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화 〉[엘리나 외전, 세르티네스 외전]
-엘리나-
"자아~물을 많이많이 줄테니 빨리 자라주렴~"
엘리나는 밝은 미소를 생글생글 지으면서 정원에 있는 꽃들에게 천천히 물을 골고루 나눠주고 있었다.
과거 카일라를 데리고 집에서 나와서 떠돌아다니던 시절의 그녀는 꽃꽂이와는 거리가 멀었고 오직 검술만을 익혔었지만, 친딸과도 같은 하나뿐인 조카딸을 돌보면서 살아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안일들을 익혔고 또 루스칼리스를 만나 결혼하게 된 후로는 시어머니로부터 공작 부인의 자리를 계승받기 위해 귀족 영애로서 갇춰야할 것들을 정말 빠뜻하게 배워야했고 그녀는 최근 카일라에게도 자신이 배운 모든 것들을 완벽히 전수했었다.
언제든 아들인 카이라스가 공작의 자리를 계승한다면 카일라가 자연스럽게 공작 부인의 자리를 이어받을테고 엘리나는 그 때가 되면 기쁘게 카일라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었다.
'라스가 빨리 우리 카일라랑 사이에서 애를 보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녀가 꽃에 물을 주는 것은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생명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을 뿐이었고, 그 모습을 보면 평생 어릴 것만 같았던 카일라와 카이라스가 어느새 성장하여 성인이 되고 서로 결혼까지 한 것이 전부 머리 속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둘은 모두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을 떠난 상태였고 그들을 그냥 보내기 아쉬웠던 엘리나는 자신도 따라가면 안될까 하는 말을 아들에게 건네보기도 했지만 거절당했고, 결국 그녀는 집에 남았다.
"오늘도 꽃에 물을 주고 있어?"
그녀의 등 뒤로 다가온 누군가가 살포시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로 물어오며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렇지만 엘리나는 거부의 몸짓을 보이지도 않았고 얌전히 그의 손길이 자신의 엉덩이를 마음껏 만질 수 있게 가만히 서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는 남자의 정체는 바로 그녀의 남편인 루스칼리스였기 때문이었다.
"후후, 정원 위에서 홀로 서서 꽃에게 물을 주고 있는 당신의 모습은 정말인지 자극적이고 아름다워."
루스칼리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노골적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혀로 핥았고 엘리나의 푸른 눈동자가 살짝 파르르 떨렸다. 그의 혀의 애무에 자극을 받은 것이었다.
"아읏...여보. 여기서 하지 말고...방으로 가서..."
"뭐 어때? 가끔 지나가는 하녀들 외에는 보는 사람도 없을텐데 후후, 여긴 우리들만 쓰는 공간이잖아?"
그렇게 말한 루스칼리스는 아예 엘리나의 허리를 앞으로 숙이게 하고는 그녀의 드레스의 치마를 걷어올렸고 이어서 그녀의 팬티를 벗기려고 들었다. 그리고 이러다가는 진짜 야외섹스가 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에 엘리나가 남편의 손을 급히 붙잡으며 물었다.
"자, 잠깐만요. 여긴 밖이잖아요."
"상관없잖아? 가끔 야외섹스도 해보고 싶었거든."
잔소리하는 아들이 여행을 떠나서인지 루스칼리스는 기분이 무척이나 흡족해보여 싱글벙글한 표정이었다. 키도 크고 몸도 탄탄하며 얼굴도 잘생긴 그였고 정력도 절륜하여 그와 섹스시 엘리나는 극상의 쾌락을 매일매일 맛보며 한번도 섹스에 불만족인 적은 없었지만 애널섹스는 여러번 했었어도 야외섹스를 했던 적은 맹세코 한 번도 없었다.
"당신, 근데 업무는 다 하고 온 거에요?"
"흠...그...흠..."
루스칼리스는 엘리나의 물음에 땀을 비질 흘리며 대답을 회피하려 들었다. 그는 가주로서의 서류들을 처리하다가 짜증이 난 나머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아름다운 아내인 엘리나의 육체를 즐기기 위해 왔기 때문이었다.
