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화 〉[추억] (8/380)



〈 8화 〉[추억]

'참...빨리도 모이네.'

명상에 들어간 카이라스는 자신의 체내에 마나가 쌓이는 속도를 느끼며 중얼거렸다. 이미 도달해봤던 경지를 다시 가보는 것이라서인지 마나가 체내에 쌓이는 속도는 상당했다. 물론 단번에 10 서클을 회복하거나 그럴 수준은 아니었지만 당장 6 서클을 회복하는 것은 무리 없어 보였다. 이미 이 시절의 그는 깨달음이 부족해서 6 서클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었을 뿐 체내에는 이미 5 서클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의 마나가 쌓여져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당장 6 서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고...!

'옷이 날라가겠군.'

옷이 사라져 그가 알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바로 검사가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면 겪는 육체가 무술을 익히기에 최고로 적합하면서 마나에 친숙하도록 변화되는 바디 체인지의 현상이 있듯이 마법사에게도 머리가 보다 좋아지며 6 서클에 오르면 마나에 친숙하도록 변화되는 바디 체인지의 현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바디 체인지가 일어날 때는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며 동시에 엄청난 열기를 발산하여 옷을 흔적도 없이 태워버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뭐, 카이우스 삼촌이 밖에 계시니 알아서 해주시겠지.'

그리고 카이라스는 바로 10 서클까지 올랐던 깨달음을 바탕으로 하여 6 번째의 서클을 자신의 심장 부근에 새기기 시작했고 서서히 그의 서클이 형태를 갖춰갔다. 카일라를 대상으로 하여 마법을 시전해본 덕분인지 어려진 상태에서도 마법에 대한 감각을 잡을 수 있어서 본인도 놀랄 정도로 서클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됬다.'

그는 다시 6 서클로 도달할 수 있었다.

'크읏!'

그리고 그 순간 정신을 잃을듯한 충격이 느껴졌다. 바로 바디 체인지의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었고 육체가 재구성이 되는지라 그 고통은 당연히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10 서클 마스터의 정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라 마음만 먹는다면 이 고통 속에서도 의식을 잃지 않고 저항할 수 있었지만 고통을 즐기는 변태적인 취향 따위는 없는 카이라스는 순순히 의식을 스스로 잃는 길을 선택하여 의식을 잃었다.

"......"

그리고 바디 체인지가 끝나자마자 의식이 빠르게 돌아오기 시작했다. 10 서클 마스터에까지 도달해본 적이 있는 그는 의식을 차리는 속도 역시 빠른 것이었다. 그렇지만 의식을 차리고 일어난 그는 일어나자마자 살짝 인상을 찌푸렸는데 바로 자신의 체내에 있던 노폐물이 몸 밖으로 배출되어 그의 전신에 묻어있기 때문에 악취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클린, 클린, 클린!"

그리고 연달아 클린 마법을 3 번을 펼치자 그의 몸에 묻어있던 노폐물들이 모두 사라졌고 악취 역시 깔끔히 사라졌다. 1 서클의 마법으로 간단한 청소용 마법인 클린이었지만 6 서클의 고위 마법사의 경지에 오른 카이라스는 클린 마법을 3 번 펼치는 것만으로 그의 육체 전체를 단순히 세수 좀 한 수준이 아닌 완전히 깨끗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었다.

'아, 역시 적응이 힘드네. 10 서클이던 때는 그냥 한 방이면 다 끝이었는데 말이야.'

그렇지만 10 서클의 경지에 올라있던 카이라스에게는 아직은 익숙하지가 않아서인지 6 서클의 경지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주문만 외우면 운석을 떨어뜨리고 죽은 사람을 살려내며 공간을 왜곡시키고, 평지에 산을 솟아나게 할 수도 있으며 황무지를 지상낙원 같이 만들어버릴 수 있는 신이나 다름 없는 힘을 지녔던 그였기에 이 불편함은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당분간은 익숙해져야겠지만...'

당장 10 살 소년이던 시절의 몸으로 아무리 그라해도 단번에 10 서클까지 회복할 수는 없었다. 물론 마법만 죽자고 익힌다면 10 서클의 힘을 회복하는 것은 몇 년 걸리지 않겠지만 지금 그에게는 그보다 해야할 일이 있었다.

