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2화 〉하고싶은 라비(2) (52/109)



〈 52화 〉하고싶은 라비(2)

라비는 내 자지를 붙잡고 악전고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삽입하지 않고 보지 주변만 비벼대는게 얼핏 스마타すまた플레이 같기도 하지만, 라비는 일부러 안 넣는게 아니라 진짜 못넣고 있을 뿐이다.

내가 넣을 땐 쑤컹쑤컹 쉬워보였지?

아직 액도 충분히 분비 되지 않은데다, 특히 라비는 질구가 다른 여자보다 좁은 편이라  헤매고 있다.

게다가 내 몸위에 올라타 밑을 내려다보는 자세의 특성상, 라비가 자기 보지를 세밀하게 관찰하며 구멍을 찾기도 힘든 상황.

“내가 해줄까? 라비야.”
“...히잉…”

나는 몸을 일으켜 라비를 다정하게 끌어안았다.

자연스레 공수교대, 이번엔 라비가 침대에 눕혀졌다.

“안되는데… 이번엔 제가 할거란 말이에요오…”
“알았어, 알았어. 라비가 익숙하지 않으니까, 처음에만 도와줄게.”
“힝...내가 코치님 혼내줘야 하는데…”

혼내긴 너까짓게 누굴 혼내. 귀여운 녀석.

나는 라비의 뒷목을 쓰다듬으며 그 입을 내 입술로 덮었다.
그동안 라비와 내가 사랑을 나눌 땐 대부분 이렇게 시작하며 서로 즐겨왔던 터라 라비의 표정이 금새 풀어진다.

사랑받고 있는 아가씨의, 부끄러워하면서도 안심하고 마음 편안해하는 표정.


애액을 조금 분비시켜줄 요량으로, 윗입으론 키스를 나누며 한 손으론 라비의 아랫입을 지분거렸다.

손가락을 세워 클리토리스를 살살 간질였다.
이미 익숙해진 내 손에 반응해 대번에 라비의 질구멍이 수축을 반복하며 울컥울컥 투명한 액체를 쏟아냈다.

“저런. 이불 빨아야겠네.”
“앗…”


내 가슴에  안겨있던 라비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난 라비의 대음순을 손가락으로 벌려 분홍빛 속주름을 드러냈다.

“자, 보여, 라비야?”
“...하으….예?”

라비는 농염한 신음을 흘리며 시선을 회피했다.
자기 생식기를 들여다보는 게 아무래도 꺼려지는 모양이다.

“고개 이쪽으로 하고 봐봐. 여기가 라비의 음핵.”
“...아이, 싫어요, 코치님... “
“똑바로 보래두.”

라비가 고개를 돌리고 딴청을 피우길래, 클리토리스를 꼬집듯이 잡아당겼다.
허벅지까지 부르르 떨리며 경련하는 라비.

“하읏… 코치님, 알았어요, 그만그만… 후…”
“자, 내가 지금 잡고 있는 데가 음핵이야. 여성의 보편적인 성감대고, 쾌락의 중심이지.
근데 밖으로 돌출되어있는 기관이지만 여기다가 남자의 자지를 받아들이는 건 아니란다.
이해했어, 라비야?”
“...아앙… 이해해써요오…”

나는 클리토리스를 상냥히 놓아줬다.
다음으로 손가락을 밑으로 내려, 클리토리스 아래 요도개구부 주변을 어루만졌다.

“여기는 어딘지 알지?”
“....”
“어디야?”
“하응...소변… 오줌 나오는데요.”
“그래, 잘 아네. 근데  아까 여기다가 비볐어?”
“....”
“오줌구멍에 자지가 들어갈리가 없잖아, 라비야. 하하.”
“우씨잉~~~! 몰라요!”

라비가 홱 토라지길래 난 다시 라비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 밑에, 여기. 지금 느껴지지?”
“....흐읏…”
“그래, 여기. 지금 내 손가락이 더듬는 데.”
“...네, 코치님…”
“여기가 라비가 사랑을 나누는 구멍이야. 엄청 예쁘고 귀여운 구멍.”
“....하아, 하읏…”


라비의 소음순을 조금 벌리고 그 안으로 손가락을 살짝 들락날락하며 친절하게 알려줬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 번 실제로 경험해보는게 최고지.


