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모두가 올려다보고 있는 하늘에는 십중심이라도 무사할 수 없는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슈하아아아아아-! 파파파파파파-!
절대기조차 녹이는 독액이 다시 방패막을 스며들면서 농도를 높였는지 황금의 불변(不變)을 위협한다.
우지지지지지!
어마어마한 크기의 혀가 다시 뱀처럼 황금 본성을 조여온다.
지지지지지지지지징-!
박쥐의 검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위력을 보이는 차원신멸포의 빛줄기가 무수하게 충돌하면서 허공에서 장렬한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여기에 죽음의 기운과 흑염 권능이 충돌하면서 일으키는 불꽃의 바다는 그야말로 죽음과 소멸의 싸움으로 보였다.
그런데 흑염의 절대자에게 가장 꺼림칙한 느낌을 주는 곳은 뜻밖에 죽음의 기운과 흑염 권능의 충돌이 아니었다.
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소마(笑魔)의 가면 마도가 흡수하는데도 줄어들지 않고, 이제 구름처럼 자욱한 정확한 효과를 파악할 수 없는 황금 연기였다.
그 정체를 대신(大神)의 설명을 들은 이후였으니 질색할 수 밖에 없었다.
‘고위 정신체의 신령에게 영원한 패배자의 삶을 영원히 보여주는 지옥의 꿈이라?
근처도 가기 싫군.’
아주 어릴 적에 겪었던 생명의 위기 이후로 어떤 실패도 경험해보지 않은 흑염의 절대자에게 이 이상의 끔찍한 권능도 없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배신자로 낙인 찍힌다.’
그래서, 어렵게 직감으로 알아낸 결과를 알려준다.
“절대 직감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권능을 몽땅 투입하여 한 번에 끝장을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 반응을 보면서 하나씩 풀어놓는 것을 보니 할 말이 있는 모양이라는군.
여기서는 제발 대화와 협상으로 끝내자.”
“….”
마음대로 설치기만 하던 흑염의 절대자가 처음으로 부탁하는 식의 말을 하자 암울해진 십중심이었다.
“황금 본성을 포기하면 우리가 이길 테지만 피해가 너무 크다.
저 녀석은 진짜로 황금 본성과 정예, 지지세력들이 전부 먹어서 소화해 버릴 생각이다.
서로 전부를 얻으려다가 몽땅 잃는 수가 있어.”
황금 본성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제약이 있는 십중심들로서는 어떻게 할 바가 없기도 했다.
망설이는 십중심을 대표해서 흑염의 절대자가 크게 외쳤다.
“차원창세신 코아! 네가 원하는 대로 무기한 영주권을 주지.
너의 임무가 완료되는 시기까지 있어도 좋다.
외계도 싫으면 가지 마.
다른 존재를 보내겠다.
여기에 사은품으로 황금의 절대자가 쓸만한 은하계도 하나 끼워줄 테니 이제 그만하자.”
흑염의 절대자의 달래는 말투에 메아리처럼 대답이 돌아온다.
“지금은 창조마신황입니다.
그런데 겨우 은하계입니까?
십중심 사장님들에게 크게 한 방을 먹여주면, 창조주님은 절대계의 일 할을 주신답니다.
더 쓰시죠.”
절대계 일 할을 받기로 하고, 창조주에게 붙었다는 사실을 들은 십중심들이 분노하기 전에 흑염의 절대자가 코웃음을 쳤다.
“흥! 다른 세계의 존재에게 그 정도 영역을 주는 일이 창조주라도 가능할 것 같냐?
신족이라도 당장 반란을 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겨우 한 방이라고?
우리 목을 전부 잘라오는 대가라면 혹시 모르겠다.
그런데 가능할 것 같냐?
이런 상황이 아니었으면 넌 이미 끝장이었다.”
황금 본성을 지키느라 전력을 발휘할지 못하는 십중심이기에 고전 중이었다.
그러나, 아무 제약이 없었다면 순식간에 소멸시킬 수 있기에 나오는 말이었다.
“이쯤에서 물러서라.
얕보이지 않을 한 방이 목적이라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제 네 말대로 창조주와의 협상도 좋은 분위기로 풀어갈 것이다.
절대 직감을 가진 나를 믿어라. 아들아.”
“!!!”
“!!!”
후계가 아니라면서 극구 부인하다니 갑자기 대놓고 후계 취급에 십중심들이 경악했다.
그런데 창조마신황 코아가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말투로 대답이 돌아온다.
“벌써 미치셨습니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흑염 사장님과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만.”
“으응? 왜 미쳐?”
어쩌면 가장 중요한 말이 나왔는데 자신들의 신체와 정신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기에 그대로 넘어간다.
은근한 어조로 구슬리기 시작한다.
“혹시 모르잖니?
내가 지금 생각해보니 아이들을 참 많이도 낳게 했다.
네가 순수 신족이 아니라 초월자 출신이라면 너의 윤회 중에 내 혈육과 연계가 없다는 보장이 없지.
