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네번째 대회, 헌팅(5)
벌써 다섯 명 째.
기절한 다른 팀 선수들이 종종 눈에 띈다.
지하수도를 헤매다 쓰러진 이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
홀로 이 깜깜한 지하수도 깊숙히 들어와 멋대로 쓰러졌다는게 잘 납득이 가지 않는데...
“시가지 밑에 지하수도가 곳곳이 퍼져있으니까요. 어쩌다보니 이곳으로 떨어져 길을 잃을 일도 많은 거겠죠.”
라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
자기도 헤매는 주제에 남 얘기하듯 말하고 있군.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러진 선수의 품을 뒤져 주섬주섬 물건을 챙겼다.
“이거 괜찮아보이는데. 쓸래요?”
[위성 포격 유도장치
등급:☆☆☆☆
보조장비
지정한 위치로 위성 포격 지원을 유도합니다.
포격 지원이 도착하기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며, 단 1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 그거 꽤 좋은 건데…”
“저는 필요없어요. 드릴게요.”
“엥? 그래도 되나요?”
“저는 쓰지도 못하고, 이런 거.”
“흐음…”
알고 보니 좋은 녀석인가?
거리낌없이 귀한 아이템을 양보하는 라크.
마다할 이유도 없지.
내가 받아 자연스럽게 스이나에게 ‘위성 포격 유도장치’를 건네줬다.
“....코치, 우리 팀 포인트가…”
“예?”
“...엄청 늘어났어요.”
스이나가 미니 전광판을 띄웠다.
보니 <홍삼 스포츠>에 190포인트가 늘어나있다.
딱 ‘기어다니는 포이스’의 토벌 포인트만큼이다.
...이겼구나!
“라비와 앨리스가 포이스를 쓰러트린 모양이네요. 다행이다… 엄청 걱정했는데.”
“...저희만 무사히 탈출하면 되겠어요.”
라크가 우리 대화를 듣더니 눈살을 찌푸린다.
“포이스가 쓰러진건가요?”
“예. 우리 팀 선수들이 잡은 것 같은데요.”
“흠…”
미묘한 표정의 라크.
하긴, 자기 팀이 아닌 다른 팀에서 최고간부를 쓰러트렸다는 건 좋은 소식이 아니긴 하겠지.
“이제 저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시가지 중심 지구예요.
다왔네요.”
라크가 말했다. 확실히 냄새부터가 조금 다르다.
지하의 퀴퀴한 썩은 공기 사이로 이젠 바깥의 신선한 공기가 느껴진다.
처음 대회장에 들어왔을 땐 미세먼지니 잿가루니 하면서 공기 질을 혹평했는데,
지하수도에서 오래 헤매다보니 그 공기조차 사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됐다.
언제나 바닥 밑엔 더 깊은 바닥이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하군.
“이제부터 그쪽은 어떻게 하실래요?”
“글쎄요… <브로큰 윙> 팀원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괜찮겠지만, 지금으로선 다들 어딨는지 짐작도 안가니까.
조금 더 <홍삼 스포츠>분들과 같이 행동하는 것도 괜찮겠지 싶은데요.”
“...그래요?”
살짝 이해가 안 가는데.
어차피 우리들과 같이 행동해도 제대로 포인트를 얻기는 힘들텐데 말이지.
라크는 어쩐지 대회 승리에 별 미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단지 흥미본위로 움직이는 느낌.
위화감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지하수도에서 쓰러진 다른 선수들을 발견했을 때도 그랬다.
그 무감정하고 냉정한,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들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엔 절로 소름이 돋았다.
누가 마시고 화단 위에 두고 간 테이크아웃 커피컵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
그건 같은 인간을, 동족을 보는 눈이 아니었다.
어쩌면…
‘<퍼플 캣츠>에서 보낸 자객인가? 녀석들하고 짜고, 아예 우리를 탈락시킬 목적으로만 대회에 참가한거지.’
이 생각이 맞다면 라크는 중요한 순간에 우리를 배신할게 틀림없다.
다만 이 가정만으론 모든 걸 설명하기 힘들다.
우리가 올 지 안 올지도 모르는 지하수도에서 홀로 헤매고 있었다는게 첫번째 의문.
아무리 봐도 거기서 우리를 만난건 우연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녀의 ‘사냥터’에 우리가 알아서 걸어 들어간거지, 그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귀한 장비를 주저없이 양보했다는게 두번째 이유.
