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0화 〉[크세스 사막의 유적에 위치한 던전] (130/380)



〈 130화 〉[크세스 사막의 유적에 위치한 던전]

[여기로군.]
'그래, 여기야.'

몇 시간에 걸친 수색 작업 끝에 카이라스는 유적의 위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유적이라면 이렇게 간단히 발견하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던전형 유적들의 경우는 카이라스에게는 발견하는 것이 일반적인 유적들보다 훨씬 쉬웠다.

바로 일반적인 유적들과는 달리 던전형의 유적들은 마계와 같이 막대한 마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계와 같이 막대한 마기를 머금고 있으며 수많은 마물들이 사는 던전은 비록 밖에까지 마기를 풍기지는 않지만 막대한 마이너스 에너지로 인한 음침한 느낌을 밖으로 풍기기 마련이었다.

그 느낌을 감지해내는 것이 일반적으로 기감에 민감하여 그런 느낌을 감지하기 쉬운 그랜드 소드 마스터나 8 서클 이상에 오른 대마법사들이 하는 일이기도 했다.

특히나 카이라스는 9 서클의 마법사였지만 10 서클의 마스터였던 깨달음을 보유하고 있는 덕분에 다른 9 서클의 마법사들에 비해서 훨씬 뛰어난 기감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10 서클일때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지금도 카이라스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카일라나 뱀파이어 퀸인 디아나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기감을 지니고 있는 것이었다.

"라스, 찾았어?"

카이라스가 움직임을 멈추자, 카일라가 던전을 찾았냐고 물었고 카이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입구는 찾았어. 유리아나, 티세라, 레이나. 다시 말해두는데 절대로 내 옆에서 떨어지지마. 그리고 셀리나, 이번 던전에서는 너도 가능하면 내 옆에서 떨어지지마. 여기 마물들은 모두 강하거든. 저번처럼 장난으로 할 수 있는 던전이 아니야."
"응!"
"네, 스승님."
"네, 선생님."
"네, 주인님."

그녀들의 대답을 들은 카이라스는 살짝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천천히 마나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수많은 모래들을 들어올려 치우면서 동시에 주변의 모래들이 쏠리지 못하게 마법으로 장벽들을 쳐두었다. 그러자 거대한 지하로 가는 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끼이이익!

그리고 카이라스의 마나에 의해 거대한 지하로 가는 문이 들어올려지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고, 카일라가 검을 빼든채로 먼저 선두에 섰고 그녀의 뒤에는 디아나가 섰고, 디아나의 뒤에는 카이라스가 다른 여인들을 데리고 섰다.

셀리나의 경우야 마물 하나와는 상대할 수 있겠지만 이곳의 마물들은 셋이 모이면 소드 마스터 급의 검사도 상대할 수 있을만큼 강력했기에 그녀 역시 큰 도움이 될 수 없었다.

티세라의 경우야 카이라스가 준 팔찌로 인해서 아티팩트에 저장된 7 서클의 마법들을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그녀의 본질은 4 서클의 마법사였기에 그녀 역시 도움이 될 수 없었고, 아직 어린데다가 소드 익스퍼트에 불과한 유리아나와 레이나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기에 카이라스는 각종 보호마법들을 그녀들에게 쳐준후 선두에 설 카일라와 그 다음에 서있는 디아나에게도 여러 보호마법을 쳐주었다.

이곳의 마물들은 강하기에 오러 가드와 오러 베리어를 사용하는 카일라나 블러드 마나를 통한 방어능력을 가진 디아나라고 해도 실수를 하면 다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안으로 들어왔을때 카이라스는 천천히 문을 닫았다. 문을 계속 열어놨다가 모래라도 들어오면 유적의 내부까지 모래로 가득찰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래들이 가득찬다고 해도 카이라스는 얼마든지 생매장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성가신 일을 일부로 당할 이유는 없었다.

'오랜만이군 이곳도.'

