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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7화 〉[무도회, 그리고 황태녀와의 재회] 3 (157/380)



〈 157화 〉[무도회, 그리고 황태녀와의 재회] 3

"세르티네스, 저는 이만 무도회장에 먼저 들어가있을께요. 카이라스 공자, 셀리나 양. 그만 들어가겠습니다."
[그래, 곧 카이라스도 따라 들어갈테니 그 때 다시 보자. 린.]
"곧 들어갈께."
"네, 들어가세요."

그렇게 셋에게 인사를 한 아이린이 무도회장으로 들어가자 카이라스가 셀리나의 뒤로 살짝 이동하더니 그대로 뒤에서부터 그녀를 끌어안았고, 그대로 그녀의 흑비단 같은 흑발의 사이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으며 그녀의 향기를 음미하며 살포시 눈을 감았고 셀리나의 얼굴은 수줍음과 행복감으로 깊게 물들었다.

"후우~셀리나. 단 둘이 시간을 보내게 해주려고 했는데 생각대로 잘 안되었네...미안."

카이라스는 셀리나에게 사과를 했고, 셀리나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주인님이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괜찮거든요. 아이린 황태녀님은 내일 모래가 성인식이신데 이곳에 찾아온 것은 성인식 전날을 친구분이신 세르티네스님이랑, 그리고 주인님이랑 보내고 싶으신듯 하신데 잘해주세요. 성인식은 누구에게나 한 번 뿐이잖아요."

서운함이 없지 않을텐데도 오히려 아이린이 곧 성인식이니 그녀를 신경 써주라고 말하는 착한 그녀의 말에 카이라스가 그녀가 보이지 않게 살짝 쓰게 웃었다.

'정말 셀리나는...착해도 너무 착해.'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아직 몸매의 발육이 부족하여 카일라와 디아나, 티세라의 풍만한 몸매를 부러워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몸매 역시 시간이 지나면 그녀들에 못지 않은 발육도를 자랑하게 될 것이었다. 그 증거로 갓 성인식을 치룬 소녀라 보기에 그녀의 몸은 발육이 무척이나 좋은 편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후후, 그래...셀리나. 하지만 아이린도 1 시간 정도는 여유를 줬었지? 1 시간 정도는 둘이서만 보내보자. 설마 그것까지 거부하지는 않겠지?"
"제가 거부할리가 없잖아요. 주인님."

셀리나는 살짝 몸을 뒤로 돌려 맑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고 카이라스는 그녀를 끌어안고는 살포시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자신의 입술을 갖다대고는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키스가 끝난 후 카이라스는 셀리나의 손을 잡으며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안으로 들어가죠. 아름다우신 나의 공주님."
"주, 주인님도 참..."

순진한 셀리나의 얼굴이 부끄러워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카이라스는 키득 웃으면서 셀리나의 손을 붙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무도회장의 안으로 다시 들어온 순간 주변의 시선이 다시금 자신에게 집중된 것을 느낀 카이라스는 그대로 사람들이 많이 보는 중앙으로 가서 셀리나와 마주보고 선채로 서서히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인 카이라스는 당연하게도 귀족으로서 사교계에 나설 것을 대비하여 어린 시절부터 춤을 추는 것은 당연히 배워왔었다. 특히나 그는 루스칼리스와 엘리나가 신경써서 춤추는 시범을 보여주기까지 했었고 그의 두뇌는 사소한 팔의 위치까지도 완벽하게 기억하는 사기성을 보유하고 있어 그의 춤 실력은 웬만한 전문 강사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뱀파이어 프린세스인 셀리나는 당연히 공주의 신분인만큼 춤에 대해서는 틈틈히 디아나에게 배우기도 했었다. 물론 그 디아나가 춤을 춰본 것은 오직 카이라스를 상대로 한 것이 유일했지만 아르테일 공작가 안에 있으면서 셀리나는 메이드일을 하며 춤 쪽도 부족한 것을 보충하며 배웠었기에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음악이 바뀌었다.'