내 흑염 권능이 정석 보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는 것은 너도 알지 않느냐?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예상되는 구석이 없냐?”
지성체가 진화하면 초월자가 된다.
그리고, 진화하기 전에는 영원한 윤회를 통해서 세계를 유지할 정기를 생산하게 되는데 거기서 발생하는 혈연이 문제였다.
“격세유전(隔世遺傳)이라는 말씀이시죠.”
“그렇지!
직접적인 자식 관계는 아니더라도 나의 특성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면 내 자식이다.
그게 아니라면 흑염 권능을 쉽게 배울 수 없다.”
“흐음. 일리는 있습니다.”
창조마신황 코아는 십중심을 몰아치는 초월권능들을 유지하면서 이 말의 분석에 들어갔다.
그런데 자료가 없어서 바로 막힌다.
‘나의 환생 기록을 내 미래인 이대 회색이 모두 지워서 확인할 수가 없군.’
환생을 거듭해서 기억을 잃어도 영혼에 영구적으로 기록이 된다.
그런데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기본적인 기록까지 모두 삭제해버렸다.
‘그렇게 만든 여유 용량에 정보행성 코아가 설치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니 불만은 없지만, 이런 경우는 참으로 당혹스럽군.’
그렇게 잠시 대치 상태에 들어가자 부지런히 박쥐의 검으로 차원신멸포의 연속발사를 막아내던 검편(劍蝙)이 흑염의 절대자에게 의지를 보낸다.
‘야! 너 지금 뭐하는 미친 짓이야?
정말 차원창세신 코아가 네 후계가 맞아?’
‘이 자식아! 방금 너조차 내 후계가 아니냐고 따졌잖아?
그런데 내가 아무리 부정한다고 믿겠냐?
높거나 낮은 패라고 의심받았을 때는 최대한 강하게 밀어붙여야 해!’
‘이건 도박이 아니다!
너 진짜 위험하다.’
흑염의 절대자를 바라보는 다른 십중심들의 눈빛에 서서히 살기까지 어리는 중이었다.
그런데도 간단하게 대답해버린다.
‘감정보다 이익이지.
십중심에게 의심받는 대가로 창조마신황을 후계로 얻을 수 있다면 엄청 남는 장사다.’
‘….’
지극히 본능적인 대답인데 부정할 수가 없었다.
자신조차 아무리 황금 본성을 인질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십중심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탐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후계는 아니야?’
‘확실히는 모르겠다.
그러나, 흑염 권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혈연이 무슨 상관이 있나?
여기에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초월 권능까지 다중으로 발동할 수 있다면 억지라도 내 아들이라 해야 할 상황이다.’
‘으음! 그게 그렇기는 하다.’
흑염의 절대자와 검편(劍蝙)이 그런 대화를 하는데 대신(大神)은 다급하게 일선(一線)과 일원(一圓), 대수(大手)에게 의지를 보냈다.
‘상황이 좋지 않군.
이렇게 무방하게 전력을 집중하면서 공개하다니 우리가 너무 성급했어.’
전력의 집중과 사열은 보기에는 좋지만, 이런 광역 권능과 거체를 가진 존재를 만나면 대량학살의 빌미를 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당해버린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쓸만한 고위신은 전부 끌어들여서 신족과 창조주에게 더는 신경 쓸 전력이 없다는 오판과 방심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셈이었다.
더구나, 방금 드러난 문제는 심각했다.
‘무엇보다 다른 십중심들을 아직 믿을 수가 없군.’
솔직히 돌연변이인 흑염의 절대자에게 후계가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의심을 받은 흑염의 절대자가 창조마신황이 된 코아를 후계로 끌어들이려는 점을 보니 신뢰할 수가 없었다.
‘세력을 이끌고, 여기서 탈출해서 본거지로 돌아간다.’
대신(大神)의 의견에 다른 신족 출신의 십중심도 동의한다.
‘동의합니다.’
‘그렇습니다.’
‘맞아요.’
그런데 탈출할 방법이 없었다.
벌써 몇 번이나 대규모 공간이동을 시도했지만, 회색의 절대자의 말대로 좌표가 잡히지 않는 것이다.
‘이 거신의 신체는 완벽하게 구분된 세계입니다.’
‘여기를 벗어나지 않으면 공간이동은 불가능합니다.’
대신(大神)은 이미 생각한 바가 있는지 진중한 음성으로 의지를 보낸다.
‘내가 밖으로 나가서 모두가 벗어날 틈을 만들겠네.
일원(一圓)과 일선(一禪)은 대수(大手)를 보호해서 벗어나도록 하게.’
‘대신(大神)! 위험합니다!’
하늘 전부를 덮은 독액 바다와 거대 혀와 이빨, 차원신멸포와 황금 연기의 맹공은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죽음의 기운까지 태우는 흑염 권능까지 퍼부어지고 있으니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흑염의 말대로 저기는 저희도 부상 없이 통과할 수 없습니다.’
