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추억] 2
츄우웁!
카이라스는 처음에는 카일라의 윗입술을 빨아대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지만 이윽고 입술을 아래로 내려 아랫입술도 빨아댔으며 천천히 카일라의 풍만한 가슴을 그의 작은 손으로 움켜쥐었다.
현재 20 살인 카일라의 가슴은 시공회귀 이전의 그녀의 가슴에 비하면 확실히 작았다. 그러나 여전히 크기가 큰 것임은 변함 없는 사실이었고 시공회귀 이전의 그녀에 비해서나 작았지 지금 그녀의 가슴의 크기는 상당한 거유였다. 과연 바디 체인지를 겪음으로서 몸매의 굴곡이 더욱 완벽해진 소드 마스터의 가슴 다운 크기였다.
'회귀전에는 내 손이 제법 큰 편이었는데도 두 손으로도 한 쪽 가슴을 다 가리기도 힘들었지.'
하지만 지금도 풍만하기는 하지만 그 때에 비하면 부족함이 있었다. 그래도 앞으로도 그녀는 몸매는 더욱 농익을테고 기억 속의 그녀와 같은 모습이 될터이니 남은 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였다.
"우응..."
그리고 카이라스의 손길을 느끼며 입술을 빨리던 카일라가 작게 신음성을 내었고 카이라스는 아쉬운 눈길로 그녀의 육체에서 떨어졌다. 원래는 살짝 입맞춤만 하고 말려고 했는데 그녀와의 키스가 괜히 시공회귀 이전의 그녀와의 달콤하던 키스와 애무가 떠오르게 만든 것이었다.
"쩝, 그래도 향기는 좋네..."
입맛을 다시며 떨어진 카이라스는 살작 거리를 두자 그의 두 눈에 전신이 비춰지는 카일라의 아름다운 나신을 보며 고뇌에 빠졌다.
"흐음..."
도저히 그냥 지나치기가 미친듯이 아까웠다. 삽입은 아니더라도 살짝만 더 즐기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하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무방비한 그녀의 아름다운 은빛의 방초숲으로 가려져있는 사타구니 부분에 있을 그녀의 은밀한 부분이 특히나 끌렸다. 생각만 해도 당장 입 안에 침이 고였다.
"맛만 볼까."
카이라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이런 어린 나이의 육체로도 충분히 카일라에게 극상의 쾌락을 맛보여줄 수 있었다. 애초 그녀의 민감한 약한 부분들은 그녀 자신보다 카이라스 본인이 더 많이 알 것이었다. 어디를 어떻게 건드려주면 더 좋아하고 어디를 어떻게 더 찔러주면 좋아하는지도 속속히 알고 있었으니 손만으로도 그녀를 천국으로 보내버리기는 충분했다.
'적어도 프로포즈는 하고 나서 해야 예의겠지. 카일라 누나의 성격상 허락도 없이 한다면 화를 낼테니까.'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자제를 하려 하지만 마치 성녀나 여신과도 같은 아름다운 여인이 알몸으로 의식 없이 쓰러져있는 모습의 유혹은 참기가 힘들었다. 특히나 그 여인이 그의 기억 속에서는 그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던 사랑스러운 여인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명상이나 하자.'
카이라스는 뭔가 서러운 느낌을 받았지만 그 느낌을 애써 잊으면서 두 눈을 감고는 명상에 들어갔다. 깨달음이야 이미 충분하게 있으니 그냥 체내에 마나라도 조금 더 쌓아두기 위함이었다. 육체는 6 서클일지 언정 기억과 정신은 10 서클의 경지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마나를 체내에 모으는 속도는 무척이나 빨랐고 이대로라면 7 서클에 도달하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검술까지 같이 익히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
괜히 검술에 재능이 있으면서도 그가 검술 쪽 부분을 시공 회귀 이전 어린 시절에 포기했던 것이 아니었다. 검사임과 동시에 마법사인 마검사인 존재들은 대부분이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그랜드 소드 마스터 급의 검사가 저 서클의 마법을 익히고 있는 것이나 9 서클의 대마법사가 검술도 익스퍼트 급으로 익히고 있는 것이 겨우 한계였었다. 그 이유는 두 개를 동시에 하자니 버거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엄청난 양의 마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서 6 서클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마나의 양이 100 이라면 6 서클에 비견되는 경지인 소드 마스터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마나의 양은 50 정도였다. 그렇기에 소드 마스터임과 동시에 6 서클 마법사의 경지에 함께 오르기 위해 필요한 양은 150이었지만 무조건 그 수치라고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법사로서 마나를 쌓는 방법과 검사로서 마나를 쌓는 방법을 따로 하여야하기 때문이었다.
