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아르테일 공작가]
현재 인간들의 대륙은 수많은 나라들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세력이 강한 것은 단연 유일하게 존재하는 대제국, 카르시스 제국이었다.
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카르시스 제국을 중심으로 하여 그 주위에 수많은 나라들이 존재하는 형식이었지만 그 어떤 나라도 감히 카르시스 제국에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13 명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7 명의 9 서클 마법사와 23 명의 8 서클 마법사를 보유하고 있는 최강의 제국!
주변의 왕국 중에서 강국에 속하는 아르칸 왕국이나 뮤란 왕국, 데이안 왕국, 크라이센 왕국도 보유한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숫자는 3 명에서 7 명 정도에 불과했고, 또 8 서클 이상의 마법사도 5, 6 명을 겨우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세력이었다.
그런 카르시스 제국에서 최고의 가문을 꼽자면 당연하게도 모두 아르테일 공작가를 고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카르시스 제국의 건국시부터 존재해온 가문으로 정계에 세력을 떨치지는 않지만 아무도 그 가문이 지닌 힘을 무시할 수 없었다.
현 아르테일 공작가의 가주, 루스칼리스 폰 아르테일 공작!
대륙에 존재하는 극소수의 9 서클의 마법사 중에서도 얼마 되지 않는다는 9 서클 마스터 중에서 최강이라 불리우는 남자로 현존하는 대륙 최강의 마법사였다. 그 하나만으로도 카르시스 제국에서 최고의 가문이 되기 충분하였지만 아르테일 공작가의 힘은 단순하 루스칼리스 본인만이 아니었다.
그의 아내인 엘리나는 대륙에서 70 여명 정도 밖에 없다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 중 한 명이었으며, 그의 동생 카이우스 역시 그랜드 소드 마스터 중 한 명이었다.
거기에 아르테일 가문에 소속된 9 서클 마법사는 아르테일 공작, 본인을 제외하고도 3 명이나 있었고, 8 서클 마법사는 무려 7 명이나 존재했다.
그리고 아르테일 가문에 소속된 6, 7 서클 마법사의 숫자만 해도 100 명을 넘어서고 있었고 도저히 한 가문이 보유한 전력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무시무시한 전력이었다. 카르시스 제국의 황궁의 마탑도 이 정도 전력은 보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산 중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살 수가 없는 법이었고 한 제국에도 두 개의 태양이 떠 있을 수는 없는 법이었으니 이토록 강한 힘을 신하가 가지고 있다면 황제의 입장에서는 경계할 법도 했다.
그렇지만 아르테일 공작가는 제국이 세워지고 나서는 대대로 대마법사들을 배출하고선도 가문의 1,000 년 역사 동안 단 한 번도 정계에 진출을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언제나 입장이 필요할 때는 황제를 지지하였고 또 전쟁이 일어날 시 황제가 요청을 보내오면 언제나 앞장 서서 전쟁에 나섰기에 아르테일 공작가는 제국의 수호신과 같은 이미지로 굳혀져있었고, 동시에 카르시스 제국이 건국이 된지 어언 1000 년이 지난 지금은 제국의 제일가문으로서 부동의 위치를 지키는 상태였다.
거기에다가 아르테일 가문의 힘은 이렇게 하나의 왕국의 전력을 능가하는 막강한 무력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들이 비록 정계에 진출을 하지 않는다지만 단순히 가문 자체가 가진 무력만으로 제일가문이라는 이름을 1000 년이나 유지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우선 그들이 가진 영지의 크기부터 웬만한 왕국의 절반에 해당하는 거대한 넓이였고 남작과 자작의 작위를 지닌 아르테일 공작가의 혈족들 중 마법에 재능이 부족하여 행정을 주로 전문으로 익힌 자들이 각지에 배치가 되어있었고, 영지민들에게서 세금으로 걷어들이는 수익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그렇지만 아르테일 공작가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두 명이나 있긴 하지만, 엄연히 1000 년의 역사를 지닌 마법사 가문이었고 그들이 마법 연구에 쓰는 돈은 한 해에 수백만 골드를 가뿐히 넘어서고 있었다. 1 골드가 100 실버이고 10 실버가 평민 4인 가족 기준으로 1 년치 생활비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아르테일 공작령의 크기가 크다해도 어마어마한 소비량이었다.
