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멸망전
“크… 큰일났어요, 선배님!”
우리가 오전 훈련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메리가 다급히 말했다.
“왜, 무슨일인데.”
“TV좀 보세요.”
쇼파에 다소곳하게 앉아있던 스이나가, 나를 흘낏 보더니 일어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하루만에 이 사무실에서 가장 편하고 좋은 쇼파가 뭔지 파악한 모양이다.
나는 괜찮다고 손짓한 후 TV볼륨을 키웠다.
땀에 젖은 라비와 앨리스가 뭔 일인가 하며 화면을 바라봤다.
평소에 자주 보던 지역 스포츠 방송에서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새로운 뉴스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래서, <블루 윙 스포츠>의 패배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로직 해설, 정리해주시죠.
-간단히 결론만 말하자면, <블루 윙 스포츠>의 주장이자 핵심전력인 ‘철벽’ 카이아나 선수가 <퍼플 캣츠>로 영입되었다는 거죠.
-이걸 영입이라고 해야할까요, 납치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멸망전>에서 패배하면 선수 입장에선 별 도리가 없죠.
어쩔 수 없이 라이벌 팀으로 소속을 옮겨야 하니까요.
헤에… 뭔지 몰라도 옆동네에서 난리가 난 모양이다.
주장이 라이벌팀으로 이적하다니. 아니 끌려가다니.
00년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피구가 레알 마드리드로,
12년 아스날의 로빈 반 페르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던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선수들은 정당한 보수를 받고 자기 의지로 이적한 거니까 적절한 예는 아닐지도.
팬들이야 배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더 적절한 예는 이거겠지.
마치 해적!
해적들이 상대 해적단과의 결투에서 패배해 자기네 선원을 뺏긴 듯한 상황이다.
‘기분 줫같겠구먼.’
나는 남일 보듯이 아무 생각없이 TV를 봤다.
<블루 윙 스포츠>의 에이스는 마하가 아니었구나. 하는 정도의 감상만 떠오른다.
-공격적인 행보로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퍼플 캣츠>.
왕국 동부 지방의 강한 선수들을 모조리 한데 모아 전국 패권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다음 목표로 선언한 건 어디일까요?
-예. 이번엔 조금 의외인데, <홍삼&인삼 파워 스포츠>를 지목했습니다.
….뭐어어어어어어어!!!
더이상 남일이 아니게 됐다.
라비가 헉, 하고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호오, 이건 조금 놀라운데요.
-<홍삼 스포츠>팀은 선수 2명에 불과한 지역의 작은 팀이죠.
<블루 윙 스포츠>처럼 씨엔나에 뿌리를 두고 있는 지역 친화적 팀입니다.
<퍼플 캣츠>처럼 팀원 40명, 직원과 스태프를 합쳐 총인원 100명에 육박하는 큰 팀이 노릴 이유가 있었을까요?
-그 이유가 지금 나옵니다. 들어보시죠.
<퍼플 캣츠>의 어노잉 단장의 인터뷰입니다.
해설진이 있는 스튜디오에서 <퍼플 캣츠>의 인터뷰로 화면이 바뀌었다.
포마드로 머리를 바짝 세운 건방져보이는 녀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퍼플 캣츠>라는 닉값을 하려는지 보라색 스트라이프 무늬의 양복을 깃도 바짝 세워 입고 있다.
내가 아니꼽게 봐서 그런가, 가슴팍 주머니에 꽂은 행거치프는 어째 누군가에게 빌려 줄 용도보다 그저 제 맵시를 뽐내려는 장식같다.
-예. 저희의 다음 목표는 <홍삼 스포츠>입니다.
정식으로 멸망전을 신청하죠.
저희가 원하는 선수는, <홍삼 스포츠>의 라비 선수입니다.
“뭐라구우~~~?”
“에이, 뭐야. 내가 아니라 라비?”
라비가 또다시 놀라는 와중에 앨리스는 실망한 듯한 얼굴을 했다.
-라비 선수를 지목한 이유라도?
-저희 팀에서 원하는 타입의 인재거든요.
피지컬이 좋고, 민첩하고 빠른 밸런스형의 선수.
게다가 귀엽습니다. 팬들에게 어필할 세일즈 포인트도 확실하죠.
-그렇군요. 그렇다면 <퍼플 캣츠>는 어떤 종목으로 승부를 청할 계획인가요?
-종목은 <홍삼 스포츠>쪽에서 정하는 어떤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저희는 뭐든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요.
-아직 <홍삼 스포츠>는 이 제의를 듣지 못했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될까요.
