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6화 〉[전대의 늑대인간] (116/380)



〈 116화 〉[전대의 늑대인간]

"후, 훗! 과연 이 여왕님의 남편 다운 실력이네?"

카이라스가 만들어진 영상 마법을 통하여 카이라스와 카루스의 싸움 장면을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 본 디아나가 살짝 허세를 부리면서 말했다. 그렇지만 카일라도, 셀리나도, 유리아나도 모두 디아나의 말에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강해..."

카이라스의 강력한 힘을 본 카일라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 후 그녀는 자신의 검을 쳐다보았다. 24 살에 그랜드 소드 마스터 초급의 경지에 오른 후 매일매일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끝에 1 년이 지난 25 살인 지금에 이르어서는 중급의 경지를 서서히 엿보는 그녀였다.

그렇지만 시공회귀 이전의 기억을 통해서 보여준 10 서클 마스터인 카이라스의 가공한 힘에는 비교할 수 없었지만 지금 카이라스가 지닌 힘들도 강력했다.

특히나 그녀들은 모두 저것이 카이라스가 가진 모든 힘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 잘 알고 있었기에 그의 강력한 힘에 놀라워했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두려워하겠지만 아직 어려서 결혼을 못한 사촌여동생일 뿐인 유리아나를 제외한 나머지 셋은 모두 그의 아내들이었기에 남편의 강함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반면 대결의 장면을 본 디아나가 카루스에게서 빼돌려 구출한 디아나의 황금빛 머리카락만큼이나 눈부시고 찬란한 황금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미녀, 티세라 왕비는 여전히 알몸으로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 세상에 어머나! 15 살에 저런 힘이 가능한거야?'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무위와 9 서클의 마법사로서의 신위. 어느 한 쪽만 해도 굉장한 나이임에도 두 개의 힘을 모두 지닌 저 잘생긴 흑발의 소년은 너무나 압도적으로 늑대인간들의 대칸, 카루스를 쓰러뜨렸다.

두근-

티세라 왕비는 잔인한 광경들이 무섭기도 했지만, 9 서클의 마법사인 카이라스의 강력한 무위에 4 서클의 마법사로서 깊은 동경심이 피어올랐다. 특히나 항문을 범해지던 중 그에 의해서 구원을 받았기에 그를 향해 감사하는 마음 역시 상당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구해준 사람에게도 경계를 하겠지만 순진한 그녀는 자신을 구해준 카이라스를 당연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그녀는 그와 같은 감정과는 별개로 늑대인간에게 비록 항문 뿐이지만 정절이 더럽혀지고 말았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 훨씬 강력했다.

"저, 티세라 왕비님이라고 하셨죠?"

그 때 그녀의 귀에 맑은 아직 변성기를 거치는 중인듯한 소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녀에게 말은 건것은 흑발에 적안을 가진 미소녀, 뱀파이어 프린세스 셀리나였다.

마음씨 착한 그녀는 티세라 왕비에게 그녀의 아름다운 눈부시게 새하얀 알몸을 가려줄 것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디아나가 그녀를 빼돌릴때 드레스는 비록 줍지 못했지만 그녀도 같이 은근슬쩍 벗겨져 떨어져있는 그녀의 팬티와 브래지어를 주워와 묻어있는 흙들을 깨끗히 닦아내어준 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주워온 것은 아까전이었지만 건네주기가 부끄러웠던 그녀는 카이라스가 카루스를 쓰러뜨린 지금에서야 겨우 용기를 내서 건네주게 되었다.

"여기, 일단 이거라도 입고 계세요."
"아, 고...고마워."

셀리나가 건네주는 속옷들을 받은 티세라 왕비는 아직 공포감이 가시지 않았는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를 표하면서 속옷들을 받았다.

왕비이기는 해도 시녀들에게도 언제나 장난스럽고 부드럽게만 대했었지 고압적인 태도는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순진하고 순수한 성격의 여인인 그녀에게 이번에 당한 강간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고 그렇기에 그녀는 속옷들을 받고도 착용을 하지도 못했다.

자신의 음부와 항문에 묻어있는 그의 침들과 자신의 항문 깊숙히 그의 거대한 흉물이 들어가 쑤셔댔다는 충격, 그리고 입술까지 빼앗겼던 그녀는 너무나 무섭고 힘들어 정신적으로도 깊은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저기, 괜찮으세요?"

착한 셀리나는 그녀의 불안감을 달래주려는지 옆에서 그녀를 불렀다. 현재 이곳에서 그녀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오직 그녀 하나 뿐이었다.

