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90화 〉[크라이센 국왕과의 대면] (190/380)



〈 190화 〉[크라이센 국왕과의 대면]

[크라이센 국왕과의 대면]

1798년 6월 25일 오후 2시.

기사의 왕국이라 불리우는 크라이센 왕국의 왕성.

기사들의 왕이라 불리고 있는 크라이센 왕국의 국왕 루드비히 폰 크라이센, 루드비히 1세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절대강자 중 하나였다.

비록 초급의 경지이기는 하고 그의 나이가 60을 넘었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왕으로서의 업무가 상당할텐데도 불구하고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올랐다는 것은 그가 상당히 재능이 있는 편이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올라서 그가 더욱 젊어지자 그의 아들인 왕세자 루드비히 2세는 살짝 한탄을 했다는 말도 있었지만 루드비히 2세 역시 왕세자로서의 업무들을 보면서도 30대 후반의 나이에 소드 마스터의 반열에 올라있는 그럭저럭 하는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검사였다.

그리고 콧수염을 기른 갈색 머리카락의 강인한 인상의 중년인인 루드비히 1세는 천천히 자신의 손에 쥐어진 보고서의 이름들을 그 강인한 눈빛으로 흝어보았다.

그것은 바로 카이라스를 비롯해 카일라와 디아나, 셀리나, 티세라, 레이나, 그리고 유리아나의 정보가 담겨져있는 보고서들이었다.

카이라스와 카일라, 티세라와 레이나, 그리고 유리아나에 대한 정보는 제법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그렇지만 디아나와 셀리나에 대한 정보는 정말로 빈약하기 그지 없었다.

디아나의 실제 나이인 37 살이라는 정보도 알아내지 못해 디아나에 관한 정보란에는 나이 불명이라고 적혀있었고, 그나마 셀리나는 18 살이라는 나이라도 제대로 적혀있었다.

하지만 아르테일 공작가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두 미녀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것은 크라이센 왕국도 마찬가지였다.

블라디미르라는 성이 뱀파이어들의 로얄 블러드의 성이기는 하지만 인간 중에서도 블라디미르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은 제법 많았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몰락 귀족들 중에서도 블라디미르라는 성을 보유했던 귀족 가문들의 숫자만 20 개가 넘어갔기에 더욱 그녀들의 정체를 밝히는게 혼잡스러웠다.

경국지색의 미모들과 붉은 눈동자에 의해 혹시나 뱀파이어가 아닐까?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카르시스 제국의 여황제인 아이린 폰 카르시스 역시 그녀들에 못지 않은 경국지색의 미모에 붉은 색의 눈동자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그 의문은 확신을 가하게 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카이라스도 의도하지 않게, 아이린도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아이린의 외모가 디아나와 셀리나의 진실을 감춰주는데 크나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쨌든 이렇게 오늘 만나게될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의 정보를 보던 루드비히 1세는 혀를 찼다.

"정말 아버지나 아들이나 여복이 터졌군. 거기다가 아예 카르시스 제국의 여제까지도 자기 여자로 삼았다니."

당연하게도 루드비히 1세 역시도 카이라스와 아이린의 관계를 확신하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1 시간 후, 루드비히 1세는 자신을 찾아온 카이라스와 대면하게 되었다.

검은 롱코트를 입고 철저하게 검은색으로 무장하고 검은색 롱코트의 가슴 부분에는 아르테일 공작가의 문양이 그려져있는 카이라스는 오직 카일라만을 대동한채로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카일라를 살짝 뒤에 세워둔 그가 앞으로 나가 살짝 허리를 숙였다.

"크라이센의 국왕이신 국왕 전하를 알현하옵니다."

카이라스의 신분은 카르시스 제국의 공작가의 소가주였고, 루드비히 1세는 엄연히 크라이센 왕국의 국왕이었기에 카이라스는 일부로 루드비히 1세가 자신보다 신분상으로 위라는 것으로 알현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주었다.

루드비히 1세도 남자인지라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허리에 검을 찬채 고고하게 서있는 카일라의 아름다운 모습에 눈을 빼앗겼지만 이내 마나를 순환시켜서 급히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며 카이라스를 응시했다.