“자, 이제 우리 주장님이 직접 해봅시다~
다시 나는 누울게용.”
“아우, 열받아…! 코치님 얄미워요.”
“열받으면 라비꺼로 복수해보든가~ 메롱이다.”


나는 다시 침대 뒤에 벌렁 드러누웠다.
이것도 기분이  나쁘지않다.
라비가 씩씩대며 내 몸 위로 기어올라왔다.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탄 라비가 이번엔 신중하게 밑을 내려다본다.

하얀 머리칼이 밑으로 흘러내려 라비의 이마를 가렸다.

한 손으론 내 가슴팍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천천히 자기 하복부에 손을 댄 라비.

“그래, 옳지. 잘한다.”
“...조용히 하세욧~~~!”


라비가 내 배를 가볍게 찰싹 쳤다.
자지가 부드럽고, 촉촉하고, 달라붙어오는듯한 점막에 감싸이는 느낌이 든다.
느리지만 천천히, 그녀의 보지속으로 내 자지가 빨려들어간다.

이번엔  낫군.


“아후…. 흐응…. 여기까진가? 여기까지예요?”
“아직 반도 안 들어갔어.”
“네엣~~? 말두 안돼.”


라비가 깜짝 놀라 내려다보지만 내가 거짓말을 한  아니다.
귀두에서 5cm 정도까지만 라비의 보지안에 박혀있을뿐, 아직 자지뿌리는 커녕 밑둥조차 다 받아들이지 못했다.

숨을 헉, 하고 삼키며 긴장하는 라비.

이건 미안하네.
원래 남자 자지가 다 이정도로 굵고 긴 건 아니니까.
라비가 잘못한 건 아니다.
내 대물이 특이케이스일 뿐.

“계속하십시오, 주장님.”
“안되겠어, 이익!”

이익? profit?
그냥 기합성이었다.

멀리뛰기 할때 도움닫기 하듯 라비는 힘찬 기합과 함께 단번에  자지에 털썩, 앉아버렸다.

억!

갑작스런 충격이 내 자지에 가해졌다.

“흐앗!”
“크어억…!”

라비도 꼬챙이에 꿰뚫린 개구리처럼 순간 몸을 오그리며 신음을 흘렸다.

“크….크어어….억….라비야… 어떻게 이럴수가….”
“...예? 예? 코치님? 왜요? 왜 그래요?”

라비가 걱정스러운 눈길로 나를 내려다봤다.


“혼내준다더니…. 설마 이렇게까지….”
“코치님 왜요오~~~?”
“내 자지... 부러졌어... 크어억...”
“네에에에에!?”
“으아아… 너무 아파,괴로워....”


라비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내 자지를 박은 채로 라비가 훌쩍였다.

“안돼…. 빼지마…. 그러면 더 아파….”
“코치님…. 흐아앙…. 죄송해요…. 죄송해요…. 저는….”
“라비야…. 이제  자지  써….. 라비가 부러뜨렸어….미안해… 여기까지야….”
“히끅…. 히끅…..죄송해요….”

섹스중이라는 것도 잊고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한탄하는 라비.


“마지막으로….  말이 있어…. 이리 가까이와봐….”


나는 곧 죽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라비가 눈물을 훌쩍이며 몸을 기울여, 안긴듯한 자세로  입가에 귀를 가져다댔다.
그 와중에 여전히 자지가 박혀있는게 포인트다.
나는 귓가에 속삭였다.

“응, 뻥이야.”


잠시 이해를 못했다는  얼떨떨해하던 라비가 곧 그라데이션처럼 분노의 강도를 빠르게 올려가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email protected]%@~~~~~~~!!”
“라비야, 울다가 화내면 엉덩이에 뿔난… 아, 그건 울다가 웃으면인가.”


