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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대결] 4 (56/380)



〈 56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대결] 4

"많이 안다쳐서 다행이야. 정말 걱정 많이 했어."

뒤에서부터 자신을 끌어안고 그렇게 말하는 카이라스의 말에 카일라는 새하얀 손으로 자신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카이라스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라스, 라스가 볼 때 지금의 내 실력은 어땠어?"

카일라가 여전히 차갑고 무미건조한 말투로 카이라스에게 물었지만, 카이라스는 그녀가 자신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바람과 동시에 어딘가 시원해보이는 것을 알아차렸다.

'유쾌한가보네.'

리히테나워 공작은 봐주면서 승부를 했지만 카일라는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서 승부를 했다. 그렇다보니 전력을 다해서 대결을 한 검사들이 그렇듯이 그녀 역시 속이 무척이나 후련해지고 유쾌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었다.

"후후, 그야 당연히 훌륭했지. 그리고 역시 누나는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거 같아."

카이라스는 솔직한 감상을 말했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른 후에도 노력을 꾸준히하며 엘리나로부터 배우는 검술들을 자신의 것으로 전부 흡수하기 시작한 카일라의 실력은 시공회귀 이전의 30 살 당시 때의 카일라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검을 휘두르며 전투를 벌이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로 카이라스는 그 모습을 가장 카일라 답고 아름답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쟁터에서 지내다보니 미적감각 기준이 약간 엇나간 것 같긴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어이없는 생각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전쟁터에서 검을 휘두르며 싸우는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여기다니?

다른 사람들도 모두 카일라가 검을 들고 싸우는 모습을 여신과 같다며 그 강력한 무위와 아름다움을 지금 이곳의 관객들처럼 찬양했지만, 평화로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아내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인 그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씁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시공회귀 이전에는 아름다운 은발을 흩날리며 얼음장 같은 차가움과 도도함, 고고함으로 여신 같이 무장하고 있는 카일라가 자신에게 안기면, 혹은 자신의 손길을 받으면 차가운 표정은 억지로 유지하고는 있지만 뜨거운 여자로 돌변하는 것에 강렬한 기쁨을 느끼곤 했었다.

지금 카일라를 뒤에서 끌어안고 있는 이 상황에서도 손만을 이용해서도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그녀를 애무만으로 가볍게 무너뜨릴 수도 있었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런 미친 짓을 할리는 없지만.

"라스."
"응, 왜?"
"언제까지 끌어안고 있을거야?"

그들이 서있는 곳은 경기장의 중앙이었던 곳이 거대한 2m가 넘는 깊이의 크레이터로 변해있었다. 그렇기에 아무런 장애물도 없이 수많은 관객들이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거리가 있어서 얼굴을 자세하게 볼 수는 없지만 문제는 리히테나워 공작가의 마법사가 쓰는 확대 영상 마법을 통해서 허공에 거대한 화면이 자세하게 그들의 모습을 비춰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카이라스가 뒤에서 카일라를 끌어안고 있고 카일라의 손이 카이라스의 손을 붙잡고 있으며 둘의 육체가 가까이 밀착해있는 모습이 수많은 관객들 앞에 보여지고 있었고 방금전 강력한 무위와 여신과도 같은 자태를 보여준 차가운 절세의 미녀가 그의 약혼자에게 뒤에서부터 안겨있는 모습과 그 약혼자의 신분에 수많은 관객들의 아쉬움의 탄성이 일제히 경기장의 중앙에 쏟아졌다.

"후후, 이렇게 모두에게 카일라 누나가 내 여자라는 것을 확인시켜줄때까지지."

그러면서 카일라를 살포시 품에서 놓은 카이라스는 확대 영상마법으로 수많은 관객들에게 비춰지는 것을 이용하기로 하고 리히테나워 공작에게 시선을 보내며 메세지 마법으로 의사를 전달했다.

- 잠시 이 확대 영상마법 좀 이용하겠습니다.
- 마음대로 하게.

