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 〉110화
그리곤 그때 메시지를 어떤 마음으로 보냈는지 하나하나 흑역사를 풀어나갔다.
‘진짜 재밌네. 이걸 본인 입으로 듣네.’
현수는 이 상황이 너무 즐거웠다.
억지로 웃음을 참으려고 했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은 막지 못했다.
“웃겨요…?”
모든 흑역사를 그대로 말한 소연이 현수에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너무 귀여운데? 처음엔 누구나 다 그렇지.”
“겨우 그런 말로 날 위로하려고 하지 마요.”
“정말이야, 나도 그랬는걸?”
“오빠가요?”
절대 그럴 것같지 않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하자 소연이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당연하지, 나도 처음이 있었는데. 너만큼은 아니었지만.”
“….”
소연의 입이 쭉 튀어나오며 샐쭉한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날 그만큼 좋아했다는 거잖아. 고마워, 소연아.”
현수는 소연을 끌어 안아주며 귀에 속삭였다.
그러자 소연의 입을 금세 들어가며 현수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 . .
부산에서의 데이트를 마무리 짓고 둘은 다시 서울로 향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현수는 생각에 빠져있었다.
‘얘가 생각보다 나한테 깊게 빠져있네.’
솔직히 아까 흑역사에 대해 물었을 때, 현수는 어느 정도 소연이 거짓말로 무마할 줄 알았었다.
하지만 그 쪽팔리는 일들을 사실대로 말하는 것을 보고 현수는 소연이 자신에게 깊게 빠져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처녀를 유지한 상태로 천천히 성감을 개발시키고….’
그리곤 지금처럼 현수에게 만큼은 모든 것이 솔직한 그녀를 이용한다면...?
‘이렇게만 가면 이게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처녀인데 야한그런 느낌 아냐?’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을 현수가 직접 만들어 낸다는 것에서 엄청난 흥미가 올라왔다.
‘진짜 재밌겠는데?’
현수는 조수석에서 몰려오는 졸음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소연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서울에 도착했을 때, 밖은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소연아, 도착했어.”
그녀는 졸린 눈을 끔뻑이다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오빠.”
소연이 조수석에서 현수의 품에 안기며 인사를 건넸다.
“어서 들어가. 피곤하지?”
“응…. 먼저 들어가 볼게.”
그리곤 차에서 내린 소연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다시 현수에게 다가왔다.
“오빠, 피곤하지 않아?”
‘하, 이것봐라?’
현수는 그녀가 자신에게 다시 다가오는 시점부터 무슨 말을 할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진짜 적극적이라서 좋네.’
“좀 피곤하긴 한데, 왜?”
“우리 집에 들어가서 조금 쉬었다가 갈래?”
예상대로 그녀는 현수를 집에 초대했다.
“그럴까? 안그래도 많이 피곤 했었는데.”
당연하게도 현수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며 주차를 한 뒤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남자가 우리집으로 들어오는 건 아빠 말고는 처음이야.”
“넌 내가 처음이니까 당연한거 아니야?”
소연이 현수를 흘겨보며 툭 치며 말했다.
“치, 그냥 좋아하면 안돼? 오빠한텐 별 거 아니더라도 나는 엄청 떨린다고.”
현수는 잠시 멈춰 서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소연에게 말했다.
“소연아, 내가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져?”
“응?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현수는 피식 웃으면서 소연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함.
“나도 긴장해서 그래. 나도 여자집은 처음 가보는 거란 말이야.”
현수도 처음이라는 말에 소연의 코가 벌름거리며 입꼬리가 계속 올라갔다.
‘좋아 죽네.’
소연을 다루기는 너무나도 쉬웠다.
“아, 아무튼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그녀는 도어락을 열더니 집 안으로 후다닥 들어가서는 집을 정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잠시만이라더니 소연은 도무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지간히 더러웠나보네.’
아마 현수가 여자방은 처음이라는 말에 방을 굉장히 깔끔하게 치우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 소연은 이마에 땀을 방울방울 맺은 채로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많이 기다렸지? 미안해.”
