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036화
빨간 라면 국물만 약간 남은채 비어있는 냄비와 비어있는 캔이 두 개 반 쯤 남은 캔이 두 개.
현수는 탁자 위에 올려진 방금까지 자신이 먹던 맥주를 보며 효주의 집을 눈에 담았다.
건조대에 널린 빨래는 빳빳하게 굳어 있었고, 그 와중에 몇 군데가 비어있는 걸 보아하니 건조대를 옷걸이처럼 사용하고 있는 듯했다.
바닥엔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널려있어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최소 하나씩은 밟을 것 같았고, 침대에는 미쳐 숨기지 못한 속옷이 하나 널브러져 있었다.
깔끔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깔끔하지 못한 집은 대부분의 여자가 으레 그렇듯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현수는 볼 때마다 적응이 되지는 않았다.
‘여자들이란….’
탁자 맞은편엔 다시금 술에 취한 효주가 머리카락이 라면국물에 빠질 듯 고개를 꾸벅거리고 있었다.
현수는 대충 탁자를 치운 뒤, 불을 끄고 스탠드조명만 켜두고 효주를 일으켰다.
‘너무 순식간에 가버렸네.’
방금 전까지 효주는 즐겁게 얘기를 나누다가 순식간에 고개를 처박더니 졸기 시작했다.
어차피 곧 강렬한 자극에 잠은 확 달아날 테니 술에 취해 몸이 둔해져 있는 상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현수는 일단 효주를 깨워야했기에 화장실에서 칫솔을 찾아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효주야 양치는 하고 자야지.”
효주는 슬쩍 눈을 뜨더니, 손을 저으며 거절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현수는 그녀의 입속으로 칫솔을 집어넣었고, 효주는 어쩔 수 없이 양치질을 시작하며 잠을 깬듯했다.
“미안…. 깜빡 졸았네.”
정신을 차린 효주는 나를 두고 무방비한 상태로 잠에 빠져든 자신에게 놀란 듯 보였다.
“피곤하면 이제 잘까?”
당당하게 자고 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현수를 보며 약간 어이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졌는지, 아니면 무방비상태의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둔 것이 생각이 났는지 자고가는 것을 허락했다.
“바닥에서 자. 침대 위로는 올라올 생각도 하지 말고.”
그러나 선은 확실하게 그으며 귀엽게 으름장을 놓았다.
“알겠어. 근데 혹시 칫솔 남는 거 있어?”
“왼쪽 선반에 보면 하나 있을 거야 그거 써.”
현수는 양치질만 할것같이 말해놓고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뭐야? 갑자기 샤워는 왜 해?”
밖에서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원래 안 씻고 잠 못 자.”
효주는 할말을 잃었는지 더는 아무 말도 없었다.
샤워를 마친 현수는 속옷만 입은 채 밖으로 나왔다.
살짝 젖은 머리를 스타일링하고 배에 힘을 꽉 줘서 복근을 강조하고 어깨를 쫙 펴서 넓어 보이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신경을 쓰고 있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효주를 쳐다봤다.
그녀는 커다래진 눈으로현수를 입을 헤 벌리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곤 현수의 시선을 느끼고 민망한 듯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뭐야…. 왜 벗고 나와? 빨리 옷 입어.”
“갈아입을 옷 없어? 입던 옷은 찝찝해서.”
“없어…. 나 혼자 사는데 남자 옷이 왜 있겠어.”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얼굴을 붉히고 현수를 쳐다보지도 못하는 효주의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현수는 꿋꿋이 몸에 힘을 주고 효주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근데 넌 안 씻어?”
속옷만 입은 채 천천히 다가오는 현수를 느낀 효주가 곁눈질로 슬쩍슬쩍 보면서 당황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내, 내가 왜 씻어! 나 그냥 자면 되는데?”
“나도 뭐 안 씻는 건 상관없긴 해.”
“뭔 소리야 그게….”
무슨 소린지 알면서 효주는 이 민망한 분위기에 애써 모른척했다.
이제 효주의 코앞까지 다가와 고개를 숙이자 서로의 숨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다.
“더워? 땀 나는 거 같은데.”
가까이 다가간 현수는 강렬한 알코올 향이 느껴졌지만,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며 달아오른 효주의 얼굴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응…. 좀 덥네.”
효주는 현수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현수는 양손으로 효주의 얼굴을 부여잡고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녀는 빤히 쳐다보는 현수를 바라보지 못하고 동공이 자유분방하게 돌아다니며 시선을 고정하지 못했다.
천천히 고개를 다가가니 결국에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현수의 입술이 효주의 입술과 맞닿자 그녀가 크게 움찔했다.
긴장감이 역력한 그녀를 보면서 현수는 머리를 쓰다듬고 이마, 미간, 콧등에 뽀뽀를 해주며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씩 가볍게 만들었다.
