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8화 〉068화 (68/112)



〈 68화 〉068화

‘이 새끼 진짜 별말 없는  보니까 스스로 성향을 깨달은 것 같은데?’

현수는 얼마 전 한석을 찾아가 그를 협박, 회유를 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조금의 도박수였지만, 이길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쫄렸는데, 다행이다. 일이 풀리려니까 이렇게 풀리네? 역시 될 놈은 된다니까.’

그날, 한석을 찾아가 일이 잘못되었으면 현수의 이미지 타격이 꽤나 컸을 텐데 그럴 확률은 적다고 판단하고 밀고 나간 것이 좋은 수가 되었다.

효주와 떡치기 전에 사진까지 찍어서 보냈는데, 욕설이 담긴 메시지 이후로는 더는 말이 없는 것을 보니 회유하는 것도 얼마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한 번 찾아가서 또 흔들어줘야지.’

현수는 한석의 멘탈을 다시 한 번 흔들어서 그가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그를 찾아 나섰다.

“또 무슨 일인데? 왜 자꾸 찾아오냐고.”

한석은 여전히 적대적이었지만 그 속에는 기대심이 엿보였다.

‘새끼, 지도 좋았으면서. 존나 웃긴 새끼라니까?’

“이제 인정할 때 안됐어? 너도 이제 네 성향을 깨닫고 있잖아.”

“무슨 개소리야! 그딴 소리 지껄일 거면 꺼져!”

“그래. 인정하기 힘들겠지. 여태까지 이런 일이 너한테 일어날 거라고 생각도  했을 거니까. 근데 한 번 인정만 하면 신세계가 펼쳐질 거야. 한석아, 내가 제안 하나 할게. 아직도 정말로 인정을 못 하겠다면 내가 하라는 대로 한 번만 해봐.”

“내가  말을 들을  같아?”

“마지막이야. 이번 일을 끝으로 찾아오는 일은 다신 없을 거야. 네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그때는 나를 매장을 시키든 말든 알아서 해.”

현수가 저자세로 나오자 한석의 적대심이 약간 풀리며 기대심이 한껏 오른 표정이었다.

“그 말 무조건 지켜야 할거야.”

그러나 한석은 속내를 비치지 않으려는 듯 현수를 향해 이빨을 세웠지만, 현수는 그 모습이 귀여울 따름이었다.

* * * *

[오늘 집 비는데 우리집으로 올래?]

진동이 울리는 휴대폰을 확인하자 효주로부터 메시지가 하나 와있었다.

‘오늘이 날인가보네.’

현수는 계획했던 일을 드디어 실행할 날이 왔음을 느꼈다.

그렇게 싱글벙글 웃으며 효주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럼 밖에서 조금만 놀다가 집에 들어갈까?]

[힝 ㅜㅜ 그냥 집에서 놀면 안돼?]

‘안되지. 오늘 한석이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해야되는데 어딜 집에 박혀있으려고.’

평소였다면 바로 집으로 달려서 그녀에게 자지를 박았을 테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기에 현수는 그녀가 절대 이길수 없는 가불기를 사용했다.

[...너 나 이럴려고 만나?]

[아니야!! 놀자놀자  너무 놀고 싶었어.]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집에 있고 싶어하던 효주를 밖으로 끌어낸 현수는 곧장 다른 사람에게 메시지 하나를 보내뒀다.

설레는 마음으로 전송이 완료된 것과 그 사람이 메시지를 본 것까지 확인한 뒤 현수는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자, 오늘은 우리에게 정말 즐거운 날이 될거야.’

현수는 효주와 약속 장소를 정한 뒤 콧노래를 흥얼대며 옷을 갈아입고 그곳으로 향했다.

잠시 후, 현수는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효주에게 다가갔다.

“일찍 나왔네?”

“응. 오늘 뭐할거야?”

‘혹시 모르니까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데리고 가야겠지? 술이나 먹이자.’

“나 오늘은 너랑 둘이서  한잔하고 싶은데?”

“으음…. 난 별로 안 마시고 싶은데….”

‘이런 썅. 얘는 맨날 한 번에 가는 일이 없네.’

매번  번씩 초를 치는 그녀에게 약간 짜증이 났지만, 현수는 그래도 기쁜날이기에 그녀를 차근차근 설득했다.

어떻게 꼬실까 고민하던 현수는 간단할  같지만 한순간에  가버리게 만드는 칵테일을 떠올렸다.

“분위기 엄청 좋은 칵테일  알아왔는데, 그래도 싫어?”

