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2화 〉072화 (72/112)



〈 72화 〉072화

“나,난 지금 이런 건 조금….”

“지금은? 그럼 나중에는 쓸거야?”

“아, 몰라! 그때가서 생각해 볼게.”

현수의 은근한 말에 효주가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질색했다.

그렇게 효주를 놀릴만큼 놀린 현수는 여기에 그녀를 데리고온 목적대로 행동했다.

“그럼 차근차근 쓸 수 있도록 우리 이거 하나 사볼래?”

현수가 그녀에게 권한 것은 아주 야한 속옷이었다.

위아래가 한 벌로 되어있는 속옷 비스무리한 것이었는데, 젖꼭지를 전혀 가릴수 없게 뚫려있었고 아랫부분도 겹쳐져있는 천을 옆으로 치우면 그대로 보지가 다 들어나보이는 구조였다.

“이, 이런걸?”

“응.”

현수는 대답을 한 뒤, 그녀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오늘 집에서   써보는 거 어때?’

그의 속삭임에 얼굴이 다시금 붉게 변한 효주가  것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현수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진짜 본론을 말했다.

“싫으면 어쩔  없지. 그럼 이건 어때?”

진짜 목적은 바로 안대.

수위가 높은 속옷 다음으로 안대를 보여줌으로써 ‘이정도면 뭐...’ 라는 반응을 끌어낼 생각이었다.

“음…. 이 정도면 뭐, 알겠어.”

현수의 예상대로 그녀는 안대정도는 가볍게 생각하며그것을 골랐다.

“그리고 고르는 김에 이것도 한 번 사보자.”

현수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장난치듯 야한 속옷을 고르려 했다.

“야.”

효주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현수에게 고개를 저었다.

‘어라? 얘 봐라?’

그런데 거절하는 효주의 반응이 방금 전에 비해서 조금 미적지근 했다.

현수는 여기서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무언가가 될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 네가 이거 입는 거 진짜 너무 보고 싶은데. 한 버만 입어봐주면 안돼?”

현수의 부탁에 효주는 어쩔  몰라했다.

마냥 강요하면 부담스러워만  텐데, 부탁하듯이 나와버리자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하는 눈치였다.

그때 현수가 효주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내가 너 어떨 때 제일예뻐보이는지 말했잖아.”

그 순간 효주가 얼굴이 굳으며 현수의 팔뚝을 툭 쳤다.

그러나 싫어서가 아닌, 당황으로 굳은 것이었다.

“여기서  말이 왜 나와.”

“에이. 진짜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지금만큼  말이 필요할 때가 또 어디 있냐.”

현수의 말에 효주는 갈등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현수에게  속옷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도망쳐버렸다.

“귀엽기는.”

현수는 키득거리며 속옷을 챙겼다.

. . .

성인용품점에서의 볼일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보니 그새 밖은 어둑해져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매장을 나온 뒤, 효주는 싱글벙글하고 있는 현수를 보며 민망한 듯이 말했다.

“왜 그렇게 웃어? 좋아? 이거 두고온다?”

“아, 미안해. 그냥 웃긴 생각이 나서 그래.”

“웃긴 생각은 무슨. 그거 쓸 생각에 신난 거겠지.”

“어떻게 알았지? 아 너무 쉬운 문제였나.”

“하아... 갑자기 애가 되버렸네.”

효주의 한숨에 현수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걸어가는 두 사람을 대로변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힐끔거렸다.

그만큼 두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커플이었다.

효주는 하늘을 보다가 현수에게 말했다.

“벌써 저녁이네. 저녁은 내가 집에서 해줄까?”

“아니야, 오늘 내가 원하는 것도 들어줬는데 저녁은 그냥 내가 살게.”

아직 한석을 집으로 보내지도 않은 현수는 효주의 부드럽게 거절했다.

“에이 이게 뭐라고. 일단 집으로 가자.”

그러나 효주는 집에 가기를 원했다.

‘그렇게 하고 싶냐.’

현수는 헛웃음이 나올 뻔 했다.

효주가 얼마나 섹스에 고픈 상태인지가 훤히 들여다 보였다.

그러나 오늘 또한 효주가 그대로 집으로 직행해서는 안되는 날이었다.

‘효주야 네가 섹스에 맛 들이는 건 아주 보기 좋지만, 오늘은 이러면 안돼.’

현수는 연기를 시작했다.

“싫어. 오랜만에 밖에서 데이트 하는 건데  집에 갈거야?”

“어...?”

약간 정색하듯 말하는 현수의 모습에 효주는 당황했다.

