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7화 〉[특수부대, 200 명의 소드 마스터 군단] 2
분신을 해제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카이라스는 아이린의 옆으로 다가왔고, 아이린은 싱긋 웃으면서 황제의 집무실에서 자신이 앉는 책상의 뒷쪽에 있는 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가 벽을 몇 번 두드리자 비밀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 들어가요."
아이린이 먼저 비밀 통로의 안으로 들어가자 카이라스는 잠깐 고개를 돌려서 세르티네스를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살짝 웃은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라는듯 고개를 살짝 비밀통로 쪽을 가리켰다.
"같이 안 갈거야?"
카이라스가 세르티네스에게 묻자, 세르티네스는 살포시 미소를 지은 얼굴로 아름다운 미소와 고운 미성의 목소리와는 달리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나는 가지 않을 생각이다. 카이라스. 여기서 책을 조용히 읽고자 하거든. 정말 대륙의 인간들은 흥미로운 마법의 이론들을 여러개를 개발했더군. 특히 네 가문은 말이야."
"뭐, 우리 둘의 정신의 연결고리는 아직 유효하니 여차하면 내 눈을 통해서 여기 앉아있으면서도 볼 수 있을테니...그럼 나랑 린만 갔다 올께."
"알겠다, 카이라스. 잘 다녀와라."
그러면서 살짝 웃으면서 손까지 흔들어준 세르티네스를 뒤로 하고 아이린의 뒤를 따라서 비밀통로로 따라들어간 카이라스는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느꼈고 아래 끝까지 내려갔을때 그의 시선에 오랜만에 들어오는 광경이었다.
사방이 마나석으로 뒤덮혀있는 거대한 연무장.
2000 명도 수용할 법한 황궁의 지하에 있는 거대한 연무장으로, 도대체 어떻게 지하에 이런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가 의문일 정도로 거대한 빈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곳에서는 200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일제히 검을 들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
오러도, 오러 블레이드도 생성하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200 명의 사람들은 모두 소드 마스터들이었다!
비율이 남자가 178 명, 여자가 22 명으로 남자들의 숫자가 당연히 월등하게 많았지만 남녀를 구분할 것 없이 200 명 모두 날카로운 기세들을 지니고 있었다.
척!
그리고 200 명에 달하던 검사들이 아이린과 카이라스를 보자 일제히 검을 두 손으로 쥐고 위로 향하게 하며 자신의 얼굴 앞에 위로 향하는 검을 두며 둘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마치 기사들과 같은 절도 있는 동작들이었다. 그야 당연했다.
그들은 진짜로 기사의 작위들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물론 그들은 전부 고아들이었고, 가족들이 없이 가난하게 혼자 살아오던 뒷골목의 소년과 소녀들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몰락 귀족들도 있긴 했지만 그것은 극소수였고 대부분이 뒷골목의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소년, 소녀들이었다.
아이린이 황제에 오르기 이전부터 황실에서는 백성들을 위하는 자비로운 황실이라는 이미지를 위해서 그런 아이들을 모아다가 가르치고는 했는데 철저한 황실에 대한 세뇌교육을 통하여 황실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바치게 만들며 그들에게 재능에 따라 검술과 마법 혹은 정치 쪽의 일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이들은 그런 아이들 중에서도 재능이 특출하여 빠른 성취들을 보이며 성장한 검사들 200 명을 특별히 골라서 뽑혀진 경우였다.
본래 황실에서는 이들이 모두 소드 마스터에 오를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고 노력과 성취에 따라 적절한 검술들과 마나연공법을 내려주며 소드 익스퍼트 이상만 확실히 되어주기를 바랬을 뿐이었었다.
물론 상당수가 결국에는 소드 마스터가 되겠지만 기한의 차이였다.
젊은 나이 대에 소드 마스터에 오르나, 아니면 정체되느냐.
그리고 소드 마스터에 오르면 공식적으로 이름이 알려지며 영지는 없더라고 기사의 작위를 비롯한 여러 명예들이 따르게 되기에 이미 소드 마스터가 되어버린 기사들의 경우는 이름이 알려져있어서 특수부대로 만들기에는 부적합했다.
