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화 〉[세상에 알려지는 엘프들의 진실]
크라이센 왕국의 프레드 마을에서 엘프들이 저지른 잔인한 행위들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특히나 카이라스는 자신이 보았던 광경들을 모두 영상화를 시킨 다음 영상구를 제작하여 널리 배포했고 그 이유 역시 고작 마을 사람 몇 명이 숲에 좀 깊숙히 들어가서 과일을 따먹은 것이 전부라는 것이 널리 알려졌다.
고작 그런 이유로 1000 명이 넘는 사람들을 살해하고 어린아이들까지 잔인하게 살육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엘프들의 마을을 습격하고 철저하게 보복을 한 카이라스의 행위는 아무도 비난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엘프 마을에서 무고한 프레드 마을의 마을 사람들을 학살해놓고 어린애들에게 그것을 자랑하던 어른 엘프들과 그것을 재밌다는듯 듣던 어린 엘프들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동시에 카이라스가 10 서클의 마스터임이 세상에 알려졌고 그 압도적인 강함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전율하며 아르테일 공작가의 전력이 기존의 평가에서 몇 단계는 더 위에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또 프레드 마을의 사람들로부터 흑마법사들과 네크로맨서들에 대한 평가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비록 작은 시작이었지만 이것이 점차 큰 불씨로 편하게 된다면 대륙의 인식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카이라스는 확신했다.
그리고 조화의 종족이라 자처하는 엘프들이 보여준 이 행위는 각국에 순식간에 퍼졌고 엘프들에게 크라이센 왕국에서는 항의를 보내었지만 오만하기 그지없는 엘프들은 당연하게도 "야만스러운 짐승 같은 인간들 주제에 고귀한 엘프에게 건방지다." 라는 답장만을 보내었고 국가를 초월하여 전 인류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당연하게도 소수나마 최근들어 아르테일 공작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양지에 모습을 드러낸 흑마법사 협회의 회원들에게 엘프 여성들을 '엘프 암컷'들이라고 칭하며 노예로 나누어주었다고 비난을 퍼붓던 인권 단체들은 주변에서 날라오는 돌팔매들에 의해 알아서들 사라져주게 되었다.
그 이전에도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한 사람으로서의 존엄성을 포기한 엘프들의 편을 들던 인권단체들은 인간들 사이에서 완전히 '적'으로 취급받는지라 인권단체는 자연히 해산을 하고 반성선언들을 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러고도 나대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사람들은 모두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명이 되어 각국에서 직접 나서서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감금시켰고 그리하여 인간들은 제대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카이라스가 원하던 명분이 엘프들에 한정해서는 확실해진 것이었다.
심지어 크라이센 왕국에서는 엘프들을 징벌해야한단 목소리까지 생겨냐고 있었고, 크라이센 왕국이 엘프들을 징벌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킬 시 아르칸 왕국과 카르시스 제국 역시 조약에 따라 적극적으로 지원을 할 것을 주장하고 나서자 엘프들은 그제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 * *
"......"
황금빛의 머리카락에 황금색의 눈동자를 지닌 아름다운 미녀의 모습을 한 에라시안은 조용히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한 명의 아름다운 절세미녀를 바라보았다.
"세레시아. 당신이 절 이렇게 실망시킬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에라시안이 보기 드물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자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은 당대의 엘프 퀸, 세레시아는 고개를 숙인채 말했다.
"정말...면목이 없습니다."
"지금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씀 드렸을텐데요? 안 그런가요, 루나 양."
"로드의 말대로입니다."
에라시안의 옆에 서있던 전대 뱀파이어 퀸 루나가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3 년전, 에라시안에 의해 생포된 그녀는 참으로 처참한 꼴을 당했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어서는 완전히 세뇌되고 개조까지 거친 그녀는 에라시안에게 충성하는 노예로 변해있었고 그녀는 사소한 감정까지도 완전히 통제당하는 거의 반은 인형이나 다름 없는 신세로 전락해있었다.
