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9화 〉[황녀, 미래의 여황제와 보내는 밤] 2
"라스, 라스에게 엄마가 정말 안 좋은 꼴을 보였네."
어깨가 드러나는 민소매 계열의 새하얀 원피스 차림으로 밖으로 나온 엘리나가 부끄러워하면서도 동시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카이라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딱히요. 그보다도 아버지랑 결혼하셔서 많이 고생하시는 거 같은데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네 아빠가 그래도 이 엄마를 많이 사랑해주거든."
남편에게 사랑받는 것을 진심으로 행복해하며 맑은 미소를 짓는 엘리나의 모습을 보자 카이라스도 결국 피식 웃었다.
"정말 엄마는 너무 순종적이에요."
"그래도 네 아빠는 엄마가 순종적이라서 착하다고 좋아하는걸?"
루스칼리스는 여러가지 특이한 성벽들을 지니고 있었지만, 엘리나는 그의 요구를 무엇이든 충족시켜주었었다. 애널섹스야 대륙에 흔한 기본이니 그렇다쳐도 다양하게 수치스러운 자세들로 봉사하기나 알몸으로 춤을 추게 하며 귀족 영애들의 사이에 던져져 그녀들의 손에 육체가 달궈지게 하는 등 일반적인 귀족 부인이라면 수치스럽다고 치를 떨 명령들도 엘리나는 단 한 번의 항의도 없이 순종했다.
심지어 카이라스를 뱃속에 임신하고 있을때는 하루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항문을 수도 없이 당하면서도 그녀는 남편에게 단 한 번도 불만을 표한 적이 없었었고 남편을 최대한 만족시켜주기 위해 오히려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고는 했었었다.
그리고 한창 달궈지던 중에 카이라스가 데려나와서인지 엘리나의 새하얀 뺨이 은은한 홍조를 띄고 있고 그녀의 연분홍빛 입술이 오늘따라 더욱 요염하게 보여졌다. 거기에 전체적으로 그녀가 풍기는 색기 역시 더욱 강렬하게 보였으며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보였다.
더군다나 카이라스는 급하게 그녀에게 옷만을 입혔기에 당연히 그녀는 옷 속에 팬티도, 브래지어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기에 은근히 젖어있는 그녀의 허벅지가 더욱 탐스럽게 보여졌다.
하지만 같은 여성조차도 유혹을 성공시킬 이 서큐버스 저리가라할 정도로 강렬한 색기도 아들인 카이라스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다.
"후우, 그럼 제가 사과를 드려야겠네요. 부모님이 밤일을 하시는데 끼어든 꼴이 되었으니까요."
"후훗, 괜찮아. 라스는 엄마가 걱정되서 들어온거잖아? 오히려 라스가 그렇게 엄마를 신경 써주고 걱정해준다니 기쁜걸?"
"...정말 엄마는 너무 착하세요."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엘리나를 살짝 끌어안았고 그녀의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좋은 짜릿한 몸의 감촉이 느껴졌지만 그의 표정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저 엘리나의 등을 살짝 토닥여주기만 하는 그의 행동에 엘리나가 살포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많이 컸네...냄새도 상당히 남자 다워지고 말이야."
카이라스가 엘리나의 향기를 포근한 엄마의 향기로서 인식하는 것처럼 엘리나 역시도 카이라스의 냄새를 남자의 냄새 같은 것이 아닌 아기의 냄새 같이 취급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제법 남자의 냄새도 풍기고 있는 아들의 냄새에 엘리나는 아들이 이제 확실히 성인임을 다시 자각했다.
"인사만 드리고 바로 돌아오실 생각이세요?"
"아니, 오늘은 거기서 하룻밤 자고 가도 될까? 물론 라스가 부담스럽다면 며느리들에게 인사만 하고 돌아올께."
엘리나는 카이라스의 말대로 따르겠다는 말이었지만 카이라스는 그녀의 말에 쓰게 웃었다. 저렇게 말하면 그냥 인사만 하고 돌아가게 할 수가 없지 않은가?
'아버지 하루 정도는 고생해두세요.'
원래는 자신의 아내들을 아버지인 루스칼리스에게도 소개시켜줄 생각이었다.
