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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498화 (1,499/1,533)

<--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갑자기 신과 거대 괴물이 싸우고, 달이 두 개가 되면서 천국이 생겼다.

그리고, 핵무기로 덤빈 나라가 지옥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인류는 드디어 단결한다.

유명무실했던 국제 연합은 이제 실질적인 권력기구로 바꾸고, 국가 수장들이 직접 모였다.

그들에게서 가장 제일 먼저 나온 안건은 역시 무력대응이었다.

“이건 명백한 침략이오!”

“모든 국가가 일치단결해서 싸워야 하오.”

문제는 전의는 충분한데 공격할 수단이 없는 것이다.

‘본거지는 신계라고 적힌 달로 보이는데 거기까지 갈 무기가 없다.’

머릿속에 쏘아 올린 무인 조사선들이 투명한 방어벽에 산산조각이 나는 광경이 반복적으로 재생된다.

더구나, 핵무기를 쏜 동무국이 아무런 소득도 없이 지옥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았으니 바로 현실적인 반대가 나온다.

“저 방어막 너머의 달을 무슨 수로 공격하겠다는 거요?”

“설사 도착한다고 해도 핵무기가 안 통하는데 어떻게 하자는 거요?”

“승산이 없소.”

“나는 악마가 될 생각도 나라를 지옥으로 바꿀 생각도 없소.

망하고 싶으면 혼자 하시오!”

“….”

그 말대로 현재 인류에게 로켓 외에는 우주로 갈 수 없으며 핵무기 이상의 공격 수단도 없었다.

“전쟁이 싫다?

그럼 이대로 노예가 되자는 거요?”

“그게 싫어서 모였지 않소?

좋은 방법이 정말 없는거요?”

“핵무기와 우주 미사일이 안 통하면 이제 육군의 직접 투입밖에는 없소.”

우주로 가는 길이 방어막으로 막혔다.

그렇다고 유일하게 달과 연결된 세계수라는 거대 나무를 타고서 병력을 투입하자니 서로 죽지도 못하면서 지독하게 싸우는 신과 괴물들때문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 강력한 해군력을 자랑하면서 이미 단독으로 돌파를 시도했던 나라의 수장이 씁쓸하게 말했다.

“항공모함 함대까지 투입해봤는데 가까이 가기도 전에 모두 침몰하거나 후퇴했소.

저들의 전투로 세계수 주변은 초대형 태풍과 해일이 일어나고 있어서 접근할 방법이 없소이다.”

“으으으윽! 잠수함으로도 안된단 말이오?”

어떤 태풍도 심해까지 영향을 주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이미 시도해봤기에 바로 대답이 돌아온다.

“전해지는 옛날이야기로는 크라켄이라던가?

산보다 커다란 문어 괴수가 심해 속에서 신들과 싸우고 있었다고 하더이다.

모르고 근접했다가 소용돌이에 휘말려 산산조각이 나버렸소.”

“허어어억! 크라켄!”

“별 괴물들이 다 튀어나오는군.”

깊은 바닷속도 해신과 행성신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면 그들의 충돌로 소용돌이치는 물속을 어뢰 한 방에 침몰하는 나약한 인류의 배로는 돌파할 수 없었다.

그보다 강대국 수장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을 떠올리며 분기를 참지 못한다.

“젠장! 우리 함대가 신들과 괴수들에게 완전히 무시당했소이다.

함대의 전진은 물론이고, 강행 돌파를 하다가 태풍과 해일에 배가 침몰이 되어서 빠진 군인들이 옆에서 헤엄쳐도 신경도 안 쓰더이다.”

신과 행성신들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지시를 받아서 인류 함대의 전진을 막지 않았다.

그러나, 신들과 행성신들의 전투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해서 항공모함까지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작은 전함이나 순양함들은 전투 영역에 들어가자마자 터무니없는 해일에 뒤집혀서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한다.’

‘비행기는 태풍으로 바다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그나마 위안은 있었다.

군함과 잠수함은 대부분 잃었지만, 군인들은 모두 부활해서 바다에 떠다니다가 연안으로 밀려와서 인명피해는 없다는 점이었다.

“확인해본 결과 저 안에서 죽음은 없소.

배가 침몰하여 바다에 가라앉아도 익사를 안 하더이다.”

군인들이 물을 먹고, 숨이 막혀서 수없이 죽고 살아나다가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해안가였다.

이렇게 되면 어떤 강건한 해군이라도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저 바다를 겪은 해군은 모두 재돌입을 거부하고 있소.

그러니 해상전투는 참가하지 못하오.”

“끄으으응!”

가장 큰 문제는 공개방송을 하지 않았는데 소문이 나기 시작한 지옥의 문제였다.

