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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화 〉[늑대인간이 아르칸 왕국에서 꾸미는 음모] 4 (110/380)



〈 110화 〉[늑대인간이 아르칸 왕국에서 꾸미는 음모] 4

그러면서 카루스는 마차의 앞으로 가서 살짝 티세라 왕비의 손을 잡아주며 그녀가 마차에서 내릴 수 있게 해주었고, 마차 안에 오래 앉아 있어서 잠시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던 티세라는 살짝 휘청거렸지만 카루스의 손 덕분에 어렵지 않게 내릴 수 있었다.

"아, 고마워요. 카루스 경."
"후후, 고맙다고 하셨습니까?"
"네?"

티세라 왕비는 카루스의 입가에 새겨진 미소와 말을 보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쿠우우웅-

"크억."
"으어억!"

갑자기 거대한 기세가 사방에 뿜어짐과 동시에 300 명의 병사들과 시녀들이 모두 거품을 물고 쓰러져버렸고, 기세에 노출되지 않았던 티세라 왕비는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혹스러워했다.

"무, 무슨 일이죠? 카루스 경?"
"후후, 순진하긴. 아직 모르겠냐? 바로 내가 기세를 뿜어내서 기절을 시킨 것이다. 안심해라. 아직은 저들 중 아무도 죽이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카루스의 눈동자의 모양이 사람의 눈이 아닌 짐승의 눈동자와 같은 모양으로 바뀌었다.

그의 정체는 바로, 시공회귀 이전 검황 지그문트가 동귀어진으로 쓰러트렸던 모든 늑대인간들의 군주인, 늑대인간들의 대칸 카루스였다.

"크후후후, 정말 이 순간을 기다리며 10 년을 넘게 참아왔다. 그리고 드디어..."

티세라 왕비의 아름다운 모습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말하는 그의 짐승의 눈동자에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깊이의 욕망이 담겨져있었고 그의 욕망을 본 티세라 왕비는 겁에 질려 뒷걸음질을 쳤다.

"다, 다가오지마!"

10 년 동안 알아왔고 또 신뢰했던 사람이 본색을 드러내며 돌변한 모습에 티세라 왕비가 느끼는 공포와 배신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름다운 그녀의 새하얀 얼굴이 더더욱 창백하게 질려 뒷걸음질을 치는 모습은 카루스에게 오히려 더욱 강렬한 자극이 되었다. 특히나 10 년이 넘는 세월 동안의 노력 끝에 얻은 성취감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쾌락이었다.

"크흐흐흐,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드디어 널 손에 넣었구나. 티세라..."

그의 눈빛에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순진한 티세라 왕비라 해도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었다.

"대, 대체 왜죠? 대체 왜 10 년 동안이나 전하께 충성스러웠던 경이..."

겁에 질린 티세라 왕비는 10 년을 넘게 참아왔다던 카루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고위 마법사라면 모를까, 그저 재미 삼아서 마법을 익혔고 그 경지도 4 서클에 불과한 그녀에게 이런 위기 상황에서 차분한 이성을 바랄 수는 없었다.

특히나 순수하고 순진한 장난기 많은 성격으로 자라온 그녀는 이런 상황은 겪어보기는 커녕 아예 상상도 못했기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크흐흐흐, 역시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계집이군. 정말 먹음직스러워..."

그렇게 말한 그는 그대로 티세라 왕비를 끌어안았다.

"꺄악!"

카루스의 품에 안겨지자 티세라 왕비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녀를 품에 안은 순간 카루스는 그녀에게서 풍겨져오는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맡으며 크게 흥분되는 것을 느꼈다.

'10 년, 드디어 이 계집은 내 손에 들어왔다.'

카루스는 지난 10 년 간의 일을 회상했다.

그의 종족인 늑대인간들은 거대한 부족 사회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부족에서 리더를 칸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그 부족에서 가장 강한 자에게 내려지는 칭호이기도 했다.