아무 망설임도 없이, 보자마자 즉시 우리에게 아이템을 넘기던 천연스러운 언행.
그 모습이 연기라면 라크는 대배우가 될 재능이 있다.
스포츠 선수가 아니라 연기 쪽으로 진로를 알아보는 게 더 나을거다.
육감의 경고인가.
잘은 이해할 수 없지만 라크와 더이상 같이 행동하면 안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뭔가 소리가 들리는데.”
라크가 말했다.
스이나도 중얼거렸다.
“확실히...무슨 소리가… 전방에서… 빠르게 가까이...”
“응?”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잠시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있던 내가 그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 때였다.
콰광-!!!
순간 지하수로의 통로를 박살내며 거대한 무언가가 라크를 덮쳤다.
흡사 마이클 베이의 영화 한 장면같다.
예고도, 전조도 없는 갑작스런 재난.
아무 생각없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우리 바로 앞에 가던 사람이 신호를 무시하고 덮쳐오는 트럭에 치이면 이런 느낌일까.
‘이게 무슨… 씨발…?’
다음 순간 든 생각은 ‘솔직히 우리 팀 아니라서 다행이다.’였다.
맨 앞에 서서 걸어가던 라크가 당해준 덕(?)에 깜짝 놀라 제자리에 굳은 스이나는 갑작스런 화를 피했다.
스이나가 조금만 더 앞에 서 있었다면 같이 영문도 모르고 휩쓸렸을 터.
그대로 수로벽에 큰 구멍을 내며 저 멀리 날아가버린 라크. 어디까지 날아갔는지 보이지도 않을 정도다.
...멀쩡할리가 없겠지?
그녀의 정체에 대한 고민이 무색하게, 갑자기 조우했던 것처럼 갑자기 퇴장해 버렸다.
하지만 우리 코도 석자.
라크의 최후를 차분히 신경쓸 겨를도 없다.
우리 앞에 떨어진 괴생물이 고통의 신음을 흘렸다.
크오오오오-!!!!
“...철혈 날개 트리게로스…!”
“왜 여기에?”
한창 교전중이었는지 온 몸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트리게로스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증오심 가득한 눈빛을 번뜩였다.
놈도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어째 폼이 지가 때리다 온 느낌이 아니라 어디서 줘터지다 온 느낌이다.
“후우… 어, <홍삼 스포츠>분들이군요.”
강철 갑옷으로 빈틈없이 무장한 또 다른 누군가가 저 앞에서 뚜벅뚜벅 걸어왔다.
강철갑옷 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를 가리는 거대한 사각 강철방패, 기마병이나 들 법한 강철랜스로 무장한 인간 병기같은 여인.
특이한 건 자세히 보면 그 장비들은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자잘한 금속조각이 모여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모던한 미술관에 전시된 금속 공예품같군. 예술성까지 느껴질 정도다.
얼굴은 제대로 안 보이지만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딱 한명 뿐이겠지.
“카이아나 선수.”
“오랜만이네요. 근데 느긋히 인사나 나눌 여유가 없어요. 이 녀석, 상당히 위험해요. 왜냐면…”
“끓는 피 때문에.”
“아시는군요. 그러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무리하지 말고 피하시는게 좋아요.”
역시 <블루 윙>의 에이스.
최고간부를 혼자서 사냥하고 있던 건가.
하지만 지금 카이아나는 <퍼플 캣츠> 소속이다.
그녀가 트리게로스를 혼자 잡게 내버려두면 우리 우승도 그만큼 멀어지는 셈.
“...죄송하지만 그건 안될 것 같네요. 일단은 저희도 트리게로스를 노리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조심하세요.
제겐 스이나 선수를 지켜주면서 싸워야 할 이유도, 여유도 딱히 없으니까요.”
“...예.”
트리게로스가 거센 포효와 함께 몸을 일으켰다.
크라고스의 오른팔, 최강의 용인이 분노로 몸을 뒤튼다.
이미 카이아나와 싸우며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모양이지만, 아직 싸울 여력은 충분히 남아있는 모양.
콰직!
카이아나가 있는 힘껏 그 안면에 강철 랜스를 내리꽂았다.
단단한 용인의 껍데기가 부숴지고 뼈까지 찌그러지는 묵직한 강타!
다시 한 번, 두 번.
가축을 도축하듯 무감정하게 트리게로스를 짓이기는 카이아나.
