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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9화 〉[뱀파이어 퀸 디아나의 최강의 권능] (139/380)



〈 139화 〉[뱀파이어 퀸 디아나의 최강의 권능]

"하아...하아..."

등산을 하며 체력의 한계가 왔는지 티세라가 힘겹게 숨을 쉬었고 카이라스는 아예 맨 뒤에서 천천히 걸으며 그녀의 뒷태를 바라보고 있었다.

살짝 땀에 젖은 촉촉해보이는 허리까지 내려온 곱디 고운 긴 금발의 머리카락에 푸른색의 미니스커트에 의해서 가려져있지만 완전히 숨겨지지 않은 탐스러운 엉덩이의 굴곡까지.

거기에 쓰러질듯 말듯 위태위태하며 땀을 흘리며 거친 숨결을 내뱉고 있는 티세라의 모습은 무척이나 자극적이었지만 카이라스는 진지한 눈으로 뒤에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육체가 멀쩡한데다가, 오히려 남들보다 정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그가 티세라와 같은 경국지색의 미녀의 아름다운 뒷태를 보고 흥분하지 않을리는 없었지만 지금 그는 스승으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거기다가 그녀에게 느껴지는 감정이 단순한 성욕의 해소로서 아름다운 미녀인 그녀를 원하는 것인지, 레이나의 어머니이기에 그녀에게서 시공회귀 이전의 레이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그녀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티세라라는 여인을 사랑하는 것인지는 카이라스 본인에게도 애매했다.

카일라에 대해서 카일라 본인보다 카이라스, 그가 더 많이 아는 것처럼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이제 됬어. 멈춰 다들."

이 쯤까지 왔으면 됬다고 생각한 카이라스가 멈추라고 말을 하자 6 명의 여자들은 일제히 걸음을 멈추었다.

"여기서부터는 디아나와 내가 선두에 서서 갈테니, 카일라 누나. 누나가 일단 임시로 좀 4 명을 보호해줘."
"응, 알았어."

카일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4 명의 여자들 쪽으로 이동하자 카이라스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앞으로 빠르게 걸어갔고 디아나와 나란히 서게 되었다.

"디아나, 긴장돼?"
"아니, 전혀. 그 까짓 미천한 새들 따위에게 이 고귀한 여왕님이 긴장할리가 없잖아, 안 그래?"

피를 충분히 받았기 때문인지 자신감이 만만해보이는 디아나의 모습에 카이라스가 키득 웃었다.

"그럼 우리 이쁜 마누라의 활약을 남편으로서 잘 감상해줄께."

카이라스가 선두에 선 이유는 디아나가 보여줄 모습을 감상하다가 그녀가 실수를 한 것 같으면 바로 끼어들기 위함이었지만 동시에 만약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날 것도 그가 모두 막아내기 위함이었다.

그가 선두에 서있는 것이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막을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이었다.

"끼이익!"

그리고 마침내 거대한 독수리의 모습을 한, 마수인 지즈들의 둥지가 눈 앞에 드러났다.

"끼익? 끼익!"

카이라스와 디아나가 기척을 최대한 감춘채로 걸어왔기에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 낯선 침입자들에게 뒤늦게 발견한 지즈들이 일제히 울부짖으며 분노를 터트렸다.

"다행히 모두 공중에 떠있지는 않네. 지금이 휴식 시간대였나봐."

카이라스가 살짝 웃으면서 디아나에게 말했다. 그녀에게는 유리하게도 40 마리에 달하는 지즈들 중 35 마리의 지즈들이 지상에 있는 자신들의 둥지에서 편하게 누워있었고 오직 5 마리의 지즈들만이 운동 중인지 열심히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끼에에엑!"

지즈들은 바로 카이라스와 디아나를 향해 적의를 드러냈다. 그들에게 있어서 영역을 침범한자는 이유를 불문하여 죽여야하는 적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뱀파이어 퀸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고귀한 피의 심판을 저들에게 내리노라."

자신들에게 적의를 드러내며 공격을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창공에서는 지즈들을 향해 디아나는 바로 권능을 사용했다. 적들이 공격을 해오기 이전에 가만히 있다가 당해줄 생각은 그녀는 추호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뱀파이어 퀸 디아나의 가장 강력한 권능이 발휘되었고 그녀의 아공간에 저장되어있던 베헤모스들의 피가 빠르게 아공간 속에서 사라져갔다.

