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037화
현수는 그대로 손가락을 움직이며 허리를 살살 흔들어주었다.
‘첫 절정은 클리로 보내야지.’
첫날부터 삽입으로 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지금 효주는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지만,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어서 더해달라고 비틀어대고 있었다.
찌걱, 찌걱.
콘돔의 질감 때문에 애액이 끈적하게 달라붙어 오며 현수의 물건이 빠져나올 때마다 거센 저항이 느껴졌다.
현수를 붙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떨쳐내지는 않았다.
속궁합이 너무 잘 맞는다는걸 효주는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지, 그녀의 몸이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강하게 조여왔다.
“흐아읏.”
효주도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느낌에 많이 부담스러운지 몸을 비틀어댔다.
현수는 잠시 클리토리스에 올려두었던 손가락을 떼고, 피스톤질에 집중해서 아까 파악해둔 효주의 성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현수는 효주의 질이 세게 움찔거리는것을 느끼자마자 곧바로 효주의 클리를 세게 문질러댔다.
효주는 곧장 허리에 힘이 강하게 들어가더니 온몸을 경직시켰다.
“흐…. 으읏….”
‘갔네.’
효주가 첫 번째 오르가슴을 느낀 순간이었고, 현수는 그녀가 더욱 큰 절정을 맛보여줄 생각이었다.
현수는 그녀가 절정에서 내려오자마자 다시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이전보다 더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여운을 느낄 새도 주지 않고 곧장 자극을 주자 효주는 큰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으아흣.”
약간 비명소리를 지르듯 몸을 크게 비틀고 현수를 떼어내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진이 빠져 힘없이 밀어내는 그녀의 손을 가볍게 제쳐두고 애무와 피스톤질을 계속했다.
“아... 안돼...”
효주는 현수를 아무리 밀어내도 그가 밀쳐지지 않자, 갑자기 그를 부여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효주의 손아귀에 힘이 꽉 들어갔다.
그녀의 감긴 눈이 파르르 떨리며 더는 신음소리도 내지 못한 채 입만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 현수는 뿌듯함을 느꼈다.
‘제대로 가고 있네.’
손과 발을 쥐었다 폈다, 허리를 뒤틀고, 몸을 배배 꼬며 온몸으로 쾌감을 표현하는 그녀를 보며 가윤때와는 다른 정신적 쾌락이 느껴졌다.
이렇게 격렬하게 절정을 표현하는 여자를 보면 어느 남자라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법했다.
여기서 더 조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더욱 조여지는 그녀의 질과 함께 벌린 채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던 입에서 신음이드디어터져 나왔다.
“흐으으흣!”
사정감이 진즉에 극에 달했던 현수는 타이밍에 맞춰 사정했다.
현수의 자지가 콘돔 속에정액을 울컥 울컥 토해냈다.
사정을 마친 현수는 허리를 잘게 떨면서 두 번 연속으로 절정에 오르고 있는 효주를 꼭 안아주었다.
그는 엄청난 쾌감을 느끼고 있을 그녀에게 완벽한 여운까지 즐기게 해줄 심산이었다.
삽입을 이어나가자 효주가 몸을 파르르 떨면서 절정의 뒷 여운에 잠겼다.
격렬한 운동을 한 것처럼 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른 그녀를 품에 안고 절정의 여운이 가실 때까지 기다려주자, 정신을 차린 효주가 약간 눈물이 맺힌 채 현수를 바라보고 말했다.
“너, 처음 맞아?”
현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당황한 듯 말했다.
“왜 갑자기 울어? 내가 그렇게 못했어? 미안해….”
그는 처음이라 제대로 못 해준 게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효주에게 뻔뻔하게 사과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효주의 눈에 황당함이 밀려오며 현수에게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아니…. 처음에 못 찾을 때부터 처음 같기는 했지만 너 너무….”
그녀는 차마 왜 이렇게 잘하냐는 말을 꺼내지는 못하고, 아까 가버린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밀려와 얼굴을 붉혔다.
“미안…. 그래도 나 시간 좀 지나면 더잘할 수있을 것 같아. 난 너무 좋았는데, 나 혼자 즐긴거 같아서 너무 미안하네….”
“아니야. 나도 진짜 좋았으니까, 그냥 나 안아만 줄래?”
현수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효주도 그냥 입을 다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에게 안아달라고 했다.
“아, 잠시만.”
하지만 현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장난기가 돌았고, 아직 빼지 않은 콘돔을 이제서야 빼며 주변을 닦아냈다.