“칵테일? 그건 좋은데?”

“응, 너도 엄청 좋아할 거야. 이래도 안 마셔?”

“음…. 알겠어. 대신 분위기 별로기만 해봐.”

금세 위기를 극복한 현수는 효주를 저번에도 갔었던 칵테일 바로 향했다.

효주는 이런 곳이 처음이라 신기하다는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 처음이야? 그럼 칵테일도 잘 모르겠네?”

“응, 뭐가 제일 맛있어?”

‘훅 가는데는 이것만한게 없지.’

현수는 겉보기엔 약해보이지만 도수가 높아 한방에 훅 가버리기로 유명한 칵테일을 주문시켰다.

“음~ 이거 괜찮은데? 맛있다.”

역시나 효주는 도수가 높은지도 모르고 그것을 홀짝대며 비웠고, 현수는 계획대로 진행되는 상황에 만족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술잔을 얼마 비우지도 않았는데 효주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서 횡설수설대기 시작했다.

“야, 현수야. 우리 집에 가자. 나 너무 어지러워. 아 머리야. 오늘 왜 이렇게 술이 안 받지?”

‘벌써 갔네. 진짜 이건  년뒤에도 잘 통하는 방법이긴 하지.’

“뭐야? 벌써 취했어? 효주답지 않게 오늘 왜 이래?”

현수는 무슨 상황인지 다 알면서도 효주를 술이 약하다고 놀리며 웃어댔다.

“아니…. 이거 약해 보여서 그냥 먹었는데 한방에 훅 가네.”

‘이제 슬슬 가도   같은데.’

“그럼 이제 집에 가자. 더 마시면 안   같다.”

“응, 가자가자. 못 마시겠어.”

* * * *

한석은 고민 중이었다.

‘내가 연락하면 저번처럼 효주네  옷장 안에 숨어 있어봐. 너의 그 성향을 깨닫게 해줄게.’

그게 며칠 전이었다.

그리고 오늘 낮에 현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늘이다. 내가 이렇게 너한테 하는 건 이게 마지막일거야. 저녁 8시까지 시간 끌고 데리고 갈테니까 그 전까지 들어가있어.]

“하, 씨발.”

한석은 스스로가 역겹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고 가슴에 타오르는 불길을 끄지는 못했다.

‘가고싶다. 가면 안된다.’

마음 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듯이 의견이 충돌했고, 결국은 현수의 예상대로 한석은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효주의 집으로 향했다.

‘그래. 이게 마지막이야. 만약에 내가 농락당한 거라면 나도 죽고 너도 죽는 거야, 김현수.’

그렇게 효주의 집에 몰래 입성한 한석은 집을 천천히 살폈다.

‘저게 저번에 말했던 홈카메라인가.’

현수의 말대로 정말 홈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고, 한석의 등에 식은땀이 났다.

‘진짜 좆될뻔 했구나.’

홈카메라를 확인한 한석은 혹시나 자신의 모습을  새라 옷장 안으로 몸을 숨겼다.

‘왜 이렇게 안 오는거야. 지금 나 속은건가?’

한석은 불안감이 증폭되기 시작했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현수를 믿고 싶었다.

그리고 약속시간이 한참을 지나서 들려오는 도어락 소리.

‘씨발, 8시까지 온대 놓곤.’

좁은 옷장에 숨어 다리가 저려 왔지만, 효주와 현수가 들어오는 소리에 심장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혹시 들리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 . .

효주가휘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현수가 그녀를 부축하고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삑, 삑, 삑, 삑.

띠리링.

오늘따라 경쾌한 소리의 도어락의 소리를 들으며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익숙하지만 흥분되는 장소에 들어섰다.

그리고 안쪽을 슬쩍 둘러보는 순간 현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술 안맥였으면 알아챘겠다. 이 새끼는 똑바로 할  아는게 없어.’

현수는  안 곳곳에 있는 침입의 흔적을 슬쩍슬쩍 치우며 효주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흐으읍.”

효주는 현수의 어깨에 자신의 팔을 감싸며 호응을 해왔다.

두 사람의 혀가 얽혀들어가며 부드럽게 키스가 시작되었다.

효주는  눈을 감고서 현수와의 키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수는 시선을 돌려 옷장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 손을 움직여 효주의 옷을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

. . .


현수는 삽시간에 효주의 옷을전부 다 벗겨버렸다.

그  현수가 효주에게 말했다.

“샤워하고 와.”

현수의 말에 효주가 고개를끄덕였다.

