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2화 〉[평화로운 시간] 3 (62/380)



〈 62화 〉[평화로운 시간] 3

아름다운 2 명의 여신 같은 금발과 은발의 미녀와, 흑발의 미소녀의 알몸을 마음껏 감상하고 함께 목욕까지 할 수 있으면서 이런 배부른 생각을 하는 카이라스의 생각을 알았다간 지그문트의 호위기사들은 카이라스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바로 취소했을 것이었지만 그들은 아직도 바디 체인지 현상을 겪고 있는 지그문트를 호위하냐고 그 자리에 계속 가만히 서있는 상태였다.

당연히 이 사실을 알리가 없었다.

"자, 그럼 이제 카이라스, 네가 벗을 차례네."

디아나가 묘하게 기대감이 어린 눈빛으로 카이라스를 쳐다보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하자, 셀리나와 카일라의 시선 역시 카이라스를 향하였다.

카일라야 카이라스의 알몸을 자주 봐왔기에 익숙하지만 그의 알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디아나와 셀리나는 카이라스의 알몸을 본다는 것에 큰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뱀파이어 퀸인 디아나와 뱀파이어 프린세스인 셀리나는 남자의 알몸은 본 적도 없었고 남자의 신체에 대한 지식 역시 박식하지 못했다. 특히나 어린 셀리나의 경우는 아예 남자의 신체에 대해선 거의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부끄러워하며 얌전하게 있는 셀리나에 비해서 디아나는 카이라스를 계속해서 재촉했고, 그녀의 재촉에 카이라스는 디아나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또 쉽게 알아차렸다.

'나도 같이 벗어서 덜 부끄러워지고 싶은거냐.'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몸으로 있을 경우 사람은 이종족이건 인간이건 강한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알몸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도 알몸으로 있을 경우 '나만이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알몸이야.' 라는 심리 때문에 보다 마음이 편해지기 마련이었다.

그것이 현재 디아나가 재촉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물론 다른 하나는 그냥 순수하게 카이라스의 알몸이 보고 싶은 것이었다.

스으윽-

카이라스는 계속해서 입고 있던 화려한 예복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가 알몸이 되자 자주 그의 알몸을 봐온 카일라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가만히 서있는 반면, 디아나와 셀리나는 카이라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정확하게는 그의 사타구니 사이에 달려있는 물건을 신기해하며 눈을 떼지 못하였다.

"뭐해? 빨리 들어가자. 일단 목욕부터 해야지."
"아, 응..."
"네, 네! 주인님."
"......"

그리고 카이라스는 따뜻한 물 속에서 양옆에 카일라와 디아나를 두고, 무릎 위에는 셀리나를 두고 아주 눈이 즐거운 목욕을 하였지만,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고생을 해야했다.

'제길, 자극이 너무 심해.'

셀리나야 아직 어린지라 성숙한 미녀를 좋아하는 카이라스의 취향상 크게 흥분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성숙한 미녀인 디아나의 경우 욕조 안에 들어와 아름다운 금발의 머리카락이 물로 흠뻑 젖은 모습에서 풍겨지는 뇌새적인 색기가 그를 미치게 만들었고 끓어오르는 성욕을 계속해서 억지로 계속해서 진정시키며 카이라스는 심신에 상당한 피로를 느끼었다.

거기에다가 카일라 역시 디아나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보니 디아나와는 달리 자주 보았기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던 물에 흠뻑젖은 그녀의 아름다운 은발이 디아나의 금발과 대조가 되어 더욱 자극적이게 보였기에 그녀가 주는 자극 역시 디아나에 못지 않은 형편이었다.

그로인해 그의 페니스가 발기하여 서는 모습을 본 디아나와 셀리나가 궁금해하였고, 그녀들에게 성지식을 쌓아준 것이 욕조에서 카이라스가 한 일이었다.

'그래도 이런 평화로운 시간이 행복한거지.'

하지만 카이라스는 이것도 나름대로 추억으로 남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나 디아나와 셀리나와 처음으로 함께 한 목욕이었으니, 그녀들도 자신도 아마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었다.

"카일라 누나."
"왜?"

카일라의 차가운 푸른 눈동자가 카이라스의 흑안과 마주했다. 그러자 그는 바로 시선을 반대로 돌리며 디아나를 불렀다.

"디아나."
"응?"

디아나의 매혹적인 붉은 눈동자가 카이라스의 흑안과 마주했고, 이어서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무릎 위에 앉아있는 셀리나를 반대로 앉게하여 자신과 정면으로 시선이 마주치게 했다.

"셀리나"
"네?"

마지막으로 셀리나의 순수한 붉은 눈동자가 카이라스의 흑안과 마주쳤다. 그렇게 그녀들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르고 시선도 마주친 카이라스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들이 한 명이나 두 명만 있으면 모를까. 세 명을 향해 동시에 "너무 사랑스러워서."라고 말을 내뱉는 것은 카이라스로서도 상당한 모험이었기에 그는 그저 그녀들의 이름만을 부른채로 적당히 얼버무렸다.

'아버지보다 더 한 인간이 될 수는 없잖아.'

아버지인 루스칼리스의 색마 기질을 떠올린 카이라스는 속으로 어머니인 엘리나의 마음 넓음에 새삼스럽게 감탄하며 카일라를 쳐다보았다.

'혹시 여자들이 마음 넓은 것은 어머니 집안의 내력인가?'

그렇게 생각한 셀리나를 계속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자신의 옆에 앉은 디아나와 카일라의 허리에 손을 대고는 편히 욕조의 벽에 그는 등을 기대었다.

"흐으음..."

이윽고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카이라스는 부드러운 여체들의 감촉을 느끼면서 따뜻한 욕조 안에서 가벼운 명상에 들어갔다.