그의 아버지인 루스칼리스가 아까전 보았듯이 참으로 기가 막히는 색마이기는 하지만, 결코 유부녀는 건들지 않는 성격이었고 당연하게도 아들의 여자들 역시 건들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루스칼리스는 아들에게 부러워하는 꼴을 보이기 싫다면서 거부했고 그렇기에 엘리나만이 찾아가게 된 것이었다.
"자, 이제 린에게 가요."
"응."
엘리나와 포옹을 푼 카이라스는 엘리나와 손을 잡았지만 엘리나는 아예 미소를 지으면서 카이라스에게 팔짱을 껴왔다. 얼핏 보면 연인이라고까지 착각될법한 모습이었다.
"우리 라스가 엄마랑 이렇게 팔짱도 끼게 되다니, 엄마로서 감격스러워. 여전히 엄마 눈에는 아기 같아보이는데."
진짜로 감격스러운듯한 엘리나의 목소리에 카이라스는 그냥 조용히 있었다. 아무래도 엘리나의 눈에는 그는 아무리 커도 그냥 아기로 보이는 모양이었고 아기 취급 받는 것은 솔직히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맑게 웃고 있는 엘리나의 모습을 보자니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아이린의 기척이 그녀의 방 쪽에 있는 것을 느끼고는 엘리나와 함께 그녀의 방으로 향했고 그들의 뒷모습을 방문을 열고 살짝 밖으로 얼굴을 내민 루스칼리스는 조용히 지켜보았다.
황궁에서 그의 개인 방으로 배정을 받은 이곳에서 귀족 영애들과 놀기는 하지만 16 년 이상이나 살을 섞어온 아내, 엘리나가 떨어지자 그 역시도 흥미가 떨어져버린 것이었다.
'따라갈 것 그랬나?'
루스칼리스는 뒤늦은 후회를 하며 문을 닫으며 와인 한 잔을 와인잔에 따른 후 단숨에 들이켰다. 술맛이 상당히 쓴 것 같았다.
그리고 한편 엘리나와 함께 아이린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 카이라스는 문을 열자마자 엘리나를 향해 인사를 하는 아이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서오세요, 어머님."
붉은 드레스의 끝자락을 살포시 붙잡으며 우아하게 허리를 숙인 아이린의 인사에 엘리나 역시 미소를 지었다.
"응, 반가워. 이제...편하게 린이라고 불러도 되지?"
"네, 얼마든지요."
엘리나는 무려 1 달 후면 여황제가 될 소녀를 향해 편하게 대하고 있었다. 아이린이 아무리 황제가 될 소녀이며 지금은 황태녀다 해도 엘리나의 시선에는 아들의 여자가 되려는 소녀이며, 곧 있으면 며느리가 될 소녀였기 때문이었다.
"어머님, 그런데 어머님은 그냥 인사만 하시고 바로 돌아오실 생각이신가요?"
아이린이 엘리나에게 묻자, 엘리나가 카이라스를 쳐다보았다. 그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그녀의 눈빛에 카이라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어머니...아니 엄마도 거기서 같이 주무실거야."
카이라스는 엘리나를 어머니라고 부르려다가 서운한 기색이 감도는 엘리나의 푸른 눈동자를 보자 얼른 말을 바꾸었다. 상당히 '마마보이' 같은 모습이기는 했지만 아이린에게는 그것도 카이라스 다웠는지 부채로 살짝 얼굴을 가리며 웃음을 지었다.
"그럼 어머님께서도 저희의 밤일을 모두 보시거나 들으실텐데요?"
그러나 엘리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호, 린. 걱정할 것 없어. 라스는 라스 아빠랑 내가 밤일을 하는 때에 들어왔었거든. 그리고 어차피 내 새끼인데 괜찮지 않아?"
아이린은 엘리나의 말에 잠시 붉은 눈동자로 그녀를 응시하다가 묘한 시선으로 카이라스를 바라보더니 이내 카이라스에게 말했다.
"뭐, 카이라스 공자의 의견이 그렇다면 저는 신경쓰지 않을께요. 단 오늘 새벽은 함께 보내고 내일 아침부터 바쁘다는 것은 기억해둬요."
"알고 있어."
카이라스는 아이린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바로 전대 뱀파이어 퀸 루나가 머무는 마을을 찾아가려는 것이었다.