손에는 라이트 마법을 생성하여 빛의 구를 만들어 주변을 환하게 한 후 6 명의 여인들과 함께 내려가며 카이라스는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시공회귀 이전, 카일라와 유리아나와 함께 유적들을 탐사하며 던전들을 공략하던 그는 사막에서 한달 동안 돌아다니며 유적들을 조사하다가 운이 좋게 '고작' 한달 만에 사막에서 이 유적을 발견할 수 있었었다.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제 3의 마도시대라 불리는 지금의 세대에서도 만들지 못할 강력한 아티팩트들을 구할 수 있었고, 또 10 서클에 대한 실마리가 적혀있는 책 역시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었다.

또 이곳의 보스인 발록의 경우는 꽤나 강했었고 소드 마스터였던 당시의 유리아나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었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였던 카일라와 9 서클 마스터였던 그의 합공에 발록은 약간 귀찮았기는 해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었었다.

당시의 그는 검술도 없었고, 정령술도 없었으며 오직 9 서클을 마스터한 마법만이 있었고 지금보다 마법의 운용력도 한참 떨어졌었지만 그래도 다른 9 서클의 마법사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했던 그였다. 동급의 9 서클 마스터가 셋이 덤벼도 감당해낼 수 있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랬던 그였기에 발록은 그다지 어려운 상대는 아니었고, 거기에 상급과 최상급의 경계에 있던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카일라의 도움까지 합쳐지니 정말 어렵지 않았었다.

그렇게 자신이 있었기에 그는 이번에 셀리나는 그렇다쳐도 유리아나와 레이나, 그리고 티세라까지 전부 이곳 던전으로 데리고 온 것이었다.

특히나 이곳 던전의 내부는 그는 전부 파악을 하고 있었기에 시공회귀 이전보다 난이도가 훨씬 쉬울 것이었다.

시공회귀 이전 때 왔을때와는 달리 카일라의 경지는 한참 아래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그녀 역시 그랜드 소드 마스터였고, 또 디아나의 실력은 그 때 당시 때의 카일라보다 위에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그 때의 나보다 강하지.'

지금의 그는 9 서클의 익스퍼트의 후반대였지 9 서클의 마스터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검사이기도 했고 상급의 정령사이기도 했으며 암흑투기와 마왕의 권능까지도 보유하고 있기도 했다.

그 당시 때의 그보다 종합적으로 치면 더욱 다재다능하고 강한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계단이 끝이 나고 평평한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고 1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던전으로 들어가는듯한 입구가 보였다.

'이곳에서 준비를 하고 들어가라는거지.'

[마기가 상당히 짙군...꽤나 강력한 마물들이 있을만한 곳이로군.]

던전의 입구가 바로 앞이기 때문인지 대마왕 출신 답게 던전의 내부에 가득한 마기를 알아차린 세르티네스의 말에 카이라스는 아주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에 연습을 해뜻이 카일라 누나와 디아나가 선두에 서고 나는 뒤에서 마법을 보조하는 식으로 할께. 하지만 S급 난이도의 던전들은 트랩들도 성가시다니까 주의해야해. 특히 너희 넷은 내 옆에서 떨어지지마."

카이라스의 말에 아직 전투능력이 약한 4 명이 고개를 끄덕였을때 디아나가 살짝 손을 들면서 물었다.

"카이라스, 잠깐 궁금한게 있어."
"뭔데, 디아나."
"이곳의 던전에 대한 공략본 말이야. 나한테도 건네줄 수 없어? 우리도 알아두는게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야."

이곳 던전에 대한 지식들을 자신에게도 전송을 해달라는 디아나의 요구에 카이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지. 카일라 누나. 누나도 건네줄테니 잠시 둘 다 받아봐."
"응, 알았어."

카일라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카이라스의 앞으로 걸어왔을때 카이라스는 천천히 이 던전에 대한 지식들만을 골라서 8 서클의 마법, 핸드 다운 어 놀레지를 시전했다.

