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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8화 〉[하늘의 마수, 지즈의 무리] 2 (138/380)



〈 138화 〉[하늘의 마수, 지즈의 무리] 2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여유로운 태도로 앞으로 나왔고 카일라는 이런 쪽에 솔직히 말해서 자신이 없었고 또 그렇다고 큐브 퍼즐을 없애자니 농락을 당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었기에 연분홍빛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큐브 퍼즐을 바라본 카이라스의 시선이 빠르게 큐브 퍼즐을 흩어본 후 그의 7 개의 사고가 일제히 빠른 속도로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역시 시간에 따라서 위치가 자동적으로 변하게 되어있군.'

시공회귀 이전과는 큐브가 색깔들이 위치해있는 곳이 틀렸고 당연히 푸는 방법 역시 틀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가공할 연산력에 7 개의 사고를 움직이는 것으로 어마어마한 속도로 순식간에 답을 계산했고 그는 계산에 따라 실수 없이 손을 움직였고 불과 30 초도 걸리지 않아서 답안지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답안지를 맞추게 되자 큐브 퍼즐은 그대로 바닥으로 쿵- 하고 추락했고, 폭발의 기능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러자 큐브 퍼즐의 10cm 위의 허공에 고대어로 된 글씨들이 떴고, 번역 마법에 의해서인지 카이라스는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물론 고대어를 익힌 카이라스는 번역 마법이 없더라도 읽을 수 있었지만.

[30 초 안에 이 답을 풀다니...대단...]

허공에 뜬 글씨들은 그런 모양을 보이면서 사라졌다. 이 큐브 퍼즐은 답을 푸는 순간 시간대에 맞춰서 그에 따른 메세지가 뜨는듯 했는데 던전의 제작자 역시 30 초 내에 푸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는지 무엇인가 많이 생략이 되어있었다. 시공회귀 이전의 카이라스는 퍼즐을 푸는데 1 분 정도 걸렸었기에 당시 그가 봤던 메세지는 "1 분 안에 이 답을 풀다니! 정말 대단한 천재로군, 자네는!" 이라는 내용을 봤었었다.

"끝났어."

카이라스는 정말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고작 이 정도의 퍼즐을 풀지 못한다는 마법왕의 칭호를 반납하기에 앞서서 대마법사의 타이틀을 반납해야했으니까.

그렇지만 그의 일행 중에서 이 퍼즐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틈틈히 카이라스에게 마법을 배우고 있는 셀리나와 티세라는 아직 대마법사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한참 미숙했기 때문에 카이라스와 같이 퍼즐을 푸는 것은 무리였다.

"정말 선생님은 굉장히 천재시네요."

생각을 하기만 해도 머리가 아픈 큐브 퍼즐을 불과 30 초만에 풀어버린 카이라스의 천재적인 두뇌에 레이나가 숨김없이 감탄을 들어냈다. 그것도 퍼즐을 이동시키는데 걸린 시간이 29초지 실제로 그가 답을 계산해내는데 걸린 시간은 1초 밖에 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이 천재적인 두뇌도 10 서클 마스터인 마법왕 카이라스의 두뇌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이른바 '멍청한 돌대가리'에 불과했다.

물론 그렇게 따지자면 이 세상에 돌대가리가 아닌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그만큼이나 시공회귀 이전의 카이라스의 두뇌는 지금의 카이라스의 두뇌를 깔보고 우습게 여길 정도로 뛰어났다.

'셀리나와 티세라가 지금의 내 수준의 두뇌가 되는 것도 무리겠지.'

그렇지만 지금 그의 두뇌만 해도 고금을 통틀어서 찾아볼 수 없는 천재적인 두뇌였다. 그를 제외하면 최고의 천재라 할 수 있는 그의 아버지인 루스칼리스의 지금의 두뇌도 지금의 그보다 좋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티세라의 경우는 대마법사까지가 목표였고, 셀리나의 경우는 이미 뱀파이어로서의 권능이 있기에 마법은 아무래도 보조적인 성향이 강했다.

"라스 오빠는 원래 옛날부터 뭐든지 잘했어."