그리곤 우연히 효주의 애액으로 잔뜩 젖은 침대를 본 척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어? 효주야 여기 왜 이렇게 젖었어?”
효주는 화들짝 놀래며 젖은 침대보를 손으로 털어내며 어버버 대며 말했다.
“무, 무슨 소리야! 젖긴 뭘 젖어! 그냥 땀나서 살짝 젖긴 했네.”
효주의 반응이 너무나도 귀여웠던 현수는 조금 더 짓궂은 장난을 쳐보기로 마음먹었다.
“알겠어…. 왜 화를 내고 그래…. 미안해.”
현수는 사과를 하며 옆에 놓인 휴지를 떼서 침대보를 닦으려고 하자 효주가 현수를 뜯어말리며 휴지를 빼앗았다.
“내가 할게. 그냥 씻고와.”
“알겠어. 근데 휴지 그걸로 돼? 더 필요할 거 같은데.”
현수의 말에 효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뭐? 너, 너…. 나 놀리는 거지?”
현수는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의 짓궂은 웃음을 본 효주가 울상을 지으며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미친 거 아니냐고…. 진짜 사람 민망하게 왜 그래!”
현수는 한참을 웃으며 효주를 껴안아 주고 달래주며 말했다.
“처음이라고 아무것도모르는 건 아니거든? 그래도네가 나름 좋아한 거 같아서 다행이다.”
“그니까…. 처음인데 왜 이렇게 잘하냐고….”
현수의 품에 고개를 박고 부끄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말투로 말하는 효주의 모습에 다시금 욕망이 끓어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어서 더럽히고 싶다….’
지금의 순수하고 순진한 효주의 모습 위로, 회귀 전 한석을 통해 들은 결혼한 이후 섹스에 적극적이었던 그녀의 모습을 상상했다.
십 년은 더 미래에 드러나야 할 그녀의 본성을, 겨우 스물 한 살의 나이에 현수가 끄집어 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넌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이 수동적인 성격을 이용해서 결국 그녀를 남자친구를 두고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가지게 만드는것 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현수는 이번 한 번으로 이 일탈을 마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현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고는 전혀 알 수 없는 얼굴을 한 채 효주를 애정이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게 노력할게.”
현수는 이 와중에도 한석이 마음에 걸려 갈팡질팡하는 효주의 마음에 당연히 다음에도 한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새겨넣었다.
효주의 눈빛이 순간 씁쓸한 기색이 비쳤지만, 금세 사라지며 말했다.
“몰라….”
나체의 상태로 현수의 품에 파고들어 오는 효주를 더욱 꽉 안아주며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이내 그녀의 숨소리가 고르게 났다.
땀이 식으며 체온이 떨어지자 이불을 덮어주고, 조금씩 꿈틀거리던 그녀가 안정적이고 고른 숨을 뱉으며 완전히 잠에 빠져들었다.
품에 안기고 금세 잠이 든 효주의 모습은 주관적으로 보나 객관적으로 보나 꽤나 아름다웠다.
대부분의 남자가 그렇겠지만, 현수도 성관계를 가지며 서로 몸의 교감을 이루고나면 묘한 애착이 갔다.
원나잇처럼 암묵적으로 서로 한 번하고 헤어지는 것이 아닌 이렇게 어렵사리 고생해서 꼬신뒤 하는 관계는 특히 더 애착이 갔다.
그러나 현수에게 있어서 애착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남자가 가지는 감정과 비교해서 조금 비틀린 형태를가지고 있었다.
소유욕.
그것도 자신의 손아귀에 움켜쥐고,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소유욕에 가까웠다.
문득 현수는 이런 자신의 성향을 잘 따라오고 있는 가윤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면 가윤이한테 잘해줘야겠다.’
당연히 지금 현수가 가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그녀를 가지고 놀아주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가윤은 ‘안심’을 할 수 있었으니까.
“흠.”
현수는 눈 앞의 효주를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가윤과의 섹스를 상상했다.
어떤 섹스를 할지 상상하며 효주의 검고 긴 생머리를 쓸어넘기자 눈가를 파르르 떨며 반응해왔다.
음주와 섹스로 많이 피곤했는지 쌔액쌔액 거리는 숨소리가 거칠게 나왔다.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현수의 손이 그녀으 입술을 향했다.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입술은 굉장히 부드러웠다.
현수는 입술에 뽀뽀를 해준 뒤,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에 들어온 그녀의 얼굴은 이상하리만치 예뻐 보였다.
‘원래 이렇게 예뻤나?’