그렇기에 아이린은 소드 마스터가 되지 못한 재능자들을 따로 선별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3 년 동안 이 지하 연무장에서 꾸준히 연습을 했고 비밀리에 키워지던 그들은 원래부터 소드 마스터를 눈 앞에 둔 재능자들이었기에 200 명 전원이 소드 마스터에 오른 상태였다.
그들 사이에서도 실력의 강약이 나누어져있었지만 카이라스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저들은 이제 하나하나가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필적하는 힘들을 지니게 될 것이었다.
물론 최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 정도는 아니고 초, 중급 정도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힘이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정말 어마어마한 힘들이 되어줄 것이었다.
'오크 군단에게 맞서기에는 딱 좋지.'
카이라스는 전생에서 벌어졌던 전쟁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기에 드워프제 무기들로 무장했던 오크 군단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나하나가 강인한 전사들이던 오크들은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력한 오크들 역시 여럿이었다.
그야 당연한 일이었다. 약육강식이 주요 사상인 오크들은 자신들끼리도 끊임없이 내부에서부터 싸워왔었고, 생사를 겨루는 사투들을 수도 없이 겪은 오크들은 자연스럽게 실전을 많이 경험함으로서 금새 강해져갔었으니까.
그렇지만 오크들은 뛰어난 무기를 제조하는 기술이 없었다. 그렇기에 오크들은 인간의 무기를 훔치는 것을 대대손손 전해오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그렇기에 녹이 슨 무기들을 사용하는 오크들이 대부분이었기에 그 가공할 번신력과 강력한 전투력에서도 인간들에게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았던 종족이었다.
더군다나 8 서클과 9 서클의 대마법사들이 쓰는 마법이면 소드 마스터에 오른 오크들도 간단하게 전멸시킬 수 있었으니까.
가끔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른 오크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오크들의 숫자는 10 마리를 넘지 못했었고, 대부분 대법사들의 대량 학살이라면 수많은 오크들도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제 3의 마도시대인 지금의 인간들에게 위협도 되지 못하던 오크들이 드워프들과 엘프들의 지원을 받았을때 어떤 위력을 보였는지 카이라스는 잠시 떠올렸다.
인간의 군세에 맞설만큼 어마어마한 숫자인 오크의 대군세가 평야를 뒤덮는다.
하나하나가 정예병 이상의 실력을 지닌 오크들이 강력한 드워프제 무기와 방어구들로 무장을 한채로, 위에는 수십만에 달하는 엘프들이 소환한 정령들의 지원하에 달려드고 오크들 사이에 있는 폴리모프를 한 드래곤들이 인간 마법사들의 마법을 막아주면서 전진할 때 그 위용은 상상을 초월했다.
거기다가 드워프들이 만든 골렘들까지 생각하면 더욱 성가셨다.
오크들은 그 가공할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질리게 만들었지만, 10 서클 마스터인 카이라스는 그런 오크들을 상대할 방법을 위해서 이렇게 특수부대를 만든 것이었다.
'후후, 드래곤들이 아무리 마법을 막으려 해봤자 될거 같냐.'
9 서클의 마법사들의 마법이라면 드래곤들도 위력을 약화시키거나 막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저 아티팩트에 걸린 마법들은 8 서클이기는 하지만 무려 10 서클 마스터인 카이라스가 직접 자신의 마법수식을 불어넣은...즉 카이라스가 직접 쓰는 8 서클의 마법과 마찬가지의 위력과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8 서클 마법에 비해 몇 배는 강력한 위력인 것은 둘째치고, 드래곤 로드인 에라시안을 제외한 어떤 드래곤들도 저 무기들에 의해 발동되는 마법들을 막거나 약화시킬 수 없을 것이었다!
시공회귀 이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준비를 못했었고, 전황이 너무 바빴기에 여유도 없었지만 여유가 있는 지금은 이렇게 몇 년에 걸쳐서 차근차근 준비를 하였기에 이런 특수부대들을 만들 수도 있었다.
'뭐, 린의 도움이 가장 컸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륙 최강의 제국을 지배하는 황제가 자신을 적극적으로 도운다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었다.
