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3화 〉[9서클 마법사 카이라스 vs 늑대인간들의 대칸, 카루스] 2 (113/380)



〈 113화 〉[9서클 마법사 카이라스 vs 늑대인간들의 대칸, 카루스] 2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한 후 킥킥 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카일라와 디아나, 셀리나, 유리아나에게 지어주던 다정한 미소는 온데간데 없이 그의 두 눈에는 지금 어마어마한 살기만이 가득했고 그의 살벌한 미소는 그야말로 마왕을 떠올리게 하고 있었다.

인간들에게는 마법왕이라 불렸지만, 이종족들에게 마왕이라고 불렸던 카이라스 폰 아르테일의 모든 것을 잃었던 원한과 증오의 광기가 시공회귀 이전의 적 중 하나와 조우하면서 다시금 깨어난 것이었다.

'후후후, 지그문트. 미안하지만 네 사냥감은 내가 가져갈께.'

시공회귀 이전 카루스를 상대로 싸워서 동귀어진을 했던 것이 지그문트라는 것을 생각하면 시공회귀 이전의 지그문트의 성격을 생각해볼 때 카루스는 자신의 사냥감이라고 강하게 주장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시대의 지그문트는 갓 소드 마스터가 된 존재에 불과했고, 지금의 카루스가 비록 시공회귀 이전의 카루스보다 약하다고 하지만 지금의 지그문트로서는 손가락 하나 긁을 수 없을만큼 강했다.

'거기에 이 시대의 지그문트에게는 저 녀석에 대한 기억도 어차피 없지.'

생각을 정리한 카이라스는 7 개의 사고를 모두 전투에 투입했다.

"플레어 & 5 리터레이트!"

카이라스의 입술 밖으로 나온 두 개의 시동어는 바로 7 서클의 마법인 플레어와 리터레이트(중첩)였다. 초고온의 압축화염을 형성하는 플레어가 중첩 마법인 리터레이트에 의해 5개가 중첩되어 추가로 모습을 드러냈고 일제히 카루스를 향해 날라갔다.

리터레이트는 9 서클에 올라서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7 서클의 마법으로 마나의 배열을 중첩시켜서 같은 마법을 한 번에 간편하게 여러개를 쓸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이었다.

그렇지만 그만큼 마나의 소모는 마찬가지이기에 카이라스는 5 중첩만을 사용하여 5 개의 플레어를 추가로 생성하는 것에서 그쳤다.

어차피 이번 공격은 간을 보는 것이었으니깐.

"크르르...!"

그리고 카이라스의 6 개의 7 서클의 마법들이 카루스를 향해 닿으려는 순간 카루스의 털들에서 갈색의 빛이 뿜어져나오더니 플레어의 마법들이 일제히 카루스에게 닿지도 못한채로 사그라졌다.

당연하게도 카이라스는 저것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늑대인간의 대칸의 권능. 마법 무력화로군.'

늑대인간과 뱀파이어, 트롤이 가진 공통점은 막강한 재생력이었다. 그렇지만 늑대인간과 트롤은 뱀파이어보다 재생력이 훨씬 뛰어났다. 또 늑대인간과 뱀파이어가 가지고 있고 트롤이 가지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막강한 마법 저항력이었다.

물론 마법이 닿는 것을 무력화시키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마법에 의한 공격이 원래의 위력에 7~80% 정도 밖에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할 정도의 마법 저항력들을 보유한 종족이 바로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였다.

그리고 뱀파이어보다 막강한 재생력을 보유한 늑대인간들은 그 마법 저항력 역시 뱀파이어들 이상으로 강화할 수 있었다.

늑대인간들의 우두머리인 대칸이 가진 권능은 뱀파이어 퀸인 디아나와는 달리 다양하지 못했지만 위력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저 마법 무력화처럼 단순한 만큼 강력했다.

'빠르고 강하게, 확실하고 날카롭게, 그리고 강하고 튼튼하게.'

늑대인간들의 권능을 간단히 설명하는 말을 떠올린 카이라스는 천천히 옆으로 살짝 물러났다. 가이난 시에서 살짝 거리를 벌림과 동시에 카루스와 거리를 벌리는 것이었다.