쑤컹!
쑤컹!

라비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이글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분노의 피스톤질이 시작되었다.

라비의 허벅지에 선명한 근육이 강직되는게 눈으로도 보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대쉬할  있는 그 하체의 힘으로 격렬히 내 자지를 빨아들이고, 뱉어낸다.

어억!


이게 뭐야…!

미처 예상치도 못한 라비의 하체 출력에 나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아, 자, 잠깐만! 헉, 허억, 조금 세다, 커헉, 좀 느리게, 헉…!”
“조용히 하시라구욧!”

팡,팡,파팡,팡,팡,파팡!

중간에 파팡! 하는 소리는 잘못 묘사한게 아니다.
진짜로 파팡!이다.
너무 빨라서 두번 연속의 방아질이 동시에 밀어닥친다.


“허, 헉! 미안! 미안해! 하윽! 잘못했어 라비야!”
“아흣…. 하으, 하아, 후…”


이대로면 진짜 부러진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각도에서 섹스를  땐 어지간한 충격으로 자지는 부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를 탈 때도 타다보면 주변 코스나 장식물에 대가리가 꽝 부딫힐까봐 개쫄게 되지 않는가.
수많은 전문가들이 다 설계하고 설치한거니까 안전한데도.


딱 그 기분이다.

쾌감과 공포의 중간.

내 허리힘으로 내는 것보다 월등히 위에 있는 영역에 드나들었지만, 일말의 두려움까지 느껴진다.


“라비님, 조금만 봐주세요! 허윽…”
“후욱, 후욱… 하앙…”

 애원에도 불구하고 라비는 무아지경에 빠져 그녀만의 전신운동을 수행했다.
너무 심취해 내 말이 안들리나보다.


쑤컹쑤쑤컹!
파파팡!

생긴 건 전혀 안그런데 라비의 기승위 스타일은 미국 AV속  언니들에 가깝다.
입에서 뻑 예아~~ 쉣~~ 오우 마이갓~~ 이런 대사가 나오지 않는 게 다행이다.

라비의 복근이 움찔거리며 척추기립근과 함께 전신의 파워를 고루 퍼뜨리는게 보인다.
그리고 그 파워의 최종도착지는 나다.  자지다.

착정당해버렷…
라비한테 혼나버렷…!

이 정도일줄은 몰랐단 말야…!


“더 빨리 갈게요♡ 코치님, 후우...하읏…”
“아니, 아니, 뭘 더 빨리 한다는 거야…!”

라비의 백옥같은 나신이 위아래로 흔들린다. 침대가 덜컹거리다 못해 스프링 삐걱거리는 소리까지 나고 있다.

‘이녀석… 처음이라 뭣도 모르고 그저 힘으로만 밀어붙이고 있구나…’
젠장...아니야, 라비야… 이건 섹스가 아니야!
니가 하고 있는 건 펌프질이다!
그냥 내 부랄에서 정액을 추출하려는 펌프질이라고오…!’

내 마음속의 부르짖음을 무시하고 라비는 피스톤질에 박차를 가했다.

나는 라비의 옆구리를 두드려 제지하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라비는 내가 내민 손을 그대로 꼭 잡았다.

뭔가 의미를 오해한건가…?

다른 손을 내밀었다. 라비는 또  다른 손도 마주잡았다.
졸지에 맘에도 없던 러브러브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내 양손을 잡고 허리 위에서 착정의 춤을 추는 라비.

...크허억..!

하복부에서 쾌감이, 그리고 묘한 고통이 내달렸다.
단시간에 지나치게 과다한 자극이 몰려버렸기 때문.

“흐...흐윽…”
“허억, 후...하앙...항♡ 코치님, 어때요? 하읏…”

어떻긴 뭐가 어때…
난 채 말할 기력도 없이, 그저 라비가 멈추지 않고 연신 허리를 움직이며, 조이는 듯한 보짓근육으로 내 자지를 쥐어짜는 광경을 바라만 봤다.

