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1화 〉하고싶은 라비(1) (51/109)



〈 51화 〉하고싶은 라비(1)

우리가 <퍼플 캣츠>와의 멸망전을 받아들인다는 발표를 하자, 씨엔나의 시민들이 환호와 함께 크게 열광했다.

민심 떡상!

이것도 은근히 기대한 효과 중 하나였다.

이겨서 <블루  스포츠>의 주장 카이아나 대신 <퍼플 캣츠>의 에이스 급 선수를 데려올 수도 있었다.

그리고 트레이드로 내놓으면 적어도 삼십만 골드, 잘하면 사십만 골드까지도 기대할  있겠지.

하지만 그러면 씨엔나의 스포츠 팬들이 실망할  틀림없다.

<홍삼 스포츠>가 너무 자기만 생각하는 팀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될 터.



이 기회에 우리가 씨엔나의 구세주라는 이미지를 단단히 심어줌과 동시에 팬들을 다수 만들어볼 계산이다.

잘하면 <블루  스포츠>의 팬들을 적잖게 우리쪽으로 끌어올 수도 있겠지.

<블루 윙 스포츠>가 제시한 삼십 오만 골드의 보상, 그리고 훈련시설 이용권.

거기에 대회 상금 삼십만 골드.

마지막으로 씨엔나의 지역 팬들 대거 획득.


잘만 풀리면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수 없이 우리 팀의 덩치를 키울 기회다.


***

“그렇게 됐습니다.”

저녁 운동 종료 후  라비, 앨리스, 스이나에게 지금까지 정해진 일들을 전해줬다.

“좋아, 좋아. 그래야지. 재밌어졌어.”
“앨리스는 의욕이 솟는 모양이군요. 크크… 좋습니다.”
“그럼. 승부의 세계란 게 이런 맛이 있어야지. 지면 뼛속까지 괴로울 정도의 대출혈, 이기면 반대로 얄미운 상대의 명치를 후려갈기는 참교육.

코치, 당신 선택 좀 마음에 들었어.”

호승심에 불타 즐거워하는 앨리스.
얘답다.

“으아아… 그래도 지면 내가… <퍼플 캣츠>로…
괜찮을까? 괜찮아요, 코치님? 제가 없는 <홍삼 스포츠>여도? 흐아앙…”

반면에 라비는 착잡한 표정이다.
나는 라비의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트리며 쓰다듬어줬다.


“라비야, 걱정마. 이기면 돼. 내가 절대 지게 놔두지 않을거야.”
“...코치님만 믿을게요오…”

이제 또 정해야  중요한 일이 있다.
내가 말했다.


“그럼, 주장을 뽑자.
이번 사태를 죽 지켜보다 갑자기 생각났어.
우리 팀도 주장이 필요하다는 걸..”
“아.”


앨리스도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작게 입을 열었다.

“<블루 윙 스포츠>의 카이아나처럼?”
“예. 그래도 팀의 근본을 세우려면 어느정도 조직을 갖춰야죠.”
“그러면 누구로 하지? 뭐 그건 코치가 정해.”
“일단 묻겠습니다. 하고 싶은 분?”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이럴 것 같긴 하더라.


“사실 주장이라고 뭐 더 해야하고,  편애받고 이런 거 없어요.
그냥 이름만 주장입니다. 부담갖지 마세요.
다시, 하고 싶은 분?”
“...”

에라이~
이런 패기 없는 여자애들같으니라고.

“앨리스 선수 관심 없어요?”
“응. 귀찮아.”
“라비는?”
“난 앨리스가 했으면 좋겠어! 야무지고 믿음직하니까.”
“뭐? 싫은데. 너가 해. 너가 팀에 가장 오래있었잖아.”

서로 상대에게 떠넘기려고 애쓰는 라비와 앨리스.
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인가?

“알겠습니다. 제가 마음대로 정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분이 스스로 뽑는게 모양새가 좋을 것 같아요.

민주주의적으로 정하죠. 투표하겠습니다. 각자 주장이 되었으면 하는 사람을 지목해주세요.”