카루스는 자신의 부족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능력을 가져 강자우대의 세계인 늑대인간들의 세계에서 칸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칸들과의 싸움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어 칸들의 칸인 대칸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명실상부한 늑대인간 족의 왕이 된 것이었다.

그렇지만 늑대인간들은 아무래도 각 부족 별로 칸들이 다스리고 있었기에 대칸이 되었지만 그가 대칸으로서의 명령 같은 것을 내리지 않는다면 그는 무척이나 한가했다.

한가한 그는 문득 외로움을 느꼈다. 그도 그럴것이 혼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신부가 될 여자를 늑대인간들 사이에서 찾아보았지만 그의 마음에 드는 여인은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인간 여인들의 사이에서 자신의 신부가 될 여자를 찾기로 했고 5 년이란 세월 동안 돌아다녔지만 인간들의 사이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을때 그는 우연히 아르칸 왕국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보았다.

아르칸 왕국의 국가적 행사를 위해 모습을 드러낸 국왕 카르쟌 1 세의 옆에 서있던 19 살의 티세라 왕비의 모습을.

반짝이는 장식들이 달린 화려한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고 긴 황금빛 머리카락에 맑고 순수한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마치 어린 소녀처럼 밝은 미소를 짓고 있던 경국지색이라 불러 마땅한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카루스는 그녀의 모습만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녀가 가지고 싶었다. 그녀를 아내로 삼고 싶었다. 그녀를 임신시키고 싶었다.

그리고 카루스는 자신의 운명의 신부가 바로 티세라 왕비임을 알아차렸다.

늑대인간은 한 번 이성에 대한 깊은 소유욕을 느낀다면 남성의 늑대인간이건 여성의 늑대인간이건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바로 그 이성의 상대방을 자신이 가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카루스 역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티세라 왕비를 손에 넣어 자신의 아내로 삼고 싶었다.

그렇지만 티세라 왕비는 왕궁 밖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수많은 마법진들이 쳐져있는 왕궁에선 아무리 그라 해도 티세라 왕비를 납치할 수 있을 가능성은 없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카루스는 자신을 따르는 침착하고 인내심이 깊은 늑대인간들을 10 명을 골라서 인간들의 기사와 같게 위장했다.

늑대인간들의 경우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또 인간의 모습으로서 지낼 수도 있었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나 8 서클의 대마법사들은 늑대인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단번에 인간이 아닌 늑대인간임을 알아볼 힘이 있었다.

그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카루스는 대칸의 권한으로서 늑대인간 족들이 관리하던 완벽히 인간으로 위장을 시켜주는 힘을 지닌 팔찌들을 착용했다.

그 팔찌들이 가진 힘은 그저 단순히 늑대인간임을 알아보지 못하고 완벽한 인간으로 변장할 수 있다 뿐이었지만 에이션트급 드래곤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늑대인간임을 숨길 수 있었기에 인간들의 세상을 돌아다니고 싶어하는 늑대인간들에게는 반드시 가지고 싶은 보물이었다.

늑대인간 족의 보물인 그 팔찌의 수량도 200 개를 넘지 못하고 제작법 역시 이미 유실된지 오래였기에 대칸인 그도 11 개 밖에 꺼내지 못한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으니깐.

그리고 10 명의 수하들과 함께 인간으로 위장한 그들은 밤 중에 몰래 아르칸 왕국의 국왕이자 티세라 왕비를 차지하고 있는 남자, 카르쟌 1세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그들을 극도로 경계하며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호위기사를 옆에 두고 있던 카르쟌 1세에게 그가 한 말은 바로 자신들을 수하로 받아달라는 말이었다.

카루스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 급의 검사로 위장을 하고 있었기에 뭐하러 그 정도의 강자가 갑자기 이렇게 찾아왔나 의심하던 카르쟌 1세였지만 그에게 여러가지 일들을 시키면서 그런 생각들은 점점 사라져갔다.