트리게로스의 끈적한 타르같은 피가 사방으로 튀어오른다.
마치 백린탄처럼 한번 들러붙으면 모든 걸 태워버릴 때까지 꺼지지 않는 놈의 혈액이지만, 조금의 빈틈도 없이 완벽한 방호를 갖춘 카이아나에겐 그조차 소용없었다.
과연 전 <블루 윙>의 에이스. 트리게로스 담당일찐인 마냥 일방적인 폭력의 향연을 벌이고 있다.
지금이 기회다.
트리게로스는 온통 눈앞의 강철 여인에게 신경이 쏠려있다.
난 스이나에게 속삭였다.
“스이나, 조금 전에 얻은 그거 바로 쓰는 게 좋겠습니다.”
아까 전의 기어다니는 포이스와 싸운 경험으로 볼 때 트리게로스도 스이나의 염동력에 어느정도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
라크가 양보한 ‘위성 포격 유도장치’를 이용해 강력한 일격으로 트리게로스의 막타를 노리자.
이게 우리 작전이다.
스이나가 유도장치를 꺼내 날뛰는 트리게로스의 몸 중심에 조준했다.
대회장 상공 몇천 km에 떠있는 공격위성이 놈을 포착하고, 천공의 징벌을 내릴 때까지 남은 시간이 대략 6초 정도…
“스이나, 조심해요!”
카이아나가 벼락같이 외쳤다.
트리게로스가 필사의 날개짓을 하며 카이아나의 공격으로부터 가까스로 벗어났다.
궁지에 몰린 짐승의 시선으로 사방을 돌아보는 트리게로스.
놈이 문득 자기 몸에 조준된 빨간색 한 줄기 광선을 눈치챘다.
그리고 그 광선을 따라가면 시작점엔 몰래 자신을 겨누는 한 소녀.
트리게로스의 콧구멍이 벌름거리고 분노로 입술이 씰룩였다.
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이 간다.
...이 딱딱한 강철 덩어리 대신, 개빡치는데 저 나약해보이는 여자애부터 죽이자.
뭐 이런 거겠지.
소위, RPG게임에서 보스를 공략할 때 ‘어그로가 튀었다’고 표현하는 상황.
“옵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스이나도 이미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주춤주춤 뒷걸음질치고 있던 차였다.
투콱!
놈의 꼬리에 강철 작살이 두어개 날아와 꽂혔다.
카이아나다.
다시 놈의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기 위해 공격을 가한 것이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트리게로스는 교활하게도 눈 앞의 더 약한 상대부터 죽여야 후환이 없을 거라는 걸 눈치챈지 오래.
피에 물든 날개를 펄럭이며 저공비행으로 바닥을 스치듯 날아오는 트리게로스.
우리와의 거리가 삽시간에 좁혀진다.
5m, 3m, 1m… 놈이 우리 바로 앞에 도달한 순간,
“염동력!!”
스이나가 전력을 다해 외쳤다.
그와 동시에 트리게로스의 거구가 일순 보이지 않는 손바닥에 짓눌리기라도 한 듯 바닥에 쳐박혔다.
꽈광-!
5m도 넘는 육중한 거체가 땅을 뒤흔들며 쓰러진다.
파리채 스매싱에 격추당한 날파리마냥.
하지만 최고간부급의 적에게 염동력은 아주 잠시밖에 통하지 않는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목을 우두둑 꺾으며 천천히 일어나는 트리게로스.
괜히 포인트 좀 먹겠다고 나댔나?
그냥 카이아나한테 맡겨둘 걸...
몰려오는 후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시야가 놈의 거대한 몸뚱이에 가려져 온통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트리게로스가 박쥐처럼 날개와 일체화 된 근육덩어리 오른팔을 크게 치켜들었다.
스이나의 눈동자가 공포로 탁하게 흐려진다.
그 때 눈앞에 미세한 철가루들이 고속으로 모여들었다.
철가루 알갱이들이 점을 이루고, 선을 이루고, 곧 면이 되어 트리게로스와 우리 사이를 가로 막았다.
찰나의 순간 눈 앞에 삼중, 사중으로 이뤄진 무쇠 격벽이 형성된다.
쿠광!!!
트리게로스의 분노가 담긴 괴력은 다중 격벽을 일격에 찌그러트렸다.
단단한 강철 벽에 거대한 주먹 자국이 새겨진다.