*              *             *

저녁 8시가 다 되어갈때 쯤이었다.

"....크읏."

바디 체인지가 끝나고 바닥에 눕혀져 의식을 잃었던 지그문트는 겨우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 도련님. 드디어 정신이 드십니까?"

정신을 차린 그의 눈에 처음으로 들어온 것은 그의 호위기사인 한스였다.

"한스 경, 대체? 아, 그러고보니..."
"축하드립니다, 도련님. 도련님은 드디어 소드 마스터가 되시었습니다."

한스의 축하에 지그문트는 어안이 벙벙한듯 잠시 가만히 있었다.

"소드 마스터? 내가?"

지그문트는 자신이 소드 마스터가 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지 잠시 멍하니 있었지만 이내 자신이 소드 마스터에 올랐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감도, 육감도, 시력도, 몸의 활력도 모두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한스 경. 제 검은 어디에 있습니까?"
"도련님의 검은 여기에 있습니다."

한스는 자신도 소드 마스터에 올랐던 때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미리 지그문트의 검을 챙겨놓고 있었다. 물론 그가 건네준 것은 지그문트가 원래부터 쓰던 가문의 미스릴제 검이 아닌 이번에 그가 검술대회의 우승상품으로 받은 미스릴제 마법검이었고 이전의 그의 검은 따로 보관해두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에 오르셨으니 오러 블레이드를 시전하고 싶으시겠지.'

한스는 자신이 소드 마스터가 되었던 그 때를 떠올리며 지그문트가 자신의 검으로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하고 감격에 차있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오러 블레이드...내가 오러 블레이드를 쓰게 될 날이 올 줄이야."

지그문트는 자신이 하고도 믿어지지 않는듯 오러 블레이드를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그러나 틀림없이 그는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해냈고 완벽하게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있었다.

"소드 마스터에 오른 것을 축하해, 지그문트."

그리고 이미 아까전에 목욕을 끝내고 저녁식사까지 아까전에 마친 카이라스가 간편한 잠옷 차림으로 다가와서 지그문트를 축하해주었다.

"아, 카이라스 형님."

지그문트는 카이라스를 보자마자 바로 오러 블레이드를 해제하고는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 은혜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형님의 덕분에 소드 마스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카일라 누나가 리히테나워 공작과 그랜드 소드 마스터끼리의 대결을 선보여준 것이 꽤나 도움이 된 모양이구나?"
"네, 덕분에 이렇게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지그문트의 기뻐보이는 모습에 카이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그문트 우리는 어쩌면 황실에서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네? 황실이요?"
"그래, 황실. 카르시스 제국의 황태자의 생일이 다음달에 있잖아."
"아, 하지만 거긴 제 형인 링엑 형이 나가는..."

항상 그런 파티에는 가문의 차기 주인인 그의 형인 링엑이 그의 아버지와 함께 나갔었고, 자신은 언제나 검술만을 연습했기에 황태자의 생일 파티 같은데는 당연하게도 그가 아니라 그의 형인 링엑이 될 것이라 생각해 지그문트는 황실에서 카이라스를 만날 수 없을 것이라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카이라스는 그를 제지하며 설명했다.

"13 살에 소드 마스터이면 대단한 재능이고 황실에서도 차기 그랜드 소드 마스터로 유력한 너와 친분을 맺어두려고 할테니 네가 소드 마스터라는 사실을 알아낸다면 분명히 초대할거다. 거기다가 너는 리히테나워 공작령에서 열어진 검술대회의 우승자이기도 하잖아?"
"그, 그렇군요. 형님."
"아, 그리고 한스 경."

카이라스는 갑자기 한스를 쳐다보며 그를 불렀고 한스와 호위기사들의 시선은 물론 지그문트의 시선도 일제히 자신을 향하자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그문트에게 내가 준 거 제대로 전해줘야해요. 안 그러면 그 책자는 불태워버릴테니까."
"알겠습니다. 정말...여러모로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한스의 감사 인사를 다시 들은 카이라스는 지그문트에게 시선을 주며 말했다.

"지금은 밤이 늦었으니 일단 자고들 내일 다들 출발하는게 좋을거야. 다들 널 호위하냐고 피곤할테니까."
"알겠습니다, 형님. 그럼 내일이 마지막이군요."
"그래, 나도 내일 떠나서 집으로 돌아갈테니 다음달에 황궁에서야 다시 보게 될거야."
"형님도 내일 떠나십니까?"

지그문트의 물음에 카이라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미 초대장이 와서 그 때문에 내일 나는 바로 집에 돌아가봐야하거든."

대륙 최강의 제국, 카르시스 제국의 황궁.

그곳에서 황태자의 생일을 맞이하여 제일 먼저 제국에서 가장 큰 세력을 가진 가문, 아르테일 공작가에 초대장을 보내둔 것이었다.

*              *             *

카르시스 제국의 황궁의 한 궁.

슈우우웅-

[언제까지 나는 이리 갇혀있어야한단 말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는 그렇게 한탄을 했다.

"기다려요. 저는 당신을 해방시킬 수 없겠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당신을 해방시켜줄 수 있을테니까요."
[후후후, 꼭 그렇게 위로를 해줄 필요는 없다. 가망이 없다는 것은 너도 알고 있지 않냐? 내 봉인을 풀어줄 수 있는 자는 중간계에서 오직 드래곤 로드 뿐이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드래곤 로드가 당신을 풀어줄리는 없죠. 오히려 보자마자 죽여버리지만 않으면 다행이니까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상태고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와 대화를 나누는 한 명의 작은 체구의 인간. 이 둘의 존재가 카이라스에게 해가 될지 복이 될지는 두고볼 일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