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7화 〉[카일라의 생일] (227/380)



〈 227화 〉[카일라의 생일]

1799년 1월 29일, 오전 9시.

이 날은 아르테일 공작가에서는 상당히 특별한 날이었다.

아니, 적어도 아르테일 공작가의 소가주인 카이라스와 그의 어머니인 엘리나에게는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카일라 폰 카르세드 아르테일의 생일이 오늘이었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목욕탕의 안에서 오늘이 생일인 카일라는 이제 임신 7 개월에 접어든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우선 거울을 통해서 보이는 것에 따르면 항상 군살 하나 없이 움푹 들어가있던 그녀의 배는 무척이나 부풀어올라있었다.

그렇지만 부풀어오른것은 오직 그녀의 배 쪽 뿐이었고 그녀의 풍만하던 가슴은 더욱 커져있었고, 그녀의 엉덩이의 굴곡이나 늘씬한 두 다리등은 변함이 없었고 여전히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서는 여신 같은 고고함과 함께 치명적인 매력이 풍겨왔다.

그리고 그 때였다.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진 것은.

"후후, 이제 목욕할려고?"

카일라는 자신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와 거울에 비치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 짧고 간단한 말이었지만, 목소리의 주인인 카이라스에게는 그것이면 충분했다.

"흐으음~근데 카일라 누나, 목욕하는 것은 좋은데 말이야. 정말 누나의 뒷모습은 임신한 지금도 너무 치명적이게 자극적이야."

카이라스는 카일라의 뒷모습을 보며 급격한 성욕이 치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말했다.

임신 7개월에 이르어있으면서도 카일라의 유혹적인 색기는 이전보다 약하지 않았다. 아니, 어째서인지 오히려 더 강해진듯 보였다.

특히나 그녀의 허리 아래까지 내려온 신비스럽기까지한 아름다운 긴 은발의 머리카락들과 눈처럼 새하얗고 동그란 아름다운 굴곡과 탄력을 지닌 커다란 엉덩이가 보이는 그녀의 뒷태는 특히나 자극적이었다.

"......"

그렇기에 카이라스의 손길이 점차 애무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지만 카일라는 차갑게 카이라스를 부르지도, 화난듯한 눈빛을 보내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눈을 감고 그의 애무를 느끼며 연분홍빛 입술로 조금씩 탄성을 터트릴 뿐이었다.

"으읏, 하읏...아..."

그렇지만 카이라스는 적당히 애무에서 선을 멈추면서 그녀를 사랑스럽다는듯 바라보다가 그녀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물었다.

"누나, 근데 아까전 아침 먹은 걸로 괜찮아?"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와는 별개로 무척이나 날씬하고 가녀린 몸매를 지녔던 카일라였지만 아무래도 매일매일 꾸준히 검술을 수련하다보니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아 먹는 양은 상당했다.

그리고 지금 임신 중인 카일라는 당연하게도 식사량 역시 늘어나있는 상태였다.

"응...문제 없어."
"흐음~누나랑 같이 목욕하는 것도 좋지만...누나가 원하면 따뜻한 호떡 같은걸 구워올수도 있는데..."

그렇게 말한 카이라스는 뒤에서부터 카일라를 끌어안았고, 카일라는 카이라스가 말한 호떡이라는 말에 살짝 눈이 흔들렸다.

자존심 때문에 내색하기는 싫어하는 것 같지만 카이라스는 이미 그녀가 호떡이란 얘기를 듣자 식욕을 약간 느끼며 호떡을 먹고 싶어하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귀엽다 생각하며 키득 웃었다.

"따뜻한 호떡 몇 개를 구워올테니까 우선 목욕하고 있어."
"...응."

카이라스는 카일라의 자존심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고, 그냥 구워오겠다고만 하자 카일라가 그녀 특유의 차갑고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카이라스는 미소를 살짝 얼굴에 드리우며 자신과 그녀의 아이가 들어있을 그녀의 배를 부드럽게 만져주며 말했다.

