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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6화 〉[무도회, 그리고 황태녀와의 재회] 2 (156/380)



〈 156화 〉[무도회, 그리고 황태녀와의 재회] 2

그리고 사람들이 없어지자 카이라스는 다시금 편한 말투로 아이린을 대했고 아이린 역시 그런 말투를 오히려 더욱 마음에 들어하고 있엇다.

"자, 린. 말해봐 중요한 얘기는 무엇인지."
"후훗, 급하게 나오시네요. 우선 첫번째의 중요한 얘기를 말씀드리자면 카이라스 공자가 저에게 의뢰를 부탁한 당대의 권제인 알버트의 위치를 알아냈어요."
"드디어 알아낸거야?"
"네, 꽤나 찾기가 힘들었어요. 워낙에 이 아저씨가 제자를 데리고 방랑벽이 심하거든요."

권제(拳帝) 알버트 웨스터!

당대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무인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바로 당대에서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검사 중 하나인 검제(劍帝) 갤러트 폰 리히테나워 공작과 더불어 제(帝)의 칭호를 가진 최강의 권사였다.

미래에서 검황 지그문트와 권황 제이크가 나란히 황(皇)의 칭호를 가지고 있었으며 최강의 검사 중 하나와 권사로 불렸던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됬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제자가 바로 미래의 권황 제이크 슈파이어였다. 물론 지금의 제이크는 고작해야 10 살이었고, 권법은 카이라스의 전문 분야가 아니었기에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이 없었으니 권제 알버트에게 계속 맡겨두는 것이 현명했다.

'그렇지만 위치는 계속 알아둬야겠지.'

카이라스는 알버트가 제이크를 아무런 부담 없이 가르칠 수 있도록 자금을 비롯한 여러가지를 지원할 예정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오직 수련에만 힘을 쓸 알버트의 밑에서 제이크는 보다 빠르게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또 제이크가 어느 정도 실력이 늘어난다면 지그문트와 대결을 주도하여 빠르게 실력이 늘게끔 해줄 것이었다. 제이크에게 유리아나나 레이나를 대련 상대로 붙여주는 것도 방법이었지만 굳이 지그문트를 고른 것은 이유가 있었다.

'웃통 벗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서 유리아나와 레이나의 정신을 오염시킬 수는 없으니까.'

싸울 때 옷이 거치적 거린다며 항상 웃통을 벗고 싸우던 제이크의 모습을 떠올리며 카이라스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아이린이 이어서 다른 중요한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카이라스 공자의 할아버지께서 다시 아르테일 공작가에 복귀하셨고 여러 은거를 했던 절대강자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하네요. 황실 측에서도 공식적으로 요청을 했고, 심지어 황명까지 동원했으니 앞으로 많은 절대강자들이 미래를 위해 싸워줄거에요."
"그래...다행이네. 아버지에게 따로 물어봐야겠네."

카이라스는 생각보다 빨리 은거를 했던 강자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소식에 안도했다.

시공회귀 이전, 은거를 한 수많은 강자들은 각각 드래곤들이나 각 종족의 최강자들의 기습으로 인해 하나 둘 죽어갔었다.

일반적인 에이션트급 드래곤이라면 9 서클의 마스터나 최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들도 약간 고전하기는 해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예외적인 존재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각 일족의 수장급에 속하는 드래곤이었다.

레드, 블루, 그린, 화이트, 골드, 실버.

대표적으로 이렇게 6 가지의 색깔로 구분되는 드래곤들은 각 일족에 한 명씩의 수장이 있었고 각 일족의 의견을 대표하는 자들이었다. 즉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의 휘하에 6 명의 각 일족의 수장들이 존재하는 구도였고, 본래라면 드래곤들은 지배를 받기 싫어해서 일종의 명예직에 가까웠었다.

그렇지만 시공회귀 이전의 미래에서 에라시안은 드래곤 로드라는 자리를 드래곤들의 왕이나 다름 없는 자리로 굳히면서 모든 드래곤들에게 자신의 명령을 따르도록 종용하고 거부하는 드래곤은 가차없이 공격하여 강제로라도 굴복시켰다.