소연은 이렇게 늦은 것에 대해 어떤 변명을 할까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냐, 근데 왜 이렇게 늦었어?”
“...알면서 물어보기야?”
“지금 딱 네가 짓는 표정이 재미있으니까?”
현수의 농담에 소연의 표정은 금방 풀려버렸고, 현수의 팔을 잡아 이끌고는 방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알겠으니까 어서 들어와.”
청소를 깔끔하게 마친 소연의 방은 꽤좁아 보였다.
아니, 방 자체는 넓었지만 안을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의 숫자가 어마어마 했다.
‘이러니까 오래 걸리지.’
역시나 모델과가 아니랄까봐, 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옷들이 압도적이었다.
“조금 좁지? 넓은데로 했는데, 옷이 워낙 많아서….”
“그러게…. 누구 친구 데려오기도 힘들겠다.”
그래도 현수의 눈에 들어온 침대는 두 사람이 눕기에도 충분히 크고, 푹신해 보였다.
‘섹스하기 딱 좋네.’
“피곤한데 조금만 쉬어도 될까?”
“아. 네.”
소연은 정말로 라면을 끓이러 가지는 않았고, 둘은 샤워를 마치고 어제 호텔에서 있었던 것처럼 소연은 어색하게 침대에 누워있었다.
현수는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팔베개를 해주었다.
그러자 소연이 현수에게 안겨왔다.
현수는 달달하게 안아주는 척, 소연의 옷차림을 슬쩍 훑었다.
가운과는 다른 느낌으로집에서만 입는 굉장히 짧은 팬츠와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하얀 티셔츠의 목덜미 틈으로 소연의 가슴이 살짝살짝 엿보였다.
‘온 김에 한 번 더 괴롭히고 가야지.’
현수는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준 채 대화를 나누다가 은근히 분위기를그쪽으로 몰고 갔다.
소연은 현수가 야릇한 분위기를 만들었음에도 가만히 있었다.
그 후 현수와 소연이 서로를 마주보았다.
잠시 후.
기다렸다는 듯이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현수의 손은 부드럽게 소연의 가슴으로 향했다.
그의 손은 키스를 하는 내내 소연의 가슴에서부터 보지까지 스르륵 내려갔다.
소연은 거친 숨소리로 당황하고 있음을 표현했으나,현수는 못 느낀 척 그녀의 돌핀 팬츠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흐으읍...!”
현수의 손이 소연의 클리를 자극하기 시작하자 소연의 신음소리가 훅 하고 올라왔다.
순식간에 소연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현수는 손가락 끝에소연의 애액이 촉촉하게 묻어나오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바지를 내렸다.
키스를 하는 사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렇게 현수는 자신의 바지까지 내린 뒤, 그녀에게 목덜미부터 가슴까지의 애무를 골고루 해주고서 정상위의 자세를 잡았다.
‘어떻게 반응하려나.’
현수는 옅은 기대감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잠시 후.
현수가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 입구로 가져가서 살살 비볐다.
그러나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신음소리를 흘리며 몸의 긴장을 조금씩 풀고 있던 소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 후 현수는 소연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자지를 손에서 놓았다.
“...오빠?”
“괜찮아.”
“...아니에요. 그냥 해도...”
“정말로 괜찮아. 그러니까 신경쓰지 마.”
현수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의 클리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하읏....”
현수는 그녀에게 말했다.
“오늘은 손가락으로 보내줄게.”
“흐읏... 네에....”
잠시 후. 현수의 손가락 기술에 소연은 순식간에 절정에 도달했다.
그리고 난 뒤, 현수와 소연은 서로에게 안긴 채 잠들었다.
잠들어 가면서 두 사람은 완벽히 동상이몽을 꾸고 있었다.
‘어떡해...’
‘겁나 재미있네.’
. . .
“하아….”
소연이 한숨을 땅이 꺼져라 쉬고 있었다.
저번에도 한 번 본 것같은 광경에 혜정이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소연아, 너 또 무슨 일 있어?”