현수가 어떤 지점에서 화가 났는지 눈치를  효주는 곧장 그에게 팔짱을 껴오며 현수의 화를 풀어주려고 했다.

“미안해.내가 눈치가 없었어. 응? 어디로 갈까?”

‘오케이. 그래 오늘은 번에 가자 효주야.’

그렇게 효주를 잠잠하게 만든 뒤, 현수는 곧장 한석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답장이 금방 왔다.

[너 저번처럼 또 늦지마라.]

‘이 새끼 봐라?’

현수는  척하듯이 답을 보내는 한석이 귀엽게 느껴졌다.

[하기 싫어?]

그러자 몇 분 뒤, 한석에게서 깨갱하는 답장이 도착했다.

[미안하다. 그래도 시간은 최대한 좀 맞춰줘.]

‘어딜 기어올라. 좋은 광경은 다 보여줬더니.’

현수의 아쉬울 것 없다는 듯 보낸 문자에 한석은 바로 꼬리를 내렸지만, 그것마저도 현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 저번처럼 흔적 남기면 가만 안 둘  알아라. 내가 얘 술먹이고 하면서 얼마나 고생하는데 고작 가만히 있는 주제에 찡찡대고있어.]

현수의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문자에 한석은 할말이 없었는지 다시 답장은 없었다.

기어오르는 한석을 문자  통으로 조져준 뒤, 현수는 효주를바라보며 생각했다.

‘자, 이제 또 술을 맥여볼까?’

현수는 또 술을 먹이고 취하게 하는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이 과정이 지나면아주 즐거운 광경이 펼쳐질 것이 분명했기에 현수는 이 귀찮음마저도 즐길 수 있었다.

현수는 효주가 좋아하면서도 술이 빠질 수가 없는 음식을 떠올렸다.

“곱창 어때?”

다행히도 효주는 오늘 먹어도 괜찮은 음식이었는지 반응이 꽤 괜찮았다.

“너무 좋은데? 소주도 한 잔 해야지.”

‘안 그래도그러려고 했어.’

알아서 술도 마시자는 그녀를 뿌듯하게 쳐다보며 현수는 효주를 데리고 곱창집으로 안내했다.

. .

치이익.

듣기 좋은 소리와 함께 쪼그라드는 곱창이 곧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며 먹음직스럽게 변했다.

“완전 맛있겠다. 현수 너 이렇게  구워?”

효주는 현수의 굽기 스킬을 칭찬하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영혼을 담아서 굽고 있으니까 그렇지.’

“한 번 먹어봐. 다 됐을거야.”

젓가락으로곱창을 한  집어 효주에게 먹여준 뒤 자연스럽게 술잔을 들어 잔을쳤다.

‘오늘은 빨리 가자.’

현수는 먹는 내내 효주의 집에 들어가 생길 일들을 상상할 때마다 흥분했다.

효주에게 술잔을 빨리 비우라는 압박을 하며 평소보다 빠른 템포로 소주병을 비워나갔다.

“오늘 왜 이렇게 급하게 마셔?”

금세 얼굴이 붉어진 효주가 유난히 빠르게 마시는 현수에게 물었다.

“글쎄 오늘 술이 좀 잘 받네. 곱창이 맛있어서 그런가봐.”

현수는 능청스럽게 넘기며 계속해서 그녀의 술잔을 비우게 만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느덧 효주는 술에 취해 있었다.

“이제 슬슬 일어나자 현수야.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아.”

현수가 슬슬 효주에게 집으로 가자고 말을 꺼내려고 했던 즈음, 고맙게도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내왔다.

“그러자.”

현수는 효주를 데리고서 택시를 타고 효주의 집으로 향했다.

택시 안에서 효주는 현수의 어깨에 기대어 왔다.

이제는 이런 스킨십들이 아주 스스럼없어진 상태였다.

‘얘한테 나는 이제어떤 존재일까?’

처음에는 남자친구와는 선이 그어진 다른 존재였을 터였다.

그런데 지금은 남자친구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있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현수가 보기에 효주에게 양심적, 도덕적 1순위는 한석이었다.

그렇기에 효주가 현수를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현수는 지금 당장 이것을 묻지는 않기로 했다.

‘지금 말고 나중에 물어야 조금 더 재미있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거 같아.’

현수는  생각을 적당히 구석으로 치워버리고 다른 질문으로  사람 사이의 침묵을 깼다.

“근데 언니는 요즘 자주 집을 비우네?”

“응, 자기가 통금시간 설정해놓고 맨날 자기가 집에 안들어와.”

