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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3화 〉[빼앗긴 자의 원한] 3 (173/380)



〈 173화 〉[빼앗긴 자의 원한] 3

'나중에 알아봐야겠어.'

그리고 카일라가 받은 것은 한 자루의 검이었는데 오러 블레이드 및 오러 서클 등의 위력을 증폭시켜주는 경악스러운 효과를 보유하고 있는 검이었다. 거기다가 형태 역시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알아서 일부 변형하는 기능도 있었기에 카일라에게 딱 맞는 검으로 알아서 변모해주기도 했다.

디아나와 셀리나는 뱀파이어이기에 블러드 마나를 보다 증폭시켜주는 계열의 반지 아티팩트를 받았고 아직 성취가 미약한 티세라나 어린 유리아나와 레이나의 경우는 강력한 아티팩트를 받기 보다는 복용시 보유한 마나의 양을 크게 늘려주는 내단들을 받았는데 과거 엘리나가 몬스터 사냥을 하던 도중 얻었던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것에 카이라스는 마법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지만, 엘리나의 아공간에 은근히 수많은 보물들이 저장되어있었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완벽히 깨달았다.

아르테일 공작가 내에서 보관되어있는 제 1의 마도시대와 제 2의 마도시대 당시 때의 유물들의 목록과 기능들은 카이라스는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루스칼리스가 엘리나에게 준 아티팩트들은 딱히 계산하지 않았었는데 그것은 아르테일 공작가의 것이 아닌 어머니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엘리나가 가져간 아티팩트들은 대부분 외양이 예쁘거나 멋있었지만 그 기능들 역시 상당한 것들도 적지 않은듯 보였다.

카이라스는 나중에 시간을 내서 엘리나에게 그녀가 보유한 아티팩트들을 확인 좀 해보게 해달라고 부탁을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아티팩트를 건네준 후 마지막으로 엘리나는 아이린에게 추가로 하나를 더 건네주었다.

"어머님, 이건?"
"선물, 아까 그건 생일선물이지만 이것은 모두에게 나눠주는거잖아? 그러니까 하나 더 주는게 당연하잖아, 안그래?"

엘리나가 살짝 눈을 찡긋하자 아이린이 미소를 지었다.

"감사히 받을께요."

엘리나가 아이린에게 이번에 건네준 것은 무슨 장신구와 같은 것이었고 끝에는 고리가 있었고 그 고리를 부채의 손잡이의 구멍 부분에 끼워넣은 아이린은 검은 부채 아래에 생긴 붉은 장신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듯 보였다.

사실 그녀가 언제나 가지고 있는 검은 부채는 특급 중에서도 특급에 속하는 아티팩트로 10 서클 마스터였던 시절의 카이라스도 꽤나 오랜시간을 들여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은 아티팩트였다.

1000 년의 역사를 가진 카르시스 제국의 황궁의 보물창고에는 그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다양한 아티팩트들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유적을 탐사하는 자들은 대륙의 강자들 중 셀 수 없이 많았지만, 그만큼 강력한 유물들을 얻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예로 카이라스가 공략했던 발록이 있던 던전들만 해도 얼마나 난이도 높았던 던전이던가? 그랜드 소드 마스터와 8 서클 이상의 대마법사가 힘을 합쳐도 공략을 하기가 힘든 어마어마한 난이도를 가진 곳이었다.

카이라스가 워낙에 강했기에 비교적 쉽게 발록을 쓰러뜨린 것이었지 실제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8 서클 이상의 대마법사, 대신관 급에 달하는 성직자가 여럿이 있고 그외 다양한 강자들이 힘을 합쳐야 쓰러뜨릴 수 있는 마족이 바로 발록이었다.

베헤모스들의 무리 때는 카일라의 쇼크 웨이브가 상성적으로 유달리 좋았던 것이었으며, 지즈들의 무리 때는 디아나의 권능이 9 서클의 마법을 능가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기에 쉽게 처리할 수 있던 것이었다.

카이라스와 디아나가 올라있는 경지는 절대강자에 분류되는 자들 중에서도 최강급에 속하였기에 그들이 비교적 유적을 쉽게 공략하는 것에 비해 지금이 아무리 제 3의 마도시대라 해도 공략은 쉽지 않았었다.