눈을 질끈 감고 잔뜩 찌푸려진 그녀의 미간이 조금씩 풀어지는 것을 확인한 현수가 그제야 다시 효주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여전히 긴장이 덜 풀린 상태인지 효주의 입술이 벌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지만, 갈라진 틈을 부드럽게 핥아주자 천천히 벌어졌다.
열린 입술 사이로 혀가 들어가자 효주의 숨에서 느껴지던 알코올보다 훨씬 더 진한 향이 느껴졌다.
미약하게 느껴지는 민트 향과 알코올이 섞여 오묘한 느낌을 받으며 효주의 혀와 뒤엉키기 시작했다.
음주와 양치질로 인해 입안의 수분이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살이 부딪힐 때마다 예민한 게 기분이 무척 좋았다.
효주의 입안을 헤집고 다니며 타액을 교환하고 있을 때, 그녀도 어느 정도 집중이 되는지 현수의 입안으로 혀가 넘어왔다.
역시나 부족한 경험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던 혀를 현수가 부드럽게 잡아채 리드하며 돌아다녔다.
수분이 적었던효주의 혀가 조금씩 촉촉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현수가 슬쩍 눈을 떴을 때, 한층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는 효주가 눈에 띄었다.
긴장이 많이 풀어진 그녀를 보고 슬슬 손을 움직여 스르륵 티셔츠 안으로 들어갔다.
손을 옆구리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며 등에 도착해 브래지어끈을 단번에 풀어헤쳤다.
끈이 풀어짐과 동시에 효주는 눈을 떠 현수를 묘하게 쳐다보았다.
이 상황까지 와서도 그녀는 현수와의 관계를 아직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하고 있는듯했다.
취기가 오를 대로 올라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현수를 받아주고 있지만, 이 상황 자체가 현수가 원하는 상황이었다.
‘넌 계속해서 한석이를 생각하고 고뇌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욕망을 못 이겨 나를 찾기만 하면 돼.’
“나 냄새날 것 같은데….”
현수는 그녀의 말에 잠시 어이가 없어졌다.
남자친구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것은 제쳐두고, 이 분위기에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도 자신의 냄새를 생각하는 것도 참 섬세한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이란….’
“나 비염이야.”
현수는 입꼬리만 살짝 올려 미소를 지어주곤 그녀의 티셔츠를 벗겨냈다.
새하얀 피부와함께 아직 채빠지지 않은 젖살, 후크가 풀어져 덜렁거리는 브래지어가 효주의 가슴을 더욱 야하게 보였다.
손에 꽉 차기엔 좀 아쉬워 보이는 가슴과 그녀의 체형이 어른스러운 효주의 외모와 대비되어 오히려 더 꼴릿한 느낌이 들었다.
한 손을 헐렁해진 브래지어 안으로 집어넣어 가슴을 쥐어보니 역시나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가슴을 잡은 손으로 살짝 그녀를 밀면서 침대에 눕혀서 눈빛을 교환했다.
효주는 여전히 머뭇거림은 있었지만, 설렘과 두근거림이 더욱 커 보였다.
현수는 다시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하며 시선을 돌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 효주의 바지춤을 풀어냈다.
아무런 저항 없이 풀어낸 바지를 곧장 벗기지 않고 차근차근 목덜미부터 애무하기 시작했다.
“흐읏.”
목덜미에 약한 키스를 하자 긴장이 풀려 예민해져 있었는지 간드러진 신음이 터져 나왔다.
현수는 브래지어를 마저 풀어내고 효주의 젖가슴을 구경했다.
완연한 색은 아니지만, 핑크빛이 맴도는 작은 유륜과 조그마한 유두.
그녀의 외모는 나이대보다 성숙해 보였지만 몸은 전혀 아니었다.
그 가녀린 몸의 선은 효주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현수는 굉장히 드문 가슴을 어떻게 애무할지 고민했다.
‘듣기만 했지 직접 보긴 처음인데.’
고민은 길지 않았고 곧장 젖을 살며시 앙 물었다.
“흐음.”
효주는 야한 숨소리를 내뱉으며 몸이 경직되고 긴장되는 게 느껴졌다.
한 손으로 골반을 힘으로 받쳐 들어 몸이 받는 중력을 최소화 시키며 경직을 풀어주었다.
그러자 효주는 현수가 간질이듯 애무하는 부분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었다.
입안에 한껏 베어 물은 채 현수의 혀가 효주의 유륜을 회전하며 핥아대자 조금씩 유두가 서기 시작했다.
효주는 한석에게서 겪어보지못한 능숙한 애무에 몸이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적당히 가슴을 주물거리며 효주의 몸을 예민하게 데워둔 뒤 아껴뒀던 바지를 팬티와 함께 같이 벗겼다.
‘와….’
순간 현수는 할 말을 잃었다.
예쁜 역삼각형을 이룬 채 나 있는 음모와, 그 아래로 선홍빛 아름다운 음부가 보였다.
