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3화 〉[리에스 남작가] 3
카일라는 마음을 다 잡으며 말했고 카이라스는 디아나를 끌어안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때 카일라가 여전히 차갑지만, 그 속에는 그와 엘리나만이 파악할 수 있는, 고마움이 담겨져있는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 라스, 그래도 나는 디아나와 셀리나는 데려갔으면 해. 나를 신경써서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음에도 방법이 없는 척 하지 않아도 되고."
"...그런거야, 라스?"
카이라스의 품에 안겨져있던 디아나가 입술을 삐죽이며 추궁하는듯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반면 셀리나는 디아나와는 달리 카일라의 배려에 감사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녀는 이미 카이라스의 생각을 알고 있음을 그녀의 표정으로 보여주었다. 즉 디아나는 15 살의 자기 조카도 눈치챘던 일을 눈치못챈 것이었다.
"후우, 거짓말은 아니야. 우선 가장 좋은 밤에 몰래 침실 쪽으로 둘이 오는 것도 있지만 그럴려면 방 전체에 결계를 펼쳐서 우리의 존재를 숨겨야해. 그렇다면 카일라 누나의 외할아버지인 리에스 남작은 불쾌하게 느끼겠지. 내가 그냥 9 서클 마법사였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손녀사위까지 자신과 자신의 가문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카일라 누나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야. 리에스 남작을 속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어. 예로 마법을 통하면 정말 방법이 무궁무진하지.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카일라 누나의 외할아버지에게까지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어."
카이라스의 말에 디아나는 불만이 가득하던 표정을 풀었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불만은 다른 쪽으로 향했다.
"정말, 대체 뭐가 그리 복잡한거야? 나 같이 아름답고 우아하고 고귀하신 여왕님의 남편의 자리라고. 근데 그걸 대체 왜 숨겨야하는거야?"
그러면서 살포시 볼을 부풀리니 카이라스는 그녀의 그런 귀여운 모습에 살포시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달래주었다.
"어쩔 수 없잖아. 카일라 누나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켜주려면 말이야."
"라스, 내가 첫번째지?"
카일라가 갑자기 카이라스에게 묻자 카이라스는 디아나를 품에 안은채로 살포시 그녀에게도 다가갔고 그대로 그녀도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으며 말했다.
"당연한 걸 왜 물어? 카일라 누나가 첫번째지. 첫사랑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럼 둘을 데려가도 나는 상관없어. 외할아버지는 내가 다 설득할께."
카일라의 말에 카이라스가 잠시 그녀를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그녀의 표정도, 말투도 여전히 얼음 같이 차가웠지만 그녀에 대해 속속히 알고 있는 카이라스가 느끼기에는 평상시가 겨울바람 같다면 지금 봄바람 수준으로 부드러워져있는 상태였다.
"괜찮겠어?"
카이라스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묻자 카일라가 살포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카이라스는 잠시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리에스 남작가로 가서 초반부터 꽤나 시끄러워지겠네. 후후..."
그렇게 말한 카이라스는 먼저 카일라와 디아나의 엉덩이를 양 손으로 각각 동시에 움켜쥐었다.
"...라스?"
"자, 리에스 남작가로 가기 전에는 옷을 갈아입어야할텐데 후후, 그 전에 한 번 진하게 놀아봐도 되겠지?"
그리고 카이라스는 먼저 카일라의 짧은 검은 핫팬츠를 바로 잡아서 벗겨버린 후 그녀의 상의를 벗기려 들었고 잘못하다간 상의가 찢어질지도 몰랐기에 카일라는 순순히 두 팔을 들어서 그가 옷을 벗길 수 있도록 얌전히 협조를 했다.
카일라의 겉옷들이 모두 벗겨졌을때 카일라는 새하얀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남긴채 카이라스의 품에 안겨졌고, 이어서 카이라스는 디아나의 짧은 핫팬츠를 벗기려고 들었다.