그렇지만 아르테일 공작가는 그 막대한 재정소모를 겪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더라도 금새 복구를 하는 재력을 지녔는데, 바로 그들이 제작하는 막대한 양의 마법 아티팩트들 때문이었다.
제국에서 아르테일 공작가의 아티팩트를 가지지 않은 자는 제국의 귀족이 아니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고, 심지어 제국의 황제를 비롯한 황실의 사람들 모두 아르테일 공작가에서 만든 아티팩트들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나 황제의 경우는 황제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날에는 아르테일 공작가에서 항상 값비싼 아티팩트를 만들어 아르테일 공작이 직접 황제에게 바치는 것이 아예 1000 년 째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반대로 말해서 황제부터가 아르테일 공작가의 아티팩트를 최고로 쳐주고 있다는 셈이었고 황궁 소속의 마탑조차도 아르테일 공작가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것을 황제부터가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황궁 소속의 마탑의 마탑주가 9 서클 마스터라고는 해도 아르테일 공작보다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본인 역시도 인정하는 것이었고 그만큼이나 아르테일 공작가의 위상은 제국에서도 남달랐고 그 위상을 통하여 그들이 제작한 아티팩트는 제국 곳곳에서 구입을 해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의 수익을 가문에 안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이런 아르테일 공작가의 가주인 루스칼리스의 친아들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차기 가주, 즉 소가주이며 가문의 후계자였다.
* * *
10 살의 소년으로 돌아온 카이라스는 2층에 위치한 자신의 방에서 내려와 아침 식사를 위해서 1 층에 있는 아르테일 가문의 식당으로 향하였다. 아르테일 가문의 식당은 가문의 혈족들만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식당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가주가 앉는 자리를 제외하면 자신들이 각자 앉는 자리는 자유였기에 마법사들 답게 대부분이 모여서 서로 마법 지식들을 자랑하며 떠들어댔고 과거의 그는 아침식사를 조용히 하지 못하고 떠들기 좋아하는 가문 사람들의 모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전쟁을 겪다가 과거로 돌아온 지금의 그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워보이는 모습이었다.
"일어났구나, 라스."
"왔구나, 라스."
"잘 잤니, 라스?"
"늦었어, 라스."
그리고 그를 향해 2 명의 남자와 2 명의 여자가 동시에 각자 인사 및 말을 걸어왔다.
"아버지, 어머니, 삼촌, 누나. 좋은 아침이에요."
카이라스는 미소를 지으며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당연하게도 그의 아버지인, 루스칼리스 폰 아르테일에게로 먼저 향하였다.
가주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 푹신한 소파 위에서 앉아서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외모는 무척이나 잘생긴 외모였다. 실제 나이야 이미 사십을 넘긴 올해 42 살의 나이였지만 겉으로 보이는 외모는 20 대 중후반 정도의 청년이었고 흑발에 흑안을 가진 무척이나 시원한 이목구비를 지닌 그는 겉으로 보아서는 도저히 마법사처럼 보이지 않았고 무척이나 단련이 잘된 남자와 같아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그의 키는 마법사 주제에(!) 190cm에 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마법사가 운동부족으로 키가 170 대임을 생각하면 머리 하나는 더 큰 셈이었다. 그렇지만 큰 키와는 별개로 위압감을 주기보다는 사람 좋아보이는 외모를 지닌 그는 누구나 본다면 호감을 느낄 터였고, 실제로도 그는 사교성도 좋고 성격도 마법사 답지 않게 시원한 면이 있어서 소가주 시절 여행을 다니면서 사귄 무인인 친구들 역시 제법 많았다.
당장 그의 옆에 앉아있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의 머리카락에 푸른 색 눈동자를 가진 경국지색이라 불러 마땅한 아름다운 절세미녀인, 그의 어머니 엘리나도 소가주이던 시절에 만나 사귀었던 친구였고 같이 여행을 다니다가 마음이 맞아서 결혼하게 된 경우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주 좋은 사람 같고 실제로도 자식사랑도 상당한 아버지였지만...
'문제는 저 양반, 호색한이라는거지.'