재미있게 됐습니다, 그죠?
TV에서 주절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 건방진노무시끼가. <퍼플 캣츠>의 저 단장, 아주 못써먹겠네.’
멸망전은 개뿔. 이딴 제도를 허용하면 강팀은 한없이 더 강해지고 약팀은 한없이 더 약해질 뿐이잖아.
전형적인 부익부빈익빈, 쓰레기같은 시스템이다.
뭐 지켜보는 제3자 입장에서 보는 재미야 있겠지만.
아무래도 팀 관계자의 시선에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나는 영 마땅치않았다.
“메리야, 이거 거부하면 우리한테 뭐 불이익있나?”
“글쎄요, 선배님. 아마 없을걸요. 뭐 팀의 위신이 좀 많이 실추되기야 하겠지만…”
“그런 건 별 상관없어. 거부하자.”
굳이 사서 도박을 할 필요가 없지.
뭣보다 난 내 선수들이 너무 소중하다.
라비, 앨리스, ...그리고 스이나.
아무도 뺏기고 싶지 않다.
얘들을 도박의 칩으로 걸고 싶지 않단 말이다.
난 소유욕이 무지 강하거든. 새로운 걸 못 얻는거보다 내 손에 들어온 보물들을 뺏기는게 더 싫은 성격이야.
“왜? 괜찮을 것 같은데.”
앨리스가 한가하게 얘기했다.
자기가 당사자가 아니니 여유로운 모양이다.
이런…
“괜찮겠어요, 앨리스?”
“싸우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고 들어가기 싫잖아.
어차피 뭐 패싸움하는 것도 아니고, 스포츠니까 인원 수 차이도 별 의미없지.
저쪽도 우리처럼 최대 세 명밖에 못나올테니.
그렇게 불리한 건 아니지 않아?”
“그래도…”
“난 싫어! 지면 저쪽 <퍼플 캣츠>로 팔려가야 하잖아.”
라비는 어깨를 떨었다.
“여기 <홍삼 스포츠>에서 코치님, 앨리스, 메리, 레이지 단장님, 그리고 스이나랑 같이 하는거 아니면 절대 싫으니까.”
“...”
“스이나는 어떻게 생각해요?”
내가 물었다.
얘는 이제 막 우리팀에 들어왔지만 그래도 애기는 들어봐야겠지.
“...요.”
“그래, 아직 막 들어와서 뭐가 뭔지 모르니 할 말도 없겠군요.”
“....치만, ...면, ….어요.”
“그래도 라비가 떠나면 싫다고요?”
라비가 감동해 스이나의 손을 꼬옥 마주 잡았다.
“걱정마! 나는 절대 어디에도 안갈거야.
우리 팀의 터줏대감, 수호신이라구우…”
“그래도 지면 어쩔 수 없어. 룰이 그러니까.”
“앨리스… 너무해에…”
“너무하고 자시고 약속은 지켜야지.
너같은 팀의 수호신을 뺏는 맛이 각별하니까 <퍼플 캣츠>도 저런 짓을 하는거겠지만.”
라비와 앨리스는 아웅다웅하며 저들끼리 떠들어댔다.
어떻게 한다…
문득 깨닫고보니 벌써부터 사무실에 전화가 빗발친다.
우리 팀의 공식 입장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거다.
메리가 난처해하며 나를 바라봤다.
평소엔 하루에 두 통 오면 많을 전화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들이닥치니.
“그래요, 이 일은 제가 단장님하고도 잘 상의해서 결정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일단 오후 훈련에 집중해주세요.
라비야, 스이나 기초 훈련 좀 도와줄래?
너무 무리하지 않게.”
“알았어요, 코치님.”
***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내부 상의 후 답변드리겠습니다.
메리와 나는 오후 내내 걸려오는 전화에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아예 녹음기에 녹음해놓고 그냥 계속 틀어놓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다.
레이지 아재가 헐레벌떡 우리 사무실로 찾아왔다.
“들었네, 트래쉬 군. ...어떻게 하지?”
“단장님, 최종 결단은 단장님께서 내리셔야 합니다.”
“나는 좀, 솔직히…”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인 성격의 레이지 아재로선 단장으로서 무모한 결단을 내리기가 힘들 터.
“그런데, 또 난리가 났어 아주.
이게 사태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어.”
“어떻게 말입니까?”
“아무래도 <블루 윙 스포츠>가 패배해 주장을 뺏긴 것에 씨엔나 사람들이 많이 열받은 모양이야.
<홍삼 스포츠>가 복수해야 마땅하지 않나, 하고 그런 의견들이…”
“허.”