‘사형수가 되면 바로 공간이동으로 끌려가서 산채로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는 소문에 사회 전체와 범죄자들이 공포가 벌벌 떨고 있다.’

‘어떤 자식이 소문을 낸 거야?’

사형수들이 지옥에 끌려갔다는 끔찍한 소문을 들은 사형수들의 가족들이 면회를 요청해도 받아들이지 않자 시위를 벌여서 소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이것은 심각한 인권(人權)유린이요.”

“누구도 이럴 권리가 없소!”

“법치가 붕괴할 수 있는 심각한 사태요.”

아무리 사형수라고 하지만 데려다가 고문을 반복해서 받게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지옥에 끌려간 것은 죽어 마땅한 사형수뿐이요.”

“인권단체 때문에 죽이지 못해서 막대한 세금만 들어갔는데 오히려 잘 되었소.”

너무 잔인한 대답이라고 난리를 치려는데 역공이 들어온다.

“무고한 자부터 구해야 하니 용서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죄를 저지른 인간에게 더는 신경 쓸 여력이 없소.”

“사형수 중에서 지옥에 끌려가지 않은 죄인들이 있소이다.

그들의 무죄 증명과 재조사가 먼저요.”

사형수 중에서 십 분의 일이 그대로 형무소에 남아서 정밀 조사를 해보니 무죄가 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이러니 재판장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재판장에서 사형을 선고받으면 바로 모습이 사라져서 지옥에 던져진다.’

‘즉결처분이지.’

세계 각지의 법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하나의 풍토가 생겨난다.

‘사형수가 되어도 지옥에 끌려가지 않으면 무죄라는 법칙이 성립되고 있다.’

‘가장 냉정해야 할 재판관조차 흔들리고 있다.’

‘분명히 유죄라 생각해서 사형을 선고했는데 눈앞에서 안 사라지면 자신의 판결을 바로 취소하고 재조사를 명령할 정도다.’

여기에 자신이 무죄라고 끝까지 주장하는 범죄자는 무기징역이나 장기복역보다는 최후의 기회를 노리면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

명확하게 무죄와 유죄가 갈리니 긍정적인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국가 수장들에게도 점점 생겨나는 독실한 신자들이 문제였다.

“위대하신 신이 개입하신 덕분에 이제 명확하게 사형을 받을 죄인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소이다.”

“어차피 사형인데 지옥에 먼저 가는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요?”

“무엇보다 흉악 범죄율이 급감하고 있지 않소이까?”

“흉악 범죄가 거의 사라졌소이다.”

“이렇게 평화로운 시절이 있었소이까?”

눈앞에서 초월적인 신과 괴수들이 싸우고, 천국과 지옥이 아른거리는데 감히 죄를 지을 수 있는 범죄자는 거의 없기에 세상은 유례없이 평화로웠다.

‘어쩔 수 없는 좀도둑 같은 생계형 범죄만 가끔 일어난다.’

‘경찰들이 아무런 할 일이 없어서 대기만 하니 정리해고를 걱정할 지경이다.’

국가 간의 전쟁이나 내전도 모두 중지된 상태였다.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에 서서히 늘어나는 옹호론자들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신권(神權)은 인권(人權)보다 앞서오!”

“인류 역사상 이렇게 평화로운 시절이 없었소.”

“모두 그분이 오신 덕분이오.”

“그분이 내리신 기적은 인류에게는 축복이자 은총이요.”

반대파들도 차원창세신 코아의 조치로 세상에 아무런 피해도 없고, 좋아지기만 하고 있으니 반박하기가 힘들었다.

‘우주로 가는 길이 막혔다는 것이 유일한 장애인가?’

‘하지만, 그것도 별 피해가 없다.’

다른 행성 탐사는 강대국들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고, 막대한 예산이 소모되었기에 그들도 오히려 한숨 놓은 상황이었다.

‘우주개발을 다른 나라에서 하니 억지로 하고 있었다.’

‘모두가 못하는 상황이니 이제 안 해도 별 상관없지.’

아직 사는 행성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다른 행성까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주도적인 여론이다.

그러니 갈수록 옹호론자들의 기세는 거세졌다.

연단에 오른 성직자 비슷하게 변해버린 수장들의 발언은 갈수록 강해졌다.

이제 극존칭까지 버젓이 사용되는 상황이었다.

“위대하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개입이 없으셨다면 갑자기 늘어난 초능력자들로 인하여 엉망이 되었을 것이오.

우리는 저분에게 대항하기보다는 모실 신전부터 세워야 하오.”

“우주인에게 무슨 신전이요?

아예 굴복하자는 것입니까?”

신과 괴물이 날뛰고, 천국과 지옥이 보여도 무신론자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악착같이 차원창세신 코아가 신이 아니라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던 수장들에게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진다.