문제는 그 무인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니 안 좋은 것도 많이 배웠다는 것이었다. 예의에 엄격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것은 카이라스 역시도 천성이 천성인지라 환영이었고, 여러 여자를 아내로 두는 것은 공작가 정도 쯤 되면 당연한 일이었고 흠 잡힐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길 가다가도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면 바로 작업에 들어가서 사고 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고로 여자를 품었으면 책임을 져야 남자였지 원나잇만 하고 돈 몇푼(물론 골드다.) 던져주고 끝인 그의 사고방식은 이해가 어려웠다.
다행이라면 임신억제 마법은 항상 상대방 여자에게 걸어주는지 애 낳았다며 오는 여자들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그의 문제는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어머니인 엘리나가 미소를 지으면서 조신하게 앉아있어서 다들 몰라보는 거지 그의 아버지는 보나마나 지금도 왼손으로 그의 어머니의 눈처럼 새하얀 허벅지를 쓰다듬는데 정신이 없을 것이었다. 간혹 치마 속에 손을 집어넣어서 은밀한 부위들을 자극시키면서 그의 어머니를 억지로 참게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신음을 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으니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정신력으로 억지로 참는 어머니가 지금 시점으로 봐서는 안쓰러웠다. 그가 이 사실을 처음 안 것은 시공회귀 이전에는 13 살 때였기에 알 것은 다 알 나이였으니깐.
"라스, 앉지 않고 뭐하는거냐?"
그리고 그의 삼촌, 카이우스가 가만히 서서 눈을 가늘게 뜨며 자신의 형인 아르테일을 바라보고 있자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리고 삼촌의 질문에 카이라스는 자신의 삼촌, 숙부인 그에게로 향하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의 옆에 앉아서 크림스프를 떠먹고 있는 작은 붉은 머리의 소녀에게로 향한 것이었다.
'유리아나.'
그의 사촌여동생, 유리아나의 모습을 잠시 담은 그는 그녀가 죽는 순간의 모습이 자신도 모르게 떠오르자 빠르게 감정의 동요를 억제했다. 비록 육체는 어린 소년이던 시절로 돌아왔다지만 그의 정신과 영혼은 엄연히 10 서클을 마스터한 최강의 마법사였다. 그렇기에 그는 이 나이 대의 소년이 지을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아버지의 왼팔이 움직일때마다 어머니의 몸이 살짝씩 움찔거리는게 신기해서 관찰을 하냐고 가만히 서있었네요."
그리고 그 순간 루스칼리스와 엘리나는 동시에 움찔했고 루스칼리스의 안색이 살짝 찡그려졌다. 아마도 엘리나가 손등을 살짝 꼬집은듯한 모양이었다. 거기에 베이컨을 잘라서 먹던 그의 어머니, 엘리나의 조카인 카일라도 자신의 고모부를 눈을 가늘게 뜨며 노려보자 루스칼리스는 움찔 거리며 바로 휘파람을 부르며 나이프로 소세지를 썰었다. 보아하니 뻔뻔함으로 밀고 나가서 무마시키려는듯 했다.
"호호, 라스. 이리 오렴. 엄마랑 같이 먹자."
엘리나는 아들에게 혹시나 들키지 않았을까 살짝 떨리는 것이 카이라스의 눈에는 보였지만 그는 눈치챈 것을 드러내지 않고 어린아이 다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갈께요."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속으로는 혀를 차고 있었는데 바로 루스칼리스와 엘리나의 접시 위에 아침 식사인 크루아상 빵과 베이컨, 소세지, 오믈렛 등이 거의 그대로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존 마법 덕분에 따끈따근한 것은 변함이 없지만 그 짓을 하냐고 아침도 아직 안 먹고 있는 것을 보니 자신의 부모라지만 참으로 주책이었다.
피식
'반갑네.'
그러나 그 미치고 끔찍했던 전쟁에 시달렸던 카이라스는 이런 광경도 반가웠다. 그렇기에 그는 루스칼리스와 엘리나의 사이가 아닌 중앙이 아닌 엘리나의 오른쪽 자리에 앉았다. 얼핏 보면 아버지를 싫어해서 떨어진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카이라스는 나름대로 아버지에게 배려를 해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