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2화 〉[S급 던전에서 보내는 밤]
마계의 숲을 통째로 가져온 듯한 이 던전에는, 마계의 호수를 그대로 가져온듯한 거대한 호수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 호수에서 사는 수많은 수중 마물들은 마계의 생태계를 그대로 이루어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이 던전은 마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것도 최상급 마족들조차 위험하게 여길 형태로만.
"쉬이잇..."
9 개의 거대한 뱀의 머리가 호수 밖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수 중에서도 최상위급에 속한다는 물가에서 사는 마수, 9 개의 머리를 가진 뱀들의 여왕인 히드라였다.
무시무시한 맹독과 머리가 잘라져도 오히려 두 개의 머리로 재생을 하는 히드라는 죽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알려진 그야말로 최상위급에 속하는 마수였고 히드라를 죽이는 것은 머리를 잘라버린 후 그 자리에 불을 붙이는 것 뿐이었다.
그렇지만 소드 마스터 이상의 검사들이 쓸 수 있는 오러 블레이드 역시 히드라의 머리를 베어버릴시 머리를 잘라버린 후 불에 지진 것과 같은 효과가 같이 발휘가 되기에 소드 마스터에 이른 검사는 히드라의 9 개의 머리를 한 번에 상대하기는 힘들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검사에게 히드라는 아주 힘든 상대는 아니었고 또 8 서클에 오른 대마법사 역시 강력한 마법들을 사용함으로서 히드라의 머리들을 잘라버린후 빠르게 불태워버릴 수 있었으니 충분히 히드라를 압도할 힘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마수들 중에서 그런 능력을 가진 마수들은 없었기에 이곳에서 히드라는 수만년의 세월 동안 죽지도 못하는 불가사의한 몸이 된채로 호수가의 제왕으로서 군림하고 있었다.
비록 번식을 위한 수컷이 없다는 것이 서글펐지만 수만년 동안 동정녀로 살아온 그녀는 이미 수컷을 만나 짝짓기를 해서 번식을 하는 것은 포기한지 오래였다.
"쉬잇?"
그 때 히드라는 이상한 것을 감지했다. 아무리 마수 중 최상위급에 속하는 히드라라고 해도 근본은 뱀이기 때문에 시력은 무척이나 나빴다.
대신 뱀처럼 열을 감지하는 기관이 발달한 그녀는 여러 생명체의 기운들을 파악할 수 있었고...
콰아아아앙!
거대한 불들에 의해 머리가 흔적도 없이 재가 되어 사라진 후 몸통만이 남은 히드라는 수만년의 삶에 종지부를 찍었다.
"끼에에엑!"
숨어서 히드라를 두려운 눈으로 지켜보던 마수들이 히드라의 죽음에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주했다. 히드라가 눈 앞에서 죽은 모습을 볼 때 히드라보다 더 강한 괴물이 나타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호수 밖으로 나와서 몸통만을 남긴 히드라의 사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흑발의 소년, 카이라스였다.
히드라의 사체에 다가간 그는 마법으로 히드라의 배 부분을 절단한 후 손을 직접 넣지도 않고 그저 마나를 이용하여 가볍게 히드라의 사체 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꺼내고는 공중으로 띄웠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막대한 마기를 머금은 마정석이었다.
"후후, 괜찮은 걸 얻었네."
시공회귀 이전에 이곳에 히드라가 있던 것을 기억한 카이라스는 밤이 다가옴에 따라 수면을 취하는 동안 주변에 있는 강한 마물들을 미리 정리해두기 위해 이렇게 직접 나서서 마물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셀리나와 유리아나, 레이나와 티세라는 카일라와 디아나가 지켜주고 있고 또 그녀들은 일단 그가 쳐둔 몇 곂으로 이루어진 보호 마법진 안에서 지내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이동시라면 자신이 직접 보호를 확실하겠지만 이동을 하지 않고 마법진의 안에 있으면 안전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마음 편히 오늘 밤 쉴 장소의 주변에 있는 위험한 마물들을 미리미리 처리해가고 있었다.
히드라는 그 중에서도 마지막의 사냥감이었다.
"이제 슬슬 돌아가볼까."