"지식의 전이, 핸드 다운 어 놀레지!"

카이라스의 손에서 나온 빛이 두 갈래가 갈라져 카일라와 디아나에게 명중했고, 이전과는 달리 그다지 많은 양의 지식들도 아니었기에 카일라와 디아나는 순식간에 그 정보들을 소화해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스승님, 던전의 정보를 알고 계신거에요?"

카일라와 디아나에게 지식의 전이가 끝나자마자 티세라가 카이라스에게 물어왔다.

"응, 알고 있어. 여기 공략본도 알고 있고 말이야."
"이곳에 와 보셨었나요?"
"와보기는 했는데...공략본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줄 수 없는 비밀이야. 나중에 티세라가 6 서클에 오르면 그 때 알려줄께."
"네..."

티세라는 카이라스의 말에 호기심을 접고 살짝 뒤로 물러났다. 반면 이전에 15 살이 되면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고 이미 말을 해둔 유리아나는 얌전히 있었고 레이나 역시도 그 푸른 눈동자로 잠시 카이라스를 말 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에게도 언젠가는 알려주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녀의 눈빛은 마치 성인이 되었을때의 그녀의 눈빛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유일하게 자신과의 관계를 제외하면 맺고 끊음이 확실하며 강단 있던 그녀는 12 살인데도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지 않을 것을 이미 알고는 아예 묻지 않고 있었다.

'참, 철이 일찍 들었지.'

아직 12 살 답게 어린애 다운 면모들도 많이 있지만, 엄마인 티세라보다도 딸인 레이나가 어쩌면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할지도 몰랐다.

'S급 던전의 내부를 보여주는 것도, 트랩들과 마물들을 처리하는 법을 보여주는 것도, 발록과의 싸움을 보여주는 것도 모두 경험이 될테니...'

그리고 카이라스는 이제 들어가기에 앞서서 검사로서의 기감, 마법사로서의 기감, 정령사로서의 기감 등을 모두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다. 보호해야할 여인들이 4 명이나 되는 그는 7 개의 사고 중에서 4 개의 사고를 각각 그녀들에게 한 명씩 집중시킨 후 나머지 3 개의 사고들만을 전투에 사용할 생각이었다.

직접적인 전투는 카일라와 디아나가 해줄 터였으니 그가 해야할 일은 그녀들을 보호하며 뒤에서 원거리 지원을 해주는 것이었으니깐.

"이제...던전으로 진입하자."

이제 던전의 공략이 시작되었다.

*              *             *

숲.

던전의 내부는 그야말로 거대한 숲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숲이 아닌 그야말로 마계의 숲을 그대로 중간계에 내려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이 숲에는 수많은 마물들이 살아가고 있었고, 또 번식을 하기도 했다.

"그야말로...마계가 따로 없네."

기억을 통해 보기는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본 것은 또 달랐기에 디아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검붉은 안개가 곳곳에 휩싸여있는 숲은 보는 것만으로도 불길한 느낌을 불러 일으켰고, 곳곳에서 흉포한 마물들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으며 나무들의 모습 역시 마기에 의해서인지 불길한 느낌을 느껴지게 하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던전의 시작이었다.

"......"

카이라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눈으로 숲의 너머를 바라보았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마물들이 공격해올지 모르는 것이 바로 이곳의 숲의 특징, 하지만 공략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던전인만큼 앞으로 나아가도록 숲들 사이로 평평한 길이 나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두 보호마법이 쳐져있으니 기습 공격도 타격을 입히긴 못하겠지만...조심해. 이 던전은 단순히 마수들만 있는 것이 아닌 마족들도 있으니까. 아직 초반이니 마족들은 없겠지만 이곳은 꽤나 성가신 팬텀울프들의 영역이야."

어우우우우~

그리고 사방에서 늑대들의 울음소리가 때마침 들려왔고, 늑대인간에게 안좋은 기억이 있던 티세라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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