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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1화 〉[제국의 북방과 카나타 연합왕국] 2 (211/380)



〈 211화 〉[제국의 북방과 카나타 연합왕국] 2

당연하게도 남자끼리의 포옹은 죽어라 싫어하는 카이라스와 마찬가지로 남자와의 포옹을 싫어하는 지그문트는 반갑다고 남자끼리 끌어안는 그들 기준으로는 추태(?)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남자 답게 이렇게 가볍게 주먹을 맞대는 것이 그들 사이의 반갑다는 인사였다.

"어쩐 일로 북쪽까지 다 찾아오셨습니까? 요새는 아르테일 공작령에서 머무신다더니."
"머물고 있어. 그냥 텔레포트로 단번에 여기까지 이동해온거야."

그 말에 지그문트가 혀를 내둘렀다.

"역시 마법은 편리하군요."

그가 아무리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된다고 해도 마법의 다양성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이었다.

"일단 중요한 얘기니 들어가서 하자."
"예, 형님. 그럼 바란 경, 헤일즈 경 아버지께 중요하신 손님이 왔다고 전해주세요."
""네, 도련님!""

카이라스를 밖에 세워두는 것은 여러모로 귀족으로서 예의가 아니었기에 지그문트는 두 경비기사에게 자신의 아버지에게 직접 카이라스의 방문을 알리라고 해놓고 카이라스를 안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지그문트의 뒤를 따라가던 카이라스는 곳곳에서 수련 중인 사람들을 여러번 볼 수 있었다.

"다들 열심이군?"
"네, 아무래도 이 북쪽의 대지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니 남녀 가림없이 기본적으로 검술을 필수적으로 익혀두고 있습니다."

지그문트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카이라스는 그를 따라서 손님 접대용의 방으로 들어갔고, 적당히 의자 하나에 앉았고 지그문트 역시 마주 앉았다.

"성취는 좀 있냐?"

그리고 지그문트가 자리에 앉자마자 카이라스는 그의 성취를 물었고 지그문트가 쓴웃음을 지었다.

"형님에 비해서는 한참 멀었습니다. 카일라 형수님에 비해서도 한참 멀었고요."
"그래도 조만간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것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실전이 좀 많이 필요할 것 같아보이지만."

카이라스의 말에 지그문트가 한층 표정이 밝아졌다. 카이라스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이기도 하다는 것을 아는 그로서는 곧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카이라스의 말에 기대되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 그리고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

카이라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공간에서 검 한자루를 꺼냈고 검집에서 꺼내었다.

1.5 미터가 넘는 길이의 검은 칼날 부분들은 검은 색의 버너디움으로 만들어졌으며 칼자루는 오리하르콘으로 만들어져있었다. 또한 진금 오리하르콘의 끝에 달린 장식물은 눈물방울 모양으로 그 끝에는 작은 달걀만한 크기의 루비가 박혀져있었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검의 모습에 지그문트는 홀린듯이 그 검을 바라보았고, 자연히 검집은 안중에도 없어졌지만 이내 검집을 보고 반성했다.

검집 역시 보통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현세의 기술력으로는 오직 카이라스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만들 수 없는 검집이었다.

수많은 강화를 거쳐서 영구 보존마법 등이 소드 마스터의 오러 블레이드에도 흠집하나 나지 않을 정도로 온갖 종류로 걸려있는 불멸의 검집이었으니까.

"이건, 선물이다. 특별히 강력한 마법이 걸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가지기에는 딱 좋을거다."

그러면서 지그문트에게 검을 건네준 카이라스가 이 검이 지닌 힘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 검이 가진 힘은 그냥 단순해. 그저 카일라 누나가 가진 검처럼 오러 블레이드와 오러 서클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것 뿐이거든. 그렇지만 카일라 누나의 검과는 달리 사용자에게 알맞는 형태의 검으로 변하는 기능은 없어."

카이라스의 말에 따르면 지금 이 검은 카일라가 가진 검보다는 약간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그래도 소드 마스터에 오른 검사들은 물론이고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오른 검사들까지도 모두 미친듯이 탐을 낸 어마어마한 검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이것은 카이라스가 만든 검이 아닌 초고대문명, 제 1의 마도시대의 유적에서 발견한 검이었다. 카이라스도 이런 성능을 가진 검을 만드려면 한 자루를 만드는데도 10 서클 마스터인 그가 5 달의 시간은 꾸준히 투자해야했기에 괜히 3 년전에 그가 카일라가 엘리나에게서 받은 검을 보고 경악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검의 출저야 어쨌든 지그문트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의 선물이었다.

"이건, 정말 부담스럽군요. 하지만 거부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겠죠?"
"잘 아네. 이건 너에게 필요한 거니까. 그리고 린이 어느 정도 자세히 설명을 해줬으니 알고 있겠지? 전쟁이 벌어질 거라는 것을 말이야."
"알고 있습니다."

지그문트는 시공회귀의 진실까지는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대신 이종족들이 전쟁을 꾸미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특히나 몇달전 크라이센 왕국에서 벌어졌던 엘프들의 대학살은 멀리 떨어진 카르시스 제국의 북방에 있던 지그문트 역시 소문을 듣고 치를 떨며 분노하였었다.

"그럼 그걸 생각하고 그 검을 제대로 쓸 수 있게 빨리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올라서 보다 강해져. 나는 이 검을 전해주러 온거니까 말이야."
"이제 가시려는 겁니까?"
"물론. 이제 카나타 왕국연합으로 가서 할 일이 있거든."