그러나 거기까지.
우리에게까진 결코 닿지 않는다.
격벽 사이로 카이아나가 트리게로스의 뒤로 짓쳐들어오는 광경이 보였다.
강철 갑옷을 벗고 용맹한 모습을 드러낸 카이아나.
우리를 보호하는 격벽이 그 강철 갑옷의 재료였을 터.
금속을 조작하는 카이아나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을 가진 건 아니다.
무쇠 격벽을 설치해 준만큼 그녀를 보호할 갑옷이 사라진 것이리라.
‘말과 행동이 다르네… 카이아나. 안 지켜준다면서요.’
데자뷰가 느껴진다.
또 카이아나가 나와 스이나를 구해준 셈이다.
사각 방패로 트리게로스의 끓는 피를 받아치고, 강철 랜스로는 용인의 거구를 바닥에 메다 꽂는 카이아나.
그리고 마침내 상공에서 눈부신 섬광이 번쩍였다. 대낮처럼 주변이 밝아진다.
카이아나가 급히 뒤로 몸을 날리자마자 하늘에서 작렬하는 거대한 레이저가 천벌처럼 트리게로스의 몸에 작렬했다.
위성 포격…!
정말 믿어지지 않게도 트리게로스는 대기권에서 발사된 초고열의 레이저 속에서도 뒤지지 않고 끔찍한 고통의 비명을 흘리고 있었다.
용인인지 바퀴벌레인지 구분이 안 갈 지경이다.
“이걸 버티는건가… 미친놈!”
입에서 절로 욕이 흘러나왔다.
몸이 온통 걸레가 되어, 뼈와 내장과 타버린 거죽의 혼합물같은 상태로 여전히 트리게로스는 살아있었다.
지옥에서 기어나오는 아귀같은 형상이다.
카이아나가 놈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말했다.
“위성 포격이 그래도 치명타긴 했군요.”
“...예.”
“이제 이 상태의 트리게로스를 누가 쓰러트리느냐, 그게 문젠데 말이죠.
어떻게 하실건가요, 코치님은?”
말투는 예의바르지만 메세지는 단호하다.
사냥감을 내주지 않으면 서로 싸울 수 밖에 없다, 라는 카이아나의 선포.
별 도리가 없군.
스이나한테 지금의 카이아나를 쓰러트리라고 주문하는건 너무 무모한 생각이겠지.
대화가 틀어질 경우 진지하게 전투까지 각오하고 있는지, 카이아나는 강철 격벽을 회수해 다시 갑옷의 형태를 갖췄다.
말하면서 갑자기 염동력으로 기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건가.
빈틈이 없는 여자다.
...욕심부리지 말자.
애초에, 카이아나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스이나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내게도 양심은 있다.
“저희가 물러날게요. 일단 놈에게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해야죠, 뭐.”
“...그러면 트리게로스는 제가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끓는 피가 피부에 닿지 않도록 강철의 건틀렛을 만들어 착용한 후, 카이아나는 가쁜 숨을 내쉬는 용인의 머리를 잡아챘다.
그리고 써걱써걱, 고기 썰듯 참수.
위성 포격이면 죽일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걸로 <퍼플 캣츠>에게 220포인트가 더해진건가.
눈앞에서 <퍼플 캣츠>의 점수가 올라가는 걸 지켜보고 있자니 더더욱 속이 쓰리다.
“아쉽게 됐네요.”
카이아나가 말했다.
최고간부를 쓰러트렸는데도 전혀 기뻐하는 표정이 아니다.
“저희가요, 아니면 카이아나 선수가요?”
“...”
카이아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일부러 딴청을 피우며 말했다.
“불필요한 싸움을 피할 수 있게 양보해주셨으니 대가라고 하긴 뭐하지만, 정보를 하나 알려드릴게요.”
“정보요?”
“저희 <퍼플 캣츠>는 이미 ‘싸이커’를 획득했어요.
그리고 그건 저희 쪽의 주장인 아드린느가 쓸 예정이죠.”
“...”
“서두르지 마세요. 지하수도 안으로 다시 들어가 잠시 대피하는걸 추천드립니다.”
독가스를 쓰는 아드린느…
그리고 능력 증폭 헬멧 싸이커…
이 둘의 조합이라.
카이아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것 같군.
내 예감이 맞다면 곧 이 도시에 대학살이 벌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