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차원권능을 얻어서 현자의 길을 가는 크롬 여왕에게는 세계의 흐름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이언과 같이 황금 책탑을 오르면서 얻은 지식과 정보가 놀라울 정도로 그녀의 수준을 향상한 셈이었다.
‘조금은 우리에게 흐름이 다가오고 있다.’
아무리 많은 자석이 있어도 더 강한 자력을 가진 자석이 더 많은 철 조각을 당겨서 독점하듯이 은하유성 아이언에만 집중되던 흐름이 여왕들에게 분산되는 중이었다.
그 결과가 자체생산한 용사왕급의 인형 병기였다.
‘여왕들이 조금만 더 강해지면 영웅왕도 스스로 만들 수 있어.
그리고, 기간틱 배틀쉽까지 은하제국에서 양산할 수 있다.
아직 중앙신계의 전적인 도움이 있어야만 제작할 수 있지만, 순수한 과학 문명에 대부분 과정을 맡길 수 있게 된다면 대량생산이 가능해.
앞으로 다가올 흐름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아이언에게 하복부 신력원의 통제권을 넘겨주면서 강화된 차원권능으로 읽어낸 미래의 흐름은 절대 좋지 않았다.
‘신족의 부패와 무능으로 인한 초월자들의 반란은 반드시 일어난다.
그리고, 신족에서 최고위 창조신을 지내신 아이언님의 유모인 우리의 처지는 곤란해진다.’
아이언과 여왕들이 초월자이기는 하지만, 신족에서 최고 지배층이었으니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잘못하면 신족의 앞잡이로 몰려서 숙청당할 수도 있다.
그걸 막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해.’
최고의 영웅신인 아이언이 있는 이상 신족이나 초월자 세력이 함부로 할 수 없지만, 그녀의 차원권능은 경고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초월자 혁명이 일어날 때 아이언님이 계시지 않는다.’
그녀의 차원권능이 상위존재인 아이언의 운명을 완벽하게 파악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미래를 읽는 것이 불완전하다.
원인과 이유는 모르지만, 아이언은 분명히 얼마 후면 여왕들의 겉을 떠나게 되어있었다.
‘흑염 군단과 싸우면서 무슨 일이 발생했을 수도 있고, 신족과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이 흐름대로라면 초월자 혁명은 여왕들만으로 이겨내야 해.’
흑염 군단의 침공과 혼란은 신족의 무능을 증명하면서 전쟁의 불씨를 댕겼다.
그래서 쇠퇴하고 있다고는 하나 강력한 창조신과 주신이 넘치는 신족과 전투능력만은 그들을 뛰어넘는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격돌하는 대전쟁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니 아무리 계산을 해도 아직 주신조차 되지 못한 여왕들로서는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전력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어.
겨우 은하계를 지킬 수준이야.’
앞으로의 미래를 아이언 덕분에 알게 된 크롬 여왕과 삭월의 시즈지는 준비를 진행해 나갔다.
‘십만 대의 용자동맹을 공격군으로 만들어 내가 지휘하고, 다시 십만 대의 영웅동맹을 신계 방어군으로 시즈지님이 통제한다.
그리고, 에메랄드를 총사령관으로 하는 원정군을 만든다.
은하제국의 과학문명으로 양산할 원정군의 숫자는 제한을 두지 않고 계속 생산해서 주변 은하계를 제압해 나아가야한다.’
지워진 흐름이라고 불리는 바뀐 역사에서 보았던 수백억 년 이후의 여왕군의 전력을 조기 완공시켜 초월자 혁명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럴려면 많은 것이 필요했다.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는 앞으로의 초월자 혁명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어떤 창조신이나 초월자도 들어올 수 없는 황금 장미 요새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한정의 정기와 연료를 제공하는 드라이어드가 관리하는 우주수 밀림도 반드시 있어야 해.
그런데 너무 수준이 높아서 자료가 있어도 제작할 수가 없어.
최소한 여왕의 자력으로 시제품이라도 만들고, 현세계를 막대한 병력과 자원을 실어나를 수 있는 차원 열차와 함대는 지금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마마마의 힘이 필요해.
아이언님의 신체까지 파악할 수 있는 분석의 권능이 말이야.’
조금 움직인 탓에 몸속에서 요동치는 아이언의 정액에 어찌할 줄 모르는 프롬 여왕을 보는 크롬 여왕의 눈빛을 신비로운 회색빛으로 물들었다.
지금 그녀의 몸 상태는 예상한 그대로였다.
‘지금 나의 현자의 수준으로는 정보행성 코아로부터 자료를 내려받기만 할 수 있다.
이해나 해석은 무리야.
하지만 어마마마의 분석권능이라면 가능하다.
조금 더 강해지신다면 최소한 시작은 할 수 있다.’
유모의 강화가 필요한 아이언은 책의 탑을 비롯한 모든 자료를 여왕들에게 공개했다.
