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3화 〉103화 (103/112)



〈 103화 〉103화

연희는 당황한 표정으로 현수를 바라봤다.

“빨리.”

현수가 그렇게 말하자 연희가 꾸물거리면서도 보지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곳에 손가락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진심이야?”

이미 손을 가져다댄 상태에서 연희가 되물었다.

현수가 도무지 박자를 다시 올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연희는 주저하는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끝까지 싫다는 말은 안하네.’

연희가 손가락을 움직이며 자위를 하기 시작하자 현수는 그제서야 박자감을 높였다.

조금 전보다 연희의 질은 한 층 더 강하게 조여왔다.

“하아앙...!”

온갖 부끄러운 모습들을 보여서였을까.

연희는 이때까지 봐왔던 모습 중에 가장 야한 표정을 숨기지않고 현수에게 드러냈다.

‘하, 존나 예쁘네.’

미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강했던 연희였는데, 지금은 예술적이라고  정도로 더욱 아름다웠다.

두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채로 허리를 살짝 들고서 클리를 만지작 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몇 년이 흘러도 기억에 남을만큼 인상적이었다.

‘이걸 어떻게 참아.’

현수는 극한까지 참아왔던 사정감이 이제는 배출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흐으읏! 가, 갈 것같아.”

때마침 연희도 현수에게 신호를 보내왔다.

“가도 돼. 나도 이제 한계야. 편하게 같이 가자.”

현수의 말이 끝난 직후, 연희가 몸을 파르르 떨면서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현수도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연희의 허벅지를 단단하게 틀어 잡고서 허리를 최대한 빠르게 움직였다.

“흐으으읏...!”

절정에 도달한 연희가 참을  없는 신음을 흘리며 몸을 한 차례 더 떨었다.

“하아….”

현수도 동시에 사정을 하며  차례의 섹스가 끝이 났다.

. . .

섹스가 끝나고 다시 샤워를 한 뒤, 두 사람은 나체로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었다.

현수의 팔베개를 베고 있던 연희는 그에게 안긴  이따금씩 걱정스런 눈빛으로 현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현수는 그런 연희의 힐끔거리는 눈빛에서, 그녀의 감정이 훤히 읽혔다. 그리고 그는 연희가 얼마나 자신에게 빠져있는지 느끼고 있었다.

‘얘도 어지간히 간이 작아졌구나.’

좋은 신호였다. 그만큼 현수가 중요한 사람이 됐다는 뜻이었으니까.

현수는 웃으면서 연희를 바라봤다.

그러자 연희가 고개를갸웃거리면서 그를 올려다봤다.

현수는 그런 연희를 보며 물었다.

“아직도 내가 기분이  풀렸을가봐 걱정돼?”

현수가 솔직하게 물어오자 연희는 순간의 침묵  솔직하게 이야기해왔다.

“응...”

현수는 연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연희야.”

“응...?”

“난 네가 나를  믿어주면 조금 씁쓸해.”

현수가 운을 띄우자 연희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그러나 연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현수는 그런 연희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관계에 신뢰를 쌓기 위해서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생각했는데, 그 노력들이 너한테는 닿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약간 기분이 안좋아져.”

“오빠. 그게 아니라...”

연희는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현수의 두 눈을바라보더니 말을 바꿨다.

“...미안해.”

연희가 그렇게 말하며 현수를 세게 끌어안았다.

현수는 그런 연희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나 봐봐.”

연희가 현수의 가슴에 파묻은 얼굴을 스윽 올렸다.

그런 연희의 얼굴에는 다시 죄책감이 진하게 드러나 있었다.

“오늘도 겪어봤으면 알겠지만, 우리가 오래 가기 위해선 네가 나를 믿어야해.”

“...응.”

“난 항상 네가 1순위고, 너한테 최선을  하고있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겨우 그 꽃다발 하나로 이렇게 불편해지는 게 나는 싫어. 너한테 주는 선물로써의 꽃다발은 겨우가 아니지만, 다툼의 원인이 그거라고 하면, 내 입장에선 그건 너무 사소한 거거든.”

현수의 말에 연희의 표정에는 순간적으로 두려움이 어렸다.