그렇기에 수준이 높은 던전형 유적들을 공략해 클리어하여 강력한 유물들을 얻은 경우 황실에 진상하는 것으로 작위를 높이려는 자들 역시 적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 백작이었던 자가 100 개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제 1의 마도시대 때의 아티팩트 유물들을 대량으로 황실에 바침으로서 후작의 자리를 얻고 그에 걸맞는 영지를 추가로 받은 경우도 700 년 전에 있었을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아이린이 가진 저 부채는 무려 9 서클의 마법인 인피니티드 리터레이트 실드를 사용할 수 있었고 또 8 서클 이하의 다양한 마법들을 여러 가지를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아티팩트인데다가 축복 계열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효율도 지니고 있었다.

저 부채를 이용해 그녀가 흑마법사, 다크 나이트, 리치, 데스 나이트, 데스 메이지 등으로 이루어진 어둠의 군세에게 마신의 성녀로서 축복을 내려준다면 그냥 그녀가 시전해주는 축복보다 강한 효과를 지닌 축복을 받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엘리나가 준 저 고리는 아티팩트가 가진 힘을 증폭시켜주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었으니 흑마법사를 비롯한 어둠의 군세가 카이라스의 휘하에 들어왔을때 그녀가 축복을 내려준다면, 정말 전쟁에서 어마어마한 힘이 되어줄 것이었다.

"어..아니 엄마, 잠시 다녀올 곳이 있어서...아이린과 디아나만 데리고 다녀올께요. 그리고 카일라 누나, 셀리나, 티세라. 미안한데...다들 잠시 여기서 기다려줘."
"둘만 데리고 다녀올 생각이야?"

엘리나가 묻기 전에 먼저 물은 카일라의 물음에 카이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지금 만나볼 사람이 있는데 세 명을 넘게 찾아가면 그 쪽에서 경계를 하고 두려워할 것 같거든. 일단 얘기를 해야하는 아이린과 중간에서 소개를 시켜줄 디아나만 만나게 하려고. 그 쪽은 디아나를 경계하지 않을테니까."
"그렇네."

카일라는 카이라스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데려가달라고 조르지 않았다. 디아나였다면 자신이 삐졌음을 드러냈겠지만 그녀와는 달리 오히려 일찍 철이 든 카일라는 카이라스가 하려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방해하지 않았다. 그저 한 마디만 했을 뿐이었다.

"늦게 오지는 마."
"응, 알았어."

그리고 카이라스는 부드럽게 카일라에게 키스를 해준 것을 시작으로 이어서 셀리나에게 키스를 해준 후 마지막으로 티세라에게도 키스를 해주었다.

"빨리 출발하자."

디아나가 살짝 재촉하는듯한 말투로 말하며 살짝 카이라스에게 팔짱을 껴왔다. 그녀는 카일라를 두고 가면서도 자신은 따라간다는 것에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데 그 모습이 과연 '철 없는 애' 같은 모습으로 보였다.

물론 엘리나의 앞이기에 그냥 살짝 애교를 부리는듯한 모습만 보여주는 내숭을 부리는 디아나였지만 남편인 카이라스의 눈에는 아무리 겉으로 조신한 척 굴어봤자 그냥 귀엽고 사랑스러운 철부지 아내일 뿐이었다.

"알았어. 린, 디아나 가자.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라스 다녀와. 엄마는 잠시 카일라랑 오랜만에 얘기를 나누고 있을께."

엘리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카일라를 살짝 옆에서 끌어안았고 마치 딸과 재회를 한 엄마와 같은 그 모습에 카이라스는 피식 웃으면서 텔레포트 포탈을 만들고는 아이린과 디아나만을 대동하고 이동했다.

*              *             *

뮤란 왕국 북부 지역의 산골짜기.

"......"

카이라스는 잠시 말이 없었다.

"마을이 사라져있다니..."

분명 산골짜기인 이곳에 존재했을 마을이 통째로 파묻힌채 사라져있었다.

[강력한 원한이 느껴진다. 카이라스.]