언제나 차갑고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카일라는 그저 검만을 손에 쥐고 있었고, 디아나는 티세라의 아름다운 미모와 맛있어보이는 체향에는 살짝 관심을 두지만 그 이상에는 흥미가 없이 오직 카이라스가 나오는 영상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고, 어린 유리아나는 티세라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우물쭈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직 9 살 밖에 되지 않았기에 카이라스도 그녀에게 너무 잔인한 장면들을 보여주긴 이르다여겨 그녀를 마법으로 잠재운 후 카일라에게 맡겼다가 방금에서야 일어났기에 아직 그녀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아르칸 왕국에서 음모를 꾸민 늑대인간을 카이라스가 처리하려고 하는 것이 그녀가 아는 유일한 정보였다.

"저, 티세라 왕비님?"
"...응, 왜?"

티세라 왕비는 셀리나가 계속해서 자신을 부르자 우울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우울하기 그지없는 표정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녀였지만 셀리나는 그녀의 얼굴에 담겨져있는 슬픔을 보고는 안쓰러운 감정을 느끼었다.

"저, 아르칸 왕국의 보물이라고 불릴만큼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그렇지만 사람을 달래는데 익숙하지 않은 셀리나가 먼저 한 것은 우선 칭찬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볼 때 진짜로 티세라 왕비는 놀라울만큼 아름다웠기에 그녀를 향한 칭찬은 진심이었고 그녀의 진심을 느낀 것인지 티세라 왕비 역시 살짝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이내 애써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으, 응...그 쪽도 많이 예쁘네..."
"......"
"......"

대화거리가 없는 셀리나와 티세라 왕비는 침묵에 빠져버렸다.

"모, 몸매 좋으시네요? 가슴도 크시고 엉덩이도 크시던데...정말 여자로서 부러워요."
"응, 고마워."

셀리나는 다른 부분의 칭찬을 해보았지만 그것을 끝으로 다시 침묵이 되었고 셀리나는 푹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전 누굴 위로해주는데 재능이 없나봐요...위로해주고 싶은데...흐윽.'

마치 성녀와도 같이 마음씨 착한 소녀, 뱀파이어 프린세스 셀리나의 눈가에 살짝 이슬이 고여졌다.

"저, 괜찮니?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운내."

티세라 왕비는 웬지 기운 없어보이는 셀리나를 살짝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불렀고, 위로를 해주려던 셀리나는 도리어 그녀가 위로를 받아버렸다.

*              *             *

카이라스가 카루스를 끝장 내기 위해 검으로 찌르려는 순간이었다.

"거기, 잠깐. 멈춰줄래?"

카이라스의 등 뒤에서 어떤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싫은데?"

그렇게 대답한 카이라스는 바로 카루스를 검으로 찔렀다.

푸욱!

"크억!"

그의 9 서클 마법인 맥시마이즈 익스틴션가 인챈트 되어있는 검에 찌린 카루스는 재생력이 이미 소모되어있는 상태였기에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이윽고 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로서 시공회귀 이전에는 수많은 인간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늑대인간들의 전대 대칸, 카루스는 사망했다.

"이건 너무한데? 멈춰달라고까지 했는데 말이야."
"멈춰달라고 죽일 적을 죽이는 것을 멈추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거의 없지."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뒤로 돌아섰고 그의 두 눈에 황금빛의 머리카락에 갈색의 눈동자를 지닌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음에도 요염하면서도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인의 모습이 비춰졌다. 카일라와 디아나 등에 비견될만한 미모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상당한 미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암컷 늑대인간..."
"암컷이라니, 실례인 말을 하는군?"

바로 여성 늑대인간이었다.

또 그녀는 특이하게도 검을 들고 있었는데 기본적인 신체능력이 우월하고 손톱이라는 무기가 있는 늑대인간들은 검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 카루스 역시도 위장신분을 위해서 검을 사용했을 뿐, 그의 주무기는 어디까지나 날카로운 손톱이었으니깐.

"그 녀석은 우리 늑대인간 족의 대칸이야. 그런 대칸을 죽이다니...뭐, 상당수의 늑대인간들은 카루스가 그저 너보다 약했기에 죽었을 뿐이라며 원한을 품지 않겠지만..."
"...여기서 싸울 생각인건가? 암컷 늑대."

카이라스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그의 7 가지 사고 중 1 가지의 사고는 약간 혼란스러워했다.

'대체 저 늑대인간은 뭐지? 저런 늑대인간은 미래에서도 없었는데...전쟁이 일어나기 이전에 이미 죽었던 늑대인간인가?'

카이라스는 그렇게 의문을 품었지만 아무리 기억을 뒤져도, 정보를 정리해봐도 애초 답이 나올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그런 늑대인간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것이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저 늑대인간이 보유한 기세가 무척이나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최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내 이름은 에르나. 지금은 은퇴한 전대 대칸이지. 은거를 해서 적당히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아가씨로 생각해도 돼."
"전대 대칸."

