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화 〉[아르칸 왕국]
아르칸 왕국.
카르시스 제국의 동부에 위치한 나라로서 대륙에서 이름을 날리는 강국 중에 하나에 드는 나라였다.
국토의 넓이는 제국 최강의 가문인 아르테일 공작가의 영지의 2배에 가까이 되는 넓은 국토를 보유하고 있었고 무인은 5 명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또 마법사 쪽은 8 서클 이상의 대마법사를 5 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초강대국인 카르시스 제국과는 비교를 할 수 없었고 그렇기에 카르시스 제국에는 1 년에 한 번씩 조공을 보내는 것으로 불가침의 협정이 맺어져있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카르시스 제국의 귀족들 중 여유가 생긴 귀족들은 관광이라는 이름하에 아르칸 왕국을 자주 들르기도 했고 그럴때마다 그들이 쓰는 돈이 어마어마했기에 아르칸 왕국에서는 카르시스 제국의 귀족들의 관광을 보다 개방적으로 허락하고 있었다.
그 말은 즉 카르시스 제국의 귀족들은 신분만 확실하다면 통과의 절차가 타국의 귀족임에도 간편해졌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카이라스 역시도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의 신분을 통하여 무척이나 편하게 아르칸 왕국으로 입성했다.
아르칸 왕국의 국경선, 벨루스 성채 안의 벨루스 시.
"라스 오빠, 이곳이 아르칸 왕국이야?"
"그래, 유리아나. 이곳이 바로 아르칸 왕국이야. 좀 많이 틀리지?"
"응, 많이 틀려보여."
아르테일 공작령에서만 지내왔던 유리아나 볼때 이곳은 참으로 특이했다.
우선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마법 물품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적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아르테일 공작령에서는 일반 평민들도 마법을 익히고 싶으면 3 서클까지의 마법은 누구나 배울 수 있었다. 그러다가 마법에 재능이 뛰어난 평민이 보인다면 바로 아르테일 공작령 휘하에 소속되어있는 마탑들에서 골라서 뽑아가기 마련이었다.
아르테일 공작가의 본가가 혈족의 중심인 반면 그 휘하의 마탑들은 재능을 위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아르테일 공작가의 본가의 마법사들이 재능의 위주로 받아들인 마탑의 마법사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것을 생각하면 아르테일 공작가의 피의 우수성이 새삼스럽게 생각났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들이 적은 길목으로 이동했다.
"라스, 다음 진로는 어떻게 할꺼야?"
카일라가 로브를 뒤집어 쓴채로 물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는 너무나 눈에 띄기에 이렇게 로브를 뒤집어쓰고 가리는 것이었지만 그녀의 갸날픈 체구는 완전히 가리지 못해 그녀가 여자임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빨리 이 마을을 떠났으면 좋겠어. 정말 언제까지 이런 후드 따위를 쓰고 내 아름다운 미모를 가려야하는거냐고."
마찬가지로 로브를 뒤집어쓴 디아나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이라스는 그녀의 말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확실히 그렇네. 그럼 한바탕 소동을 크게 일으켜볼까?"
"소동?"
카일라가 그를 쳐다보며 살짝 의문을 담은 차가운 눈동자로 쳐다보자 카이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소동. 이 나라에도 내 아내들을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자는거지. 후후."
"주인님, 저는 계속 쓰고 있어도 괜찮은데..."
셀리나는 카이라스의 말에 자신이 카이라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자신은 계속 로브를 쓰고 있어도 괜찮다는 의사를 밝혔다. 역시나 착한 그녀 다웠다.
그 때 세르티네스가 카이라스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희들의 신분을 모르는 자들은 없지 않을텐데 왜 그리 신경을 쓰는거지? 너희들의 신분이면 감히 수작을 부린 인간들이 무사하지 못할텐데?]
"가끔 가다가 어리석음이 극에 달한 놈들이 있기 마련이거든. 그걸 우리 인간들은 '세상에는 미친 놈들이 참 많다라고 부르지.'"