그리고 에라시안은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세레시아를 바라보았다.
"인간을 경멸하는 것은 좋은 태도이며, 인간들을 없애야한다는 나의 의견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준 세레시아. 당신에게는 감사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후후훗. 무엇보다도 운명의 대적자 외에도 두려운 적이 나타난 것 같으니까요."
"네?"
에라시안의 말에 세레시아가 살짝 놀라하며 고개를 들었다. 살포시 빛나는 백금발의 머리카락에 에메랄드빛 녹색의 눈동자를 지닌 세레시아는 카이라스의 기억에 있는 엘프 퀸 세레시아랑 조금도 다를 것이 없었다.
그의 어머니인 엘리나를 비롯해 카일라, 유리아나, 디아나, 레이나 등과 비교해서도 조금의 부족함이 없던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경국지색의 절세의 미녀로 엘프 중에서도 최고의 미녀라 불리지만 그 속은 사악하기 그지없는 희대의 악녀 중의 악녀.
에라시안의 가장 적극적인 협력자로 악질적인 엘프 우월주의자.
카이라스가 아마도 그녀의 모습을 봤더라면 분노를 쉽게 감추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이 자리에 없었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에라시안과 세레시아, 그리고 루나 셋 뿐이었다.
"10 서클 마스터이자 드래곤 로드로서의 예지가 말해주고 있어요.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10 서클 마스터인 카이라스 폰 아르테일이라는 어린 소년의 비정상적인 성취를 볼 때 그가 제 운명의 대적자일 가능성도 있죠. 하지만 예지는 저에 필적하는 힘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숙적의 존재를 암시해주고 있군요."
"그, 그럴리가."
세레시아가 놀란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그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찮은 인간 따위가 어떻게 위대한 드래곤 로드인 에라시안에 필적하는 힘을 지니고 또 고귀한 엘프들의 여왕인 자신을 능가하는 힘을 지닌단 말인가?
그런데 드래곤 로드 에라시안에 맞먹는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적이 있다는 말에 세레시아로서는 놀랍기만 했다.
반면 루나는 차가운 붉은 눈동자로 가만히 서있었는데 붉은 드레스를 차려입고 가만히 서있는 모습은 가히 디아나에 비할만한 고귀함과 도도함, 고결함이 풍겨지는 아름다움이 느꼈졌지만 이전의 그녀와는 달리 차가운 느낌이 너무나도 강렬했다.
그리고 에라시안에 의해 세뇌되고 개조되어 완전히 그녀의 노예로 전락한 그녀였지만 그녀는 세레시아와는 달리 인간을 깔보지도, 얕보지도 않았다.
"놀라울 것은 없죠. 세레시아 양, 인간들 중에선 다른 인간들과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초월적인 힘을 쌓는 존재들도 있으니까 말이에요."
루나의 말에 세레시아가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그녀의 표정은 분노로 일그러져있었고, 일그러져있는 그녀의 얼굴도 아름답기 그지없었지만 그녀가 가진 사악한 본성이 그대로 보여지는듯한 모습이기도 했다.
'흥, 고작 인간이랑 놀아나다가 끌려온 인형 따위가.'
세레시아는 당연히도 에라시안의 인형에 불과한 루나를 깔보고 있었다. 그녀가 강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녀의 실력은 결코 자신의 아래가 아니었으니까.
그렇지만 자신은 에라시안이 인간 말살을 결정했을때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온 엘프 퀸이었고 루나라는 저 뱀파이어 계집은 하찮은 인간 사내랑 놀아나다가 에라시안이 직접 찾아가 끌고 와 세뇌와 개조를 번갈아한 인형에 불과했다.
하지만 세레시아는 얌전히 에라시안에게 고개를 다시 숙이면서 말했다.