그리고 이 때 디아나는 다리를 살짝 벌린 후 한치의 미동도 없이 얌전히 서있어 카이라스가 의외인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가 결계를 쳐두고 있어서 근처에 있는 생명체들은 아무도 이곳을 보지도, 접근하지도 못하긴 하겠지만 여왕으로서의 자존심이 강한지라 야외섹스는 무척이나 싫어하던 디아나였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얌전히 살짝 다리까지 벌리면서 그가 벗길 수 있게 협조를 하고 있었다.
"호오, 웬일이야? 디아나. 섹스가 많이 하고 싶었어?"
"흐, 흥! 그저...이 고귀한 여왕님께 봉사를 할 기회를 주는 것 뿐이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벗겨."
아까전 카이라스의 애무 때문에 육체가 꽤나 자극을 받은 디아나는 오히려 카이라스더러 빨리 벗기라고 재촉까지 했고 카이라스는 키득 웃으며 그녀의 바지를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그 속에 있던 검은색의 T팬티의 앞면의 모습이 드러났다. 당연히 디아나의 황금빛 털 역시 옆의 틈사이로 삐져나온 것이 보여졌다.
그리고 오늘따라 디아나의 육체가 급격히 끌리는 카이라스는 먼저 그가 제일 사랑하는 아내, 카일라에게 양해를 구했다.
"카일라 누나, 오늘은 잠시 디아나부터 해도 괜찮겠지?"
"상관없어. 너무 오래 하지는마. 30분 이상 넘기면...각오해."
카일라에게 허락까지 받은 카이라스는 '카일라 누나 답네.'라는 생각을 하며 은근히 그녀가 질투심을 보여주는 것에 흡족해했다.
"셀리나, 너도 벗고 기다리고 있어."
"네!"
셀리나는 디아나의 마치 깨물면 과즙이 나올 것만 같은 커다랗고 아름다운 동그란 엉덩이를 언제나처럼 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카이라스의 말에 기쁜 미소를 지었고 카이라스 역시 미소를 지었다.
'셀리나라면 리에스 남작도 단번에 넘어갈지도 모르겠네.'
저렇게 착한 소녀에게 화를 내는 것은 아무리 괴팍한 성격을 지녔다는 마법사라 해도 싸이코 정도라도 되지 않는한 불가능했다.
"자, 그럼 디아나. 상의도 벗겨줄께."
"흥, 빨리 하기나해."
디아나는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도도하게 말했지만 정작 팔을 들어올리는 것을 보니 빨리 옷을 벗고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카이라스는 키득 거렸고 심지어 셀리나까지도 손으로 살짝 입술을 가리며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그리고 디아나의 카일라의 은색의 상의와는 다른 붉은 상의가 벗겨지자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드러났고 은발과 금발의 미녀가 나란히 속옷만 입고 서있는 광경을 보니 카이라스는 흐뭇함을 느꼈지만...동시에 걱정도 들었다.
'나중에 아주 죽어나겠네.'
지금은 3 명 뿐이라서 괜찮지만 유리아나, 플로리아, 레이나, 에이미, 실비아를 생각한다면 그녀들까지 만족하게 해주려면...정말 몸이 여러개여야할 것 같았다.
'설마, 이거 역 돌림빵은 아니겠지?'
남자가 여자에게 돌림빵을 당한다는 얘기는 가끔 들어봤지만 웬지 그것이 자신을 가리키는 것 같아서 카이라스는 갑자기 등이 싸늘해지는 느낌이었고 요염하게 입술을 핥는 디아나의 모습을 보니 웬지 그것이 확신으로 변해가는 듯했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디아나와 카일라에게서 풍겨져오는 자극적인 여체의 향기를 맡은 카이라스는 그야말로 광폭한 짐승으로 돌변하여 먼저 디아나의 팬티를 벗긴 후 그녀를 마구 유린했고 디아나 역시 음탕한 요부로 돌변하여 남편의 아래에서 적극적으로 허리를 흔들어댔다.
그리고 30 분 후, 카일라 역시 팬티가 벗겨진채 카이라스에게 안긴채로 요염하게 신음성을 흘리며 허리를 움직였고 마지막으로 셀리나까지 알몸이 된채로 카이라스가 뒹굴면서 유리아나 자는 동안, 그녀의 옆에서는 미성년자 관람금지의 영역이 쉴틈 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 * *
1795년 2월 24일 저녁
리에스 남작가는 이 날, 크게 술렁거렸다.