오래가기 위해서는 나를 믿어야 한다.  말이 연희에게는 반대로 믿지 못하면 오래  수 없다는 것으로 읽혔기 때문이었다.

당연하게도 그것은 현수가 의도한 것이었다.

‘길들이기 진짜 너무 좋은 애라니까.’

정직하게 말하고, 듣고, 해석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현수의 입장에선 너무 쉬웠다.

“그러니까 네가 나를 믿어주면 좋겠어.나는 무조건 네가 제일 중요하고, 중요한 만큼 상처받지 않게 더 노력할 거니까.”

현수의 말에 연희의 표정에서 불안감이 살짝 가라앉았다.

연희는 현수를 바라보더니, 이내 무언가 결심이라도  듯 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았어. 다신 안 그럴게. 오빠 무조건 믿을게.”

현수는 연희의 마인드가 조금씩 자신이 유도하는 대로 변화한다는 것을 느끼자 짜릿함이 올라왔다.

‘겁나 좋네. 이렇게 계속해서 조금씩 바꿔나가면, 나중엔 어디까지 얘를 물들일 수 있을까.’

재미있는 상상에 현수는 입고리가 스윽 올라갔다.

그 미소를 숨기기 위해 현수는 연희를 꼭 껴안았다.

연희는 현수의 손길에서 안정감을 느꼈는지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부볐다.

‘아 좋네.’

엄청 귀엽게 생긴 여자와 함께 스위트 룸에서의 잠자리.

현수는 자신이꿈 속에와있는  같다는 생각을 하며,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

. . .

“오빠 왔어요?”

그날 현수가 소연을 건들지 않은 이후로 그녀는 자신을 지켜준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더욱 현수에게 빠져 들어버린 느낌이었다.

“예쁘게 입고 왔네?”

소연은 옷을 신경 써서 입은 티가 확 나고 있었다.

“응, 오늘은 하루종일 돌아다니는거 아니었어?”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현수의 팔을 잡았다.

그리곤 ‘해도 되나?’ 싶은 표정을 짓더니 현수에게 먼저 팔짱을 꼈다.

‘많이 발전했네.’

현수는 소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어디부터 갈까?”

오늘 날씨가 좋다는 소리에 소연이 야외 데이트를 제안했었고, 현수는 한강이나 석촌호수 근방을 돌아다니자고 했었다.

“음…. 한강 갈까?”

“그러자.”

활짝 미소를 지은 소연이 현수와 팔짱을 낀 채로 움직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현수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뭐해?”

“소연아, 근데 이렇게 예쁘게 하고 나오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진지한 표정으로 느끼한 말을 내뱉는 현수.

이제 어느정도 그의 멘트에 익숙해졌다지만, 소연은 도저히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막을  없었다.

“그, 그런 말  하지마….”

현수는 귀여운 그녀의 반응에 웃으며 한강으로 향했다.

“기상청은 역시 믿을 게 못 되나봐.”

“그러게 오늘 왜 이렇게 흐리지?”

‘설마 비라도 오려나?’

소연은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게…. 분명 오늘 미세먼지도 적고 화창하다고 했는데.”

화사한옷과 대비되는 흐릿한 날씨에 소연의 얼굴이 조금씩 울상이 되었다.

“괜찮아, 우리만 재밌게 놀면 됐지. 자, 가자.”

‘비오면 대박이긴한데.’

하지만 현수는 비가 시원하게 한 번 쏟아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기우제를 지내며 그들은 흐린 날의 한강을 돌아다녔다.

찰칵.

“아, 뭐야! 너무 안 나왔어.”

흐른 날씨에 이쁘고 찍고싶었던 사진마저도 제대로 나오지 않자, 소연의 표정이 더욱 안 좋아졌다.

“어?”

심지어 그녀의 머리에 비가 한 방울 떨어져 내리기까지 했다.

“소연아, 비오는 것 같은데?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아직까지는 약하지만 조금씩 빗줄기가 커지고 있는게 느껴졌다.

현수는 급한대로 근처 편의점으로 소연의 팔을 잡고 이끌었다.

