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020화
다음날 아직 자고있는 가윤을 두고 집을 나선 현수는 강의실에 들어가자 자신을 반기는 동기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자리에 앉았다.
“오늘 뭐 좋은일있어요?”
“음. 있지.”
“왜요? 무슨 일이길래?”
이제는 자연스럽게 대화도 걸어오는 연희에게 현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충 꾸며내 대꾸를 했다.
대화를 마친 현수는 전날 밤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지.’
현수는 어젯밤 회귀 이후 처음으로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차올랐었다.
원래 현재 시기부터 현수를 괴롭히기 시작했던 조교가 지금은 자신의 집에서 빌붙어 살면서 그의 눈치만 보면서 살고 있다.
처음 돌아온순간부터 다짐했던 복수와 성욕을 동시에 채우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오늘처럼 강의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린 적은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길게 느껴졌다.
오후 수업까지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온 현수는 현관문을 붙잡고 다시 가면을 쓰기시작했다.
철컥.
평소 나던 오래된 문의 경첩소리가 나지않았다.
집에 들어가자 항상 맡던 홀애비냄새가 아닌 가윤 특유의 향기가 맡아졌다.
“현수야 왔어?”
“네.”
집 청소를 하고있던 가윤이 인사를 했지만 현수는 관심이 없는 듯 대충 대꾸하고 가윤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현수는 혼자 살때처럼 가방을 대충 던져두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침대위에 누웠다.
가윤은 현수에게 조금 더 말을 걸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더는 말을 걸지 않고 집안일을 다시 시작했다.
현수는 잠시 집안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문에 기름칠도 하고…. 미뤄뒀던 집안일을 그냥 다해놨네.’
하지만 현수는 집안일을 다해놨다는 기특함보다 잠시후 있을 가윤과의 잠자리를 기다리는 설렘이 더 컸다.
집안일을 하며 자신의 눈치를 슬쩍 보는 가윤을 보면 꼴릿한 기분이 절로 났다.
‘쟤랑 매일매일 하면서 살 수 있는 게 어디야. 뭐 언제까지고 할 건 아니지만.’
그런데 그날부터.
현수는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감을 느꼈다.
현수는 잠시 후 가윤이 다가올 때까지 자기 볼일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타이밍이 왔을 때 그녀와 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너무나도 이상했다.
뭔가 재미가 없었다. 그냥이 아니라 하고있는 도중에 흥미가 떨어질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날 밤 현수는 밤새 고민을 했다.
‘뭐지? 전생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왜 재미가 없지?’
처음엔 이미 가졌기 때문에 잠시 흥미가 떨어졌나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전생에서도 섹스파트너는 있었고 한 번도 질리거나 한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수는 그날만 그런거일거라고 즈레짐작하며 잠에 들었다.
다음날 밤, 현수는 혹시나 오늘도 재미가 없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잠자리를 가졌지만.
역시나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았다.
‘혹시 내가 몸에 문제가 생겼나?’
하지만 그 역시도 아니었다.
분명 발기는 너무 잘되었고, 사정감도 충분히 느껴졌으며, 육체적으로만족감도 있었다.
그제서야 현수는 뭐가 문제였는지 어렴풋이 깨달았다.
정서적 만족감이다.
이상하게도 어느 시점부터 가윤을 길들이는 과정도, 그녀 앞에서 하는 연기도, 그녀와의 섹스도.
전부 다 현수는 재미가 없었고, 만족이 되지도 않았다.
그때 현수는 깨달았다.
문제는상황이 아니라 그의 감정이었다.
. . .
하지만 그 문제를 알았다고 해서 해결이 되지는 않았다.
여러 시도를 해보았지만, 점점 흥미가 떨어졌고, 종래에는 의무적으로 섹스를 하고 있었다.
‘내가 이럴려고 얘를 내 집에 들인게 아닌데….’
현수는 혹시나해서 가끔 연락하고 지내는 지희와 관계도 가져봤지만, 역시나 흥미가 동하지 않았다.
현수는 자위행위를 할때도 느껴보지 못한 현자타임이 강하게 왔다.
분명 회귀할 때 다짐했다.
현실에 충실하고 나의 욕망에도 충실하게 살기로 했었다.
인생의 방향성 하나가 통째로 흔들려 무너져가는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현수는 멍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무엇이 문제인지 해결하려 많은 노력을 들였지만, 정서적 만족감은 어떻게 해결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현수가 그렇게 멍하게 보내는 날이 많아질수록 가윤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현수가 며칠 전부터 자신에게 점점 무관심한게 느껴졌다.