변방의 작은 남작가문에 불과한 리에스 남작가에 손님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손님은 주변의 영지들이 듣는다면 경악하면서도 반드시 모시고 싶은 손님이었다.
바로 카르시스 제국의 최강의 힘을 지닌 가문인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와 그의 아내가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인 카이라스 폰 아르테일의 아내인 카일라 폰 카르세드 아르테일은 바로 리에스 남작의 죽은 막내딸인 세르리안느가 마지막으로 남긴 딸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당연히 손님이 손님인만큼 기사들이나 마법사들이 아닌 리에스 남작 본인이 직접 나와서 외손녀사위인 카이라스를 정중하게 맞이했다. 상대가 아무리 손녀사위라고 해도 상대는 9 서클에 오른 위대한 대마도사였고, 동시에 황제를 제외하고는 제국의 정점에 서게 될 남자였다. 지금은 고작 갓 성인식을 치룬 15 살의 소년이었지만 그가 가진 위치는 리에스 남작의 신분으로는 본래 감히 쳐다보기도 힘든 상대였다.
"말씀 놓으십시오. 제 아내인 카일라 누나의 외할아버지가 되시는데 존댓말을 듣기 좀 그럽니다."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그에게 자신에게 말을 놓을 것을 권유했고, 리에스 남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 역시 외손녀사위인 그에게 말을 높이 하기가 영 거북했다.
"알겠네, 자네에게 그런 말 들을 자격이나 있을지 의문이네만...말은 놓겠네."
그렇게 말하면서 리에스 남작은 씁쓸함이 담긴 눈으로 은빛의 드레스를 차려 입고 있는 경국지색의 미모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무위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여신과도 같은 아름다운 외모를 한 그의 외손녀, 카일라를 쳐다보았다. 멀리서 쳐다본 적은 여러번 있었지만 이렇게 외손녀를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세르리안느를 정말 많이 닮았구나. 정말 많이 닮았어..."
그렇게 말하면서 리에스 남작은 천천히 카일라의 뺨을 두 손으로 쓰다듬었고 카일라의 두 눈이 이 때 파르르 떨렸다. 그러나 그녀의 왼손을 잡고 있는 카이라스의 오른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자 그녀는 겨우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정말 면목이 없구나...네 어미가 죽은 것은 네 탓도 아니거늘...잠깐 너를 원망했었단다. 그리고 그것을 후회하고 난 후에도 널 찾아갈 면목이 없었단다. 이 못난 할애비를 용서해다오."
그렇게 말한 리에스 남작은 살짝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의 죽음은...제 탓이...맞아요."
카일라가 입술을 살짝 깨물고서는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카이라스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저걸 평생 안고 가야하다니...에휴...'
사실 이해못할 것은 아니었다. 만약 그의 어머니인 엘리나가 그를 낳다가 죽었으면 그 역시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아갈테니까. 그렇지만 모순적이기는 해도 남편인 그는 그녀가 그만 저 죄책감에서 벗어났으면 했다.
"그 아이는...어차피 오래 갈 수 없었단다. 애초 20 살까지 밖에 살 수 없다고 판정을 받았던 아이야."
"...하지만 19 살에 돌아가셨죠. 저 때문에 1 년이나 일찍 돌아가셨어요."
카일라는 그렇게 말하면서 연분홍빛 입술을 깨물었다.
"일단은 여기서 이렇게 얘기하기보다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카이라스가 살짝 끼어들어서 말하자 리에스 남작이 카일라의 뺨에서 손을 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주변에는 적지만 병사들도 있었고 기사들도 있었기에 자신들의 가족사를 보여주기에 좋지 못했다.
"그것도 그렇구나...변변찮아서 대접할 것도 없지만...들어오거라."
"그리고...지금 이 자리에는 없지만 소개시켜드릴 사람들도 있죠."
지금 이런 우울한 분위기가 될 것 같기 때문에 카이라스는 미리 유리아나도 디아나와 셀리나에게 맡겨두었고 자신이 부르면 그 때 리에스 남작가의 안으로 들어오라고 지시를 내려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