사실 우리가 사는 나라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긴 하다. 왕국이다.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있긴 한가, 이 세계에?
별 상관은 없지만...

라비는 앨리스를 가리켰다. 그러자 앨리스도 뚱한 표정으로 라비를 지목.

이렇게 되면 곤란한 건 스이나다.

난처해하는 표정으로 둘을 번갈아 바라보는 스이나.

“...”
“부담 갖지 말고 골라, 스이나. 난 괜찮으니까.”

라비가 상냥하게 말했다.


“아니야, 부담 가져. 신중하게 선택하라구.”

반면에 앨리스는 냉정한 시선으로 스이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드는 스이나.
그 끝이 가리키는 사람은…

...


라비.

“...같아요. ...는….워요.”
“라비가 주장으로 어울릴것 같아요? 앨리스는 좀 무섭고? 에이  또.”
“그래. 잘 골랐어 스이나. 후훗.”
“...이거 기뻐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 알겠습니다. 어쨌든 이왕 이렇게  거 주장 열심히 해볼게요.”

라비가 겸연쩍게 주장 선정 소감을 얘기했다.


“좋습니다. 그러면 주장은 라비. 부주장은 앨리스.”
“부주장?”
“혹시 주장의 공석이 생기면 앨리스가 주장입니다.”
“...뭐 별 수 없지, 그거야.”
“코치님, 스이나는요?”
“스이나? 음… 부부주장 시켜줄게..”
“와, 잘됐다. 그치?”
“...”


시골 마을회관에서 감투 뿌리듯 그렇게 정해졌다.
그건 그렇고 내가 말했지만 부부주장은 뭐야.
부부젤라도 아니고.

우리 팀은 들어온지 하루만에 선수 서열 3인자에 오를 수 있는 팀이구만.


“좋아, 주장선정은 이걸로 마무리됐고, 라비야. 스이나랑 오후 운동은 어떻게, 잘 했어?”
“아! 음…”

라비가 잠시 뜸을 들였다.
솔직한 자기의 감상을 얘기할지, 아니면 한  필터링을 거쳐서 포장할 지 고민하고 있군.


“예. 아주 순조로웠어요. 발전성이 보여요.
스이나는 엄청 재능이 풍부한  같아요. 그리고…”
“오케이. 잘했어, 라비야.”


계속 내버려두면 한없이 막연한 칭찬을 늘어놓을  같길래 나는 말을 끊었다.

‘감식안’으로 살펴보니, 그래도 성과가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스이나의 체력과 속도가 각 1씩 늘어났다.


‘진짜 발전이 빠르긴 하다.’

시작점이 낮아서 그렇지 성장 속도는 어마무시한 레벨.
보통 내가 지켜본 결과 프로 선수가 하루에 8시간 이상씩 매일 빡세게 2주정도 훈련해야 특정 능력치 하나가 겨우 오른다.

그것도 능력치가 어느 이상에 도달하면 더더욱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스이나는 타고난 재능에, ‘초재능A+’라는 스킬까지 더해져,

초보자 메가버닝이벤트로 경험치 3배씩 먹는 캐릭터마냥 초고속으로 자라는 중.

“...지만, ….는… 아요.”
“오, 오전에는 죽을 거 같이 힘들었는데 오후에는 좀 괜찮았군요. 그거 아주 좋은 소식인데.”
“...볼게요.”
“내일은 조금만 더 힘내볼거라고요? 아구 착하다.”

나는 스이나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줬다.
길고 윤기있는 흑발. 라비와 달리 손에 머리결이 걸리지 않고 죽죽 미끄러지는게 또 손맛(?)이 다르다.


스이나는  생각없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멀뚱히 바라볼 뿐이다.



[LOVE파워 사용]

[스킨십: 쓰담쓰담.

이 아가씨는 세게 때리거나 잡아당기지만 않으면 딱히 머리칼을 건드려도 크게 상관하지 않아합니다.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는군요.
그래도 꾸준히 계속 쓰다듬어주다보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르죠.