자신과의 잠자리에서는 의무적으로 하는 느낌이 강하게들었다.
분명 자신에게 못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느끼기엔점점 자신에게 애정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가윤은 현수에게 계속해서 잘 보이려 노력했지만 현수는 그마저도 관심이 없어보였다.
가윤의 마음에 초조함이 스며들었고 한 번 세어들어온 초조함은 끝없이 덩치를 키워갔다.
가윤은 벼랑 끝에 몰린 느낌에 현수에게 다가갔다.
“현수야…. 요즘 무슨 일 있어?”
현수는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에게 무슨 일 있냐고 물어오는 가윤을 보았다.
“아니요. 딱히 별일은 없어요.”
현수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가윤의 표정이 묘하게 찝찝하게 느껴졌다.
현수의 대수롭지 않은 말에 가윤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
“미안해…. 요즘 너무 무서워. 네가 나를 버릴까 봐. 혹시 내가 싫어진 거야?”
현수는 오랜만에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이미 내 것으로 생각했지만 벌써부터 관리를 안 해서 삐거덕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런 거 진짜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누나가 무슨 생각하는지는 알겠는데….”
현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윤이 주저앉아 펑펑울기 시작했다.
“아니, 진짜 누나 때문 아니래두요?”
현수는 가윤을 달래주려 다가가다가 문득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현수는 스스로 의아했다.
‘...뭐지?’
현수는 지금 눈 앞에서 슬픈 표정으로 울고 있는 가윤을 보고 있자, 알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동안의, 그저 사람을 기만하고 싶다는 나쁜 감정과는 결이 다른 종류였다.
현수는 가만히 가윤이 오열하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난 지금 흥분을 하고 있는거지?’
최근 들어서 며칠 내내 하지 못했던 흥분을, 바로 지금 하고 있었다.
그것도 꽤 강하게.
현수는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을 확인해봐야만 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현수는 잠시 멈춘 발걸음을 다시 움직여 가윤의 앞에 서서 말했다.
“입 다물어.”
현수의 말에 가윤이 울음을 멈추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현수는울음을 그친 가윤의 손목을 붙잡고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흐읍!”
가윤이 놀란 마음에 숨을 들이키며 일어났지만, 현수는아랑곳 하지않고 가윤을 침대로 밀어넣었다.
가윤을 침대로 던지듯 밀친 현수는 침대에 엎드린 채 당황스러워하는 가윤을 양 팔로 가두며 말했다.
순식간에 집 안의 분위기는 굳어버렸다.
그 얼어붙은 공간의 적막은 깬 것은, 나지막한 현수의 목소리였다.
“하자. 우리.”
가윤은 멍하니 현수를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말이었지만, 현수의 그 말은 조금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감정은 가윤에게도 있는 그대로 전달되었다.
잠시 후. 가윤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현수는 가윤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거칠게 키스했다.
가윤의 입술을 깨물고, 빨아들이며 거칠게 다루었다.
현수는 한 손으로 가윤의 가슴은 꽈악 움켜쥐었다.
“아읏!”
가윤이아파하는 소리를 냈지만 현수는 전혀 신경쓰지않았다.
항상 상대방과 템포를 맞춰주던 혀가 제멋대로 움직이며 입안을 헤집듯이 돌아다녔다.
가윤의 입안이 현수의 타액으로 범벅이 되었을 때 쯤,현수의 혀가 목덜미로 향했다.
가윤의 거친 신음소리가 울려퍼지고, 현수가 목덜미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키스자국과 타액이 잔뜩이었다.
현수는 목덜미에서 잠시 고개를 들어 가윤을 내려다보았다.
약간의 두려움 섞인 눈빛, 조금 부어오른 입술과 목덜미에 잔뜩 바알갛게 오른 키스자국, 그리고 타액.
자신의 손 끝에서 가윤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눈에 들어온 순간, 현수의 가슴 속에서 불이 당겨졌다.
현수는 바로 가윤의 헐렁한 셔츠의 단추를 다 터트리며 뜯어냈다.
가윤은깜짝 놀란 표정으로 현수를 바라봤다.
셔츠가 사라지자 가윤의 부드러운 속살과 브래지어, 적당히 솟아있는 가슴이 보였다.
현수는 거칠게 그녀의 브래지어를 위로 들췄다.
드러난 가슴의 뽀얀 속살은 아까 현수가 꽈악 움켜쥔 자국 그대로 빨갛게 올라와있었다.