슈우우우우!

디아나의 아공간 속에서 사라진 베헤모스들의 피들은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또 지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수없이 가는 빗줄기의 형태로서 지상으로 솟구쳤고, 또 창공에서 비처럼 흘려내렸다.

슈슈슈슈슈!

"끼에에엑!"
"끼엑!"

40 마리에 달하는 지즈들이 지상에서건, 창공에서건 가림 없이 마구 비명을 질러댔다. 오러 블레이드와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관통력을 지니게 된 수많은 빗줄기 형태의 피들이 지상과 창공에서 샌드위치 식으로 공격을 퍼붓는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스럽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지즈들의 몸 곳곳이 뚫려지고 그 숫자는 수백, 수천, 수만의 단위를 가볍게 넘어서고 있었다.

거기다가 지즈들을 관통하고 지상으로 떨어진 피들을 다시 위로 올라가고, 그 올라갔던 피들이 다시 내려지는 것이 반복되면서 지즈들의 몸에는 수십억개는 될듯한 구멍들이 계속해서 생겨났고, 심지어 지즈들의 피들까지 베헤모스의 피와 함께 섞이면서 점차 피의 빗줄기들을 굵어져만 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지즈들은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갔고, 그야말로 피의 심판이 따로 없는 재앙 같은 광경이었다.

'역시 저건 9 서클의 마법 이상으로 무섭다니까.'

뱀파이어 퀸 디아나의 권능 중 가장 강력한 기술 중 하나인 저것은 수십마리의 지즈들이 있을 정도로 넓은 어마어마한 범위에 피의 비를 내리게 하며 피의 빗줄기가 역으로 하늘로 솟구치게 하는 무시무시한...뱀파이어 퀸의 최강의 권능이었다.

시공회귀 이전 저 권능이 전쟁에서 보였던 가공할 권능을 카이라스는 기억하고 있었다.

10 만의 인간의 군세를, 그것도 마법사들과 검사들도 상당수 포함된 군대를 간단히 전멸시킨 공포스러운 권능!

대마법사나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지 않은 마법사나 검사들은 아무리 수가 많아봤자 뱀파이어 퀸 디아나의 앞에서 무력했다.

지금의 디아나보다 강력했던 시공회귀 이전의 디아나는 10 만명이 있을 법한 넓은 범위에 피의 심판의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약간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그 준비는 이동하면서도 할 수 있는 준비였기에 전쟁터로 향하면서 언제나 준비를 마치고 온 그녀는 인간들의 군세의 위와 아래에 피의 심판의 비를 내리고 올라가게 하여 그들을 가볍게 학살했다.

거기다가 피의 심판에 의해 살해당한 희생자들의 피들까지도 지상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며 다른 동료들을 죽음으로 끝없이 몰아넣었고 그 광경은 그야말로 인세에 다시 없을 지옥의 모습이었다.

인세의 지옥을 재현시킨 경국지색의 절세의 미녀, 뱀파이어 퀸 디아나 블라디미르는 그렇기에 공포의 상징으로 인식이 될 수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피의 심판을 유리아나의 대처법은 간단했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피의 비들을 자신의 발 아래와 주변에 오러 가드를 집중시켜서 막아낸후 시간 가속으로 수많은 오러의 꽃잎들을 만들어내도록 검을 휘둘러 자신의 머리 위를 비롯한 하늘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피의 심판의 지역은 일정된 범위가 정해져있었기에 하늘을 차단하여 안전한 상태로 만든다면 그녀가 차단했던 지역만큼은 피의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권능은 위력이 엄청난만큼 디아나의 힘을 빠르게 소모시켰기에 디아나 역시도 유리아나와 싸울때 만큼은 이 권능을 사용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권능이 9 서클의 마법과 호각 혹은 그 이상으로 강력한 것은 사실이었다.

"끼에엑..."

그런 권능에 당한 지즈들은 하나둘 죽어갔고 카이라스는 그들이 추락하기 전에 얼른 마법을 사용했다.

"제로 그래비티."