카루스의 실력은 시공회귀 이전 9 서클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마법사나 그랜드 소드 마스터 최상급의 경지에 오른 검사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만큼 강력했었다.

카루스보다 확실히 강한 인간을 꼽자면 10 서클 마스터였던 카이라스와 9 서클 마스터 중에서도 특출나게 강했던 루스칼리스. 이 단 둘 뿐이었을 정도로 카루스가 지닌 힘은 강력했다.

'하지만 권능의 힘을 보니 확실히 약해'

방금전 마법 무력화의 힘으로 그의 권능의 힘을 확인한 카이라스가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크르르...소문대로 9 서클의 마법사였군."

늑대의 주둥아리로 역겨울 것만 같은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카루스가 짐승의 눈으로 카이라스를 노려보며 으르렁 거리는 소리로 말하자 카이라스가 키득 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발정기가 아직 안 멈춘거 같군? 수캐면 길거리의 암캐나 노릴 것이지 왜 인간 미녀를 노리고 그러냐?"
"크르르...주둥아리가 살았군. 인간 꼬마."
"그렇게 생각해? 그럼...적을 향해 날라가 폭발하는 지옥의 불길, 헬 파이어 블래스터!"

카이라스는 카루스를 향해 그의 아버지인 루스칼리스가 개발한 9 서클의 마법인 헬 파이어 블래스터를 사용했다. 그렇지만 헬 파이어 블래스터를 비롯한 헬 파이어 계열이 가진 넓은 폭발의 범위를 대폭 줄이는 대신 위력이 한점에 응축되도록 마나의 배열을 변화시킨, 카루스를 죽이기 위한 공격이었다.

"크어어엉!"

그러나 카이라스의 9 서클의 마법을 향해 카루스가 택한 것은 회피 같은 것이 아닌 돌격이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마법사로서 카루스가 보여주는 무식함에 혀를 차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 무식한 놈은 이 시대에도 무식했군. 9 서클 마법을 몸으로 뚫으면서 달려와?'

카루스가 지금 보여주는 것은 마법 무력화의 권능이 아닌 자신의 튼튼한 몸과 막강한 재생력을 믿고 마법 저항력 강화 및 육체의 방어력을 강화하는 권능을 사용하여 몸을 최고로 튼튼하게 해놓고 발톱에 자신이 가진 문(Moon) 마나를 집중시켜서 날카로운 손톱을 이용해 헬 파이어 블래스터를 관통하고 자신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당연하게 손톱 뿐만이 아니라 온 몸이 레드 드래곤도 태워버린다는 헬 파이어의 열기에 불타고 재생되고가 반복되어 어마어마한 고통이 느껴짐에도 카루스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묵묵히 돌격을 해오고 있었다.

'바로 죽이기는 좀 그렇지?'

카이라스는 지금 간단하게 카루스를 죽일 방법이 있었다.

파워 워드, 킬.

이 마법의 한 방이면 막강한 정신력의 우위를 통하여 카루스를 간단히 쓰러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카이라스는 그러지 않았다.

'현재 가진 힘들을 시험해보기 딱 좋은 상대이니까.'

아무리 때려도 재생하는 훌륭한 샌드백을 쉽게 없앨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간단히 죽이는 것은 저 늑대인간에게는 과분한 사치였다.

"어우우우!"

카이라스의 바로 앞까지 접근한 카루스는 그대로 카이라스를 아예 거대한 주둥아리로 깨물어서 박살을 내버릴 생각이었는지 입을 벌린 후 카이라스를 통째로 씹어서 박살을 내려고 했었다.

콰아아아아앙!

그리고 바로 폭발이 일어났다. 카이라스가 폭발 마법을 쓴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카루스가 폭발 계열의 권능이나 기술을 보유한 것도 아니었다.

바로 카이라스가 검을 빼들고 오러 블레이드와 오러 서클을 생성하여 카루스의 길다란 주둥아리를 향해 휘둘렀고 카루스가 바로 반사적으로 문 마나를 담은 손으로 카이라스의 검과 그가 날리는 오러 서클을 발톱으로 할퀴면서 일어난 충격에 의해 일어난 폭발이었다.