그리고 6 명의 각 일족의 수장들은 각 이종족들의 최강자들에 비견될만한 힘을 가진 강력한 녀석들이었다.

9 서클의 마스터인것은 마찬가지지만 루스칼리스가 9 서클 마스터이면서도 다른 9 서클 마스터를 서넛은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것처럼 수장급의 드래곤들 역시도 다른 에이션트급 드래곤들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힘을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루스칼리스보다는 수장급들의 드래곤들이 약하겠지만 시공회귀 이전 카이라스를 제외한 인간들의 최강자들에 비견될만한 힘을 그들은 지니고 있었다.

트롤의 최강자인 대마법사 트루이와 함께 여황제이자 대정령사였던 플로리아를 합공하여 살해했던 에이션트급 레드 드래곤, 카르베너스가 바로 레드 일족의 수장인 자였었으니까.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 얘기인데...전대 뱀파이어 퀸인 루나 블라디미르를 본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린의 말에 카이라스의 눈에 처음으로 놀람이 깃들였고 동시에 셀리나의 눈 역시 놀라움으로 인해 동그랗게 떠졌다.

"루나 님께서요?"

전대 뱀파이어 퀸인 루나는 디아나에게 뱀파이어 퀸의 자리를 계승하고 전전대 퀸인 아르테미스처럼 그대로 종적을 알 수 없었다.

카이라스는 그녀의 행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이린에게 부탁을 하기는 했지만 디아나조차도 뱀파이어들을 동원해서도 찾아낼 수 없었던 루나였기에 설마 아이린이 루나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을 줄은 상상하지 못하였었다.

"네, 놀랍게도 산골짜기의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한 인간 남자와 결혼해서 딸도 하나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그래?"

의외였다. 전대 뱀파이어 퀸이 산골짜기의 작은 마을에서 한 인간 남자와 결혼해서 딸도 낳고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니.

"원래 같으면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축복해주고 싶지만...역시 힘들겠지.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이라면 루나를 노리기에 충분하니까."

방음 마법을 어느새 쳐둔 그이기에 그는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며 말했고, 아이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대 뱀파이어 퀸이라면 충분히 여러가지로 이용할 가치가 있을테니까요. 디아나 언니를 세뇌하려고 했던만큼 루나라는 분에게 수작을 부리지 않을리가 없으니까요."
[내 생각도 린과 같다. 카이라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이린과 세르티네스의 의견에 카이라스도 동의를 표했다. 그도 그렇게 생각하기에 루나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아이린에게 부탁을 했던 것이었다.

시공회귀 이전에 루나의 행방에 대해서는 카이라스조차도 알지 못하고 있었고, 그녀가 왜 전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디아나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실력은 어쩌면 시공회귀 이전의 디아나에 필적하게 강력할지도 몰랐다.

물론 뱀파이어 퀸의 권능은 사라졌다지만 순수한 뱀파이어로서의 전투능력은 어디로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짐작이 가능했다.

'디아나의 친어머니는 아니지만...양어머니도 어머니는 어머니이니 장모님이 되시니 신경은 써줘...아니 써드려야겠지.'

그리고 카이라스가 아이린에게 말했다.

"일단 너무 접근은 하지마. 오해를 해서 위기를 느끼고 갑자기 사라져버리기라도 하면 대륙을 다시 전부 뒤져야하잖아."
"그러도록 할께요. 카이라스 공자, 공자가 직접 가서 설득할 생각이신가요?"

아이린이 살짝 요염한 눈웃음을 지으며 묻자 카이라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려고. 디아나와 셀리나(이 때 카이라스는 살짝 셀리나의 허리에 손을 얹었다.)도 함께 갈 예정이니 설득을 들어주시겠지."
"루나 님이시라면 분명 얘기를 들어주실 거에요."

셀리나의 말에 아이린이 살짝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인 후 얼굴을 가리던 부채를 밑으로 내리며 완전히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후훗, 그럼 셀리나 양을 믿을께요."