"흠~생각해보니 내 업무실로 돌아가서 하는게 좋겠지? 가자, 엘리나."
그러면서 치마가 걷어올려져 팬티 한 장만으로 가려진 엘리나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때린 루스칼리스는 그녀를 그대로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고 업무실로 향했고 엘리나는 그런 그의 행동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뭐, 그래도 이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지.'
엘리나는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여겼고, 단 한 번도 불만이 없었다. 바람기가 심하기는 해도 자신을 확실히 사랑해주는 남편에, 잘생기고 똑똑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물론 그녀의 모성애로 인한 콩깍지다.) 아들도 하나 있으며 또 사랑스러운 조카딸 겸 며느리도 봤으니 이제 아들이 손자, 손녀들만 낳아준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았다.
'라스, 빨리 엄마에게 손자, 손녀들 안겨줘야해. 후훗, 그럼 내가 44 살에 할머니가 되는건가? 아니, 내 년이면 45 살이네.'
40대 중반이긴 해도 여전히 외모는 20대의 젊은 여인인 엘리나는 당분간,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램을 원하고 있었다.
'후우...'
그리고 루스칼리스는 아내의 바램을 알고 있기에 속이 착잡했다. 그리고 미래에 벌어진 이종족들과의 전쟁 때문에 아들인 카이라스가 자식들을 보는 것을 미루고 있다는 것 역시도 그는 알고 있었다.
-세르티네스-
"......"
내 이름은 세르티네스, 다크 드래곤들의 군주인 다크 드래곤 로드로서 마계의 군주 중 대마왕의 직위를 가진 최강의 마왕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정구 안에 봉인당해있던 신세였다.
내 육체는 어떻게 되었을지 나도 모른다.
내가 이런 꼴을 당한 것은 마계의 대마왕 중 3 명의 대마왕들 때문이었다.
순수 마족들의 군주이며 '그와 나'를 제외한다면 최강의 대마왕인 벨제뷔트.
모든 인큐버스들의 군주인 대마왕 인큐버스 킹 판.
모든 타락천사들의 군주이며 마계의 대법관이기도 한 대마왕 루시퍼.
비겁하게도 1 : 1 로는 나를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을 안 3 명의 대마왕들은 힘을 합쳐서 나를 합공했고 3 명의 대마왕을 감당하는 것은 나도 무리였고 격렬한 반항 끝에 나는 포획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진 힘을 계승받은 또 다른 다크 드래곤들의 로드가 나타나 마계에 있는 다크 드래곤들의 힘을 결집시킬 것을 두려워하던 3 명의 대마왕은 나를 죽이지 않았다.
내가 죽는다면 자동적으로 나의 대마왕의 권능과 암흑투기가 나의 후계자를 고르기 위해 알아서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단련한 세월을 생각하면 갓 나의 후계자가 된 자는 나에 비해서는 한참 약하겠지만 자신의 선임이 죽은 것을 알고 철저하게 방비를 할 터였고 그러면 성가시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고,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비겁한 암습이 알려지길 원치 않았다.
그렇기에 그들이 택한 것은 나의 영혼을 수정구 안에 가두어 봉인하고는 그 수정구를 중간계에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내가 수정구 안에 영혼이 봉인당한다면 나의 육체가 죽지 않는한 나는 계속 일단은 살아있는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이 영혼이 텅 비어버린 나의 육체를 안전하게 내버려뒀을 것이라고는 난 생각하지 않았다.
마계니까 일단 인간 여성의 모습으로 만든다음 아마도 판이라면 수없이 겁탈을 하고 있을듯 하다.
뭐, 내 정신이 거기에 있지 않다면 내 육체에 뭔 짓을 하든 이젠 나와는 관계도 없는 일이었고 상관도 없었다.
지금 나는 카이라스라는 소년 마법사의 육체에 임시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래에서 온 이 소년은 10 서클의 경지에 이르었던 마법사이기도 했고 과거로 회귀한 후는 아직 9 서클에 머물러있지만 나중에 10 서클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 나에게 새로운 육체를 만들어줄 것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도 나는 당장 그의 육체에서 나오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은근히 이게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나는 나도 모르게 그와 함께 기뻐하며, 슬퍼하고, 분노를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제일 좋은 시간은 밤이었다.