카이라스는 무중력 마법을 사용했고 그로 인해 지상으로 추락하던 지즈들의 시체는 일제히 공중에서 멈추며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고 이어서 지상에서 죽어버린 지즈들의 시체 역시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와는 반대로 무중력의 공간이 된 곳에서 디아나의 피의 심판에 의한 피의 빗줄기들은 더 이상 지상으로 떨어지지 못했다.

땅에서부터 솟아오르는 피의 빗줄기들만 아니었더라면 이렇게 7 서클의 마법인 제로 그래비티로 간단히 막아낼 수 있는 것이었다.

"좀 구멍들이 많기는 하지만 비교적 잘 죽였네."

카이라스는 평안한 목소리로 말하자, 디아나가 살짝 볼을 부풀렸다.

"그것 뿐이야? 이 여왕님이 제일 강한 권능까지 선보였는데 칭찬 같은 건 없어? 아니면 좀 놀라는 모습을 보이던가."
"놀라는 것은 뒤에 있는 아가씨들만으로도 충분한데?"

카이라스의 말에 그제서야 디아나는 카일라가 보호하는 4 명의 여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조카인 셀리나야 이미 그녀의 권능에 대해 알고 있으니 놀란 반응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피의 심판이 보여준 무시무시한 범위와 위력에 유리아나와 레이나, 티세라는 무척이나 놀란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고, 디아나는 살짝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때? 이 여왕님의 권능이? 멋지지 않아?"
"...무서워요."

레이나는 솔직하게 두려움을 표했다. 디아나의 권능은 화려하고 멋지다와는 거리가 먼, 방금전 그녀가 보여준 권능은 상상을 초월하는 공포스러운 광경이었기 때문이었다.

"...!"

카일라에게 보내던 것처럼 동경의 시선을 기대하던 디아나에게는 그야말로 날벼락과도 같은 충격이었다.

"무섭다...고?"

상심이 컸는지 휘청거리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받은 카이라스가 디아나를 끌어안으며 쓰게 웃었다.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원래 이런 광범위 계열의 공격은 수많은 생명을 단번에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법이야. 아니, 인간만이 아니라 이종족들까지 모두 포함해서 말이야."
"...응. 근데 라스, 라스도 그런적 있어?"
"있지. 여러번. 그러니까 너무 서운해하지마. 10 서클 마법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니 나는 전혀 안 무섭거든."
"...응. 알았어."

카이라스의 말이 그나마 위안이 된듯 하지만 레이나의 말이 상당히 쇼크였던듯 디아나는 맥 빠진 모습을 보였고, 그녀의 이런 모습에 난처해진 것은 레이나였다.

"죄, 죄송해요. 선생님, 둘째 사모님. 저 때문에 둘째 사모님이..."

레이나가 카이라스와 디아나에게 사과를 하자 카이라스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저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오히려 네가 미숙하다는 것이니까. 무인이라면, 그 어느 때라고 해도 두려움을 없애야하니까."
"네..."

레이나가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한 반면 유리아나는 신기한듯 그 권능을 바라보았었다.

"디아나 언니의 권능...나는 전혀 안무서운데?"
"정말?"

언제 기운을 잃었냐는듯 디아나의 고개를 순식간에 들어올려진채 유리아나를 쳐다보았고, 그녀를 향해 유리아나가 맑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응, 그치만 권능을 쓴 사람이 디아나 언니잖아? 모르는 사람이 썼으면 무서웠겠지만 디아나 언니가 썼는데 무서울 리가 없잖아. 디아나 언니가 그것으로 우릴 해칠 것도 아닌데."

시공회귀 이전과는 달리 디아나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유리아나의 어린아이 다운 순수한 진심성에 단순한 디아나는 금방 감동하여 서운한 감정은 금새 없애버렸다.

'정말, 내 둘째 마누라는 단순하고...귀엽다니깐. 후후.'

카이라스는 기운을 차린 디아나를 끌어안은채로 그녀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어주며 미소를 지었다.

반면 티세라는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디아나의 권능을 본 그녀는 다른 고민에 빠져있기 때문이었다.

'나도...나중에 대마법사가 되면 광역 마법으로 수많은 생명들을 빼앗겠지? 어머, 뭔 고민을 벌써하는거야. 고작 4 서클인 주제에...'

그렇게 티세라는 금새 고민을 접었다. 지금만큼은 그냥 지금만을 바라보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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