마법사로서의 마나는 심장에 있는 서클로 보내야하며 검사로서의 마나는 배꼽 부분 근처에 있는 마나홀로 보내야했고, 또 각자 마법과 검법에 맞는 구결의 마나연공법이 필요하였다.
물론 카이라스야 보유한 마법사의 마나연공법도 검사의 마나연공법도 모두 대륙에서 손꼽히는 것들이 머리 속에 저장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그에게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엄마와 삼촌도 있었기에 검술 쪽 부분도 회귀 이전의 소드 마스터의 경지보다 더욱 멀리 나갈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우선 어머니나 숙부님...아니 삼촌에게 가르쳐달라해야할테니...일단 명상이 끝나면 바로 나가야지.'
카이라스는 명상을 계속하여 서클에 보다 많은 양의 마나를 저장하였고 어느 사이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카일라 역시 서서히 의식을 찾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 카이라스는 명상을 풀고 일어나 쓰러져있는 카일라에게 다가가 몸을 숙이며 물었다.
"누나, 정신 들어?"
"...라스?"
정신을 차린 카일라는 처음에는 정신이 흐릿하여 카이라스의 물음에 바로 대답하지 못했지만 이내 눈을 몇 번 깜빡거리고 나자 그를 불렀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그녀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드 마스터 상급이 된 걸 축하해."
"...응."
카이라스의 축하에 카일라의 입술이 살짝 미소를 그렸다가 그 미소가 빠르게 사라졌다.
"어? 누나 방금 웃었네."
카이라스의 말에 카일라는 싸늘한 목소리로 부정했다.
"안 웃었어."
"웃은 거 맞는데...마법사의 기억력에 걸고 맹세하건데 말이야. 웃은 것이 확실해."
"안 웃었어."
카일라는 차가운 어조로 계속해서 부정하자 카이라스는 히죽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안 웃었다고 칠께. 그리고 나도 6 서클에 올랐으니 축하 좀 해줬으면 하는데."
"축하해."
카일라는 싸늘한 목소리로 누가 들어도 진정성이 없는 축하 한마디를 하고는 말을 다물었고 그런 그녀의 태도에도 카이라스는 전혀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그녀의 태도가 더욱 귀엽게 보였다.
'많이 부끄러워하는구나.'
차가운 겉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카이라스는 의외로 카일라가 부끄러움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존심이 강해서 쉽사리 인정하지 않는 면도 있었지만 그 정도야 카이라스는 얼마든지 애교로 보아줄 수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여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에게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카르세드 백작가는 엘리나가 아르테일 공작가의 며느리가 되고 이어서 안주인이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작에서 백작으로 신분이 상승하였다. 바로 카르세드 가문을 카일라 때문에 떠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은 사랑했던 아버지인 카르세드 백작에게 엘리나가 주는 선물이었다. 작위가 백작으로 상승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카르세드 가문에서 보유한 영지도 늘어났고 엘리나의 오빠인 알프레드 역시 엘리나가 떠나있는 사이 새로운 여자를 만나서 그럭저럭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카르세드 백작가에서는 카일라를 좋게 보지 않고 있었고 그렇기에 엘리나는 아르테일 공작가와 카르세드 백작가 사이에서 명확히 선을 그으며 자신은 카르세드 백작가의 사람이 아닌 아르테일 공작가의 사람이라고 스스로의 입장을 완벽하게 밝혔다.
그리고 엘리나가 자신 때문에 가문을 떠나서 가족들과 연을 끊었다고 생각하는 카일라는 언제나 죄책감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 엘리나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낳다가 자신의 엄마가 죽었다는 아버지인 알프레드의 말이 그녀의 머리 속에서는 마치 주박처럼 떠나지 못하는 것이었다. 최근 들어서 카일라는 근처에서 몬스터들을 사냥하게 된다면 몬스터들의 사체를 통해서 얻은 수익을 자신의 엄마인 세르리안느의 가문인 리에스 남작가로 보내고 있었다.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마음의 상처는 불과 일곱살이던 소녀에게는 너무나 가혹하게 들렸고 알프레드는 그렇게 씻어지지 않을 상처를 딸에게 새겨준 것이었다.