이번에 세르티네스는 카이라스만 들을 수 있게 말한 것이 아닌, 카일라와 디아나, 셀리나, 그리고 심지어 유리아나까지 모두 들리도록 말을 한 것이었기에 카이라스 역시 속으로 대답하지 않고 입으로 직접 대답했다.
"모두 로브를 벗어서 나에게 줘. 아공간에 넣어둘테니까."
"응."
"알았어."
"네."
그리고 세 명의 아내들은 모두 자신들의 로브를 벗어서 카이라스에게 건네주었고 로브 속에 입고 있던 그녀들의 복장을 본 카이라스가 히죽 웃었다. 특히 그의 시선은 디아나에게 향하고 있었다.
"디아나, 역시 너는 그 핫팬츠가 제일 잘 어울려. 다리라인이 워낙 예뻐서 그런가?"
"그, 그래? 그렇게 잘 어울려?"
카이라스의 칭찬이 은근히 기쁜지 디아나가 얼굴을 붉히면서 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더욱 주인의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 같아보여 더욱 귀엽게 보였다.
"응, 외모와 몸매만큼은 카일라 누나에 맞먹으니까."
그러면서 카이라스는 애정이 가득한 눈으로 카일라를 쳐다보았다. 도도한 표정으로 서있는 카일라는 얼음 같이 차가운 냉기를 풍기고 있어서 그에게 육체가 완전히 정복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지금에도 그의 정복욕구를 끝없이 자극하고 있었다.
"뭐, 그래도 청순한 분위기는 셀리나가 최고지만..."
그렇게 느긋하게 아내들의 평가를 한 카이라스였지만 카일라의 평가를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가 카일라에게 느끼는 감정은 도도하고 아름답다가 아닌 귀엽다였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그녀에게 귀엽다라고 했다간 그녀의 성격상 살벌한 눈으로 쏘아볼 것이 분명하였다.
그리고 이제 카이라스가 자신을 파악하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카이라스의 생각을 어느정도 파악하게 되어 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는 카일라는 자신에게만 평가가 없는 것도 뭐라하지 않았다.
10 살 연하의 남자에게 귀엽다라고 불리는 것은 그녀의 프라이드에 크나큰 상처였으니깐.
다른 사람들은 너무 딱딱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카이라스는 그녀의 이런 점까지도 모두 사랑하고 있었기에 부부 사이에 문제는 되지 않았다. 눈에 콩깍지가 가장 강하게 낀 카이라스에게 카일라의 모든 행동들은, 말투들은 모두 하나 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워보였으니깐. 물론 그녀의 외모가 아름다운 것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근데 주인님, 행선지를 여기 아르칸 왕국으로 잡으신 이유가 있으세요?"
셀리나가 살짝 손을 들며 카이라스에게 질문했다. 이 주변에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지 아직 앳된 미소녀인 그녀가 어깨가 살짝 드러나는 검은 원피스의 차림으로 손을 들고 이렇게 질문하는 모습은 깨물어주고 싶은 만큼 사랑스러웠기에 주변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아마도 난리가 나도 단단히 났을 것이었다.
"있긴 있지. 아주 많아. 우선 아르칸 왕국 내에 내가 필요로 하는 유적이 있거든. 크롬 산맥에서 본 유적은 그냥 애들 장난 같은 수준인 유적이야. 무려 발록이 있는 던전이니까."
발록!
투마(鬪魔)라고도 불리우는 마계의 마족들 중에서도 가공할 덩치를 지니고 드래곤에 맞먹는 힘을 지녔다고 하는 마물 중의 마물!
비록 개체 수는 적고 권능도 없다지만 마왕에 비견될만한 파괴력을 지녔다고 알려진 발록이 있다는 말에 카일라의 눈에는 살짝 이채가 발했다. 그녀의 지금 실력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비록 여인이기는 해도 그런 강한 마물이 있다는 것에 살짝 검사로서 호승심이 솟았기 때문이었다.
"그 유적의 난이도는 어때?"
"나와 카일라 누나, 디아나 셋이면 충분히 공략 가능한 정도지. 신관이 없다 해도 말이야."
유적의 던전에 있는 마물들을 상대로 제일 효과적인 것은 바로 신관의 신성력이었다.