수북하지는 않지만 꽤 있던 털이 마치 제모를 한 듯 음부 주위는 깨끗하고 매끄러워 보였고, 약간씩 거뭇한 느낌이 나는 사타구니조차도 흠잡을 곳 없이 깨끗했다.
‘역시 핑보였어.’
유두 색에서 짐작을 했었는데, 실제로 눈 앞에 두고 보자 현수는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왜 그렇게 빤히봐?”
효주가 민망하다는 듯 다리를 모으며 현수에게 말했다.
“실제로보는 건 처음이라…. 근데 진짜 예쁘다….”
현수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몰라…. 그리고 할 거면 콘돔 껴….”
효주는 침대 옆에 놓여진 서랍에서 콘돔을 꺼내 현수에게 건넸다.
콘돔을 건네받은 현수는 팬티를 벗어 그의 심볼을 드러냈다.
부끄러워하고 있던 효주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남한석. 새끼....’
현수는 한석이 스킬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콘돔을 끝까지 바짝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한 현수는 효주의 나체를 다시 한 번 눈에 담았다.
새하얀 피부와, 무언가 미지의 상황 앞에서 두려워하고 있는 효주의 표정을 보고 있자 문득 현수는 그녀가 새하얀 도화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석이 애지중지하며 지켜냈을 그 도화지를 현수는 당장 더럽히고 싶다는 욕망이 끓어올랐다.
‘이걸 혼자 독점하고 있었다고?’
현수는 어서 여기에 자신의 도장을 찍어 한석에게서 빼앗아가고 싶어졌다.
눈대중으로 충분히 젖어있는 그녀를 확인한 현수는 천천히 삽입을 하려 했지만 일부러 방향을 계속 틀어 삽입에 실패했다.
“자, 잠시만….”
끓어오르는 욕망에도 섣부르게 행동하지 않고 끝까지 가면을 쓰고 효주를 대하는 현수.
효주는 현수의 속마음을 전혀 모른 채 그가 귀여운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천천히 해도 돼.”
이후로도 몇 번의 실패 이후 삽입에 성공한 현수는 다음부터는 나무랄 데 없이 능숙하게 행동했다.
‘와... 조임 예술인데.’
효주는 겉만 예술적인 것이 아니라 속살조차도 예술적이었다.
효주는 조이거나 박자를 맞추는 것 같은 스킬적인 부분은 새내기 답게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건 이것대로 새내기와의 섹스를 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나서 꼴릿했다.
게다가 효주는 다른 누구와도 비교되지 않는 피지컬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현수의 물건을 본을 떠서 만든 것 마냥, 효주의 질은현수의 자지에착 달라붙었다.
너무 좁지도 않은 적당한 넓이에, 움직일 때마다 여러 명의 손이 부드럽게 쓰다듬는 느낌까지.
현수는 성기를 끝까지 집어넣은 뒤 그 기분을 한참을 즐겼다.
“아...”
현수가 힘을 줄 때마다 효주도 덩달아 움찔했고, 현수는 그곳 근처가 효주가 잘 느끼는 곳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속궁합이 딱 맞는데?’
마침 효주도 현수의 물건에 맞는 성감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의외의 소득을 얻은 현수는 보답으로 오늘을 절대 잊을 수 없게 만들어 주기로 했다.
콘돔도 끼고 처음 하는 척을 해야 해서 다양한 체위를 하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제약 속에서도 효주가 한석과 하면서 아마 절대 느끼지 못했을 섹스의 즐거움을 주는 것 쯤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현수는 본격적으로 효주를올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는 여태껏만지지 않은 효주의 클리토리스에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흐읏.”
순간 효주가 몸을 살짝 비틀면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미 충분히 부풀었다고 생각된 음핵이 더욱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현수는 다른 손가락을 이용해서 음핵을 덮고 있는 살을 살짝 들어냈다.
드러난 속살에 손가락을 가볍게 올리고 효주가 가장 잘 느끼는 세기를 찾으려고 했다.
살짝 힘을 주기도, 조금 빼기도 하며 효주의 반응을 살피다가 어느 순간 효주의 몸이 붕 뜨듯 허리를 슬쩍 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네.’
이제 현수의 손길에 완전히 몰입해있는 효주를 보며 잠시 멈춰뒀던 피스톤질을 다시 시작했다.
“흐아읏.”
두 군데서 동시에 자극이 들어오자 아까 전보다 훨씬 큰 신음이 터져 나왔다.
조금씩 조여오는 효주의 속살을 느끼며 리듬감있게 깊숙이 박아대자 효주가 몸을 크게 움찔거리며 손을 뻗어왔다.
“혀, 현수야. 잠시만….”
처음 받아보는 자극에 당황한 건지 현수를 붙잡으며 애원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현수는 흐트러짐 없이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리고 현수는 효주의 이러한 반응을 보면서 한 가지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나이대 여자애들이 흔히 가지는 공통점.
‘백 퍼센트다. 얘 섹스 하면서는 처음 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