몇 년에 걸쳐서 시킨 임무는 뭐든지 군말 없이 하던 그들은 어느 정치의 세력에도 소속되지 않고 자신의 명령에만 충실했고 심지어 자신이 암살의 위협을 당할 때 수많은 암살자들의 사이에서 자신을 필사적으로 보호하던 카루스의 모습을 보고 카르쟌 1세는 그대로 깜빡 속아넘어가 그의 충성심을 완전히 믿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되기까지 무려 8 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그 후에도 10 년이 되도록 계속해서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줘 이렇게 그는 티세라 왕비의 호위를 담당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이끌어냈고, 마침내 티세라 왕비가 왕궁의 밖에 나오게 된 것이었다!

사실 제이하 백작의 치료되지 않는 부상도 그가 꾸민 계획이었다.

티세라 왕비가 착하고 순진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그는 그녀가 엄한 자신의 아버지를 두려워하기는 하지만 그가 큰 부상을 입는다면 딸로서 병문안을 가려할 것임을 파악한 것이었다.

그리고 육로를 통해서 가기 위해 일부로 그는 마나석의 배율을 몰래 어긋나게 했고 그 때문에 애꿏은 왕궁 수석마법사가 쫓겨났지만 그로서는 상관 없는 남의 얘기였다.

어쨌거나 드디어 이렇게 티세라 왕비를 손에 넣었으니깐!

"흐음~정말 향기가 좋군. 이 먹음직스러운 냄새...정말 먹음직스러운 계집이오, 티세라 왕비. 당신은...크흐흐흐."

티세라 왕비는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카루스에 대해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했다. 마치 천적을 만나 궁지에 몰린 초식동물처럼 와들와들 떨고 있는 그녀는 카루스의 말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흐윽...흑흑..."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티세라 왕비의 모습은 너무나 가련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기에 웬만한 남자라면 움찔할 법도 하거늘, 카루스는 오히려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광경에 크게 흥분하고 있었다.

"대칸, 빨리 철수하죠. 이제 대칸이 취할 계집은 손에 넣었지 않습니까?"

카루스의 수하 중 한 명인 호위무사...아니 늑대인간이 말했다.

"크흐흐흐, 루카드. 벌써 철수를 하자는 거냐? 이 귀여운 계집을 조금 귀여워해준 후 철수를 해도 어차피 늦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이 계집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을거다."
"네? 그게 무슨..."

루커드가 이해가 되지 않는듯 하자 카루스가 큭큭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계속 왕궁에서 지낼거다. 이 계집과 함께 말이야. 기왕 인간들의 세상에 깊숙히 왔으니 이 계집에게 내 아들을 낳게 해서 내 아들이 인간들의 왕이 되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냐?"

카루스의 말에 루커드를 비롯한 늑대인간들이 "오오!" 하면서 감탄성을 낼 때 티세라 왕비의 안색은 더 이상 창백해질 수 없을 정도로 창백해져있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죠? 저는 이미 남편이 있는 여자에요."

순진하게도 이 상황에서도 고작 자신이 유부녀임을 강조하는 티세라 왕비의 모습에 카루스만이 아니라 다른 늑대인간들도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 저 계집, 정말 귀여운데?"
"왜 대칸이 저 계집을 그토록 원하는지 알만해!"

그리고 카루스는 웃음을 터트리면서 천천히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꺄악!"
"크흐흐, 드레스 위이기는 하지만 정말 감촉이 죽이는 엉덩이구나. 그 50 넘은 국왕 따위가 즐기기엔 정말 아까운 계집이야."

카루스의 말에 티세라 왕비는 자신이 현재 남편인 국왕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안겨진채 이런 희롱을 당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특히나 국왕인 카르쟌 1세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온 그녀는 더욱 지금이 현실 같지 않았다.

'흑흑...죄송해요. 전하. 미안해, 레이나.'

남편과 딸에게 사과를 한 티세라 왕비는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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