카이라스는 자신과 셀리나가 춤을 추기 시작하자 음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아무래도 이곳의 시장인 페드릭이 꽤나 자신의 마음에 들려고 신경을 쓰는 모양이었다.

출세욕이 상당하고 권력에 대한 탐욕도 강한 인물이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강하면서도 능력도 있는 사람이었기에 카이라스의 그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그냥 야심만만한 사람 정도랄까?

그리고 음악에 맞추어 카이라스가 춤을 빠르게 추었지만 셀리나는 한치의 실수도 없이 그의 춤에 맞추어 완벽한 스텝과 손 동작을 보였고, 이 순간만큼은 그녀에게서 공주 다운 기품이 술술 풍겨 넘쳤고 다가갈 때와 물러날 때를 확실히 구분하는 그녀와 카이라스의 모습은 그야말로 완벽한 한 쌍의 모습이었다.

특히나 둘 다 칠흑 같은 흑발의 소유자이기 때문인지 특히나 더욱 잘 어울려보였다.

"허어, 정말 춤을 잘 추는군. 과연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 답게 교육을 잘 받았어."
"저 소녀는 대체 누구지? 저런 예쁜 소녀라면 모를리가 없을텐데?"
"흑발에 붉은 색 눈동자를 가진 저런 미모의 소녀가 성인식을 했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없는데...가난한 평민 출신인가?"
"그렇다고 보기엔 너무 기품이 넘치는데?"

이 무도회장에 모인 사람들은 리마 시 내에서 군부 계열, 상업 계열, 정치 계열에서 모두 큰 세력을 지닌 자들이었고 8 서클의 대마법사인 클라우드를 비롯해 모두 하나 같이 리마시를 다스리는 자들의 모임이라 보면 되었다.

물론 제국 자체를 다스리고 나아가 대륙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카이라스와 아이린에 비하면, 아니 애초 비교 자체를 할 가치도 없는 신분들이지만.

그리고 어느덧 서서히 음악이 끝나가고 다른 음악으로 바뀌자 카이라스는 그저 스스로의 감각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마법사인 그는 언제나 차분하게 이성을 유지해야했지만 지금만큼은 그저 남자로서 스스로의 감각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것이었다.

셀리나가 가볍게 몸을 틀면서 카이라스와 손을 잡은채로 몸을 우아하게 한번 돌았고 이어서 카이라스는 조금 더 빠르고 거센 춤을 추기 시작하자 셀리나 역시 정신 없이 몸을 움직였다.

이 와중에도 둘에게는 땀 한 방울 흐르지 않고 있었는데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육체를 가진 카이라스와 뱀파이어의 튼튼한 육체를 지닌 셀리나는 애초 이 정도의 춤에 지칠 정도로 약한 체력을 지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40 분 가까이 춤을 추던 카이라스는 춤을 계속 추기도 질렸는지, 셀리나를 살포시 끌어안으며 부드럽게 가벼운 키스를 해주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가 자신의 여자임을 알렸다.

"셀리나, 괜찮아?"
"괘, 괜찮아요. 오히려...너무 좋아요."

그러면서 셀리나는 살짝 카이라스의 품에 안기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고 카이라스 역시 그녀를 끌어안으며 미소를 지었다.

잠시간의 포옹이 끝나고 카이라스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춤을 추는 곳에서 빠져나와 음식이 쌓여있는 곳으로 왔다. 그러나 카이라스는 가볍게 와인 한 병을 투명한 와인잔에 따른 후 살짝 와인의 향과 맛을 음미하기만 할 뿐 딱히 음식을 집을 생각이 없어보였고, 그것은 셀리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살짝 피가 마시고 싶은 목마름과 허기가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어제 밤에도 카일라의 피를 충분히 마셔둔 그녀가 지금 느끼는 허기는 그냥 간식이 생각나는 정도의 수준이었으니깐.

