.
“허어어어어-!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창조마신황이 지적한 사항은 분명히 맞았다.
그래서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이 대련이나 공성 무기처럼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못할 오의이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이이이이익!”
대검을 쥔 손아귀에 힘을 주어서 바로 베려 해도 꼼짝하지 않는다.
아무리 바람의 절대자라고 해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거체의 물리력을 힘으로 이겨낼 방법은 없었다.
‘투기의 칼날에 모든 죽음의 기운을 투입하여 이빨 자체를 죽여버리는 수단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바람의 절대자는 십중심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모든 투기를 방출한다.
“하아아아아아아-!”
진심으로 토해내는 기합과 함께 황금 본성조차 죽여버릴 만한 죽음의 기운이 투기의 칼날이 되어서 이빨에 적중하려 했다.
죽음의 기운이 태극천검(太極天劍)의 길어진 칼날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서야 십중심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휴우! 겨우 세력을 보존하면서 끝났군.’
‘영원체조차 일시적으로 죽이는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기운이다.’
‘더구나 전력이라면 저걸 막아낼 존재는 정신체 중에서 없다.’
‘어떤 권능과 마도라도 막을 수 없지.
‘이제 시체처리만 하면 되겠어.’
‘설마 죽어서도 독성을 유지하지는 않겠지?
모두가 의지를 교환하면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변한 거신이 죽으면 쏟아질 독액 처리방법을 고심까지 한다.
그런데 외부로의 탈출을 철저하게 막은 차원권능과 창조마신황 코아의 신체를 분석 중이던 회색의 절대자가 일침을 놓았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자축하지 마라.
벌써 잊었는가?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기운을 능가하는 투기를 가진 존재가 한 명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
그 말에 모두의 등에서 써늘한 한기가 스쳐 지나가면서 한 명에게 시선이 모인다.
덩치에 안 어울리게 머리를 양손으로 움켜쥐고, 고민 중인 흑염의 절대자였다.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투기를 이길 수 있는 투기는 오직 흑염 권능뿐이다.’
‘흑염 권능을 발동한 루카 에일레스라면 죽음의 기운을 신체에 맞아도 견딘다.’
십중심의 인증전에서 흑염의 절대자만이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기운과 신체로 정면충돌하고도 파괴력으로 억누를 수 있었다.
‘회색의 말대로다.’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으로 농도가 낮아진 죽음의 기운이라면 흑염의 권능을 발동하면 신체에 맞아도 충분히 버틴다.’
‘그렇지만 불가능해.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의 절삭력과 죽음의 기운을 누르는데 필요한 흑염 권능의 수준을 생각하면 다른 존재가 견딜 수 있을 리가 없다.’
‘영웅신들조차 가호만 가능한 수준이라면 고려할 가치는 없다.’
이런 생각은 창조마신황 코아의 영창 소리에 송두리째 사라졌다.
“흑염 권능 발동.
나의 심장이여 벼락처럼 울려라!
죽음의 기운을 태운다.”
“뭣이!”
두둥! 두둥! 화르르르르르-!
거대한 심장의 고동 소리와 함께 입속에서 검은 불길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빨에서 화산처럼 터진 강렬한 검은 불의 투기가 태극세계참(太極世界斬)을 타고 올라온 죽음의 기운을 태우는 모습을 본 십중심들은 비명을 지르고 싶은 표정이었다.
“으으윽!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기운을 차원창세신 코아가 일으킨 흑염 권능이 태우고 있다.”
“이건 가호를 받는 수준을 분명히 뛰어넘어있다.”
흑염 권능의 불길이 죽음의 기운을 태우면서 가까이 오자 바람의 절대자도 방심하지 못하고 전력으로 추가 방출한다.
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
이빨 사이에 물린 투기의 칼날에서 터지는 굉음이 지금 얼마나 강력한 위력이 충돌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바람의 절대자도 이렇게 발목을 잡혀버렸는데 다른 십중심들도 끝없이 쏟아지는 초월권능을 처리하느라 꼼짝할 수가 없었다.
“이거 미치겠군.
다른 초월권능들도 모두 발동 중이다.”
“저것이 흑염 권능이 진정 맞는가?”
“흑염 권능과 함께 이런 초월권능들을 익혀냈다는 뜻인가?”
“용량의 한계는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
정신체에게 가능한 일이었어?”
“이건 우리도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부정해도 눈앞의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최우선으로 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가 생겨났다.
‘저 정도 흑염 권능이라면 흑염의 절대자 본인이나 후계는 되어야 한다.’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의 신체는 계승이 안 되는 돌연변이다.
흑염 권능을 이어받을 직계가 있을 리가 없다.’
‘그럼 저걸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
태극천검(太極天劍)의 죽음의 기운이 밀릴 정도로 흑염의 기운이 날뛰는 모습을 보자 기가 막혀온다.
‘저런 수준이라면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그럼 차원창세신 코아가 흑염의 절대자의 자식이라고?’
‘말도 안 돼!’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듯한 이야기가 되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로 인해서 가장 세력을 키운 것이 흑염의 절대자다.’
‘그렇게나 통합에 반대하던 흑염의 절대자였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의 몇 마디 말만 듣고서 우리 중 가장 먼저 황금 세력에 집결했지.’