'정말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지.'
세르리안느가 몸이 약하여 카일라를 낳다가 죽은 것은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에 괴로워하며 책임을 전가할 상대가 필요하던 알프레드는 그 대상을 어린 딸인 카일라에게로 돌렸고 그로인해 카일라는 마음의 상처를 받고는 유일하게 의지하는 대상인 고모인 엘리나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 강함만을 추구하며 점차 감정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 차가운 성격이 되어갔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그것을 서서히 녹여줄 생각이었다. 이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따스한 지속적인 관심이었다.
"누나."
"왜, 라스?"
카일라는 카이라스가 자신을 부르자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무엇인가 고민하는 표정이고 아무 말을 하지 않자 살짝 의아함이 깃들였다. 차가운 표정이다보니 별 미동도 없지만 카이라스는 너무나 쉽게 그 기색을 잡아내고는 짓궃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근데 우리 둘 다 알몸이네? 엄마가 그러는데 남자가 여자의 알몸을 봤으면 책임져야하는데 제가 앞으로 누나를 책임져야하는건가? 흠, 뭐 나는 좋은데...책임은 어떻게 지는거야?"
"......"
카일라는 카이라스의 말에 잠시 침묵을 했다가 옆에 떨어져있던 검집을 주워서 검을 꺼낸 후 말했다.
"라스, 대련하자."
그러면서 투기가 솟아오르는 것이 아무래도 약간 화가 난듯 싶었다. 그러나 카이라스는 가증스럽게도 순진한 어린아이처럼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에? 왜 갑자기 대련을...내가 뭐 잘못 말한거 있어?"
"일어서. 대련해."
"아, 나 방금 바디 체인지 현상을 처음 겪어서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소드 마스터 중급에서 상급은 운용법이 비슷하겠지만 마법은 6 서클의 마법들은 새로 시험을 하고 연습을 해야한단 말이야. 이건 너무 불공평해."
사실 그는 이미 6 서클의 모든 마법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6 서클의 마스터였고 10 서클의 깨달음을 지닌 그의 운용력을 감안하면 카일라가 아무리 상급의 소드 마스터라 해도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지금 바디 체인지의 덕분에 두뇌가 거대한 깨달음을 소화해내기 위해 더욱 발전하여 이제는 아까와는 달리 아무런 부담감 없이 트리플 캐스팅을 사용하여 3 개의 주문을 동시에 영창할 수 있었고 당연히 보다 많은 종류의 마법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는 카일라는 카이라스의 그럴듯한 말에 머뭇거리다가 검집에 검을 집어넣었다. 사실 카이라스에게 알몸을 보인 것은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다. 그가 갓난아기이던 시절부터 보아왔던 카일라는 그를 아직 어린아이로 여기고 있는지라 자신의 알몸을 보인 것에 대해 그닥 부끄러운 느낌도 들지 않았다. 카이라스의 속이 사실은 오십 넘은 10 서클 마스터라는 것을 그녀가 알리가 없었으니깐.
"...알았어."
그리고 카일라가 검집에 검을 넣자마자 카이라스는 카일라에게 살포시 안겨왔고 그의 키가 아직은 작은지라 그녀의 가슴에도 닿지 못했지만 카이라스는 카일라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그녀의 군살 하나 없는 복부에 머리를 대며 말했다.
"헤헤, 누나. 오늘 내가 밖에 있는 인사이드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전부 내도록 할께."
"......"
"어? 고맙다는 말이 안나오네...후우...생색 내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나가 소드 마스터 상급에 오른 것과 내가 6 서클이 된 것을 동시에 축하하는 마음에 내가 누나 점심을 쏘려고 했는데...누나는 싫은가봐. 하아...나 혼자 쓸쓸히 가야겠네."
"...고마워, 같이 가자."
카일라는 카이라스의 영악함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의 말에 넘어가고 있었다. 카이라스가 안보이게 살포시 미소를 짓는 그녀는 카이라스의 머리를 손으로 살짝 쓰다듬기까지 해주었고 겉으로 보아서는 사이 좋은 남매의 모습이 따로 없었다.
'아, 향기 좋다. 정말 추억의 향기야...'
그러나 카이라스의 속은 추억의 회상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의 흑심으로 시커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