그의 내부에 있는 세르티네스가 대마왕 답게 이곳에 있는 강대한 원한들을 읽었는지 그대로 그 사실을 카이라스에게 알려주었지만 이미 그는 알고 있었다.

"알아. 정말 강대한 원한이야. 도저히 절대로 저승에 가지 못할 정도로 큰 원한인걸?"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린과 디아나를 바라보았다. 항상 웃음을 짓던 아이린의 표정 역시 굳어져있었고, 특히나 디아나의 표정은 굳어지다가 못해 살짝 창백해보였다.

이곳에 루나가 있다는 것을 들은 디아나는 오랜만에 그녀의 양어머니이기도 한 그녀와 재회한다는 사실에 내심 반갑게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살았던 마을이 지진이라도 난듯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그녀가 지진 따위에 다칠 일은 없겠지만 그녀가 너무나 걱정이 된 것이었다.

"이건..."

카이라스는 이 지진이 인위적인 지진이 아님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또 자신들이 이곳에 오면서 사라져버렸지만, 이곳에 남은 마력의 흔적들을 통해 이곳에 환영 마법이 펼쳐져있던 것 역시 알아낼 수 있었다.

"환영 마법. 이것으로 정보원을 속였겠군? 정신 계열의 마법들과 이 환영 마법들을 사용했다면 린, 너에게 거짓 보고를 올라가게 할 수도 있었을거니까."
"...즉, 감히 절 농락했다는 것이군요. 감히 저를."

아이린이 차갑게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는데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는 살기와 더불어 상당히 섬뜩한 기운이 서려져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야. 이 지진도 인위적인데?"

그리고 이 이상 말로 하기는 혹시 누가 엿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카이라스는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 린, 디아나. 둘 다 조용히 생각으로만 듣고 대답해.
- 네, 저도 그러는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 나,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미처 그런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디아나는 카이라스와 아이린의 말에 끼어들어갔지만 그녀는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는 진리를 아직 깨닫지 못한 것에 대한 대가로 카이라스의 짜게 식은 눈빛을 받고 고개를 숙여야했다.

[이, 일 내가 볼 때 아무래도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이 한 짓 같은데...틀린가? 카이라스.]

세르티네스가 카이라스가 말해주기 전에 정답을 말하자 카이라스가 대답했다.

- 맞아.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 그 저주받을 드래곤 계집년이 벌인 짓이지. 이 마법의 흔적, 이 마력의 느낌은 틀림없는 그 저주받을 년이야.
- 근데 카이라스, 루나 님은...내 양어머니는 어떻게 되신거야? 대체.
- 아마도...끌려갔겠지. 디아나, 널 세뇌하려는 것을 실패한 대신 말이야.
- 그, 그런...

디아나는 카이라스의 말에 충격받은 듯 잠시 멍하니 있었지만 카이라스는 그녀를 위로하지 않았다. 아니 하려고 했을때 어떤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드래곤 로드...드래곤 로드...저주받을 년...저주받을 년...!]

살아있는 사람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마치 세르티네스처럼 육체를 잃고 오직 영혼만이 남아있는 사람이 내는듯한 목소리였고 카이라스는 단서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 목소리를 내는 영혼을 포착하고는 우선 주변에 여러가지 결계를 중첩해서 쳐두고는 마법으로 지상으로 끌어올렸다.

시체들이 모두 땅에 파묻혀서인지 반쯤 지박령이 되어버린 영혼들 역시 지하에서 올라오질 못하고 있었기에 카이라스가 직접 끌어올려야한 것이었다.

그리고 끌어올려진 영혼은 어떤 남자의 영혼이었는데 카이라스 뿐만이 아니라 마신의 성녀인 아이린도, 뱀파이어 퀸인 디아나 역시 볼 수 있었고 카이라스는 이제 결계 속이기에 마음의 대화가 아닌 입을 통해 목소리를 내며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입니까?"

카이라스의 물음에 남자의 영혼이 그를 쳐다보았다. 정말 거대한 분노와 증오, 슬픔이 담겨져있는 영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나는...나는 그 저주받을 년을 강렬히 증오하는 사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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