셀리나는 그 말에 살짝 부담감을 느끼는듯 하였지만 카이라스가 손을 살포시 잡아주자 이내 부담감이 사라진듯 표정이 편안해졌다.

"의지할 수 있는 남편...인가요?"

셀리나를 바라보는 아이린의 눈에 살짝 부러움이 깃들였다. 그렇지만 그 기색을 순식간에 지운 아이린이 품에 있던 아공간 주머니에서 종이들을 꺼내었다.

"카이라스 공자, 그리고 공자에게 이걸 전해드리겠어요."
"이거는?"
"카이라스 공자가 부탁한 훗날 반드시 소드 마스터가 될 것이라고 믿겨지는 인재들의 목록이에요. 지금 아르테일 공작가에서 받은 지원들을 통해서 황실에서 직접 300 명의 인재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아이린이 건네준 종이들을 받은 카이라스는 빠르게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모두 머리 속에 외운 후 다음 종이를 넘겨서 또 다시 외우고를 반복하고 순식간에 모두 종이의 내용들을 외워버린 카이라스가 아이린에게 말했다.

"아직 내가 10 서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오르게 되었을때 쯤이면 이들이 소드 마스터가 되어있으면 좋겠네. 그럼 정말 강력한 전력들을 만들 수 있을테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카이라스와 아이린은 미래에 대해서 여러가지 토론을 했었는데 그 중에서는 이종족들과의 전쟁에서 어떻게 대항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절대강자들의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일반 병사들이 학살을 당할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특히나 이종족들의 병과들은 참으로 다양하면서도 위력적이었고 하나하나면 어려운 상대가 아니지만 여러가지의 병과가 조합된 이종족 연합군은 인간들이 대패를 거듭하게 할 정도로 위험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종족들의 연합 병과를 전문적으로 상대하기 위한 특수부대를 카이라스는 구상하고 있었었다. 물론 그것은 그가 10 서클에 올라야 가능한 것이었으니 지금은 그저 미래의 계획일 뿐이었다.

"나머지 얘기는 나중에 하고 우선...무도회를 같이 즐길래요? 슬슬 시작할 시간 같은데."
"파트너 없이 왔어?"
"네, 카이라스 공자에게 파트너를 부탁하려고 했죠. 셀리나 양이 있는 것 같지만...한 명보다 양 손의 꽃이 보기 좋지 않을까요?"

아이린은 그렇게 말은 했지만 셀리나에게 살짝 미안한 시선은 던졌다. 치명적인 색기를 풍기고 있는 그녀가 미안해하는 시선을 던지니 그것은 그것대로 위력적이었고, 같은 여자인 셀리나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물론 동정심 쪽으로였다.

"주인님, 저기...저는 괜찮은데."
"일단 셀리나와 먼저 춤 몇 번 추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 린."
"...뭐 좋아요. 후훗, 1시간 정도는 기다려줄꼐요. 그렇지만 꽃을 너무 벌들 사이에 오래 놔두지는 말아주세요. 꿀을 찾아서 오는 벌들이 워낙에 많을테니까요."
"기억해둘께."

아이린의 의미심장한 말의 뜻을 못알아들을 카이라스가 아니었기에 그녀에게 수락의 말을 살짝 돌려서 말했을때 아이린이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이번에는 세르티네스를 향해 말했다.

"세르티네스, 저는 이만 무도회장에 먼저 들어가있을께요. 카이라스 공자, 셀리나 양. 그만 들어가겠습니다."
[그래, 곧 카이라스도 따라 들어갈테니 그 때 다시 보자. 린.]
"곧 들어갈께."
"네, 들어가세요."

그렇게 셋에게 인사를 한 아이린이 무도회장으로 들어가자 카이라스가 셀리나의 뒤로 살짝 이동하더니 그대로 뒤에서부터 그녀를 끌어안았고, 그대로 그녀의 흑비단 같은 흑발의 사이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으며 그녀의 향기를 음미하며 살포시 눈을 감았고 셀리나의 얼굴은 수줍음과 행복감으로 깊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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