정말 어마어마한 쾌락이 그를 통해서 나에게까지 전달되기 때문이었다. 오로지 다크 드래곤 로드로서 강함만을 생각하고 지내왔던 나는 이런 쾌락이 있다고는 생각도 되지 않았다.
내가 느낄때 이 카이라스라고 하는 소년이 밤에 그의 아내인 카일라라고 하는 여자와 디아나, 셀리나라고 하는 뱀파이어들의 여왕과 공주랑 보내는 교미를 하는 것은 나도 이제 기대를 하게 되어가고 있었다.
꼭 카이라스의 시점으로서 그가 그의 아내들과 보내는 뜨거운 시간들을 즐겁게 바라보는 것만은 아니었다.
나는 카이라스보다도 더한 쾌락을 느끼는듯한 그녀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이 교미라는 것이 그렇게 좋은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는 처녀이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자위 같은 것은 한 번도 안해본 고귀한 다크 드래곤 로드이며 이성인 남자와는 손 한 번 잡아본적도 없었다.
가끔 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다크 드래곤들이 있긴 했지만 그냥 무시해버렸다. 그냥 쓸데없는 짓들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대답해주기도 귀찮았으니깐.
그렇지만 카이라스가 자신의 생식기를 삽입하여 교미를 할 때 카일라라는 인간 여자가 내지르는 교성들이나 디아나라는 뱀파이어들의 여왕이 이상한 횡설수설을 하며 내뱉는 교성 소리나 좋다고 울부짖듯 소리치는 뱀파이어들의 공주인 셀리나라는 소녀가 보여주는 광경들은 여자로서 호기심이 들게 만들었다.
저게 그렇게 좋은 것인가?
삽입을 당하는게 그렇게 강렬하게 좋은건가?
쑤셔지는게 그렇게 좋은건가?
고민이 들었고 한 번 해보면 어떨까하는 호기심도 들었지만 지금의 나는 이 소년의 몸 밖에 잠시 나오기만 해도 바로 수정구로 빨려들어가는 불운한 처지였다.
당연히 그런 짝짓기를 위한 교미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심상의 세계에서도 내가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에 의미가 없을 것이었다.
"흠~맛있어."
카이라스가 자신이 만든 불고기 전골을 맛보며 흡족해하며 말했다. 그의 흡족한 기분은 나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맛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의 입맛을 통해서 전달되는 미각의 감각은 정말 좋았으니깐.
그러고보니 미각 쪽에도 신경을 써본적이 없는 것 같았고 다른 대마왕들이 산해진미를 항상 차려먹는다는 말에 강해지기 바쁜 시간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다고 그들을 한심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무래도 늦었지만 취소해야할 것 같았다.
흠...
카이라스 이 소년이 카일라라는 인간 여자를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다고 보는 것이 느껴진다. 그 탓에 나까지 그녀가 사랑스럽게 보인다.
저 연분홍빛 입술을 빨아주고 싶다. 애무를 해서 그녀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싶다. 그녀의 은밀한 부위들을 핥고 빨아주고 싶었다.
이거...많이 위험한 것 같다.
이러다가 나중에 육체를 얻었을때 사상 최초로 레즈비언인 다크 드래곤 로드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지 심하게 염려된다.
아니, 어쩌면 나중에 나왔을때 저 여자들 사이에서 발가벗고 함께 침대에서 뒹구는 신세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삭막하기만 하던 이전보다는 나으니까.
그렇지? 린. 지금은 황궁에 있는 나의 소중한 친우. 네가 사랑하는 이 소년, 은근히 괜찮은 편인것 같다.
좀 발정이 많이 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자기 여자들을 잘 챙겨주고 밥도 챙겨주며 이렇게 자신의 여자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흐뭇해하는 것을 보면 말이야.
하지만 염려되는 것이 있으니 유리아나라는 9 살 짜리의 어린 인간 소녀를 볼 때마다 나중에 크면 신부로 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는 것이었다.
이걸 인간들은 위험한 놈이라고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