나 쌌다구… 싸버렸다구… 그만해달라구…

나도 체력단련한다고 나름 운동 열심히 했는데,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은 거였구나..
죄송합니다, 앞으로 깝치지 않겠습니다… 주장님...





[LOVE파워 사용]

[플레이: [기승위] [착정] [격렬 1단계]]

그러게  약올렸어요?
여인이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데, 당신은 너무 깝죽댔군요.
이제 큰일났습니다.
하얀머리 아가씨는 그녀의 파워를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거든요.

그동안 사랑을 나눌 때 아무것도 몰라요~ 라며 수줍어하기만 했던 그녀였지만, 지금부터는 조금 다를겁니다.
앞으로는  조심해야 하겠죠.

아니면 그냥 받아들이던지요. 이 기회에 당하는 쾌감에 눈을 떠보는 것도 괜찮을지도?

애정 6단계 보너스.
트루러브 보너스.
여성 주도 성애 보너스.

라비의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체력: 28 (+2)
기교: 25 (+1)
의지: 24 (+2)
속도: 31 (+1)


라비의 종합능력이 S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새로운 칭호가 추가됩니다.

스킬을 얻었습니다. ‘시간가속B’. ‘순간집중E’
]

[라비는 당신에게 푹 빠졌습니다.]
[라비는 당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것입니다.]
[라비는 그녀가 위에서 하는 것도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라비는 당신을 더욱 만족시키기 위해  강하고, 빠른 허리움직임을 연마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스킬이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LOVE파워’가 E -> D 랭크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LOVE파워’의 추가 효과 오픈]

[‘LOVE인챈트’

설명: LOVE파워로 강화된 당신의 성기는, 사랑을 나눌 때 사랑하는 이에게 40% 더 많은 쾌감을 선사합니다. 또한 사랑하는 이가 느끼는 고통은 40% 감소시킵니다.
]

[‘LOVE파워’가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에 당신에게 추가 능력치가 주어집니다.

특이사항: 당신은 여러 번의 대회에서 스스로의 지적 능력을 증명했습니다.
현재 보유한 능력치와 실제 퍼포먼스 상의 괴리를 보정하기 위해, 당신의 현재 수준에 걸맞게 지혜가 대폭 상승합니다.


체력: 7 (+1)
근력: 7 (+1)
지혜: 15 (+11)
기교: 9 (+1)
]



여러 번 착정을 끝낸 후 만족한 라비는 고른 숨을 내쉬며 내 팔베개를 하고 누워있었다.

분노가 가셨는지 다시 착하고 귀여운 라비로 돌아와있다.

...내 희생도 컸지만.
내일은 몸보신 좀 될만한 걸 먹어야겠어.
뼛골의 진이 빠져나간 기분이다.

반대로 라비의 피부는 뽀송뽀송하고 광이 나는게, 누가 봐도 내 정력을 흡수해 버린 그야말로 요마 서큐버스가 따로 없다.


...그래, 지금이다.
달아오른 분위기가 차분하게 가라앉은 지금.
베개에 기대 여운을 즐기며 필로토크를 나누는 지금이 바로, 라비에게 진실을 털어놓을 때다.


“...라비야.”
“...네. 헤헤.”
“하고 싶은 말이 있어.”
“...”

나는 라비 쪽으로 몸을 돌렸다.
가만히 나를 바라보는 라비의 파란 눈.

“내 비밀에 대해서.”
“...”


대답이 없다.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닌가? ...아직도?
내 LOVE파워에 대해 이제 라비에게는 슬슬 밝혀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코치님, 어디서 또 빚진 거 아니죠?”
“아니야. 그리고 내가 하려는 말은 다른거야.”
“흐응…”
“그게, 있지. 내가 라비를 사랑하면… 우리가 서로 사랑을 나누면… 어떻게 되냐면…”
“제 능력이 올라가는  말이죠?”