강력한 신관의 신성력의 경우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물들에게 강대한 타격을 줄 수 있었고, 혹은 전사의 무기 등에 신성력의 힘을 걸어줄 경우 전사가 보다 강력하게 마물들에게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카이라스와 카일라, 디아나 세 명만 해도 아무리 높은 난이도를 지닌 던전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었다.
9 서클에 이른 카이라스의 강력한 마법들과, 카일라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이른 검술, 그리고 막강한 뱀파이어 퀸으로서의 권능을 지닌 디아나까지 합친다면 대마왕 클래스만 아니라면 마왕도 처리할 수 있었다.
거기에 카이라스 본인은 암흑투기에 마왕의 권능,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이른 검술, 그리고 상급 정령들의 힘도 보유하고 있었으니 마법사로서의 도움만이 아닌 보다 다양한 도움들도 줄 수 있었다.
"라스 오빠, 근데 아르칸 왕국에 온 다른 이유도 있어?"
유리아나는 이유가 아주 많다라는 카이라스의 말을 잊지 않고 묻자 카이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있지. 우선 이 아르칸 왕국의 왕실에 제법 큰 일이 벌어질 것 같단 말이야."
"큰 일?"
"그건 일단 나중에 설명해주도록 할께. 우선 유적도 있지만...대부분 많은 일들은 왕실 관련의 일인 것은 알아둬."
카일라는 카이라스의 말을 듣고 그것이 이종족과 관련된 일임을 알아차리고 눈빛이 싸늘해졌다. 카이라스를 통해 미래에 대해 정보를 본 그녀에게 이제 뱀파이어들을 제외한 이종족들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으니깐.
"그리고...우선은 쓰레기들부터 처리해야겠지."
카이라스가 싸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인간들의 목숨은 무척이나 소중하게 여기는 그였지만, 그런 인간들 중에서도 그가 경멸하고 싫어하는 부류들이 있었다.
"흐흐, 정말 예쁜 계집들이로군."
"오오~저 풍만한 가슴들과 탱탱한 엉덩이들 좀 봐. 은발의 계집과 금발의 계집이 몸매가 제일 죽이는데?"
"저 흑발 머리 계집은 갓 성인이 된 거 같은데 덜 익은 맛이 좋을 것 같군."
"저 붉은 머리 계집은 너무 어리니 어린애를 좋아하는 딕 님에게 바치면 좋아하실거 같군. 흐흐흐."
카이라스의 아내들의 미모를 본 암흑가의 불량배 하나가 동료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바로 본거지로 달려가 동료인 쓰레기들을 불러모은 것이었다.
힘 없는 사람들의 물건을 갈취하고 폭행하며 여인들을 납치하다가 성노리개로 쓰거나 노예로 팔아버리는 저 쓰레기들은 카이라스가 느낄 때 인류에게 있어서 그저 해악의 존재들이었다.
과거 이종족과 전쟁이 벌어지던 초기 당시 국지전으로만 생각하던 인간들이 상당수였기는 하지만 저 암흑가들은 이종족들이 준 뇌물에 넘어가 이종족들이 시키는대로 인간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짓들을 수도 없이 하였고 그 때문에 초기에 안그래도 혼란스러울 때 더더욱 많은 피해를 인간들의 군세가 보아야했었다.
물론 이용가치가 끝난 불량배들도 인간이었기에 이종족들은 모조리 죽여버리고 그들에게 주었던 뇌물들을 다시 회수해버렸지만 카이라스에게 인류의 배신자나 다름 없는 저들을 살려둘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화려하게 각인시켜주기도 해야하고 말이야.'
자신의 아내들을 대상으로, 또 미래의 신부이지만 아직 9 살 밖에 어린 유리아나에게까지 흑심들을 드러낸 그들을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 비록 자신들의 복장이 화려한 복장이 아니라 편리성을 위주로 한 복장이었기에 자신들이 귀족인 것을 몰라본 것이 그들에게는 크나큰 후회가 될 것이기는 하겠지만 카이라스는 그것이 자업자득이라 생각했다.
'애초 그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그리고 카이라스가 거대한 프레셔를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