"그럼 잠시 이곳에 포탈을 만들도록 할께."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리마 시에 있는 별장과 이어지는 포탈을 만들었다. 이미 카일라는 그곳에 돌아가있는지 오래였고, 지금 쯤이면 디아나, 셀리나, 티세라와 함께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서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마법은 정말 편리하네."
순수한 검사인 엘리나는 카이라스가 만든 텔레포트 포탈을 보면서 감탄했다. 그녀는 머리가 나쁜 편도 아니었고 그랜드 소드 마스터 최상급의 경지에 오른만큼 두뇌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지만 하위 단계의 마법들이라면 모를까 고위 단계의 마법들의 경우는 대부분 무슨 소리인지 이해도 제대로 가지 않았다.
물론 카이라스는 어릴때도 무슨 소리인지는 다 간단히 이해를 했었었다. 애초 그는 글자를 익히는데 1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었으니까. 그것도 그냥 한 번 보고 다 외워버렸던 것이었고 그 후 그는 마법 수식들을 외우는 것은 정말 간단하게 외워버렸었다.
괜히 시공회귀를 했을때 이미 그가 10 살 밖에 되지 않은 나이임에도 5 서클의 마법사였던 것이 아니었다.
"일단 들어가요, 엄마."
"응."
"가자, 린."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린에게 손을 정중하게 내밀었고 아이린 역시 미소를 지으며 우아하게 그에게 새하얀 손을 내밀었다.
"얼마든지요, 카이라스 공자."
그리고 둘의 모습을 본 엘리나는 벌써부터 자기 여자를 먼저 챙기는 카이라스의 모습에 약간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흐뭇한 기분을 느끼었다. 결혼을 늦게 한 자신과는 달리 일찍이 여러 아내들을 맞이한 카이라스의 모습을 볼 때 자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손자나 손녀를 볼게 될 것 같았다.
'빨리 낳았으면 좋겠어.'
이 나이에 벌써 할머니가 되는 것은 약간 서글프지만 그보다도 손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더욱 기대되었다. 그런 엘리나의 기대감을 느낀 카이라스는 쓰게 웃었다.
'어머니는 하여튼 애를 참 좋아해.'
그렇게 생각하며 카이라스는 아이린과 함께 포탈의 안으로 들어갔고 이어서 엘리나 역시 따라서 들어갔다. 그리고 사실 그녀의 가는 검지손가락에 끼워진 찬란하고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반지는 당연하게도 루스칼리스가 선물한 것인만큼 넓은 아공간의 기능이 있는 반지였고 그 아공간 속에는 엘리나가 며느리들에게 주려는 깜짝선물들이 들어있었다.
정말 깜짝 놀라게 해주기 위해서 아들인 카이라스에게도 말하지 않은 선물들은 며느리들이 분명 마음에 들어할 것이라고 엘리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생각하며 포탈 밖으로 나오며 바뀌어진 시야를 확인했다.
그녀가 서있는 곳은 바로 리마 시에 있는 별장이었다.
"어서오세요, 고모...아니 어머님."
그리고 새하얀 웨딩드레스에 웨딩베일을 쓰고 있는 평상시와는 달리 강렬한 고결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카일라가 제일 먼저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며 살포시 인사를 해왔다.
이어서 마찬가지로 새하얀 웨딩드레스에 웨딩베일을 쓰고 있는 디아나와 셀리나 역시 엘리나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해왔고, 마지막으로 그녀와는 초면인 마찬가지로 웨딩드레스와 웨딩베일을 쓰고 있는 티세라가 살짝 긴장하면서 인사를 했다.
"어, 어서오세요. 어머...님."
그렇지만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려는듯 엘리나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응 반가워, 네가 티세라구나?"
"네."
"편하게 계속 어머님이라고 불러. 라스의 여자면 내게는 며느리잖아?"
아들의 여자, 즉 자신의 며느리인 티세라에게 엘리나는 시어머니라기보다는 자상하기 그지없는 언니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맑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고 이 때 카이라스는 이미 아이린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버린 상태였다.
그리고 가벼운 엘리나와의 인사가 끝나자 4 명의 아내들 역시 모두 위에 가봐야한다며 위층으로 가게 되자 엘리나는 살짝 서운한 미소를 지었다.
"선물들을 줄 틈이 없었네...내일 아침 일어나면 그 때 줘야겠지?"
엘리나가 준비한 선물이 과연 무엇일지는 그녀만이 알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