이곳의 던전은 워낙에 넓고 위험했기에 하루 안에 통과하는 것은 무리였기에 일정 지점에서 휴식을 취해야했다. 그렇지만 수많은 마수들이 득실거리는 이곳 던전 안에서 그냥 잠에 든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과 동일한 행동이었고 그렇기에 지금까지의 그가 이렇게 고생을 한 것이었다. 편안히 밤을 보내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쳐둔 몇 곂의 보호 마법진의 내부로 들어온 카이라스를 6 명의 여인들은 각자 다르게 반겨주었다.
"어서와, 라스."
"빨리 돌아왔네."
"어서오세요, 주인님."
"아, 라스 오빠 돌아왔어?"
"어서오세요, 스승님(선생님)."
그녀들의 인사에 카이라스가 살포시 미소를 지었고, 이윽고 안전한 휴식처를 확보하자 밤이 상당히 깊어졌기에 잠자리 준비에 들어갔다.
던전에서 휴대용 하우스를 꺼낼 수는 없었기에 침낭을 아공간에서 우선 3명을 꺼낸 카이라스는 이어서 5 명은 충분히 누울법한 넓은 담요를 바닥에다가 깔았다. 당연하게도 3 명 분의 침낭은 유리아나와 레이나, 티세라를 위한 용도였고 넓은 담요는 자신과 아내들인 카일라, 디아나, 셀리나가 잘 곳...아니 밤 일을 할 곳이었다.
그리고 어린아이인 유리아나와 레이나는 던전을 계속 돌아다녀서 상당히 피곤했던지 유리아나는 금새 골아떨어져 깊이 잠에 빠져들었고, 레이나 역시 살포시 침낭의 안으로 들어가더니 얼마 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많이들 피곤했나보네요."
티세라가 그녀들을 바라보며 살포시 미소를 아름답게 지으며 카이라스에게 말했고 카이라스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둘은 아직 어리니 피로가 많이 쌓였겠지. 소드 익스퍼트라고 해도 어린아이인 이상 체력이 다른 소드 익스퍼트들보다 좋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면서 잠들어있는 유리아나와 레이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준 카이라스가 티세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도 그만 자지 그래? 억지로 참고 있지만 체력이 제일 약한 것은 너잖아. 티세라."
그저 말 없이 조용히 있으며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티세라의 육체는 지금 상당히 깊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나마 검사이기라도 한 유리아나와 레이나와는 달리 아예 마법사에 왕비로서 오랜 세월을 지내왔던 티세라는 당연하게도 체력 단련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그녀가 했던 것은 그저 건강을 위한 가벼운 운동 정도 뿐이었었다.
그렇다보니 그녀의 체력은 현저히 약할 수 밖에 없었고 지금까지 열심히 걸어온 것도 카이라스가 천천히 마력을 넣어주며 그녀의 육체의 피로를 가시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완벽한 피로회복은 역시 한 숨 푹 자두는 것이 최고였다.
"네, 스승님은 역시 사모님들과?"
티세라가 자세히 묻기는 부끄러웠는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묻자 카이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티세라, 너만 잠들면 그러려고 하는데?"
"저, 저...그..."
티세라의 아름다운 입술이 무엇인가를 내뱉고 싶어했지만 두려움 때문인지 쉽사리 입 밖으로 내질 못하고 있는 모습에 카이라스가 그녀의 손목을 잡자 티세라가 결국 용기를 냈는지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저, 저 구경을...해도 될까요?"
"......"
카이라스는 잠시 말 없이 그녀를 응시했고, 바닥에 깔려진 담요 위에 앉은 카일라와 디아나, 셀리나의 시선도 각자 다른 표정들을 지은채로 티세라에게 향했다. 그리고 디아나가 티세라에게 물었다.
"저기, 티세라. 혹시 관음증이야?"
"관음증이라니요?"
29 살이 되도록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티세라는 관음증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기에 고개를 귀엽게 살짝 갸웃하며 디아나를 쳐다보자 정작 당혹스러워진 것은 디아나였다.
"어, 음...그러니까...남들이 섹스를...하는 장면을 보면서 흥분하는 거랄까?"
"네? 그, 그런..."
티세라는 디아나의 직접적인 말이 창피했는지 얼굴이 부끄러워졌고, 살짝 촉촉한 푸른 눈동자로 디아나를 바라보며 그녀가 말했다.
"저, 저는 그저...스승님께 나중에 어떻게 해드려야할지..."
"...티세라. 그만."