스이나의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지혜: 16 (+1) ]

[스이나는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합니다.]
[스이나는 돌아가서 못다한 게임을 클리어하고 싶습니다.]


“코치, 그러면 나는 훈련장 주변쪽으로 해서 몇바퀴 돌고 오늘 훈련 마무리할게.”
“아, 앨리스, 또 뛰게요?”
“응. 체력 단련에 좀 주력하고 싶거든.”
“열심이군요. 멋져요.”


앨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 ….했는데, …..자고.”
“아, 스이나는 언니랑 시내에서 밥 먹고 오기로 했네요. 알았어요. 데려다줄까요?”
“....요.”
“그래, 그럼 조심해서 가야 해요. 이제 좀 있으면 어두워지니까.”


스이나도 비척비척 일어섰다.


앨리스와 스이나는 각자 예정된 스케쥴대로 움직였다.

남은  나와 라비 단 둘뿐.


“저는 이제 한가해요.”
“그래보인다, 야.”

둘이 얼굴을 마주보자 또 이유없이 웃음이 나온다.

“그러면, 주장님. 이제 뭘 하고 싶으신가요.”
“코치님이랑 놀고 싶어요.”
“뭐하고 놀까요?”
“음…”

라비가 잠시 생각했다. 마음 속에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선뜻 못 꺼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거 하고 싶어요.”
“헉!”


브레이크 안밟고 본심을 털어놓는 라비.
이러면 내쪽에서 당황할 수 밖에.

“그거라면…”


내가 묻자 라비는 말없이 얼굴을 붉힌다.


“그거?”
“...예. 요즘에 코치님하고 단둘이 있을 시간도 별루 없구… 조금... “
“조금 뭐?”
“가끔씩 생각난다구 할까… 그게 참… 왜그런지... 헤헤.”


손가락으로 하얀 머리칼을 비비꼬며 수줍게 얘기하는 라비.
발끝으로 애꿎은 땅만 후벼파고있다.
오오… 이녀석, 그새  적극적으로 변해가고 있구나.
좋군.
제자의 성장을 보며 흐뭇해하는건 코치된 자로서 큰 기쁨이 아닐  없다.

[LOVE파워 사용]

[행위 유도: 연인쪽에서의 SEX 요청


하얀 머리 아가씨가 ‘그거’가 하고 싶답니다.
대체 뭘 망설입니까?
당장 해주세요.
그리고 반성하세요. 혹시 최근 아가씨를 너무 오래 혼자만 내버려둔 건 아닌지.


애정 5단계 보너스.
트루러브 보너스.
여성 주도 보너스.

라비의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근력: 23 (+1) ]

[라비는 당신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안달났습니다.]
[라비는 여자 입으로 이런말을 꺼낸 것에 큰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마 앨리스가 돌아올 때까지 삼십분, 아니 사십분은 걸리겠지?”
“그리고 바로 숙소로 안 돌아오고 샤워실에서 씻고 올 거예요. 그러면 아마 한시간 좀 더…”
“크크크…”
“헤헤.”

우리는 몰래 작당이라도 모의하는 사람처럼 은밀하게 웃었다.

망설이면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
난 라비의 손을 잡고 일으켜줬다.

“가자.”
“네, 코치님.”


바로 숙소, 라비의 방으로 향한다.
들어가니 좋은 냄새가 난다. 뽀송뽀송하고 상쾌한 향.
평소에 방향제를 뿌리나?
청소도 깨끗이 하는지 바닥에 머리카락도 잘 안보인다.
어쩌면 하얀색 머리카락이라서 잘 안보이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주장님.”
“헤헤… 어서 오시죠.”

내 손을 잡고 자기 침대로 이끄는 라비.
부끄러움과 기대감이 엇갈리는 좋은 표정을 하고 있다.

라비가 양팔을 교차해 운동복을 머리 위로 끌어올리며 벗었다.
항상 벗는 순간엔 부끄러워서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고 등을 돌려버리는 라비의 버릇.
몸에 붙는 운동복의 압박에서 놓여난 라비의 하얀 가슴이 출렁, 하고 흔들린다.

현재 우리  내 미드 1등인 라비.
주장의 위엄.