곧장 현수는 유두를 빨아제꼈다.
그가 거칠게 입을 놀리자, 가윤의 입에서는 쉴틈없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현수는 계속해서 젖꼭지를 핥고, 깨물고,빨아들였다.
가윤의 가슴도 조금씩 달아오르는게 느껴질 때쯤, 현수의 손이 가윤의 음부로 향했다.
현수는 가슴을 애무하던 것을 멈추고 일어나 가윤의 속옷을 확인했다.
축축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젖어있는 팬티.
그것을 본 현수가 본능적으로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가 가윤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이렇게 젖어있어?”
가윤의 비부는 이미 습기를 한껏 머금고 있었다.
가윤은 순간 수치심이 들었는지 옆에 있던 베게로 얼굴을 가렸다.
그때 현수는 그녀의 베개를 쥐고서 옆으로 치워버렸다.
“얼굴 보여.”
“...응”
가윤은 그럼에도 차마 현수의 얼굴을 마주보는 것은 하지 못하겠는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현수는 개의치않고 곧장 팬티를 벗기려 했다.
그러나 가윤이 저도 모르게 현수의 손을 붙잡으려 했다.
그러자 현수가 가윤을 바라봤다.
“아...”
그 눈빛을 마주한 가윤은 저도 모르게 현수의 손을 놓았다.
현수는 곧장 가윤의 팬티를 내렸다.
그러자 가윤의 흥건히 젖어있는 비부가 드러났다.
현수는흠뻑 젖은 그곳을 곧장 손가락으로 비비기 시작했다.
“으흣.”
처음엔 천천히 하다가 음핵이 어느정도 크기를 키웠을쯤 현수는 약간 거칠게 비벼댔다.
일전의섹스때와 같은, 과할 정도로 거친 애무였다.
“흐아앙, 흐읍.”
가윤이 몸을 파르르 떨면서 간신히 애무를 견뎌냈다.
그러나 강렬한 자극을 강제적으로 세게 준 탓에, 가윤은 순식간에 절정 언저리에 도달해버렸다.
그 즈음 현수는 그녀의 질 속으로 손가락을 두 개 밀어넣었다.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던 가윤의 질은 현수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빨아들였다.
“가는 건 역시 삽입으로 가야지.”
현수는 일부러 그렇게 말하며 가윤의 지스팟을 적극적으로 문질렀다.
그러자 얼마 못가서 가윤의 질이 움찔거리며 절정의 임박을 알리더니, 곧바로 현수의 손가락을 세게 조여왔다.
“흐윽...!”
가윤의 복근이 선명해지면서 그녀가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가윤이 절정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표정, 떨림, 간드러지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
현수는 억지로 보내버지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참을 수 없었던 그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서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절정에 허덕이던 가윤은 그 와중에도 현수의 키스에 호응해오려고 노력했다.
현수는 그 모습을 보자 심장이 마구 뛰는 것이 느껴졌다.
가윤이 절정의 여운을 충분히 느꼈을 때쯤, 현수는 가윤을 보며 말했다.
“이걸 가네?”
평소와 달리 거칠고 격렬한 섹스에 정신을 못차리던 가윤은 현수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하자 갑자기 부끄러움이 몰려왔는지두 눈을 감고서 다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려 했다.
“나 봐.”
하지만 현수의 한마디에 가윤은 감았던 눈을 다시 뜰 수 밖에 없었다.
현수는 가윤의 일련의 행동을 보면서 이제는 가면을 벗고 본능적으로 움직이기로했다.
현수의 손가락을 쉬지않고 가윤을 애무했고, 가윤은 어느새 눈을 감고 다시 베게를 움켜쥐기 시작했다.
가윤이 또 한번의 절정을 맛보려는 순간 그녀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하자 현수의 손이 멈추면서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눈 감지 마.”
현수의 낮게 울리는 목소리는 거칠고 야했다.
가윤은 결국 어쩔 수 없이 현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한껏 달아올라 다시 절정을 느끼고 싶어하는듯 했다.
가윤의 눈빛을 확인한 현수는 멈춘 손길을 다시 움직여 그녀를 절정으로 보내주었다.
현수는 이제 표정을 숨기지않았다.
현수는 가윤의 눈빛, 표정, 몸짓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그녀를 관음했다.
현수는 문득 자신의 성기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음을 느꼈다.
짐승처럼 박고싶은 느낌이 들었다.
현수는 본능을억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