“오 마이 갓! 이 상황에서 불신자다!

지독한 불신자가 나타났다.”

“갓 뎀! 고우 투 헬!”

지옥까지 생긴 마당에 신이 없다고 고집하는 불신자들은 지옥에나 가라는 말에 무신론자들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지금 위성 화면에는 지옥에서 악마들에게 고문받는 사형수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이는데 저기에 들어가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나보고 저런 지옥에 가라고?

지금 말 다했소!”

손에 총이 있으면 당장 쏴버릴 기세였는데 유신론자들은 냉혹하게 쏘아붙였다.

“신이 없다고 믿으면 지옥도 없다!

그런데 지옥에 가라는 것이 무신론자에게 무슨 욕이냐?”

“지금 신을 영접하겠다는 뜻인가?”“으윽!”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연속되는 기적으로 신이 있다는 사실만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인류의 지배층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유리하게 바꾸려고 했다.

‘반격할 수 없으면 해결의 열쇠는 단 하나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약속이었다.

‘신계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인간과 행성의 관리를 상의하겠다.’

각 나라의 수장과 신학자들의 판단은 이 말은 바로 인류의 왕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신과 괴수가 사투를 벌이는 광란의 바다를 넘어서 사십만 킬로미터가 넘는 나무를 기어올라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건 불가능해!’

‘아무리 초능력이 생긴 인류라고 해도 성공 확률이 희박하다.’

인공위성이 조사한 세계수와 신계를 연결한 투명한 줄기의 분석결과를 본 수장들의 얼굴은 비장하게 굳어진다.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군.”

“줄기 내부의 폭은 일 킬로미터로 넓고, 내부에 숨을 쉴 공기와 마실 물도 충분하오.”

저 통로가 식물의 줄기라는 사실을 증명하듯이 투명한 내부로 푸른 잎과 물도 흐르고 있었다.

통로 내부에 흡착하여 자라는 식물의 종류와 뿌리, 잎의 모습으로 행성과 똑같은 중력까지 작용하고 있음을 파악한 수장들은 암담하기만 했다.

“학자들의 말로는 중력이 지구 쪽으로 작용한다고 하오.”

“통로가 아니라 절벽이군.”

“그럼 기어 올라가야 한단 말이오?”

“사십만 킬로미터를 수직 등산을 해야 한단 말인가?”

가장 큰 문제는 터무니없는 거리였으며, 기계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비행기나 다른 장비는 신과 행성신의 격전으로 인한 태풍과 해일로 접근조차 못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사 킬로를 인력으로 오른다면 십만일이 걸리는군.”

“초능력을 사용하면 사십 킬로는 오를 수 있을 테니 일만 일이요.”

“그럼 대략 이십칠 년이군.”

“이거 미치겠군.”

다행인지 불행인지 신과 괴수들은 인간을 무시하거나 피해버린다.

그래서, 초능력자들이 폭풍과 해일을 뚫고서 몰래 숨어 들어가는 방법이 유일해 보였는 데 성공해도 삶의 절반을 바쳐야 한다니 어이가 없는 것이다.

초능력자로 각성한 군인들에게 약 삼십 년이 걸리는 등반 임무를 맡긴다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는 생각도 하기 싫었다.

‘바로 쿠데타겠지.’

‘국민들이 혁명이나 안 일으키면 다행이군.’

문제는 많으나, 행성의 왕의 자리를 양보할 수 없었다.

“혹시 다른 인원을 데리고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초능력자나 사람을 데리고도 장시간을 초고속으로 날 수 있는 초능력자는 없소?”

“그들로만 원정대를 구성하면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소.”

모든 인류에게 초능력이 생겼으니 잘 찾아보면 있을 수 있는데 다른 수장들의 반응은 살기가 넘쳤다.

“그들에게 누구를 데리고 올라가라는 거요?”

“설마 당신이 가겠다는 거요?”

“의결권도 없는 약소국 주제에 날뛰지 마시오.”

세계수의 상층부를 점유하고도 신계를 오르지 못하는 신족의 주신들이 겪고 있는 서로 발목잡기가 여기서도 발휘되고 있었다.

그렇게 신계 원정대의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을 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천사입니다!

천사들이 도시에 나타났습니다.”

“뭐야?”

“뭐하러?”

========== 작품 후기 ==========

과거: 외계(차원창세신 코아/시작)〈 일천 억 년 전의 절대계에서 시간변화 없이 차원만 이동

현재: 현세계(이계의 오백 억년 전 은하유성 아이언, 여왕들)

미래: 절대계(이대 회색,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

정보행성 코아에 의해서 기억과 정체성을 유지하고, 세계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수정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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