이런 특수부대가 될 사람들을 모은 것도 전부 아이린이 황제로서의 권력을 이용해 인재들을 모아놓은 덕분이었다.
카이라스 역시 이들이 가진 마나를 크게 올려주기 위해 여러가지 마나를 늘려준다는 약초들을 구입하여 약으로 정제하게 하기도 했다.
사실 마나를 올려주는 약초들은 희귀하긴 해도 반경 100km를 모두 파악해내는 카이라스에게 찾아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고, 불과 1 시간만에 그는 텔레포트를 통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약초들을 구해왔고 불과 1 시간만에 단번에 그 약초들을 모두 알약 형의 약들로 정제해내기도 했다.
그 약들은 분명 마나를 단숨에 빠르게 늘려주는 약들이긴 했지만 카이라스에게는 그닥 필요가 없는 약이었다.
그는 그냥 마나연공법으로 마나를 쌓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마나가 쌓이기에 저런 약을 먹어봤자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소드 마스터의 단계에 있는 검사들에게는 그들이 마나연공법으로 얻을 수 있는 마나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마나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것임은 틀림 없었다.
카이라스야 워낙에 마나가 잘 쌓이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그들로서는 몇 달에 걸쳐서 마나 연공법을 해야 얻을 수 있는 마나엿기 때문이었다.
'정말 내가 마나가 많긴 하지.'
카이라스의 체내에 있는 마나는 드래곤 하트의 마나 따위는 적은 양이라고 치부할 정도로 어마어마했고 작은 인간의 육체에 어떻게 그런 막대한 마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양의 마나가 쌓여있었다.
그리고 어쨌건, 카이라스가 건네준 그 알약들을 복용한 200 명의 소드 마스터들은 덕분에 상당히 많은 양의 마나를 체내에 보유하게 되었고 그들에게 이제 자신이 만든 아티팩트가 된 검들을 나눠줄 때였다.
그 무기들은 원래 저들의 무기였고, 저들이 특수부대로서의 성능을 제대로 하게 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마법들을 부여했던 것이었으니까.
'오크 군단을 내세운 물량 공격, 오크바다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거다.'
저들 특수부대 200 명이라면 오크바다 전술 역시 막아낼 수 있었고, 일단 그가 건네주는 이 아티팩트들을 사용한다면 저들은 8 서클의 대마법사들은 되야 쓸 수 있는 8 서클의 마법들을 일부나마 시동어만으로도 쓸 수 있게 될테니 정말로 그랜드 소드 마스터들에 필적하는 공격력을 지닌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양성이나 범용성에서 떨어질테지만 적어도 8 서클 마스터의 8 서클의 마법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도 방어를 하지 않고 맞으면 목숨이 위험한, 충분히 강력한 마법이었으니까.
'일단 갑옷들도 맞춰줘야겠지.'
저들이 입을 갑옷들은 이미 미스릴제로서 준비되어가고 있었다. 그들에게 돌려줄 무기들 역시 모두 미스릴제였으니 진은 미스릴로 무장한 200 명의 소드 마스터들이라.
슈우우웅-
카이라스는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아공간을 열며 200 개에 달하는 무기들을 쌓아놓듯이 올려놨다.
"여기에 너희들의 무기가 있을 것이다. 그 연습용 철검들은 내려놓고 이제 모두의 무기들을 가져가라. 걸려있는 마법들에 대해선 곧 내가 건네줄 책자에도 설명이 되어있겠지만, 내가 자세한 것들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그리고 카이라스는 드디어 마법 아티팩트에 대한 교육시간이 오자 귀찮은 기분이 들었다.
마법지식에서 마법사도 아닌 아이린이 그의 발꿈치도 따라갈리도 없었으니, 결과적으로 설명을 하고 교육을 해줘야하는 것은 전부 자신이었고 아이린은 편안히 구경을 하면 되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어쨌든 카이라스는 이렇게 200 명의 소드 마스터 특수부대를 강화시키며 미래의 전쟁에서 겪었던 지식들을 발판삼아 전쟁을 철저히 대비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