유리아나가 살짝 자랑스러운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륙에서 최고의 천재들의 출신지로 이름난 천재 마법사 가문인 아르테일 공작가의 직계를 피를 가지고 있는 그녀였지만 그녀는 마법에 대한 재능은 평범하기 그지 없었고 대신 돌연변이인 아버지 카이우스의 피를 이은 딸 답게 검술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두뇌는 그냥 일반인들 기준으로는 천재에 속하겠지만 마법사들 사이에선 별로 대단할 것이 없는 두뇌였고 그녀로서는 당연하게도 저런 머리 아픈 것을 가볍게 푼 카이라스가 대단해보일 수 밖에 없었다.

큐브 답게 정사각형인 저 네모난 것은 1m²나 되는 크기만큼이나 색깔의 종류 역시 다양했다. 풀려고 시작을 할 때까지 일정 시간이 지날때마다 불규칙적으로 색상들이 바뀌는지라 어지럽히 흐트러져있는 그것들을 정확하게 한줄당 한 종류의 색만 가득채우도록 정리해야하는지라 3 분 안에 푸는 것은 정말 대마법사가 아니면 못할 짓이었으니까.

"카일라 누나, 이제 곧 지즈들이 있는 곳이니 여긴 디아나가 선두에 서게 하자. 함정은 없으니까."
"알았어."

생리 중이나 예민하긴 하지만 카일라는 순순히 카이라스의 말에 따라주었다. 베헤모스의 무리들은 자신이 처리했으니 디아나에게 지즈들의 무리를 처리하는 것은 양보하려는 것이었다.

이미 카이라스가 디아나에게 주기로까지 했고, 디아나가 그렇게까지 카이라스의 허락을 받기 위해 설득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것을 자신이 끼어들어 방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생각했고 또 그것을 철 없이 나대는 짓이라고 취급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지즈의 무리들이 있는 곳까지는 함정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선두에 선 디아나는 뱀파이어 특유의 막강한 시력을 통해서 멀리 있는 지즈들을 파악하고는 천천히 뱀파이어 퀸의 권능 중 가장 강대한 공격기를 준비했다.

그렇지만 앞장 서서 걸으면서 권능을 준비하던 그녀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고, 카이라스는 물론이고 디아나의 바로 뒤에서 걷던 카일라 역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

디아나는 말 없이 가만히 서있었는데 살짝 떨리는 것이 무엇인가를 까먹었다가 기억해낸 모습임을 알아본 카이라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디아나? 혹시 설마 무엇인가 까먹은거야?"
"저, 전혀 아니거...든..."

디아나는 고개를 홱- 돌리며 카이라스의 말을 부정했지만 거짓말을 할 때의 그녀의 버릇대로 끝의 목소리가 작아져있었다.

"디아나."

카이라스가 강조하는 듯한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자 디아나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헀다.

"미안...나 거짓말 했어. 실은 지즈들을 쓸어버릴 권능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매개체로 쓸 피가 부족해...베헤모스의 사체에서 피 좀 나눠줄 수 있어?"
"디아나, 베헤모스의 피는 비싸."
"...알아."

카이라스와 함께 아르테일 공작가에서 생활하면서 디아나도 이제 마법사들이 몬스터들의 사체와 마수들의 사체를 얼마나 비싼 값에 쳐주는지 잘 알고 있었다. 정확한 시세는 모르지만 최상위급 마수인 베헤모스의 피면 가격은 무척이나 비쌀 것이었다.

특히나 아르테일 공작가의 흑마법사 거주 지역에서 생활하는 흑마법사들 사이에서는 값은 더욱 높게 쳐질 것이었다.

그렇기에 디아나의 목소리가 상당히 기가 죽어있었지만, 카이라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마누라가 필요하다는데 아무리 비싸다고 해서 못 줄 것은 없어. 그러니까 부담 가지지마. 애초 우리는 부부 잖아?"
"...응."

카이라스의 말에 디아나의 표정이 금새 환해졌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그녀를 향해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아공간에서 베헤모스 하나의 사체를 꺼내서 옆에 둔 후 바로 파트 워터 마법을 사용해 베히모스의 체내에 있는 막대한 피를 꺼내고는 허공으로 띄웠다.

"디아나, 뱀파이어 퀸의 권능 중에 피를 보관해두는 권능이 있었지? 그것으로 저장해."
"응, 알았어."

마법사들에게 아공간이 있어서 물건을 자유롭게 꺼낼 수 있듯이 뱀파이어들의 권능 중에서는 권능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재료(?)인 블러드 마나와 피 중 피를 종류별로 보관해뒀다가 필요할 때 언제나 꺼내 쓸 수 있게 해주는 아공간 계열의 권능이 존재했다.