‘십중심들이 힘만 모으면 간단하게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네.
그런데 모두 다른 생각이라서 궁지에 몰리고 있군.
이러다가 창조주님이 영원체들을 모시고 습격하면 영역은 전멸이라네.
그러니 여기를 최대한 빨리 벗어나기로 하지.’
신족출신 십중심들의 수장으로서 단호하게 결정을 한 대신(大神)은 다짐하듯이 강한 의지를 보내었다.
‘명심하게.
어떤 일이 있어도 대수(大手)를 잃어서는 안 되네.
설사 여기서 세력을 전부 잃고, 우리가 전부 죽는 한이 있어도 지켜야 하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겠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대수(大手)를 지키라는 말에 반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일원(一圓)과 일선(一線)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물론입니다.
모든 세력을 잃고, 저희가 소멸하더라도 반드시 보호하겠습니다.’
‘대수(大手)가 있다면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명심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대답을 들은 대신(大神)은 자신의 이마의 중앙을 오른손의 약지 손가락 끝으로 누르면서 말한다.
“내가 밖으로 나가서 싸우겠네.
황금 본성을 지키면서 이 거신을 처리할 수 있는 존재는 나밖에 없을 것 같군.”
꾸우우우우우욱-!
창조마신황 코아를 흑염의 절대자가 설득하는 모습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쳐다보던 십중심들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구구궁! 구궁!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흑염의 절대자의 폭발적인 심장 소리와는 다른 장엄한 오페라와 같은 심장의 고동이 울린다.
그리고, 전신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본 황금의 절대자는 정말로 당황했다.
“대신(大神)? 설마?
지금은 그것을 사용하실 상황이 아니십니다!
너무 이르십니다!
아직 위기도 아닙니다.”
“황금의 절대자여. 주변을 돌아보게.
황금 본성에는 우리 세력만이 아니라 지지하는 정신체 종족의 지배층들이 모두 모여있지.
이들을 잃으면 어떻게 되겠나?
오리진을 잃은 다른 종족들은 전부 창조주님의 세력에 붙을 것이니 세력비가 역전당할 우려까지 있어.지금이 가장 위험하니 내가 나서야 할 시기네.”
그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한 황금의 절대자에게 다시 확인하듯이 묻는다.
“자신이 존재하는 한 대수(大手)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주리라 믿고 가겠네.”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제가 절대계에 존재하는 한 대수(大手)는 안전할 것입니다.
에반젤리와 황금족을 전부 걸고서 다시 맹세합니다.”
“좋아! 절대계 최고최강인 황금의 절대자의 맹약을 믿고서 편하게 가자.”
그리고, 자신의 눈썹 사이를 누른다.
꾸우우웅-!
신체의 근육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본 모두는 숙연해진다.
‘대신(大神)이 고유권능을 발동하기로 한 이상 이제 막을 방법이 없다.’
황금 본성을 반드시 지켜야 하니 더는 만류하지 못하는 황금의 절대자였다.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여기서 대신(大神)이 고유권능을 발휘하게 되다니?
영원체들과 결전 때 사용해야 하는데 말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라는 위험요소를 제거하다가 십중심의 가장 커다란 힘을 소모하게 된 황금의 절대자는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정확한 정체를 모른다고 해도 나의 편을 들어주었으니 넘어갈 수 있었다.
모두가 나의 편이 될 수 없으니 모른 척해야 했어.
그런데 내 완벽주의가 망쳤다.’
적만이 아니라 중도세력까지 정리하여 완전한 절대계를 만들려던 욕심으로 정예를 집결시키고, 지지세력까지 전부 초청했는데 약점이 되어버린 셈이었다.
그렇게 황금의 절대자가 후회하고 있을 때 일선(一線)이 양손을 앞으로 모으면서 말한다.
“제가 편히 가실 수 있게 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자신의 코 아래의 인중을 누르면서 대신(大神)은 만류했다.
“나 혼자서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네.
일선(一線)의 절대기는 아끼게나.
얼마 없지 않나?
앞으로 사용할 일이 많을 것인데 낭비해서는 안 되지.”
영원체들과의 전투를 대비해서 가장 소모성이 강한 일선(一線)의 절대기를 아끼라는 충고였다.
그러나, 일선(一線)은 약지 손가락 두 개만을 모아서 권능을 집중하면서 말한다.
위이이이이잉!
“대신(大神)의 부재 기간이 길어지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그럼 길을 맡기겠네.”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 일선(一線)은 양손의 약지 손가락 두 개를 모아서 상공을 겨누면서 영창을 시작한다.
“레이-!”
“잠깐만! 일선(一線) 사장님!
공격권능 중에서 정점인 일선(一線)의 절대기가 그 위용을 드러내려는데 창조마신황 코아의 음성이 울렸다.
“저도 듣고 있었습니다.
대신(大神)사장님 혼자만이라면 나가셔도 됩니다.
나오셔서 중간 세력의 정리를 공정하게 부탁드립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