언제부터 <블루 윙 스포츠>와 우리가 그런 의리가 있었다고.
같은 연고지를 둔 팀으로서 심정이야 알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2연 NTR의 비극이 씨엔나에 드리워질지도 모른단 말이다.
속편한 소리들 하고 있군.
“근데 <블루 윙 스포츠>에서도 그런 말을 하더군.”
“예?”
“그쪽 팀 주장, 아 이젠 전 주장이지. 여튼, 카이아나를 되찾아줬으면 한다는데…”
“웃기지도 않네요.”
“흠....”
그렇게 간단한 얘기가 아니다.
먼저, 카이아나를 되찾기 위해선 우리가 패배해 선수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멸망전에 나서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싫은데, 이겨도 우리는 아무 보상도 없다.
<퍼플 캣츠>의 선수 한 명을 뺏어올 권리를 사용해 <블루 윙 스포츠>로 카이아나를 되찾아줄 뿐이다.
이런 남 좋은 일을 왜하겠는가.
“십 오만 골드 부르더군.”
“...!?”
“카이아나 선수 재영입비용. 대신 외부엔 비공개하는 조건으로. 아무래도 돈을 주고 받는 모양새는 알리기 꺼려지니까.”
“그쪽도, 조금은 진심인 모양이네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거겠죠.”
이러면 조금 구미가 당기긴 한다.
원래 나가려고 했던 <헌팅> 도대회 상금이 삼십만 골드다.
이참에 멸망전까지 받아들여 이긴다면,
거기에 보너스로 십 오만 골드 추가…
이겼을 때 리턴이 좀 많이 크다.
부자가 될지도 몰라.
그래, 뺏고 뺏기는 해적질, 우리에게 남는 건 돈이다.
내 눈앞엔 쏟아지는 금화의 폭포가 아른아른거렸다.
“단장님, 아무래도 만나서 제대로 얘기해봐야 할 것 같네요. 오늘 <블루 윙 스포츠>쪽하고 자리 한 번 잡아볼 수 있겠습니까?”
***
그날 저녁.
나와 레이지 아재, 메리는 우리 훈련장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블루 윙 스포츠>의 본거지로 향했다.
선수들을 빼고 식구 총출동.
인원수에서 밀려 괜히 기선제압당하고 싶지 않으니 우리는 모두 갈 수밖에.
뭐 그래도 세 명밖에 안되지만.
도착하기 전부터 저 멀리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의 건물이 여러 채 보인다.
<블루 윙 스포츠>의 큰 주 경기장, 훈련장, 회사 건물들.
우리 팀도 나름 전보단 나아졌는데 역시 아직은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그러면 뭐해. 개발려서 주장이나 뺏겨놓고…’
미리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입구부터 직원 몇 명이 나와있었다.
“아, <홍삼&인삼 파워 스포츠>분들이시군요. 기다렸습니다.
단장 슈테른 블라우입니다. 편하게 블라우라고 불러주세요.”
직원인 줄 알았는데 젊은 사내는 단장이었나보다.
확실히 진심은 진심이군.
단장이 직접 나와서 맞이하다니.
“단장 레이지입니다. TV에서 자주 보던 분이라 직접 만나뵈니 신기하네요, 허허허.”
“일부러 여기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레이지 단장님.”
두 팀의 단장은 서로 인사를 나눴다.
블라우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마치 누가 아쉽고, 누가 주도권이 있는지 한 눈에 보여주는 풍경같다.
“그러면 이쪽으로…”
블라인드가 쳐진 회의실로 이동한 우리는 본격적인 얘기에 들어갔다.
“...한 번 더 그쪽에서 멸망전을 신청해 다시 뺏어오면 안되는 겁니까?”
“그게, 불가능합니다.
멸망전은 남용을 막기 위해 3년에 한번만 신청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멸망전 자체가 별로 일어나지도 않는데… 하필...
그리고, 저희 팀의 핵심전력인 카이아나를 뺏긴 입장에선 또 덤벼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도 없고요…”
블라우 단장의 옆 자리엔 직급이 높아보이는 직원 한 명과 라이스 코치가 있다.
직원은 <운영팀장>이라고 적힌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고,
라이스 코치는 보니까 <수석코치>란다.
녀석, 별 것도 아닌 주제에 지까짓게 수석이라니.
라이스의 표정도 별로 좋지 않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저희 쪽 요구조건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우리는 레이지 단장 대신 내가 협상을 담당하기로 했다.
“말씀하시죠.”