당연하게도 오러 가드에다가 온갖 보호 마법들로 자신을 언제나 보호하고 있는 카이라스는 그 폭발 속에서도 아무런 상처도 없이 가볍게 뒤로 물러났고, 카루스 역시도 그 폭발 속에서도 튼튼한 방어력과 막대한 재생력으로 아무런 상처도 없는 모습으로 회복되어있었다.

"크르르, 그랜드 소드 마스터? 네 놈 정말 15 살 인간 꼬맹이냐?"
"세상은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거지. 발정난 수캐야. 그리고 아직 놀라기는 일러. 마법사로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지만 마법사에게 접근을 한 것은 칭찬해줄께."

9 서클의 마법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카루스를 죽일 수 있음을 확인한 카이라스는 만족스러웠다. 저 늑대인간은 드래곤의 브레스도 간단히 꿰뚫으면서 돌진할 힘과 재생력, 방어력, 그리고 고통에 대한 저항력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아까전 죽여버린 실버 드래곤보다는 확실히 강했다.

하지만 저 정도 실력은 그가 마법의 연계를 한다면 충분히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비록 봐주면서 했다고는 해도 그의 9 서클의 마법을 꿰뚫으면서 마법사에게 접근까지 한 것은 카이라스로서도 이렇게 약간은 칭찬해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검사는 접근전이 주력인 반면 마법사는 당연하게도 거리를 최대한 벌리고 원거리에서 마법을 난사하는 것이 기본적인 전투법이었다. 그런데 9 서클의 대마법사인 자신에게 접근을 해온 것은 보통의 무식함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 그럼 마검정합일(魔劍精合一) 중 마검합일을 시험해볼까..."
"크륵, 시험?"

카이라스의 시험이라는 말이 불쾌했는지 카루스의 얼굴이 늑대인간의 모습임에도 확연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일그러졌다.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그의 기분을 신경써줄 친절한 따위는 없었다. 눈 앞의 늑대인간은 그가 반드시 죽이겠다고 맹세한 원수 중 하나였으니깐.

10 서클 마스터의 정신력을 가졌다고 해서 사랑, 분노, 증오 등의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세상에서는 무슨 높은 경지에 오르면 인품이 훌륭해지고 감정의 틀에서 벗어난다는 착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진짜로 그렇게 된다면 카이라스는 기꺼이 10 서클 마스터의 경지도 포기해줄 생각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이 어디 인간인가?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하지 않고, 미워할 적을 미워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게 된다는 것이기도 했고 죽음보다도 더욱 끔찍한 일이었다.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라고 용서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카루스. 네 녀석은 그만큼의 죄를 지었으니깐.'

그리고 카이라스의 검이 카루스를 향해 겨눠졌고 카루스 역시 손톱을 날카롭게 세우고 날카로운 이빨들을 드러내며 카이라스를 향해 으르렁 거렸다.

"인챈트, 뜨거운 지옥의 불길 헬 파이어!"

슈우우우!

카이라스의 오러 블레이드와 오러 서클에 8 서클의 마법 헬 파이어가 서서히 스며들어갔고 그의 푸른 색의 오러 블레이드는 검붉은 색으로 변화했다. 이 검붉은색의 오러 블레이드야말로 암흑투기와 마왕의 권능을 제외하고 순수한 그의 힘인 마검정합일 중 마법과 검법의 힘을 합일시킨 마검합일의 초입이라 할 수 있는 기초적인 것이었다.

"크륵?"

그리고 척 보기에도 뭔가 심상치 않아 보였는지 카루스는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며 대칸으로서의 권능으로 자신의 스피드를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다. 안 그래도 음속을 초월하는 속도를 가졌던 카루스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면 그 속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테였지만 카이라스는 그가 권능을 사용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재미가 있을 것이었으니깐.

"어차피 넌 여기에서 살아 돌아가지 못해. 그리고 카루스, 인간을 습격한 미친 개는 몽둥이로 패 죽여야 제 맛이겠지?"

카이라스가 사용하는 검은 크기도, 무게도 상당해보이는 대검 계열. 그리고 그 속에는 막강한 헬 파이어의 기운이 담겨져있었고 닿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고통을 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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