"그럼 인간들에겐 굴욕적이지만 사과문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아, 사과문 만으로 저들이 바로 풀어질리는 없을 거에요. 우선은 프레드 마을인가 하는 마을을 습격했던 엘프들을 인간들에게 노예로 내버려두세요. 그리고 인간들에게 대한 적의를 더욱 끌어올리는 한편 인간들이 방심하도록 적당히 금은보화를 갖다주도록 하세요."
"금은보화를 말입니까?"
세레시아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드워프들은 주로 희귀한 광석들을 모아서 그것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반면 엘프들은 아름다운 것들을 수집하는 것을 즐겼는데 아름다운 것을 하면 당연히 금은보화가 빠질 수가 없었다.
희귀한 보석들부터 시작해서 각종 보석들을 수집하는 것은 엘프들의 취미였고 엘프 퀸 세레시아가 사는 세계수의 근방은 막대한 보석들이 보관된 보물창고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시공회귀 이전에 괜히 엘프들이 아름다운 인간 미녀들에 대한 수집욕구를 불태웠던 것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것은 무엇이든 수집하고자 하는 것이 엘프들의 본성이었으니까.
중간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 중 하나인 카일라를 시공회귀 전 세레시아가 살해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에라시안의 명령이었기에 살해했던 것이었지 그것이 아니었으면 카일라 역시 생포를 하려고 들었을테였고 그 틈에 그녀는 살해당하지 않고 카이라스와 함께 탈출 할 수도 있었을 것이었다.
"하찮은 인간들에게 고귀한 엘프들이 3000 이상이나 노예로 있어야하는데다가 금은보화까지 짐승 같은 그것들에게 바쳐야한다니. 솔직히 말해서 불쾌한 기분이 듭니다, 에라시안 님."
"호호호, 뭐 이해합니다. 굴욕적이고 불쾌하겠죠. 하지만 참아내시고 인간들에 대한 적의를 더욱 키우도록 하세요."
"네, 감히 짐승과 같은 종족들 주제에 대륙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용서할 수 없는 인간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에라시안과 세레시아의 대화가 끝난 후 사과문과 막대한 금은보화가 크라이센 왕국으로 보내졌다.
* * *
크라이센 왕국에게 사과문과 함께 엘프들의 사절이 금은보화를 들고 방문을 했다.
크라이센 왕국은 막대한 금은보화를 받으면서 사과를 받아들였는데 그 금은보화들은 절반은 피해자인 프레드 마을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식량들과 가구들로서 교환되어서 분배되었고 절반은 당연히 크라이센 왕국의 왕궁 창고로 이동되었다.
그렇지만 금은보화가 워낙에 많은 양이다보니 프레드 마을 사람들에게 식량들로 지급을 할 시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 막대한 양이 될 터였기에 마법서와 검술서 등으로 바꾸어져 지급한 경우도 상당했다.
힘의 중요성을 깨달은 프레드 마을 사람들은 검술서와 마법서를 열심히 익히기 시작했고, 연이어 엘프들의 사태를 보고 느낀 것이 있다며 카르시스 제국의 황실과 아르테일 공작가, 리히테나워 공작가가 합심을 하여 무척이나 저렴하여 평민들도 부담없이 살 수 있는 가격으로 3 서클까지의 마법서와 마나연공법이 동봉된 초급의 검술서를 무료로 배포하였다.
카이라스의 의도대로 이렇게 인간들의 힘을 이종족들의 의심 없이 이종족들 때문에 단련을 하는 것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고, 인간들 역시도 방어를 위해서 마법서들과 검술서들을 익히기 시작했지 그 누구도 이종족들을 선제 공격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사람들은 없었다.
그리고 엘프들이 결코 선한 종족이 아니라는 진실과 조화의 종족이라 주장하는 것은 위선이라는 것이 대륙에 널리 알려진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더불어서 흑마법사 협회를 흡수한 아르테일 공작가의 저력은 더더욱 강성해졌고, 흑마법사 협회에서 수많은 엘프 노예들을 즐기고 있을 때 카이라스는 아르테일 공작가로 복귀해있었다.
그에게는 드디어 휴가가 시작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