리히테나워 공작이 심드렁하게 대답하기는 했지만 수락하자마자 카이라스는 바로 카일라를 끌어안고 수많은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진한 키스를 하며 그녀의 윗입술을 먼저 빨고 아랫입술을 빨아대며 그녀의 매혹적인 연분홍빛 입술을 마음껏 탐해댔고, 처음에는 차가운 표정으로 가만히있던 카일라도 이윽고 적극적으로 키스에 응하기 시작하자 관객들의 아쉬움의 탄성과 환호성이 반반씩이 되었다.

그리고 키스가 끝나자마자 카이라스가 확대영상 마법으로 자신의 얼굴이 정확히 비춰지게 한다음 관객들을 향해 선언했다.

"방금전 하이라이트에서 제 약혼녀인 카일라 누나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지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성격 좋은 인간이 아닌지라 제 여자를 노리는 사람들을 관대하게 용서 못하니 제 9 서클의 마법을 상대하고 싶으시거나 혹은 아르테일 공작가와 전쟁을 벌이시고 싶으신 분들은 카일라 누나에게 접근하세요. 친절하게 죽음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카이라스의 말은 14 살 소년이 하기에는 시건방지기기 그지 없었지만 이것이 아르테일 공작가의 위세였다.

애초부터 마법사들의 성격이 좋지 못하고 괴팍한 자들이 많다는 것은 대륙에 널리 알려진 상식이고 공식이었기에 카이라스로서는 거리낄 것이 없었다. 그가 무슨 신관이나 검사라면 평판에 신경 같은 것을 쓰겠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마법사였고, 검술과 정령술은 그저 보조적일 뿐이었다.

그리고 신분제도가 확실하고 가문의 위세가 있으며 본인의 능력도 9 서클 마법사로서 대륙 역사상 최고의 존재로 불리고 있는 카이라스였기에 그의 이런 선언에도 사람들은 오히려 환호성을 보내었는데 다들 이것을 일종의 이벤트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약혼녀가 화려한 무위를 선보이며 그랜드 소드 마스터로서의 무위를 선보이고 여신과도 같은 아름다운 약혼녀가 보여준 강렬한 무위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차지하고 싶어하자 당당히 나서서 자신의 여자로 선언한다. 는 과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볼 때는 대리만족까지 느끼게 해주는 이벤트였다.

물론 카일라의 가냘픈 허리에 손을 대고 있는 카이라스를 부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윽고 그들 역시 환호를 하기 시작했다. 카이라스의 9 서클 마법인 헬 파이어 블래스터가 하늘 위로 올라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콰아아아아앙!

헬 파이어 블래스터가 높은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 구름을 꿰뚫은 후 수천 미터 위 상공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는 모습은 장관이라 할 수 있었다.

아르테일 공작가의 당대 가주인 루스칼리스가 개발했다고 알려진 9 서클의 마법으로 헬 파이어를 블래스터 계열 마법 식으로 날리는 것으로 그 위력은 에이션트급 드래곤도 정통으로 맞으면 즉사한다는 9 서클의 마법을 카이라스가 보여주자 사람들은 박수까지 치며 더욱 환호를 했다.

"이것이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대결 후에 보여주는 9 서클의 마법인가!"
"과연, 9 서클의 마법을 보여주기 위한 쇼였어!"

약혼녀를 노리면 가만 안두겠다는 카이라스의 말은 진심이긴 하겠지만 실제는 저 9 서클의 마법을 보여주기 위한 과도한 연기였다!

누군가가 이 말을 하자 관객들 사이에선 마치 소닉 버스터 마법을 쓰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속도로 말들이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그들은 어느 사이 이 검술 대회의 마지막 장식이 바로 저 9 서클의 마법, 헬 파이어 블래스터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

그렇지만 이 와중에도 환호를 지르지 않는 사람이 한 명 존재했다.

바로 지그문트였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끼리의 대결..."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대결을 본 그는 두 눈으로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경지들을 직접 보았기에 현재 그 덕분에 막혀있던 깨달음의 벽이 터져버린 상태였고, 그로인해 그는 여태까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수많은 것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오오..."