“아, 언니 왔어요?”
“응, 나 왜 부른거야?”
소연은 저번처럼 혜정에게 상담을 하기 위해 그녀를 이곳으로 불렀다.
“제가 물어볼 데가 언니 밖에 없어서요….”
“이 장면 되게 익숙하네…. 알겠어. 자, 이제 고민을 말해봐.”
“그니까 제가….”
소연은 무심코 나온 말에 잠시 말을 멈추곤 혜정의 눈치를 봤다.
“응?”
재차 묻는 혜정을 향해 머뭇거리던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또 친구 이야긴데요...”
또 친구라는 말에 혜정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소연은 설마 혜정이그 친구가 자신이라는 것을 이미 눈치채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듯했다.
“왜 웃어요, 언니? 저 지금 되게 심각한데….”
소연의 반응이 너무나도 웃긴 혜정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는 말했다.
“아, 미안미안. 이제 말해줘.”
“저번에언니 말 듣고 남자친구랑 어떻게 잘 풀었었데요. 그건 되게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잘 풀었다는 말에 혜정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풀었다고? 잘됐네. 근데 잘 풀었는데 또 뭐가 문젠데?”
“이번엔…. 그…. 좀 민망한데.”
소연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하, 삽입을 못하겠데요.”
절대 어떤 누군가에게도 말 할수 없는 비밀이었지만, 소연은 친구라고 알고 있는 혜정에게는 친구라는 이름의 뒤에서 숨어서 그녀에게 말을 할 수 있었다.
“응? 그니까 남자친구가 못 한다는거야, 아니면 여자가 못하겠다는 거야?”
“친구가요. 삽입 직전에 너무 무서워서 겁에 질려있으니까 남자친구가 무서우면 다음에 하자고 그랬다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데요.”
“아…. 남자친구가 진짜 좋은 사람인가 보다. 어떻게 그걸 참지?”
갑작스러운 혜정의 칭찬에 소연은 자신이 칭찬을 받은 것마냥기분이 좋아보였다.
소연은 잔뜩 올라간 어깨와 함께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쵸? 진짜 좋은 사람이에요.”
혜정은 그런 소연이 너무 귀엽다는 듯 엄마미소를 지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혹시 그 남자가 못해서 그런건 아니야? 전희를 충분히 한다면 잘 들어갈텐데.”
“아, 그런건 정말 아니구요. 그 앞에 까지는 되게 서로 잘하고 있었는데, 막상 집어넣으려고 하니까 너무 겁이 나서 덜덜 떨었데요.”
“와…. 그 친구가 처음이면 그럴 수도 있긴 한데, 그 남자친구 정말 대단하다. 전희까지 다 했는데 본게임을 안했다고?”
혜정은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없었지만, 최대한 소연의 상황을 이해려고 했다.
“뭐 아무튼 남자친구가 지금은 참아도 다음에도 계속 그러면 그 남자도 좀힘들지 않겠어?”
“네…. 그래서 걱정이래요. 극복할 방법이 없을까요?”
“음…. 솔직히 처음에만 아프지,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아픈 것보다 기분이 더 좋아지거든. 한 번은 꾹 참고해야 될 것 같은데?”
“그거까지는 저도 알고 친구도 알고 있는 사실인데, 하지만 다음에도 무서운건 똑같아서 삽입을 피할 것 같은데 그걸 극복하고 싶데요.”
혜정은 도와줄 수 없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건 정말 마음가짐의 문제라서 뭐라고 말을 못해주겠네.대신 다음에도 무서워서 못할 거 같으면 그 친구도 뭔가를 해주긴 해줘야겠지?”
“네? 예를 들면요?”
“솔직히 남자도 꽤 흥분한 상태일텐데 욕구만 쌓이고 풀지는 못하는 상태일거 아니야? 그러니 그 친구가 그정도는 풀어줘야 그나마 문제가 덜 생기겠지?”
“그, 그니까 넣게는 못해도 싸게는 하라는 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