"흐음! 그대는 카르시스 제국의 대공이 될 신분이기도 하지 않은가? 그런데 어찌하여 과인에게 알현이라는 단어를 쓰는가?"

카르시스 제국의 여황제인 아이린의 남편의 신분이라면 루드비히 1세의 신분과 비교해서도 결코 아래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루드비히 1세는 살짝 장난 반에 압박을 주기 위한 의도도 반을 섞어서 카이라스에게 묻자 카이라스는 키득 웃음을 터트렸다.

"지금은 쓸데없는 장난을 할 때가 아닙니다. 국왕 전하."

그리고 동시에 카이라스의 눈빛이 차가워졌고 그의 존재감이 더 없이 커지고 거대해졌다.

루드비히 1세는 자연히 식은땀이 흘렀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 그는 물론이고 그의 옆에 호위로 서있던 크라이센 왕국 최강의 기사이자 왕실기사단의 단장이기도 한 아킬레스 경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10 서클 마스터에 이른 카이라스는 그저 가만히 존재감을 뿜어내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뿜어내는 경지에 이른 것이기 때문이었다.

"저는 10 서클 마스터, 마법왕 카이라스 폰 아르테일로서 중요한 얘기 때문에 국왕 전하를 뵙는 것이지 시시한 정치 싸움 같은 것이나 하고자 찾은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말한 카이라스의 말에 루드비히 1세는 침음성을 내며 말했다.

"크으으...설마...10 서클의 마법사라는 소문이 참이었단 말인가?"

사실 그가 10 서클의 마법사라는 것은 널리 퍼진 소문은 아니었다. 단지 아르칸 왕국의 국왕인 카르쟌 1세가 이웃국인 그에게 우호적으로 나오면서 카이라스에게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야한다고 말을 해왔었고, 또 그 때 은근슬쩍 그가 10 서클 마법사라는 말을 흘리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18 살에 불과한 소년이 10 서클의 마법사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던 루드비히 1세였지만 지금 거대한 위압감을 뿜어내는 카이라스를 보고는 그 소문이 진짜라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슈우우-

그리고 카이라스는 천천히 위압감을 거두었다.

"라스, 너무 과격하게 나갔어."

카일라가 살짝 그의 옆으로 다가오며 차가운 목소리로 지적하자 카이라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 요새 들어서 정치싸움이라는게 지긋지긋해서 말이야."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루드비히 1세를 바라보았고, 아킬레스 경이 급히 루드비히 1세의 앞에 나서서 카이라스의 시선을 가로막으려고 했다.

"그만하게, 아킬레스 경."
"전하?"
"얘기를 하러 온 손님에게 과인이 무례했던거네. 그대는 물러나있게. 왕명일세."
"네, 전하."

왕명이라는 말에 아킬레스 경은 살짝 불안해하면서도 순순히 루드비히 1세의 명령대로 뒤로 물러났고 루드비히 1세가 왕 다운 위압감을 내뿜으면서 카이라스에게 물었다.

"자, 그럼 그대에게 듣고 싶군. 10 서클 마스터라는 그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선보인 이유는 정치싸움으로 시간을 낭비하기 싫다는 뜻일테니 본론만 말해보게."

역시나 카르쟌 1세가 그랬듯이 국왕 자리는 아무나 해먹는 것이 아닌듯 보였다. 아니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거나.

어느 쪽이든 루드비히 1세도 제법 뛰어난 왕에 속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제가 제안을 하고자 하는 것은 첫번째는 국가간의 동맹이고, 두번째는 긴밀한 협력입니다."

동맹과 긴밀한 협력이라는 말에 루드비히 1세는 의문을 품었다. 대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동맹과 긴밀한 협력이라? 대체 이 두 개의 차이가 무엇인가?"
"동맹은 우선 표면적으로 보이는 국가간의 동맹이고, 그러면서도 동맹 이상의 긴밀한 협력을 해야합니다. 현재 카르시스 제국과 아르칸 왕국처럼 말이죠."
"요컨데 삼국 동맹을 하겠다는 말인가?"
"아니요. 그 이상입니다."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한 후 이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삼국 동맹만이 아닌 모든 인류가 힘을 합쳐서 앞으로 벌어질 거대한 전쟁에 맞서야합니다."