“오십만 골드. 카이아나 선수의 시장 가치입니다.”
“...농담이신가요? 저희 <블루 윙>도 오십만 골드면 기둥이 흔들려요.
그런 돈을 어떻게…”
“하지만 저희 <홍삼>은 혹시라도 져서 라비 선수를 뺏기기라도 하면 그대로 팀이 증발합니다.
이런 리스크를 생각해보면 전혀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은 안드는데요.”
<블루 윙 스포츠>의 운영팀장이 입술을 씰룩였다. 라이스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저기, 트래쉬 코치님이시죠. 코치님도 이 바닥 돌아가는 거 뻔히 알고 계시겠지만, 오십만 골드면 카이아나 선수급으로 다른데서 영입해 올 수도 있습니다.”
“그게 <블루 윙>의 선택인가요?”
“네?”
블라우가 내 눈을 응시했다.
젊은 단장은 갑자기 찾아온 팀의 위기에 어쩔줄 몰라하는 기색이 역력해보인다.
“카이아나 선수, <블루 윙>의 개국공신이잖아요. 팀 프랜차이즈 스타잖아요.
팬들 절반은 등에 카이아나 이름 박혀있는 유니폼 샀을텐데, 이렇게 손절한다고요?”
“...그게...아무리 그래도…”
말을 못잇고 쩔쩔매는 블라우.
스포츠는 결국 어느 세계나 팬들이 있어야 성립된다.
아무리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한들 그걸 스포츠라고 인정하고, 즐기고, 돈을 내며 경기를 보러 와주는 팬들이 없다면 그저 시덥잖은 공놀이, 뻘짓으로 변모한다.
그리고 <블루 윙>은 지금 선택을 내려야 할 터.
그 팬들의 마음을 무시하느냐, 아니면 거액의 지출을 감수하느냐.
“그럼 카이아나 선수 데려온 후, 그냥 저희 팀에서 써야겠네요. 뭐 그것도 괜찮죠.”
블라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과연, NTR의 즐거움을 조금 알만도 하다.
금발태닝양아치 코치가 된 기분이다.
저 표정 굉장히 보기 좋군.
“아… 그렇다 해도 예산이… 현실적으로…”
“오십만 골드는 무리입니다. 저희 4분기 가용 예산보다 훨씬 오버예요.”
운영팀장이 속삭였다.
좋아, 여기서 고삐를 헐렁하게 해줄 타이밍이군.
“그러면 사십만 골드로 깎아드리죠. 이거 엄청 양보한 겁니다.”
“아?”
블라우의 얼굴에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내려졌다는 듯 일말의 기대감이 돌아왔다.
“사..삼십만 골드! 팀장님, 저희 그정도 가용 예산은 있죠?”
“조금 많이 무리하고, 이곳저곳 손도 벌리고, 싹싹 털면요.”
“삼십만 골드 어떻습니까, 트래쉬 코치님.”
나는 웃음을 참느라 허벅지를 꼬집어야 할 지경이었다.
이미 <블루 윙>의 처음 제안인 십오만 골드보다 두배로 뛴 가격.
“삼십 팔만 골드. 조금 더 양보해드리죠.”
“삼십 이만 골드.”
“삼십 칠만.”
“삼십 사만.”
우리는 마침내 타협안에 도달했다.
“...알겠습니다. 삼십 오만.”
“후우.”
블라우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신 깎아드렸으니 다른 것도 원해요.
<블루 윙>의 훈련시설 이용권.
저희는 <헌팅> 전용 훈련시설이 없거든요.”
“아, 그거야 뭐. 그정도 해드릴 수 있죠.”
“3년 이용권 가능합니까?”
“...아니, 트래쉬 코치님, 뭐 장사꾼이세요? 일일이…”
“가능해요, 불가능해요?”
“...1년 반. 대신에 저희가 당연히 시설 주인이니까 우선적으로 쓸거고, <홍삼>은 미리 예약해서 빈자리 있으면 쓰는 걸로.”
“오케이, 콜입니다.”
협상이 마무리 되었다.
조건은 <퍼플 캣츠>와의 멸망전 승리, 그리고 <블루 윙>의 전 에이스였던 ‘철벽’ 카이아나 구출!
보상은 삼십 오만 골드, 그리고 <블루 윙>의 최신식 훈련 시설 1년 6개월 이용권리!
‘보상을 내 예상보다 훨씬 많이 이끌어냈어. 좋아, 나쁘지않아.
라비를 배팅할거라면 이 정도는 받아야지.’
판이 좀 많이 커졌다.
이제 진짜로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
무조건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