‘황금 세력에서 절대 직감으로 감찰로서 자리를 잡았다던데 그것도 차원창세신 코아의 도움이었다.’
‘영웅신으로 군단을 만들라는 조언을 해서 흑염 군단까지 만들게 했다.’
‘더구나 초월권능이 담긴 신기와 전신 갑옷으로 무장시켜서 선봉으로 삼게 했다면 확실하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외계 추방을 반대했어.’
정체불명의 차원창세신 코아가 루카 에일레스의 숨겨진 후계라고 가정해보니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 간다.
‘흑염 권능을 익힐 수 있는 신체와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오직 하나의 결론만이 나온다.’
마침내 더욱 거세어지는 차원신멸포(次元神滅砲)를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던 검편(劍蝙)이 소리를 쳤다.
“루카! 이 너구리 곰 자식아!
차원창세신 코아가 네놈의 후계가 맞지?
다른 세계에서 키워서 반란 시기가 되니까 불러와서 이렇게 상황을 조성하게 하였지?”
“응? 뭐?”
최악으로 돌아가는 상황에 직감으로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던 흑염의 절대자는 갑작스러운 호출에 머리를 들었다.
“후계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면서 내 뒤통수까지 이렇게 치다니?
네가 진짜 친구가 맞나?”
“응? 누구의 후계?
어디에 있어?”
흑염이 절대자가 머리를 움켜쥐던 양손을 내려놓고, 주변을 보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듯한 가정에 의심은 확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후계인 차원창세신 코아로 우리 부하들을 인질로 하여 모두의 권능을 묶어놓았군.
이제 안에서 기습할 생각인가?”
“그렇게는 할 수 없네.”
아직 참전하지 않은 대신(大神)와 일선(一線)이 절대기까지 꺼내 들자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한 흑염의 절대자는 성질부터 부렸다.
“아오-! 난리를 치는 직감 때문에 골치 아픈데 이게 무슨 헛소리야?
내가 돌연변이라서 흑염 권능을 이어받을 후계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 알잖아?
그리고 내 몸을 보라고!
어떤 여성이 나를 받아들일 수 있겠냐?
그 짓을 하다 죽겠다.”
“….”
흑염의 절대자가 가진 삼 미터가 넘는 절대적인 근육질의 신체를 보니 확실히 일반적인 여성으로는 상대할 수 없어 보였다.
그렇게 흑염의 절대자가 배신해서 숨겨놓은 차원창세신 코아로 수작을 부린다는 생각이 너무 성급했다는 판단을 할 때 검편(劍蝙)의 절대자가 외쳤다.
“거신족 술집에서는 아주 잘 놀았잖아!
넌 고자나 씨 없는 열매도 아니다.
신체 크기 조정도 가능하니 완전한 불가능은 아니다.
많이 낳다 보면 돌연변이가 또 태어날지 모른다고 설친 적도 있었잖아?
혹시나 하면서 마구 낳은 아이 중 성공한 사례가 아니냐고?”
“이 썩을! 그게 여기서 할 소리냐?”
다시 의심으로 물드는 십중심들의 시선을 본 흑염의 절대자는 바짝 긴장했다.
‘이거 안 좋네.
저 정도 흑염 권능이면 나조차 내 후계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흑염의 절대자는 본신의 상태로 인간이나 일반적인 여신은 무리였기에 신체를 조정해서 많이 만났었다.
‘크기를 조정한 신체라도 최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내 힘을 보고 강한 후손을 바라며 접근하는 여성들은 참으로 많았지.
내가 돌연변이라서 힘을 이어받을 확률이 극히 적다고 경고해도 막무가내였다.’
흑염의 절대자는 아이를 낳게 해주면 알아서 잘 키우겠다고 다가오는 미녀를 막을 정도로 도덕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만난 여성 중 아이를 낳을 가능성을 직감으로 탐지한다.’
그런데 바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검편(劍蝙)의 말대로 너무 많잖아!
이걸 언제 다 확인해?’
정말 어딘가에 흑염 권능을 이어받은 후손이 자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식이 맞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십중심들의 눈빛이 더욱 사나워지자 이제 슬슬 불안해져 간다.
‘이거 그냥은 안 넘어가겠군.
나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나를 의심한다.’
자신 외에 누구도 못 익혔던 흑염 권능을 놀라운 수준으로 구현하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문제였다.
여기에 직감이 이끄는 대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편들다가 미운털이 많이 박힌 것을 스스로 알기에 바짝 긴장한다.
검편(劍蝙)은 모두의 기세가 사나워지자 다급하게 외쳤다.
“그런 의심을 받기 싫으면 어떻게든 해봐!
절대계 최강의 신체와 파괴력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쓸 거냐?”
“….”
그 말에 잠시 하늘의 끔찍한 상황을 지켜본 흑염의 절대자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조용한 음성으로 묻는다.
“나보고 저 속으로 뛰어들라고?”
진짜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되묻는다.
“너희 중 무사할 수 있는 존재가 있기는 하냐?
물론 나라면 돌파는 할 수 있겠지.
그런데 많은 상처를 입는다.
권능과 신체를 조정할 여력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괴물과 같은 거신과 싸우라는 거야?
그리고, 저 녀석이 돌파를 보고만 있겠냐?
또 어떤 초월권능을 써서 내 부하들을 노릴 줄 모르는데 여기를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