'단순히 마법의 힘만으로는 안되지...'

미래의 그는 10 서클 마스터의 힘을 지니고도 기껏해야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 하나에게 막혀서 서로 견제를 하는 것이 한계였었다. 뒤늦게 다른 힘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검술을 익히기는 했지만 회귀전의 그는 너무 늦은 나이에 검술을 익히기 시작해서인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고 그저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서 막혀버렸었다.

어머니인 엘리나가 검술의 천재였기에 그 역시도 검술에 재능은 상당히 타고나기는 했어도 본인이 검술보단 마법에 더 흥미가 깊었고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자신이 흥미를 가진 마법에만 집중을 했었고 검술은 자연스럽게 등한시했었다. 그렇지만...

'이미 마법이라는 분야에서는 10 서클이라는 경지까지 갔었으니 이번에는 검술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겠어.'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무위에 10 서클 마법의 힘까지 갖춰진다면 전쟁에서 그가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힘까지 함께 갖춰진다해도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고 한참 부족했지만 적어도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 한 명에게 막히는 것이 아닌 그녀를 보조할 다른 드래곤들 역시 몇 명은 추가로 움직임을 막을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나만 강해져서는 안되고, 동료들도 강해져야해. 하지만 내 힘이 강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시공회귀 이전에도 동료들 중 그 누구도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을 상대로 이길 수 없었고 오직 자신만이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강대한 힘을 지니고도 겁이 많아서 혼자서는 다니지도 못하는 드래곤 로드, 그 저주받을 년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니 자신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카이라스의 시선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는 카일라에게로 향하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중급의 소드 마스터였던 카일라는 현재 상급의 소드 마스터로 경지가 상승하면서 그녀 역시 바디체인지의 현상을 다시 겪고는 의식을 잃어버린채 누워있는 상태였다.

소드 마스터 초, 중급이 6 서클 마법사에 비견된다면 소드 마스터 상급, 최상급은 7 서클 마법사에 비견되는 경지였고 소드 마스터 상급의 경지나 7 서클에 오를 경우 육체가 그에 걸맞는 힘을 지니게 해주기 위해 다시 한번 바디 체인지의 현상을 겪게 되었다.

그런 바디 체인지를 하여 완벽하게 소드 마스터 상급의 영역에 카일라는 발을 디딘 것이었으니 그녀가 강해지는 것은 카이라스에게도,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크나큰 이득이었지만 카이라스는 난처해하고 있었다.

'이런, 시공회귀를 한 첫날부터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당연하게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는 카일라는 옷이 모두 타버려 재가 되어있는지라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누워서 쓰러져있었다. 특히나 과거에 이미 바디 체인지 현상을 한번 겪었던지라 그녀의 육체는 그저 보다 많은 양의 마나를 체내에 수용할 수 있으며 더욱 강인해졌을 뿐 체내에 노폐물들은 이미 첫번째 바디체인지 때 전부 사라져버려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지라 바디체인지의 현상을 겪고도 그녀의 몸에서는 악취는 조금도 나지 않고 있었다.

"흐음..."

카이라스는 조용히 쓰러져있는 카일라를 주시했다. 10 살 짜리 육체라 성욕을 아예 못 느끼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강하게 느끼기는 힘든 나이였으니 머리에 피가 쏠리는 현상까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사리 시선을 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의 알몸을 보자 당장에 그녀와 진한 입맞춤을 하며 사랑을 속삭이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가 거친 숨결을 내뱉으며 달아오르던 모습이 떠오르며 자신이 해주는 요리를 먹고는 행복한 미소를 짓다가 자신에게 들키자 얼른 표정을 수습하던 그녀의 귀여운 모습들도 떠올랐다. 그리고 동시에 눈 앞의 그녀가 미래에서 본 그녀와는 같은 사람이면서도 그 기억을 지니지 못한 다른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이 떠오르자 입맛이 썼고 가슴이 약간 욱씬거렸다.