그래도, 엄두조차 못 내던 영웅왕의 설계도를 분석하여 비슷하게 재현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프롬 여왕의 공적이었다.
‘아이언님에게 여왕의 열쇠와 신형 착유기를 받고 정기교류를 한 덕분이야.
그런데 부족해.
지금 수준으로는 기계를 제외한 다른 분야의 분석은 어림도 없어.’
기계신과 기계신 함대는 아이언이 보여준 여왕의 흐름에서 일부의 전투전력이다.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전력을 유지하게 해주는 황금장미의 요새와 우주수 밀림이기에 여기서 멈추게 할 수가 없었다.
‘더욱 아이언님의 정기를 받아서 분석권능을 강화하셔야 한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책의 탑에 오르시게 해야 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서 원정군의 총사령관이 될 에메랄드도 그렇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러면 모녀가 동시에 아이언을 모시게 되는 난감한 상황이 되지만, 그녀가 읽은 미래에서 가장 나은 길이었다.
‘초월자 혁명에서 아이언님이 없는 여왕들의 운명은 영구 은거나 소멸밖에 없었다.’
최고위 창조신인 아이언의 유모로서 신족의 지배층이었기에 초월자들에게 경원시 당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힘든 싸움을 하면서 이용당하다가 혁명의 종료와 함께 은하계에서 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여왕의 힘을 분산하기 위해서 각자 억지 결혼을 강요받게 되지.’
그걸 거부하면 소멸밖에 없는 비참한 운명이었다.
정보행성 코아가 기록하고 있는 지워진 흐름의 정보와 차원권능으로 읽어낸 미래에서 거의 확정된 흐름을 읽은 크롬 여왕과 삭월의 시즈지가 단호해진 이유였다.
도덕적 관념을 따지다가는 완전히 망할 상황이었다.
‘모든 것은 더욱 큰 흐름을 위해서야.
정조나 도덕을 신경을 쓰면 그 이상의 환란이 닥친다.
아이언님이 계시는 동안 어떻게든 강해져야 한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크롬 공주는 겨우 몸속의 정액 요동을 진정시킨 프롬 여왕에게 은밀하게 의지를 보낸다.
‘어마마마. 삭월의 시즈지님이 왜 저렇게 강하신지 파악을 했습니다.’
먼저 유모가 된 크롬 공주와 삭월의 시즈지가 굉장히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프롬 여왕의 급속한 발전을 조사해보라고 한 일의 보고였다.
일이 중대하니 프롬 여왕도 의지로 대답한다.
‘그래? 드디어 알아냈구나!
정말 수고했다.’
‘아닙니다.
더욱 강해지고 싶다고 부탁을 드리니 흔쾌하게 말씀해주시더군요‘’
‘아? 그…그래?’
알몸으로 아이언의 성기를 받아들인 채로 안겨있던 자신을 보고도 아무런 놀람을 보이지 않은 삭월의 시즈지가 생각이 난 프롬 여왕은 멈칫했다.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압도적인 창조력과 장엄한 젖가슴과 엉덩이를 가진 신체를 보면 주눅을 들 수밖에 없었다.
‘다른 자료도 아이언님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라면 유모에게 못 알려줄 정보가 없으니 얼마든지 요청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모라도 핵심 정보는 접근이 안 되는데 이번에 여왕의 열쇠를 받으셔서 정식 유모가 되신 어마마마는 최고 보안등급으로 이미 올라가 있습니다.
확인해 보세요.’
그 말에 중앙신계와 연결된 화면을 열어본 프롬 여왕은 잠겨있던 모든 항목이 활성화되어있는 모습을 보고서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기밀을 많이 알게 되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휴우!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언님의 유모는 일반적인 유모의 입장은 아닌 것 같구나.’
‘서로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적합자이니 영원한 동업자라고 하시더군요.
초월자가 되면 얻게 될 영원한 삶에서 이 이상의 든든한 관계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마마마.’
크롬 여왕의 대답에 잠시 생각을 한 프롬 여왕은 재촉했다.
‘그렇게 빨리 강해지시는 이유가 무엇이더냐?
중앙신계에 처음 오르셨을 때 분명 일반 초월자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최상급 여신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신의 승격이 엄청난 정기와 시간이 필요한 일임을 알게 된 프롬 여왕으로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그러나 대답은 그녀가 이미 알고 있는 그대로였다.
‘정기교류의 반복입니다.
그리고, 책의 탑에 같이 가시다 보니 그렇게 되었답니다.
확실히 아이언님과 같이 갔다 오실 때마다 급격하게 강해지시더군요.’
‘역…역시 그…그것이니?’
프롬 여왕은 아직도 생생한 아이언과의 정기교류를 생각하면 몸이 떨렸다.
‘에메랄드를 구하기 위해서 몸을 허락했지만, 감당하기가 너무나 힘들었어.