여러 부족들과 유목민들의 연합된 왕국인지라 워낙에 호전적인 카나타 연합왕국은 수도 없이 카르시스 제국의 북방에 시비를 걸어왔었고, 그로 인해 제국의 북방 무가들의 경우는 수 없이 카나타 연합왕국의 전투를 치뤄왔기에 당연히 카나타 연합왕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런 카나타 왕국연합으로 가겠다는 카이라스의 말은 그가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가 아니었다면 스파이라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지그문트는 그냥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형님이 직접 가시는거면 중요한 일이 있겠군요."
"그렇지, 나만 가능한 아주 중요한 일이지."

카이라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잠시 길이 바빠서 네 아버지에게 인사도 못 드리고 가겠지만, 너도 딱히 원하지는 않겠지?"
"네, 아무래도 가문의 상황이 좋지 못하거든요."

지그문트는 카이라스의 말에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쓰게 웃었다.

그는 가주의 자리에 관심도 없었고 그런 골치 아픈 일은 형인 링엑이 모두 담당해서 해주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은 그저 알브레히트 백작가의 검이 되겠다고만 주위 사람들에게 여러번 선언했음에도 그가 가주가 되어야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사실 지그문트 입장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말이기도 했다.

물론 가주의 자리에 오른 자가 뛰어난 무인이면 그 가문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일단 가주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행정 쪽에 대해서 박식해야하는데 지그문트는 솔직히 말해서 행정 분야에는 아무런 자신감도 없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일 때 대륙 최강자이며, 대륙 최강의 권력을 손에 쥐게 될 카이라스가 그를 찾아서 방문했다면 오히려 그와의 연줄을 위해서라도 지그문트를 가주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몰랐다.

"이해해. 뭐, 서운한 거는 전혀 없으니까 그렇게 죄스러운 표정은 짓지마라. 사내에게 그런 표정 받기 부담스럽고 오한 든다."
"죄송합니다."

지그문트는 카이라스에게 바로 사과를 했고 카이라스는 키득 웃으면서 물었다.

"근데 그 검은 이름은 생각해둔거 있냐?"
"네? 생각해둔거라니요?"
"그 검 말이야. 사실 이름이 정해져있지 않은 검이거든 그거. 그러니까 네가 이름을 지을 수 있다는거지."
"흠, 그럼...레바테인...이 어떻습니까?"

레바테인이라는 이름에 카이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데? 그 이름으로 해."
"레바테인...레바테인..."

지그문트는 자신의 검에 쥐어진 이 전설적인 명검을 바라보며 계속 자신이 붙인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카이라스가 생각했다.

'시공회귀 이전이랑 똑같네.'

사실 저 검은 시공회귀 이전에는 지그문트가 유적을 탐사하다가 발견한 검으로 발견한 유적 역시도 당연히 제국의 북방 지역에 있던 유적이었다.

그리고 저 검에게 레바테인이라 이름을 붙였던 시공회귀 이전의 검황 지그문트는 저 검을 지금 생에서는 티세라를 강간하다가 카이라스의 손에 일찍 죽어버린 늑대인간들의 대칸'이었고' 시공회귀 이전은 확실히 늑대인간들의 대칸이던 카루스와 호각의 접전 끝에 둘 다 서로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을 때도 그는 저 검을 사용했었다.

분명히 성능이 좋은 검이기는 하지만 원주인에게 돌려주는 기분이라 별로 아까울 것도 없달까?

물론 원주인이 실력이 없는 놈이었다면 과분하다며 얼마든지 자신이 대신 써줬을 카이라스였지만 지그문트는 그의 기준으로 충분히 자격이 있었다.

시공회귀 이전에는 엄연히 검황이라고 불리우며 권황 제이크와 더불어서 자신의 아내들인 검성 카일라, 검의 여제 유리아나, 검의 여왕 레이나 등에 필적하는 최강의 무인들로 불렸었고 시공회귀 이후에도 뛰어난 재능과 마음가짐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나는 가도록 하마."
"아, 조심해서 가세요, 형님."

지그문트의 인사를 받으며 빠르게 카이라스는 텔레포트 마법을 통해서 사라졌고, 그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바로 카나타 왕국연합에 소속된 대지였다.

"초원이라."

수많은 유목민들이 살아가는 초원. 북방의 대지 위에 존재하는 유목민들의 대지.

지금은 아직 겨울이 아닌데도 과연 북쪽인지 날씨가 무척이나 추웠다. 그렇지만 이미 추위를 타지 않는 육체가 된 카이라스는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런 추위를 느끼지 않았고 그러다가 갑자기 키득 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그의 영역의 범위 내에서 물의 주술력을 가진 부족들을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물의 부족이 근처에 있는 것이 느껴지네. 다행히 이 지역 근방이구나."

물론 그의 영역의 범위는 반경 100km 였기에 일반인들의 기준으로 근방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애매했지만 적어도 카이라스에게는 근방이었다.

"에테르 윙."

7 서클의 마법 에테르 윙을 사용하자 카이라스의 등 뒤에 두 개의 마나로 이루어진 날개가 생겨났고, 그는 날개를 펄럭이며 가볍게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슈우우우!

그리고 그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날라갔다. 그야말로 일반인은 물론이고 소드 마스터에 오른 검사들의 눈에도 보이지 않을 가공할 속도였고 그는 수십 km를 10 분도 되지 않은 시간 내에 도달했고 적당히 아무도 없는 위치에서 가볍게 속도를 줄이고 착지를 한 그는 천천히 앞을 바라보았다.

그랜드 소 드 마스터의 뛰어난 시력에는 카나타 연합왕국의 주술로 유명한 부족 중 하나인 물의 부족의 천막들이 보여지고 있었다.

'에이미...'

드디어 그녀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근방...오크들의 무리가 있군.'

그가 죽여야할 무리들이 근방에 있는 것을 확인한 카이라스는 에이미를 생각하며 짓던 부드러운 미소와는 다른 차갑고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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