카이라스는 티세라의 말을 살짝 막았고, 티세라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알았는지 부끄러움에 얼굴이 크게 달아올라있었고 카이라스와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어했다.
"...지금은 얘기하지 말자. 나중에 따로 얘기하자."
"네, 스승님..."
"구경은...후, 마음대로 해라. 뭐 상관없을테니까."
"네."
티세라는 부끄러웠는지 여전히 카이라스와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어했다. 그리고 그녀의 지금 모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자경험이 풍부한 카이라스는 잘 알고 있었다.
티세라의 지금의 얼굴은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소녀였다. 비록 무척이나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잘 보이기 싫어하던 시공회귀 이전의 레이나와는 상당히 달랐지만 눈동자에 담겨진 감정은 그 때의 그녀와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 동안 그녀를 구해준 후, 그녀를 데리고 있으면서 그녀를 제자로서 성심껏 돌봐줬던 것이 이유인듯 했다. 실제로 젊은 미남 마법사와 여제자가 사랑에 빠지는 일은 마법사들 세계에서도 1 년에 몇 번 정도는 일어나는 일이었다. 반대로 미녀 마법사와 소년 제자가 사랑에 빠지는 일들 역시 흔했다.
아무래도 가까이에서 지내다보면 그만큼 서로에게 깊은 정을 느끼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티세라는 전 남편인 카르쟌 1세가 카이라스에게 맡긴 것이었고, 또 카르쟌 1세는 티세라를 원한다면 아내 중 하나로 삼아도 좋다고까지 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티세라는 무의식 중에 특히나 그것을 깊이 받아들였을 것이었다.
'당장 하고자 한다면...티세라는 쉽게 나에게 몸을 넘겨주고 아내가 되겠지.'
아르칸 왕국의 제일미녀를 이렇게 얻기 쉽다는 것이 실소까지 나왔다. 절대적인 힘이 있으면 여자들이 쉽게 꼬인다지만 자신은 아무래도 뭔가 그 이상인듯했다.
마치 꼬이고 꼬인 운명 같다고 할까?
'레이나...'
카이라스는 깊이 잠들어있는 레이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어린 12 살의 소녀에 불과하지만 지금의 그 역시 고작 15 살의 소년이었고 갓 성인식을 치룬 그는 그녀가 성인이 되기까지의 3 년을 충분히 기다릴 수 있었다.
티세라가 레이나의 어머니인 이상 쉽게 당장 티세라를 안을 수는 없었다. 한 번 안은 여자는 평생 책임을 진다는 것이 그의 신조였으니깐.
스윽
카이라스의 손이 부드럽게 티세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15 살의 흑발의 소년이 29 살의 금발의 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광경은 부조리해보이는 광경이었지만 티세라는 카이라스의 손길에 미소를 지었고, 카이라스는 그녀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고 금발에 붉은 눈동자를 한 아름다운 그의 둘째 아내인 디아나에게 물었다.
"근데 디아나, 너는 어떻게 관음증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던거야?"
"읏, 그...그건...훗, 이 여왕님이...그런 걸 모를리..."
"원래라면 천박한 단어를 일일이 기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디아나 다운 말일텐데...이상한데?"
"읏, 따...딱히 야설을 자주 읽은 것은 아니야...앗!"
"......"
스스로 자폭 발언을 해버린 디아나는 창피함에 고개를 푹 숙이며 도망가고 싶다는듯한 분위기를 확 풍겼고, 그녀의 모습을 가만히 보던 카이라스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보다가 담요 위의 카일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싸늘한 냉기를 머금고 있는 차가운 인상의 은발의 미녀인 자신의 아내에게 다가간 카이라스는 천천히 카일라에게 약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카일라 누나, 곧 생리주기인데 괜찮아?"
"...아까부터 아파. 생리가 시작됬나봐."
카일라가 아주 살짝 눈을 살짝 찡그리며 솔직하게 아픔을 말했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그녀라고 해도 여자인 이상 생리주기는 피할 수 없었고 지금이 바로 그녀의 생리가 시작하는 날이었다.
할짝-
셀리나가 무심결에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마치 음식을 보는듯한 눈으로 잠시 카일라의 짧은 바지에 가려진 음부가 있는 허벅지 사이를 바라보며 그녀의 '생리혈'을 생각하며 군침을 삼키다가 이내 황급히 놀라며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