그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다가왔던 그의 호위기사들 중 대장인 한스는 그가 지금 겪는 상황을 보고 크게 감격을 했다. 바로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 이후 약간 정체기에 있던 그가 드디어 벽을 깨고 소드 마스터가 되려 하는 것이었다!

비록 사람들이 많은 곳이기는 하지만 그는 상관 없었다. 소드 마스터에 오르는 자들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몸을 보인 것은 흔한 일이었고 그 때문에 바디 체인지로 인해 알몸이 된 사람들의 모습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대륙에 퍼져있었다.

물론 여자들은 저 예에 포함되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갑옷이 타면 곤란하지.'

한스는 지그문트의 정신이 신경을 쓰지 않게 할 정도의 한도 내에서 조심스럽게 그의 갑옷을 천천히 탈의시켰고 허리에 찬 검집과 검 역시 떼어냈다.

"오오..."

지그문트가 돌연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더니 그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떠오름과 동시에 그의 전신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나왔고 주변의 마나들이 그의 체내로 모여들어가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에 오르기 위한 바디 체인지가 시작된 것이었다.

"오오, 도련님이...드디어...소드 마스터에."
"오오...도련님."
"이런 영광스러울 때가..."

한스를 비롯한 지그문트의 호위기사들은 자신들이 모시는 도련님이 불과 13 살의 나이에 소드 마스터에 오르게 되자 참을 수 없는 감격을 느끼면서도 지그문트의 주변을 둘러싸는 것으로 철통 같이 보호하였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공개 키스에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듯 여전히 차갑고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카일라의 허리를 그 역시 여전히 끌어안은 상태로 마법으로 가볍게 단숨에 지그문트의 근처까지 되돌아왔고 호위기사들이 경호를 하고 있기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고 약간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바디 체인지를 하고 있는 지그문트의 모습을 보았다.

"지그문트 녀석, 역시나 얻어내는데 성공헀군."

카이라스가 마치 제자의 성장을 흐뭇하게 보는듯한 스승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확실히, 재능은 뛰어나네."

카일라는 여전히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지그문트를 평가했다. 지그문트에 대한 그녀의 감상은 진짜로 그것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그녀의 말투에서 약간 화가 난 것을 카이라스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바로 자신이었다.

"후후, 누나. 설마 아까전에 내가 공개선언 한 것 때문에 화난거야?"
"화 안났어."
"그럼?"
"그냥...너무 나댔어. 라스. 꼭 그렇게까지 해야했어?"
"응, 난 그렇게까지 해야했어."

카이라스의 말에 카일라가 살짝 그를 차가운 눈동자로 응시하자 카이라스는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다는듯 바라보며 그녀의 허리에는 한 손을 둔 채로 다른 손으로 그녀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누나, 기억해둬. 가끔은 말이야. 남자의 질투는...여자의 질투보다 더 거세고 무섭다는 걸 말이야."

카일라는 카이라스의 그 말에 자신을 향한 카이라스의 감정이 단순히 사랑만이 아닌 강렬한 집착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약혼자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나쁜 기분은 아니었지만 카일라는 차가운 눈으로 카이라스를 응시하며 말했다.

"그래도 다음에는 미리 얘기를 하고 해. 9 서클 마법에 사람들이 신경이 팔려있지 않았으면 꽤나 시끄러울 것 같았어."
"알았어, 미안해. 다음에는 누나에게 얘기하고 일 저지를께. 이번에는 좀 솔직히 너무 충동적이었어."

스스로도 너무 화려하게 나댔다고 반성하면서, 카이라스는 천천히 지그문트의 바디 체인지를 쳐다보았다. 이제...미래를 위한 준비들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아, 근데 저 녀석 바디 체인지를 몇 시간 동안 지켜봐야해? 그건 지겨운데...'

그렇다고 여기에서 마나를 모으는 명상을 하기도 그랬고, 결국 카이라스는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텔레포트 마법을 써야겠군."

유리아나, 디아나, 셀리나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텔레포트로 돌아갈 생각을 하며 카이라스는 진심으로 마법은 정말인지 편리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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