'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전처럼 사랑해주는 것이겠지만...문제는 지금 10 살 짜리 몸이니 이 상태로 카일라 누나에게 고백했다가는 어린게 발랑 까졌다는 소리만 듣겠지.'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그의 육체가 너무나 어리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였고 카일라를 쳐다보던 카이라스는 살짝 발걸음을 움직여보았다. 너무도 모범적인 스탭이었지만 그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았다. 바로 그가 보인 것은 소드 마스터 쯤 되어야 선보일 듯한 발의 움직임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밖에는 삼촌이 있지만 여기 대련장 안에 설치되어있는 마법진들이면 괜찮겠지.'

비록 이제야 겨우 6 서클의 마법사가 되어있는 카이라스였지만 시공회귀 이전 10 서클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마법의 절대자였던 그는 당연히 마법진에도 안목이 깊었고 이 방 안에 쳐져있는 마법진들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 쯤은 10 서클의 안목을 지닌 그에게는 문제도 아니었다.

'대련장이 파괴될 것을 대비한 자동 수복 마법진, 소리가 방 밖으로 퍼지지 않는 방음 마법진, 거기에 기척과 마나의 유동을 감춰주는 하이드와 하이드 마나 포스의 마법이 몇백배로 증폭되어서 가려져있으니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삼촌이라 해도 내가 여기서 할 일은 알 수 없겠지.'

바디 체인지에서 의식을 차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5 시간 쯤이었지만, 자신은 쓰러진지 고작 1 시간 만에 의식을 차리고 일어났다. 그렇다는 것은.

'카일라 누나는 4 시간 동안은 의식이 없을 것이라는거지.'

카이라스는 알몸으로 의식 없이 누워있는 카일라에게 다가가 천천히 그녀의 눈처럼 새하얀 허벅지를 작은 손으로 쓰다듬었다. 어찌보면 잠들어있는 미녀에게 하는 성추행적인 행동이었지만 카이라스는 진지하게 추억을 회상했다.

'아...허벅지를 쓰다듬을때 카일라 누나가 보여주던 반응은 진짜로 귀여웠는데...'

겉으로는 뭐하는 짓이냐며 눈을 부라리며 노려보기는 해도 그러면서 은근슬쩍 다리를 벌려서 손을 더 안 쪽으로 유도하는 말과 행동이 다른 귀여운 그녀의 모습에 전생에 얼마나 웃었던가?

'자, 그럼...'

카이라스는 천천히 카일라의 아름다운 은빛의 방초숲 사이에 손가락을 대고는 천천히 그녀의 방초숲을 헤집으며 그녀의 분홍색의 음순을 찾아내 살짝 옆으로 벌렸고 그녀의 은밀한 동굴이 어린 소년의 손길에 의해 벌려졌다.

'후우~'

카이라스는 두근거리는 마음과 솟아오르는 욕망을 빠르게 억눌렀다. 일단 지금은 구경하는 것이면 충분했다. 일단 10 살이라 해도 발기를 못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삽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지만 카일라가 원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카이라스는 삽입할 생각은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강제로 쑤셔박을 정도로 그는 막되먹은 놈은 결코 아니었다.

'그건 아버지도 안하는 짓이니까.'

여자를 안고도 책임지지 않고 쿨하게 헤어진다며 돈만 주고 떨어지는 아버지도 허락 없이 삽입은 안하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할 수 없는 짓이었다.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이대로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웠던지 카일라의 몸 위로 올라가더니 두 눈이 감겨져있는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 앞에 자신의 얼굴을 대며 중얼거렸다.

"정말 예쁘기는 엄청 예쁘네..."

평소와는 달리 잘 정돈되지 못한 흐트러진 은발이 사방으로 흩어진채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으며 유달리 눈에 띄는 연분홍빛 입술이 누구보다 아름답게 느껴졌다.

거기에 마치 입맞춤을 기다리는듯 곱게 눈을 감고 있는 그녀의 속눈썹도 무척이나 예쁘게 보였고 마치 입맞춤을 해달라 유도하는듯 느껴졌다.

"우선은 여기로 하지만...이번의 삶에도 누나는 내 꺼야. 절대로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을테니까."

그렇게 의식 없는 카일라의 귓가에 속삭인 카이라스는 살포시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입맞춤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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