현수는 문득 올라온 혼잣말에 가까웠던 질문에, 곧장 스스로 대답할 수 있었다.
‘그치. 원래 이렇게 예뻐서 집요하게 노렸던 거지.’
회귀 이후 그녀를 처음 본 날.
취해서 침대에 나자빠진 한석을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녀의 얼굴은 마치 한 컷의 사진처럼 현수의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그리고 지금 또한 그랬다.
현수는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해보았다.
‘지금이 더 예쁘네.’
그녀는 원래 예뻤지만, 지금이 훨씬 더 예뻤다.
그런 그녀를 방금 전까지 아래에서 헐떡이게 해놓았다고 생각하자, 현수는 새삼스레 만족감이 올라왔다.
* * * *
눈을 떴을 때 해는 이미 중천에 있었다.
효주는 아직도 꿈나라에 있는지 머리를 입에 문 채 침을 조금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전혀 깨지 않고 오히려 귀엽다고 느껴진 현수는 입에 물린 머리카락을 빼고 침을 닦아주었다.
이불을 이미 효주의발밑에 밀려나 서로 알몸으로 껴안고 있는 상태였다.
‘어쩐지 춥더라.’
현수는 이불을 끌어와 효주를 덮어주려다가 문득 그녀의 몸을 감상했다.
보통 밤에 볼 때와 낮에 볼 때 분위기가다르게 느껴지는 게 대부분인데 효주는 밤에도 그렇고 낮에도 그렇고 가녀린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나이보단 어른스러워보이는 예쁜 얼굴에 묘한 죄책감을 일으키는 몸매의 갭 차이가 오히려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비춰주었다.
그때 이불도 없고, 현수도 떨어져 나가자 효주가 한기를 느꼈는지 몸을 뒤척이며 현수를 끌어안으려고 했다.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팔을 뻗어오는 그녀의 품 안에 포근하게 안겨들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나체의 상태로 서로를 껴안고 있으니 당연한 반응이 아랫도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갓 처음 잔데다 완전히 꼬신 상태는 아니기에 현수는 효주가 일어나기를 기다릴 심상이었다.
그녀의 품에 안겨 다시 잠에 들려고 눈을 감고 있는데, 부드러운 살결과 심장 소리가 현수의 잠을 자꾸 방해했다.
하는 수없이 현수는 효주의 젖가슴을 가지고 조금씩 건들고 간질이며 반응을 살피며 시간을 보내다가 나중에는 그녀의 가슴을 입에 물고 빨아댔다.
하다보니 손가락도 함께 사용해 반대쪽도 간질이듯 애무하며 그녀를 계속 건드렸다.
“으음….”
심기가 불편해진 효주가 눈살을 찌푸리며 가슴으로 손을 뻗어와 현수의 머리를 붙잡았다.
효주가 손에 느껴지는 이질감에 순간 잠이 깼는지 눈을 스르르 뜨고 상황파악을 하고있었다.
“….”
상황파악이 끝난 효주가 코웃음과 함께 매력적인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뭐해?”
그녀의 젖가슴을 물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현수의 모습이 귀엽다고 느꼈는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양팔로 그를 껴안았다.
‘술 깨면 좀 다른 반응을 보일 줄 알았는데….’
현수는 효주가 술에 깨서 정신을 차리면 싱숭생숭한 마음에 전날처럼 자신을 대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아마 어제의 섹스가 지금의 반응을 이끌어낸 게 아닐까 하며 현수는 이 관계를 완전 고착시키려고 한 번 더 관계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것보단 그냥 하고싶은 게 더 크긴 했지만.
현수는 자신을 껴안고 있는 효주를 살짝 밀면서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
그리곤 곧장 쉬고 있는 한 손을 그녀의 음부로 향했다.
“뭐야…. 일어나자마자 또 하게?”
효주가 당황한 듯 다리를 조인 채 손을 거부하며 말했다.
“응….못 참겠어.”
현수가 조인 다리에 손을 올려 힘을 주자 효주가 그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다리에 힘을 풀었다.
순순히 현수의 말을 듣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는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효주의 수동적인 성향이 떠올랐다.
‘보다보면 내 말은 항상 다 따르고,,. 의존성도 짙고... 섹스를 하면서도 수동적인 성향이 두드러질까?’
자신과 관계를 계속 맺음으로써 수동적인 그녀의 성격을 어서 M 성향으로 개발해 더럽히고 싶었다.
현수는 자고 일어나 상당히 둔해져 있는 그녀의 몸을 예민하게 만들기 위해 어제는 제대로 하지 못한 애무를 정성들여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