카이라스는 에르나의 소개를 통해 그녀의 신분과 강렬한 기세를 납득했다. 전대 대칸이라면 확실히 이런 강함을 지니고 있을만도 했다.

"그 쪽이 카이라스 폰 아르테일,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였지? 아마."
"잘 알고 있군. 지금 나와 싸우기라도 하려는건가?"
"아니, 싸워봤자 내가 질 것이 뻔한데 왜 싸워? 그저 재수없는 바보이기는 하지만 그대로 대칸이니 카루스가 죽는 것을 막으려고 와서 말해본건데...정말 가차없군."

그렇게 말한 에르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대칸의 권능은 회수를 해야겠어. 그건 차기의 대칸에게 물려줘야하거든. 그러니 비켜줄래?"

늑대인간들의 대칸들은 기본적으로 늑대인간이 전투를 중시하는 종족인만큼 자신이 혹시 죽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의 권능을 대칸의 지위에 오른 늑대인간에게 넘겨줄 수 있는 관리자를 하나 선별해놓기 마련이었다.

관리자들은 늑대인간들의 대칸의 권능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정당한 후계자에게 넘겨줄때까지 관리를 할 수 있었지만 젊은 대칸이었던 카루스는 자신이 죽을시 권능을 관리하게 될 관리자를 선별하는 것을 미루며 티세라 왕비를 손에 넣기 위한 음모를 10 년간이나 꾸몄었고 그 동안 당연하게도 관리자를 선택하는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그가 죽자 전대 대칸인 그녀가 직접 와서 대칸의 권능을 회수하려는 것이었다. 마침 그녀가 근처에 있었기에 카루스의 피냄새를 맡을 수 있던 것이 그녀에게는 그야말로 천운이었다.

"늑대인간들의 대칸의 권능이라...내가 넘겨줄 것이라고 생각해?"

카이라스 역시 카루스가 죽은 후 그 자리에 머물러 어쩔 줄 몰라하는 늑대인간들의 대칸만이 가질 수 있는 권능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었기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로서는 늑대인간들이 강력한 힘을 가지지 못하게 이 권능을 없애버리는게 이득이었다. 강력한 힘을 지니 권능이긴 하지만 3, 4 일 정도를 투자한다면 지금의 그로서도 충분히 없앨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순순히 넘겨줄 수는 없어? 난 그 쪽에 해를 끼칠 생각이 없는데 말이야."
"그걸 신뢰할 수는 없지. 당장에 날 공격할 생각이 없다해도 말이야. 언젠가는 적이 될지도 모르거든."
"그래, 그렇단 말이지...그렇다면..."

스르릉-

에르나는 자신의 검을 카이라스에게 겨누었고 카이라스가 경계심을 끌어올린 순간이었다.

"?!"

카이라스가 움직임을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에르나에게로 대칸의 권능이 날라갔고 자신에게 날라온 갈색 빛의 기운 형태인 대칸의 권능을 받아든 그녀는 빠르게 그 권능을 흡수해 단숨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전대 대칸이었던 그녀였기에 대칸의 권능은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었다.

"흐음~나는 이제 밀려난 퇴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정말 이건 오랜만의 재회인데."

에르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카이라스를 쳐다보며 섹시하고 요염한 얼굴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럼, 잘 있어. 나는 이만 갈께."
"내가 보내줄 것이라고 생각하나보군?"

그리고 카이라스가 다시 스페이스 슬래쉬를 인챈트하고 검을 움직여 공간을 베어버리려고 할 때였다. 에르나는 그 순간 허공을 향해 검을 몇번 휘둘렀고 그녀의 주변에는 공간이 왜곡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공간왜곡?!'

그리고 왜곡된 공간을 타고 빠르게 사라져버린 에르나를 놓쳐버린 카이라스를 향해 세르티네스가 말했다.

[카이라스. 방금 그거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올랐기에 쓸 수 있는 힘이었지?]
'맞아.'
[아무래도...저 늑대인간은 좀 특이한거 같군? 늑대인간이 검술까지 익히고 있다니 말이야. 그것도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를 정도로 말이야.]
'대칸의 권능...소멸시켰다면 유리했을텐데. 뭐, 카루스를 죽였으니 목적은 이뤘지만 말이야.'

카루스를 죽였으니 아까전 에르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늑대인간이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이제 그녀를 제외하고는 대칸의 권능을 가진다고 해도 그처럼 강력한 힘을 발휘할 늑대인간은 없을 것이었다. 에르나라고 한 늑대인간을 제외한다면.

'어쩌면...예상을 했던대로 이종족들 사이에서도 은거를 한 고수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곘군.'

당장 에르나의 실력은 늑대인간들의 대칸으로서의 권능이 합쳐진다면 시공회귀 이전의 카루스와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강자였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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