"아, 그리고 카일라 누나."
"응?"
"사랑해, 그리고 아까 침대에서도, 아침식사 때도 말했지만 생일 축하해."

그리고 카이라스는 살짝 카일라의 고개를 뒤로 돌리게 한다음 그녀의 연분홍빛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대고는 부드럽게 가벼운 키스를 해준 후 옷을 차려입고는 밖으로 나갔다.

"......"

카일라는 카이라스가 나가자 말 없이 적당히 따뜻한 물들이 가득 받아진 욕조의 안으로 들어갔다.

현재 임산부인 그녀였기에 욕조 안에서 15 분 이상을 있지 않았고, 또 물 역시 적당히 따뜻한 정도로만 해두었기에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았지만 그녀는 그것에 대해 한번도 불평을 터트리지도 않았고 불만스럽게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리고 이윽고 욕조에 5 분 정도만 들어가있다가 가볍게 몸을 씻고 나온 카일라는 물기에 젖은 그녀의 긴 은발의 머리카락들을 가볍게 수건으로 닦은 후 촉촉하게 젖은 모습으로 임산부용의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밖으로 나왔다.

원래 그녀가 자주 입던 은색의 상의들은 그녀의 배가 임신 중이라 너무 부풀어올랐기에 당연하게도 그녀가 출산을 끝낼 때까지는 입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무리하며 움직이지 않기 위해 원형의 탁자와 함께 놓여져있는 의자 위에 살짝 엉덩이를 대고 앉았고 그녀가 앉자마자 바로 공간이동을 통해 호떡들이 담겨진 쟁반을 들고 카이라스가 나타났다.

마법왕이라고까지 불리는 그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 세상에서 경악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카일라를 위해 직접 호떡을 즉석에서 구워서 들고온 카이라스의 눈에는 카일라를 향한 사랑이 무척이나 강렬했다.

전혀 조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카일라를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기뻐하고 있었는데 카일라는 카이라스가 저렇게까지 자신에게 깊은 애정을 보이는 이유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그의 첫사랑이라는 점, 또 어릴적부터 함께 자라왔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공회귀 이전 자신은 기억을 할 수 없지만 그는 자신이 죽는 광경을 두 눈으로 보고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컸다.

카이라스가 보여줬던 기억에서 카일라를 잃고 처절할 정도의 절망감을 느꼈던 카이라스의 모습은 카일라에게도 깊이 각인되어있었다.

"누나, 여기 호떡 다 구워왔어."

그렇지만 지금의 카이라스는 잘생긴 얼굴 위로 밝은 웃음이 가득했다.

"응, 고마워."

그렇지만 다정한 목소리 같은 걸 내기 어려워하는 카일라는 그런 그를 향해서도 차갑고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이미 그녀의 모든 것을 통탈한 카이라스는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에 담겨진 고마움을 읽어내고는 피식 웃으며 오히려 그녀를 귀엽다는듯 바라봤다.

그리고 카일라가 호떡을 하나 집어서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아직 호떡은 뜨거웠지만, 그랜드 소드 마스터인지라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에 대한 내성이 남다른 카일라였기에 데이지 않고 무리 없이 입 안에 넣어 꼭꼭 씹어서 호떡들을 먹었고 그녀의 입 안에서 제법 식혀진 호떡들이 그녀의 식도를 타고 그녀의 위장 속으로 들어갔다.

"흐음~"

카이라스는 카일라와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탁자를 중앙에 둔채로 호떡을 먹는 그녀의 모습을 감상했다.

그저 카일라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던 카이라스는 갑자기 혀로 입술을 핥았다.

카일라가 먹고 있는 호떡이 먹고 싶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두 눈은 호떡을 먹고 있는 그녀의 연분홍빛 입술에 고정되어있었으니까.

'어째 카일라 누나는 날이 갈수록 섹시해지고 요염해진다니까.'

출산까지 100일도 남지 않았기에 앞에는 이제 그냥 간단히 자궁 입구 근처까지만 가볍게 삽입을 했다가 빼는 정도로만 하고 있었지만 대신 그녀의 항문을 밤새도록 마음껏 즐겼던 그였다.