부활한 육체의 처녀를 바친 것은 넘어갈 수 있는데 항문도 여왕의 열쇠가 정식으로 들어와 있었다.
결국에는 항문까지 삽입했다는 소리지 않는가?’
몸에 가득 차서 요동치는 정액을 보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는 엉덩이를 높이 들고 아이언의 성기를 항문에 받아들이며 쾌락에 몸부림치는 자신의 모습은 어이가 없었다.
‘천국이 요양하기가 가장 좋은데 아이언님과 마주치거나 찾아올까 봐서 못 가고 있어.
나조차 잘못하면 그대로 정신을 잃을 정도의 강렬한 쾌락이었다.
여기에 엄청난 발전을 보장하는가?
이걸 어쩐다?’
이번에 아이언에게 한번 안겨보니 천국에서 아무리 오래 수련해도 삭월의 시즈지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다고, 시즈지처럼 안기기에는 딸들의 시선과 입장이 마음에 걸린다.
‘이 애들도 유모가 되었는데 내가 자제하지 못하고 잘못하면 큰일이 되겠지.’
프롬 여왕이 아는 한 크롬 여왕과 에메랄드 공주는 여왕의 열쇠를 정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혹시 하는 불안감에 수시로 처녀임을 확인하고 아무 이상이 없자 먼저 아이언에게 몸을 허락했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비약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보이자 고민에 빠진다.
‘그럼 크롬과 에메랄드는 일반적인 수련방법으로만 강해져야 하나?
그럼 너무나 늦다.’
일반적인 여신이 최상급 여신이 되는데 필요한 엄청난 기한을 생각해보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프롬 여왕에게 크롬 여왕은 결정적인 한마디를 해주었다.
‘이번에 황금 책탑에 같이 가셔서 절대 권능의 요약본을 받으셨답니다.’
그 정보는 프롬 여왕의 고민을 확 날려버렸다.
‘절대권능이라니!?
그런 것이 정말 존재하더냐?’
프롬 여왕의 분석권능과 크롬 공주의 조합권능은 초월급 권능으로 분류가 되었다.
그 정도로도 극히 희귀하며 주신의 가능성이 있다고 우대를 받고 있는데 갑자기 그보다 수십 배는 뛰어난 절대 권능이라니 놀랄 일이었다.
‘예! 직접 보여주셨는데 창조력의 정점인 대수의 절대권능의 요약본이었습니다.
열심히 습득을 하고 계시는데 완료가 되면 주신이 되실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잠…잠시만…주신이 되신다고?’
주신은 은하제국을 뛰어넘은 고대문명을 혼자서 멸망시킨 강대한 존재였다.
신족에서 신왕이라고 불리면서 특별하게 취급받는 시작점이기도 했다.
‘그런 경지를 정기교류를 반복하는 것만으로 이룰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이미 아이언님에게 안겨서 모든 것을 허락했으니 큰 문제는 없다.
그럼 내 딸들은 어쩌지?’
모든 지원을 받는 정식 명문 신족의 고위신 중에서도 주신이 되는 경우는 극히 희귀하다.
그런데 초월자 출신인 딸들의 미래와 영원한 삶을 생각하면 이것저것 고려할 순간이 아니라고 제국의 여왕으로서 감각이 알려준다.
‘어…어쩐다.
이러다 평범한 유모로서 역할이 끝나면 중앙신계에서 방출되거나 하위신이 된다.
삭월의 시즈지님처럼 정기교류를 하지 못하고 절대권능을 얻지 못한 일반 신들은 주신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자신이 이미 허락했는데 딸들의 몸까지 가지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내가 가로막아서 내 딸들도 주신이 되지 못한다면 큰일이다.
지성체 출신인 초월자인 우리에게 다시는 그런 기회는 없겠지.’
영원한 하류층이라니 그것만큼 끔찍한 삶도 없었다.
그렇게 고민에 빠진 프롬 여왕에게 커다란 음성이 울린다.
“어마마마! 무사하신가요?”
“에메랄드….”
생명력이 고갈되어 죽어가던 에메랄드 공주는 아이언의 정기가 가득 담긴 정액을 받고서 원래 그 이상으로 강력해져서 살아났다.
그 정액이 자신의 자궁을 가득 채우다가 그녀의 입속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린 프롬 여왕의 얼굴은 확 달아올랐다.
화아아아아-!
간접적이지만 정기교류와 비슷한 방법으로 생명력을 보충했으니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찾아보면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 거야.’
새빨개진 얼굴의 프롬 여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한 크롬 여왕은 몽환적인 미소를 지었다.
사아아아아아아-!
서서히 회색빛을 내뿜기 시작하는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수많은 흐름을 읽으면서 최선의 방책을 찾는다.
거기에서 프롬 여왕이 아이언에게서 딸들의 정조를 지키면서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분투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휴우! 빨리 허락을 하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더욱 난감한 상황에 마주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