효주가 먼저 화장실에 들어가자, 거실에 혼자 남은 현수는 옷장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말이라도 걸어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도 현수는 이내 생각을 접었다.

‘불쌍한 놈 거기서 딸이나 치고 있으라 하지 뭐.’

현수는 효주가 씻고 나오자 자신도 화장실로 들어갔다.

오늘 어떻게 효주를 따먹을지 머릿속으로 가볍게 상상을 하며 즐겁게 샤워를 한 현수가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효주는 침대의 이불 속에 들어가서 숨어 있었다.

‘귀여운 년.’

현수는 효주에게 다가갔다.

평소 같았으면 저 수줍은 모습을 지켜줄 수도 있었으나, 오늘은 예외였다.

현수는 효주의 침대 앞에 서서 말했다.

“빨아줄래?”

“...어?”

효주는 현수의 행동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또?”

효주의 말에 현수가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넘기며말했다.

“응. 지난번에 너무 기분 좋았어서 그래.”

그 말에 효주는 고민하는 듯 하다가도 현수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후 그녀는 고개를 숙여 현수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오케이. 좋아.’

효주가 현수의 자지를 빨기 시작하자 현수는 장롱 속의 한석이 효주의 옆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게끔 하기 위해 그녀의 옆머리를 귓바퀴 너머로 쓸어 넘겨주었다.

그러자 효주의 옆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효주는 단아한 표정으로 자지를 열심히 빨아댔다.

‘예쁘네. 진짜 청순형 얼굴로 치면 얘가최고라니까.’

그때 효주가 조심스럽게 현수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현수와 눈을 마주치자 배시시 웃음을 지었다.

그 눈빛에는 현수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현수 또한 사랑스럽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현수는 한참동안 차분하게 그녀의 펠라치오를 즐겼다.

“많이 늘었네.”

현수는 머릿 속에 떠오르는 감상을 일부러  밖으로 뱉었다.

현수의 칭찬에 효주가 기분이 좋은지 창피한 척을 하면서도 살짝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

“응. 처음 해줬던 때에 비해선 엄청 늘었어.”

현수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뒤에 말을 덧붙였다.

“그때는 진짜 생전 처음인 것 같았는데 말야.”

그리고 예상대로 효주는 현수가 바라는 대답을 내놨다.

그녀는 우물쭈물거리는 기색으로 한참을 망설이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네가 처음이야.”

그 말에 현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응?”

“정말이야. 네가처음이라고.”

얼핏 억울하다는 뉘앙스까지 담긴 효주의 말에 현수는 얼떨떨하다는 듯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럼 한석이는...?”

효주는 고개를 저었다.

“한석이한테는 한 번도 해준 적 없어.”

“...왜?”

“모르겠어. ...왠지 한석이한테는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어.”

‘한석아 듣고 있냐.’

현수는 최선의 대답을 내놓는 효주가 기특해 죽을 것 같았다.

 말을 듣고서 절망감에 젖어있을 한석이 상상됐다.

“이럼 안되는 거 알지만, 너무 기분이 너무 좋은데?”

현수가 그렇게 말하며 효주의 머리를 쓸어 넘기자 효주가 씁쓸한 표정으로 현수에게 물었다.

“...왜?”

그러나 효주는 현수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한석이한테는 안 해주는 걸 나한테는 해줬다고 하니까 그냥 경쟁에서 이긴 기분이랄까.”

“뭐야 그게...”

현수의 말에 효주는 별다른 말 없이 다시금 펠라치오를 이어나갔다.

그 모습을 보여 현수가 속으로 생각했다.

‘뭐긴 뭐야. 남자친구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내 자지는 빨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너나, 이 상황에서도 화를 내기는커녕 흥분하면서 저기 구석에서 딸딸이나 치고 있는 쟤나 둘  커플로써는 천생연분이나 이거지. 물론 너네 커플이 나를 만난 건 운명이고.’

현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장롱을 힐끔 봤다.

. . .

한석은 분노가 머리 끝까지 치솟는 기분이었다.

사랑이 뚝뚝 묻어나고 있는 눈빛. 정성이 가득 담겨있는 입놀림.

단아한  얼굴.

한 때, 아니 지금도 변함없이 누구에게도 빼앗기기 싫다고 생각했으며, 집착해온 자신의 여자친구였다.

그런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의 자지를 빨고 있는 모습은 너무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었다.

한석이 미치겠는 것은,현수의 자지를 빨고 있는 효주의 얼굴이 너무 예쁘다는 부분이었다.

“효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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