...어?
라비가 장난스럽게 빙글빙글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알고 있었어?”
“아니오, 확신은 못했어요. 근데 지금 코치님이 얘기해서 이제 알았어요.”
“...언제부터?”
“그야 저는 운동선수니까요. 항상 몸을 쓰고, 신경쓰니까…
갑자기 제 몸이 가벼워지고, 빨라지고 하다보면 눈치챌 수 밖에 없잖아요오.”
“...”

라비는 내 이마에 자기 이마를 맞댔다.
우리 얼굴 사이는 주먹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가깝다.

“코치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코치님 너무 좋아하고... 뭐라 할 생각 없으니까… 헤헤.”
“라비야…”

라비가 속삭일때마다 그 숨결이  얼굴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가만히 내 뺨을 어루만지는 라비.

“다만 지금부터는 솔직하게 얘기해주세요.
예, 아니오로만! 알겠죠, 코치님.”
“...알겠어.”
“처음부터, 저와… 이런 저런…. 야한  하려고 접근하신건가요?”
“...아니오.”
“진짜일까?”


라비는 살짝 얼굴을 갸웃거리며 날 바라봤다.


“제 선수로서의 가치는, 코치님의 비밀스킬이 없었다면 그저 그런 선수로 남았을 정도였나요?”
“...”
“역시 그런가.”
“아니, 아니오야. 아니오!
라비야, 내가 망설인 건 니 질문이 좀 구체적이지가 않아서 그래.

내 능력은 처음부터 재능이 없는 선수한텐 별 효과가 없어.
나는 그저 계기를 이끌어  뿐이라고. 진짜야, 믿어줘.”
“쉿! 코치님,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기.”
“...”


 입술에 손가락 하나를 가져다대는 라비.

“다른 애들하고도, 역시 할거죠? 코치님.”
“... 크...크윽…”
“코치님, 대답해주세요.”
“....예…”

잠시 차가운 바람이 우리 사이를 스쳐지나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한번 라비를 속이기 시작하면 앞으로 끝없이 속여야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


“아주 못된 코치님이구나. 그쵸?”
“...예.”
“코치님, 저랑 약속 하나만 해요.”
“...?”
“어쩔 수 없겠죠. 그게 코치님의 능력이고, 저희 팀을 발전시키는 방법이니까.

그래도, 제가 제일 우선이라고 맹세해주세요.

저랑 제일 많이 시간 보내고,
사랑도… 저랑 제일 많이 해주세요.

다른 애들이랑 한 번이면, 저랑은  번, 스무 번 해주세요.

저는 대신에 코치님을 가장 많이 믿고 따를게요오…”


“....예.”

라비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다는 듯 웃으며 내 가슴팍에 안겼다.


“그러면 용서해드리겠습니다.”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라비야.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


앨리스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머릿 속이 혼란스럽다.


‘라비와 코치가… 언제부터…’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앨리스였지만, 남녀의 거친 숨소리, 신음, 교성, 그리고 쾌락에 젖은 속삭임.

어떤 상황인지는 방에 들어가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래, 그럴 수 있다.

라비도 한창 나이의 여자애다.

코치는, 글쎄, 저런 변변찮은 남자에게 라비가 반했다는게 믿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겉보기에 크게 흠은 없는 젊은 남자다.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어…

아무리 앨리스라지만 남녀간의 개인적인 일에 참견하고 훼방놓는 성질을 부리지는 않는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막 러닝을 마치고 씻고 돌아왔지만 다시 밖으로 나가 밤바람을 쐬며 머리를 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뒤에 들려오는 이야기…

발길을 돌리려는 앨리스를 자리에 고정시켰다.
저도 모르게 방문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코치의 ‘능력’...
모든 의문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의문이 사라진 그 빈자리를 더  상념이 채웠다.


‘말도 안돼…’

작게 심호흡을 했다. 심장이 너무 세게 뛰어, 자칫 방 안의  사람에게 들릴까 걱정된다.

도둑질이라도  사람처럼, 죄라도 지은 것처럼 앨리스는 발끝을 들고 살짝 살짝 자리를 벗어났다.

‘나는,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하냐구…
저런 말을 들어버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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