“왜이렇게 빤히 바라만 보고 있어요, 코치님? …”
“그치만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는걸.”
“참 나.”

라비가 상의만 벗은 채 장난스럽게 투덜거렸다.


“알았어. 나도 벗으라 이거지?”
“예? ...아니, 그런 말이…”
“여깄다, 라비가 원하는 거.”
“꺄악!”


라비가 채 말리기도 전에 팬티 채로 바지를 끌어내렸다.
서서히 전투준비태세로 들어가는  거근을 라비의 얼굴에 들이댔다.

내 귀두가 눈 앞에 다가오자 기겁을 하며 도리질하는 라비.

“우씨, 깜짝이야. 맨날 장난만 치고.”
“이거 원하는 거 아니었어?”
“...”
“아, 아니었구나. 미안미안. 내가 잘못 이해했네. ‘그거’가 그거였구나, 보드게임 하고싶다는 거 맞지? 요번에 메리가 사온거?
내가 가서 갖고 올게. 기다려봐.”

짐짓 일어나는 척 하자 라비가  손목을 꼬옥 잡았다.

“가지 마세요, 코치님.”
“라비가 바라는 게 그러면 이거 맞아?”


자지를 꺼떡거리며 능글맞게 물어봤다.


“...”
“말 안하면 진짜 갈거야.”
“...너무해요.”
“똑바로 말하십시오, 주장님.”
“...요.”
“너도 스이나 닮아가니? 쪼끄맣게 얘기하고.”
“아우, 진짜! 그래요, 코치님 꼬추! ...우씽.”

라비가 버럭 화를 내며 날 침대에 밀쳤다.
힘이 워낙 센 여자애라 난 유도에서 메치기 당하듯 그대로 뒤로 눕혀졌다.

그건 그렇고 꼬추! 라니...
라비의 단어선택은  길이 없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씩씩거리는 라비.

“코치님, 진짜 각오하세요오. 가만 안둘거니까.
어떻게 저같이 얌전하고 정숙한 여자애한테 이런 말을 입에 담게해요?”
“미안하긴 하지만 얌전 운운 하는건 공감이 잘…”
“또또, 반성을 못하는 코치님. 벌을 내리겠습니다.”


내 와이셔츠를 약간 화난 손길로 풀어헤치는 라비.
라비는 내가 가져온 콘돔 봉투를 뜯고 자지에 콘돔을 씌운다.
손놀림이 많이 어색하다.

자기 딴엔 ‘열받은 강한 여성’을 어필하고 싶어하지만 이래서야 그냥 흉내만 내는 귀여운 모습으로밖에 안보인다.

“오늘은 코치님 하고 싶은 대로 1도 안할거예요.”
“...그 말투는 어디서 배웠어.”


라비가 브래지어, 팬티를 벗어 침대 옆에 툭 던졌다.
평소와 달리 꽤 난폭하다.
내가 약간 너무 놀리긴 했나보다.

하지만 내 자지를 쥐는 손길은 전혀 난폭하지 않다.
아무리 등치 큰 강아지도 주인이 간식줄때는 간식과 같이 혹시라도 손을 물지 않도록 엄청 조심조심 살짝 먹어서 보고 있으면 귀여운데,
라비가 딱 그렇다.
화났다면서 내 자지에는 너무나도 상냥하다.
말과 행동이 다른 귀여운 녀석.


“헤헷… 죽었어요, 코치님. 예전의 제가 아니라구욧?”

그렇게 말하며  위에 올라탄채 자지를 신중히 자기의 하복부로 갖다댄다.

오오, 이 자세는…

그래, 오늘은 라비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냅둬보자.
방아질 좀 찧어보겠다는데, 나야 좋지. 편하고.


...그런데  잘 못 끼운다.
그야 항상 삽입은 내가 직접 하지, 라비가  본적이 없으니.
그럼 그렇지. 어설프기 짝이 없다.


“...주장님, 아직입니까~ 저 한  자고 와도 되나요?”
“우이씽~~~! 코치님, 잠깐만 기다려보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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