그리고 이 때 카이라스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부족하게나마 이곳 리마 시의 군부를 담당하고 있는 케르단 백작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케르단 백작. 이곳 리마 시의 군대의 총지휘권을 가진 사람으로 본인 스스로도 소드 마스터에 오른 왕실파에 속하는 귀족이었다. 본래 영지가 없는 떠돌이인 그였지만 소드 마스터에 오른 후 카르쟌 1세의 눈에 들어 이렇게 리마 시에서 군부 계열 쪽으로는 최고의 위치에까지 출세한 그는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지만 그 역시 이곳 리마 시보다는 왕도에서 살고 싶어했다.

군부 계열인 그가 정치권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드 마스터에 오른 검사 답게 이유는 단순하게도 왕도에 강력한 검사들이 많기에 그와 대련을 해줄 검사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 그가 출세를 해서 왕도로 가고 싶은 이유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데르자 상단의 상단주인 레온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리마 시의 상계의 제일 큰 손이라고 알려진 이곳에서는 상당한 거물인 남자가 다가와 카이라스에게 인사를 했고 그 외에도 각종 사람들이 와서 카이라스에게 인사를 하며 안면을 트려고 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능숙하게 셀리나의 허리에 팔을 두른 상태에서 그들의 말을 맞춰주며 가벼운 대화들을 나누었고, 그 때 군부 쪽의 한 인물이 물었다.

"그 옆의 아름다운 분은 부인이 되십니까? 제가 듣기로는 카이라스 공자의 본부인은 카일라 님이라고 들었는데..."
"카일라 누나는 이런 파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지금 별장에 있습니다. 레이나를 가르치고 있거든요."
"아, 역시...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른 위대한 검사는 뭐가 달라도 다르십니다."

카일라가 만약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아니라 일반 검사였다면 몇몇 마초적인 성향의 남자들은 '계집이 검은 무슨, 집안일이나 잘할 것이지.' 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그녀는 대륙에서 100 명도 되지 않는다는 위대한 경지인 그랜드 소드 마스터, 그것도 공식적으로는 최연소의 나이에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천재 검사였다.

거기다가 그녀가 가르치는 레이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들의 조국인 아르칸 왕국의 왕녀인 레이나를 뜻하는 것이었기에 그녀가 왕녀에게 검술을 가르친다는 것에 오히려 다들 감탄하고 있었다.

"제 옆에 있는 제 셋째 아내인 셀리나는 화려하게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을 뿐 이미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제 아내인 여자입니다. 부디 잘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카이라스는 말을 웃으면서 했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그 말 뜻이 결국은 "얘 내 여자거든? 건들면 니들 다 죽는다."라는 말을 순화시켜서 한 말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상계 쪽의 거물, 레온이 급히 큰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하하하, 과...과연 카이라스 공자께서는 능력이 좋으신 만큼이나 부인분들 역시 훌륭하시군요."
"4 명 모두 좋은 여인들입니다."
"4, 4명...한 분은 혹시?"

레온은 깊은 흥미를 드러냈다. 그도 그럴것이 마지막의 한 명은 예상이 가는 여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그것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그녀 역시 자신이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자신의 아내였기 때문이었다. 자고로 품은 여자는 책임 져야한다는 사고를 지닌 카이라스에게 책임 회피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짐작하는 여인이 맞을 겁니다. 티세라. 제 네 번째 아내의 이름이거든요."

티세라가 자신의 아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카이라스에게 주변의 사람들이 일제히 크게 놀라워하며 동시에 부러움을 표했다.

'아르칸 왕국 제일미녀까지 아내로 삼다니!'
'정말 부럽구나...아르테일 공작가.'

엘리나를 아내로 삼아서 제국의 황제와 리히테나워 공작에게 미칠듯한 부러움을 선사해주었던 루스칼리스의 아들 카이라스는 타국의 땅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안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셀리나는 이런 자리가 약간 거북한듯 살짝 긴장해있었지만 그녀에게는 질문이 가지 않도록 카이라스는 모두 다 차단해주며 능숙하게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을 모두 상대해줄 때 갑자기 요염한 색기가 깃든 맑고 고운 미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죄송하지만 카이라스 공자를 빌려가도 될까요? 예약 시간이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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