그리고 디아나의 손에서 나온 붉은 안개의 기류가 허공에 떠있는 막대한 피들을 감싸더니 이윽고 디아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 권능을 쓰기는 충분해."
"다음 부터는 피를 좀 미리미리 보관해둬."
"...알았어."

디아나는 차마 할 말이 없는지 입술을 삐죽이며 반박하는 대신 푹 고개를 숙였다. 카일라와 같은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결국 바보스러운 모습만 보여줬기 때문인지 그녀는 창피해서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런 그녀의 기분을 안 카이라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살포시 그녀를 끌어안으며 그녀의 긴 금발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너무 창피해하지마. 디아나, 난 네 그런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좋아하게 된거니까."
"...취향 특이한거 알아?"
"후후, 틀린 말은 아니네."

디아나의 말에 카이라스는 부정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고, 자신의 바보짓도 사랑스럽게 봐준다는 카이라스의 말과 진심을 확인한 디아나 역시 아름답게 미소를 지었다. 평상시의 허세를 부리기 위한 웃음이 아닌 행복해보이는 그녀의 미소는 고귀함이 넘치는 얼굴의 바탕에 순수함이 물씬 넘쳐 여자들도 매혹적이다 느낄만큼 사랑스러워보였다.

그리고 가볍게 키스를 한 그들은 서로 포옹을 풀었고 디아나가 자신감에 넘치는 목소리로 약간 건방지고 거만해보이는 말투로 말했다.

"흐응~카이라스. 이제부터 이 여왕님의 우아하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활약을 똑똑히 그 눈으로 잘 봐서 기억해둬. 그리고 거기 모두도 마찬가지야."
"후후, 알았으니까. 앞장이나 서. 그리고 또 까먹은거는 없지."
"후, 훗...없는거...같은데?"

묘하게 자신감이 결여된듯한 목소리였다. 실제로 까먹은 것은 더 이상 없었지만 디아나가 가끔 허당스러운 면모를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카이라스는 그냥 그녀에게 확인시켜주기 위해 말한 것이었지만 디아나는 까먹은 게 더 이상 없다는 확신을 못하고 있었다.

어처구니 없게도 카이라스는 그녀가 더 이상 까먹은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정작 디아나 본인은 그걸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 그럼 가자."

디아나는 얼른 상황 모면을 위해 빠르게 앞장 서서 걸어갔고, 카이라스는 키득 웃으며 카일라의 뒤로 이동해 다시 4 명의 여자들을 보호하는 위치로 돌아갔다.

그리고...10 분 쯤 걸었을때 지즈들이 살고 있는 높은 산이 그들의 눈에 펼쳐졌다.

산 꼭대기에서는 거대한 지즈들이 날라다니는 것이 육안으로까지 보였는데 산을 본 티세라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산을 올라가려면 당연히 등산을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저, 저 스승님...이 산의 높이가 어느 정도 되시는지 아시나요?"
"흠? 1000m 좀 안되려나?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야. 대신 산 위의 정상에 평지가 무척이나 많아. 아무래도 지즈들이 알을 낳고 길러야할 둥지들이다보니 말이야. 지즈들은 새끼가 인간 성인만한 크기거든."

1000m가 넘지 않는다는 말에 그나마 안도한 티세라였지만 그래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체력은 등산을 할 만큼 좋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카이라스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폐만 된다고 생각하자 우울하기까지 했다.

"티세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는데 그냥 수련이라고 생각해. 어차피 체력을 기르는 것도 수련에 포함되어있으니까."
"...네."

카이라스의 말에 그나마 위안이 된 티세라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카이라스의 시선이 이어서 유리아나와 레이나에게 향했다.

"둘도 체력을 기른다고 생각하고 마나를 운용하지 말고 걸어. 알겠지?"
"응!"
"네, 선생님."

하지만 셀리나와 카일라에게 블러드 마나와 마나를 운용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셀리나의 경우는 로얄 블러드의 뱀파이어다보니 보호본능을 자극하게 연약하고 가녀려보이는 생김새와는 달리 보유한 체력이나 회복력이 인간들의 기준을 한참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었고 카일라 역시 가슴과 엉덩이 같은 나올 곳을 제외하면 가냘프기 그지없는 늘씬한 몸매였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그녀의 체력과 회복력 역시 인간을 한참 초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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