효주는 언니에게 불만이 있다는  말했지만, 현수는 그 언니가 참 마음에 들었다.

‘아직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참 고마운 사람이지. 이런 좋은 상황도 만들어주고.’

현수는 효주의 언니에게  한 번 보답을 해주리라 다짐하면서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 * * *

‘오늘은 깔끔하게 잘 해놨네?’

현수의 으름장에 한석이 뜨끔했는지 효주의 집에는 누가 들어왔다는 확신을 가지지 않으면 모를 것 같은 흔적만 남아있었다.

저번과 달리 이번에는 효주의 술기운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기에 약간 걱정했지만 다행이었다.

그래도 혹시 몰랐기에 효주에게 키스를   그녀의 옆머리를 귓바퀴 너머로 쓸어넘겨주며 말했다.

“같이 씻을까?”

현수의 말에 효주가 민망해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현수는 곧장 그녀를 일으켜 세워 옷을 벗겼다.

“내, 내가 벗을게.”

“뭘 민망해해.  거 다 본사이에.”

현수는 옷장에서 민망해하는 효주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있도록 장면을 연출했고, 다 벗긴 그녀의 팔목을 붙잡은 채 욕실로 향했다.

현수는 서둘러 침대로 향하고 싶었기에 빠른 속도로 몸을 먼저 씻고 그녀를 몸을 씻겨주었다.

“왜 이래~ 내가 할 수 있어.”

속내를 모르는 효주는 웃으면서 현수에게 앙탈을 부려왔다.

‘소리가 옷장까지 들리려나.’

현수는 남자친구가 집에 있는데 여자를 씻겨주는 이런 상황까지도 모조리 다 꼴리는 느낌이었다.

‘빨리 따먹고싶다.’

현수의 욕망이 끓어 오르며 그는 최선을 다해 샤워를 빨리 끝내며 욕실에서 나왔다.

“머리 좀 말리고 올게.”

그러나 효주는 현수의 급한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는지, 미소를지으며 말했다.

어쩔 수 없이 현수는 먼저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침대에 누워있던 현수는 문득 옷장이 마음에 걸렸다.

‘갑자기 사람있다고 생각하니까 존나 재미있네.’

현수는 지금 이 순간이 재미있었는데, 한석은 이 순간을 숨막히게 어색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자 현수는 흥미로웠다.

현수는 느긋하게 드라이 소리를 들으며 그녀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효주가 나타났다.

수건으로 알몸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니지 그러면 안되지.’

현수는 지금의 모습을 허락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효주야.”

“...응?”

“난 오늘  옷차림을 허락할 마음이 없는데.”

“...옷차림?”

효주는 불안하다는 듯 한 뉘앙스로 반문했다.

“아니지?”

효주의 말 끝에는 ‘제발 아니라고 해줘.’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왜? 샀으면 입어봐야지.”

‘한석이도 궁금해야 할 거야.’

옷장 속에서 현수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감도 못잡고 있을 한석을 생각하고 있자 현수는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말하며 현수는 쇼핑백을 내밀었다.

“자. 어서.”

현수의 어조는 속옷을 살 때의 애교 섞인 어조와는 달랐다.

지금은 단호했다.

그리고 효주는 현수가 침대 위에서의 단호한 어조를 취할 때 만큼은 그를 거부할 수 없었다.

효주는 조심스럽게 현수가 내민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그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 후 효주는  안에서 속옷을 꺼내 브래지어를 걸치기 시작했다.

브래지어를 걸치자마자 브래지어의 틈으로 유두가 나왔다.

이어서 효주가 팬티까지 입었다.

팬티 또한 가운데가 훤히 트여있었다.

입은 이유가 없는 야한 속옷을 걸치고 있자 현수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꼴릿한 게 중요한  아니였다.

‘보기 좋네.’

현수가 보고 있는 것은 효주의 얼굴이었다.

그 속옷을 입고서 수치스러워 하고 있는 효주의 표정이 아주 볼 만 했다.

현수는 이어서 이 분위기를 그대로 강압적인 흐름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 그녀에게 저돌적으로 다가갔다.

“오늘은 조금 무서운 흐름으로 가볼까?”

그렇게 말하며 현수는 쇼핑백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안대를 꺼냈다.

안대의 포장을 뜯으며 현수는 효주에게 거칠게 키스했다.

효주가 움찔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야해지기 시작했다.

현수는 효주를 침대에 앉혔고, 이어서 눕혔다.

끊이지 않고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그렇게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올랐다.

그리고 그 즈음.

현수는 그녀의 얼굴에 안대를 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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