대륙에서 차가운 성격과 더불어 겨울의 여신과도 같은 고고한 미모와 그랜드 소드 마스터 상급에 오른 검술의 경지로 수많은 여인들의 우상이며 남자들의 이상형과도 같은 경국지색의 절세미녀인 그녀를 비롯해 여러 절세미녀들을 매일밤 마다 번갈아가며 즐기던 그였지만 그의 정력은 한계가 없었다.

이미 절대신 급이 아닌 이상 웬만한 신들과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게 된 그였기에 카일라를 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그는 급격히 흥분되는 것을 느끼고 그 성욕을 억눌렀다.

카일라의 육체의 사소한 것에도 모두 해박한 그였기에 그녀를 달아오르게 만들며 그녀가 적극적으로 섹스를 바라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전혀 아니엇고 무척이나 쉬운 일이었지만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었다.

그의 다른 아내들...심지어 디아나까지도 오늘은 카일라의 생일이니 양보해주겠다고까지 했고, 밤이 될때까지 카이라스는 이렇게 카일라와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다.

그런데 남는 시간들을 섹스만 하는 것은 물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둘 다 즐겁기는 하겠지만 생일날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같았다.

'그렇다고 데이트를 하자고 이리저리 끌고 다닐 수도 없고.'

임산부인 카일라의 육체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 상급이기에 무척이나 튼튼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생각하면 함부로 많이 걷게 하기도 두려웠다.

10 서클 마스터인 카이라스는 자신의 팔, 다리가 날라가도 재생해버릴 수 있었고 죽은 자들도 되살릴 수 있을 정도로 가공할 권능을 지니고 있었지만 자신의 아내의 뱃속에 있는 아기가 잘못되는 것은 그도 무서운 것이었고 그건 카일라도 마찬가지였다.

10 서클 마스터와 상급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는 경지도 부성애와 모성애의 앞에서는 그저 모래성과 같았을 뿐인 것이었다.

그리고 카일라가 천천히 먹던 호떡들이 어느사이 몇 장 남지 않게 되어버렸다. 7 장 정도를 구워왔는데 벌써 5 장을 먹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잘 먹네? 더 갖다줄까?"
"됐어."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카일라는 차갑고 무미건조한 말투로 말했지만 이번에도 그 속에 담겨진 부끄러워하는 느낌을 읽은 카이라스는 쿡- 하고 웃음을 지었다.

'그냥 이렇게 바라만 보고 있는 것도 좋네.'

사랑하는 아내가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그는 은근히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카일라가 호떡을 다 먹게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뒤로 걸어가 뒤에서부터 그녀의 목을 살포시 끌어안으며 그녀의 뒷통수 쪽에 코를 대고 그녀의 향기를 가볍게 음미한 카이라스는 작게 중얼거렸다.

"씻은 상태라 그런지 향기가 더 좋은거 같은데?"

그 때 조용히 있던 카일라가 카이라스를 불렀다.

"라스."
"응, 왜?"
"잠깐...바람이 쐬고 싶어."

집에만 있는 것이 너무 갑갑했던지 카일라는 바람을 쐬고 싶다고 말했고 카이라스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잠시만..."

카일라의 몸을 가볍게 마법으로 허공에 띄운 카이라스는 이윽고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안았다. 뱃속에 아기가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공주님 안기 자세로 그녀를 안았지만 육체 역시도 그랜드 소드 마스터 상급인 카이라스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완벽한 균형감각으로 그녀를 안아들었기에 카일라는 조금의 흔들림도 느끼지 못헀고 그녀의 얼음장 같이 차가웠던 푸른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라스?"
"우리 예쁜 마눌님이 밖의 바람을 쐬고 싶다는데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어?"

카일라는 잠시 무안한듯 카이라스를 쳐다보았지만 이내 다시금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왔고, 카이라스는 그녀의 그런 표정변화를 보고 다시금 키득 웃었다.

역시나 사랑하는 아내들과 있으면 도저히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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