딸랑.

편의점에 들어섰을 때, 밖에는 쏴아아 소리를 내며 소나기가 크게 내리고 있었다

소연은 이제 울 것같은 표정으로 망연하게  있었다.

“아…. 망했어.”

‘대박인데 이거? 잘만 하면….’

현수는 속으로 시원하게 퍼붇는 소나기를 보며 웃음이 나왔다.

“너무 속상해 하지마.”

“그래도…. 비가 이정도 오는거면 이제 어떡하지? 우리 집에 그냥 가?”

“무슨 소리야? 야외 데이트가 안되면 실내데이트라도 해야지. 그리고 이거 소나기라서 아마 금방 지나갈거야.”

“시, 실내데이트?”

소연은 실내라는 소리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번에 룸카페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는지 얼굴마저도 붉어지기 시작했다.

“응. 싫어?”

“아니…. 싫은건 아닌데.”

“음…. 그럼 이번엔 그냥  그칠때까지만 대실해서 잠시 방에 들어가 있을까?”

“뭐라고? 대, 대실?”

소연은 대실이라는 소리에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런 사심없는 맑은 얼굴로 소리치는 그녀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그를 보고서는 민망함이 밀려왔다.

“왜? 2, 3시간만 배달 음식 시켜서 먹으면서 쉬고 있으면 괜찮지 않아?”

소연은 흔들리는 동공으로 현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곤 결국 아무래도 지난 번, 자신을 건드리지 않던 현수에 대한 믿음과 자신과 하고 싶을 때 그에 걸맞는 장소로 데리고 가겠다는 소리에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 한 번 가보자.”

소연은 현수의 제안을 수락하자마자 묘한 기대감이 올라왔다.

그러나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차마  수 없어서 어쩔수 없이 간다는 느낌을 보이려고했다.

“조금만 기다려봐.”

현수는 휴대폰의 어플로 모텔을 찾아 예약했다.

‘이정도면 되겠지?’

“다 됐어. 가자.”

소연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고 했지만, 현수의 눈에는 속마음이 모두 읽혔다.

‘아무렇지 않은척 하기는, 기대하는거 뻔히 다 보이는데.’

현수도 저번에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고, 지금 데리고 가는 곳이 얼마나 좋은 곳일지, 그리고 오늘 처녀 딱지를 떼는지에 대해 소연이 기대감을 품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곧 이어 도착한 모텔 앞에서 소연의 표정은 볼만하게 변했다.

“여, 여기야?”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연식이 평범한 모텔이었다.

소연이 당황한 말투로 현수에게 물었다.

그녀의 얼굴은 ‘제발 아니라고 해줘’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응, 맞아. 사람들 리뷰 보니까 여기가 괜찮은 거 같더라고.”

현수의 말에 소연은 실망한 표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딱 예상대로여서 너무 쉬운데?’

너무 대놓고 실망하는 소연의 모습에 현수는 웃음이 나왔다.

“아…. 그래,”

소연도 싫은 티를 내고있는 자신을 깨달았는지 애써괜찮은 척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소연을 따라서 들어선 모텔은 깔끔한 전형적인 모텔이었다.

방도 꽤나 깔끔한 형태의 인테리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형적인 모텔은, 현수가 왕창 기대감을 심어준 좋은 첫경험장소로써는 완벽하게 탈락이었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표정이 잔뜩 굳어 있는 소연에게 현수가 어색한 말투로 물었다.

“아니…. 나 그냥 안 먹어도 될까?”

소연의 말투에는 서운함으로 인한 짜증이 약간 섞여있었다.

기분이 좋은 티를 또다시 내버리는 소연을 보며 현수도 일부러 서운한 티를 냈다.

“아…. 알겠어. 입맛이 별로 없나 보네.”

그리고 서로는 거의 말도 섞지 않는 채로 누워서 휴대폰으로 저번에 보기로했던 영화를 틀어서 보고 있었다.

소연은 모텔 안에 들어섰다는 느낌 때문인지 잔뜩 긴장한 계속해서 흘끔흘끔 현수를 쳐다보곤 했다.

그 눈빛에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반반씩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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