거대한 전쟁.

그 말만으로 루드비히 1세는 자신이 모르는, 아이린과 카르쟌 1세. 카르시스 제국의 군주와 아르칸 왕국의 군주만이 아는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해보게. 대체 무슨 전쟁인가?"
"이종족, 드래곤. 바로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이 직접 이끄는 드래곤과 엘프, 드워프 등을 포함한 수많은 이종족의 연합군이 될 겁니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인류의 말살입니다."

정확하게는 인류의 문명을 말살하고 살아남은 몇몇 인간들을 노예로 삼아 기를 생각들이었다. 특히나 아름다운 미녀들의 경우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고 죽느니만 못한 꼴이 될 터였다.

"...그걸 믿으라는건가?"
"못 믿으시겠으면 마나의 맹세를 해드리겠습니다. 제 모든 마나에 걸고 맹세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 말은 전부 사실입니다."

카이라스가 마나의 맹세까지 하게되자 그 말이 진실임을 알게 된 루드비히 1세의 얼굴이 굳어졌다.

어째서인지 카르시스 제국이 그토록 아르칸 왕국을 우호적으로 대하고, 아르칸 왕국이 왜 그렇게 카르시스 제국에게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주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바로 그들은 눈 앞의 소년이 말한 미래에 벌어질 전쟁에 대한 얘기를 이미 들었던 것이었다!

그러자 정치에 관심이 없던 아르테일 공작가가 갑자기 당대의 여황제인 아이린을 황녀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지지하던 것이 이해가 갔다. 바로 전쟁을 대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줄 황제를 그들은 적극적으로 밀어준 것이었다.

"후후, 그렇군. 전부 사실이었어...하하하하!"

루드비히 1세는 갑자기 고개를 위로 올리더니 미친듯이 크게 웃었다.

"과인 역시 인간으로 협력을 할 수 밖에 없겠군. 단 우리 왕국의 정체성을 위해서 몇 가지 조건들은 달 것임을 이해해주시게."
"이해해드리겠습니다."
"후후, 선택지가 하나 뿐인 상황을 과인이 겪게 될 줄은 몰랐군. 그나마 우리 크라이센 왕국에 이득도 될테니 신하들도 납득해주겠지..."

루드비히 1세는 아르칸 왕국이 카르시스 제국과 우호적인 관계가 되면서 교역량이 급증하며 경제가 크게 살아났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크라이센 왕국도 마찬가지의 효과를 보게 될 것이었다.

"카르쟌 1세 녀석이 부럽군...그 녀석은 경국지색의 미녀인 마누라와 못지 않은 미녀가 될 딸이라도 있었으니 말이야."

루드비히 1세는 과거 리히테나워 공작과 마찬가지로 카이라스에게 혼인을 제안하게 할만한 여인들이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그리고 고를만한 여인들 중에서 저기 카이라스의 옆에 서있는 카일라에 비할만한 미녀는 아무도 없었다.

기사의 왕국인 크라이센 왕국인만큼 여기사들 역시 여럿이었지만 그 누구도 카일라에 비할만한 검술도 보유하고 있지 못했고, 그녀에 비견될만한 미모도 지니지 못하였다.

"자, 그럼 자세하게 설명해주게. 대체 어떤 식으로 전쟁이 벌어질 것이고, 전쟁에서 적들은 대체 누구일지에 대해서 말이야."

누가 기사왕국의 왕이 아니랄까봐 루드비히 1세는 제일 먼저 전쟁의 적들에 대해서부터 관심을 보였다. 미래에 전쟁이 벌어지면 직접 칼 들고 돌격하고도 남을 것만 같은 이 국왕을 바라보던 카이라스가 말했다.

"모두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정보들을 정리한 이 책 역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아공간에서 한권의 책을 꺼내 루드비히 1세에게 건네주었다. 그가 아는 이종족들의 전술과 병과들, 그리고 강자들의 리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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